닥터 리

책에 대한 단상 2019. 5. 17. 12:07

 

최근 책은 사회적 경제 책이랑 직장 민주주의 책이, 뭐 그닥 엄청난 건 아니지만 '스몰 스케일'로 자리를 잡는 것 같다. 두 책 다, '정직'을 모토로 쓴 책들이다. 크게 기교를 부리거나 구성상의 묘미 같은 거 없이, 그냥 13579, 논리의 순서대로 갔다.

아마 이 두 권을 경계로 해서, 그야말로 저자로서 내 삶의 후반기로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무슨 엄청난 변화를 바라거나, 사회에 대한 극적인 전환, 그런 데 대한 기대도 별로 없다. 그렇지만 이 정도는 최소한 좀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 주제, 그런 걸 조용히 티 안내고 하나씩 정리해가는 것만 해도 내 삶은 충분히 보람되지 않을까 싶다.

'맛집'에 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오래 되었다. 맛 있는 거 먹는 거, 그게 뭐 인생에 그렇게 큰 일인가 싶다. 단골도 안 만든다. 성격 지랄 맞아서 그렇다. 자꾸 주인이 인사하고 아는 척 하면, 잘 가던 집도 안 가게 된다. 그럴 때 내 주변에서는 '서울깍쟁이'라고 한다.

그래도 책 두 권이 자리를 잡으면서, '대회전'에 해당하는 큰 얘기로 슬슬 방향을 돌리는 중이다. 이승만 얘기를 해보고 싶어진 것은 좀 된다. 이 모든 얘기는 '이완용 평전'에 대한 구상부터 시작되었다. 이건 아직 준비가 많이 안 되었다. 좀 더 뒤에 하려고 한다. 기왕에 이완용을 할 거면, 이승만도 해보고, 방정환도 해보려고 한다.

방정환은.. 내가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 결정적 동기였다. 방정환은 33살에 사망, 나는 그 나이에 그래도 뭔가 좀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은하영웅전설을 읽는 중이다. 양 웬리도 33살에 죽음을.. 하여간 33살에 죽어야 그래도 뭔가 천재급에 해당하는 인류사적 우연(!)이.

머리 속에 있던 꾸질꾸질한 것을 일단 다 털어버리는 일들을 가끔 한다. 꼭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경우도 많고. 지금은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을 탈탈 털어버리는 중이다.

세상에 그래도 정직하다고 감사하는 것은.. 탈탈 비우고 나면, 뭐라도 또 새로운 게 와서 그 자리를 채운다.

어제 만든 빵으로 아이들이 오늘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그래봐야, 제빵기 빵인데..

"제빵기 사서, 이렇게 계속 쓰는 사람 별로 못 봤어."

아내가 한 마디 한다. 뭐, 모든 전자기기를 내가 마르고 닳도록 쓰는 건 아니다. 신혼초에 튀김기를 샀는데, 식용유 처리하는 방법을 마땅한 걸 찾지 못해서 딱 한 번 쓰고 못 썼다. 튀김 음식 만들고 싶은 게 많았는데, 포기했다.

빵도 굽고, 음식도 하고, 애도 보고.. 그렇게 꾸역꾸역 일상을 산다. 그리고 내가 알던 것들을, 틈 나는 대로 탈탈 털어버린다. 약간의 재주를 가지고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틈틈이 아는 척.. 별로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성공하고 싶어서, 잘 나기 위해서 혹은 뭔가 움켜쥐고 싶어서, 아둥바둥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은 죽기 보다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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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홍성에서 한국감정원 노조 강의가 있다. 내일은 저녁 때 외대에서 강의. 그리고 토요일날은 청라고등학교에서 고등학생 강의. 강연 안 하려고 하는데,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연타로 붙게 되었다. 지난 달을 비우려고 하다보니까 요번 달로 전부 모이게 된.

방송도 최소로 하고, 강연도 최소로 하면서 4년 정도를 지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애들도 크고, 나의 50대도 절반 이상 지나갈 것 같다. 어느덧 환갑 바라보는 나이..

4년 후에 뭘 하고 지낼지는 생각해 둔 게 없다. 한 가지는 알겠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이런 스타일의 삶은 재미가 없다. 그냥 그날 할 수 있는 것을 재밌게 하고, 즐겁게 하고. 나중 일은? 그건 나중에 생각해도 충분할 것 같다. 생각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 있을 성공을 위해서 참고 버티는 것도 그렇게 재밌는 일은 아니다. 해 보니까 그렇다. 성공해서 재밌는 것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을 하나하나 버텨내는 게 재밌는 게, 진짜 재밌는 것 같다. 혹시나 있을 요행이나 행운을 기다리는 것, 그것도 재미 없다. 50이 넘으면, 그딴 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세상이 좋아질 수 있다는 아쉬움은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다. 나쁜 놈이 나쁘다는 사실이,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는 걸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은하영웅전설 앞 부분을 읽고 느낌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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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신자유주의로 시대를 규정하는 표현이 유행을 했다. 나는 그 용어를 그렇게 자주 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쓰는 시대의 용어라서 가끔은 썼다. 어쨌든 그 시절의 용어대로면, dj는 '완화된 신자유주의', 노무현은 '강화된 신자유주의'라고 평가했다. '괴물의 탄생'에서 그런 용어들을 썼었다. 명박은? '공사에 의한, 공사를 위한, 공사만을 위한', 그야말로 공사의 시대, 공사주의라고 봤다. 박근혜는 아주 어렵다. 사기를 친 건지, 본인 스스로 사기를 당한 건지, 밖에서는 알기가 어렵다. 그냥 '순실의 시대'라고 하는 게 포괄적으로 더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순실이 원전은 물론 발전회사에도 막 자기 사람 꽂아넣는 거 보면서, 뭘 안다고 저 지랄인가 싶었다. 한국 영화의 1/3이 촬영을 한다는 남양주 종합촬영소도 버티고 버티다, 결국 순실 때 해쳐먹었다. 기가 차다.

그렇다면 지금 이 정부는 경제적으로 무슨 시대라고 불러야 할까? 이게 어렵다. 황교안은 '좌파 독재'라고 방방 거리는데, 그거야말로 기분학상으로 하는 얘기인 것 같다. 박근혜 탄핵 후 황교안은 권한대행이 되어서 막 무슨 포럼 같은 데 돌아다니고 그랬다. 자기의 경제관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했다. 이건 노무현 때 국정 과제가 된 개념이다. 지가 무슨 말 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문재인 경제는 좌파 독재일까? 무능하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독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왕좌왕. 그리고는 실제 자기들끼리도 앉아서 논의를 하거나 회의를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독재는 독재를 하는 entity, 최소한의 실체가 있어야 하는데, 글쎄다..

최저임금 가지고 좌파라고 방방 뜨는데, 실제 일본에서 최저임금을 극적으로 높이는 정책을 몇 년간 끌고 가는 것은 잠깐 집권했던 민주당 정권이 아니라, 지금의 아베 정권이다. 오죽하면 공무원들이 춘투를 한다고 해서 - 예의 그 유명한 일본 노조의 춘투에 빗대서 - 공투라는 말이 다 생겼다. 황교안식으로 분석하면, 일본이야말로 좌파 독재인데, 다 알다시피 보수 중에서도 극우에 가까운 게 현 일본 정부 아니냐?

일부에서는 '우클릭'이라는 걸 들어서 급격한 보수화에 대한 지적을 하는데, 이것도 잘 모르겠다. 만약 지금 경제지표가 좋게 나온다면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일부 받을 수 있는 측면이 있기는 한데, 그나마 지표들이 안 좋으니까 결국에는 우왕좌왕으로 보인다.

어쨌든 제일 큰 특징은 언제나 변함없는 토건. 출발이야 어떻든 도심재생, 그것도 많이 변질된 도심재생으로 돈 때려 박고, 집값 오른다고 하면 얼씨구, 미니 신도시급 이상으로 '존심' 있게 하겠다고 하고. 총선 대책이니까 좀 봐주라는 말 흘리면서 예타 면제도 이미 했고, 여기도 이런 욕 안 먹고 그냥 재밌게 해보겠다고 예타 무력화도 착착 진행 중이고.

미안하지만 문재인 정권도 베이스는 토건이다.

4차 산업이라고 열나 멋진 표현을 다 걸더니 결국은 수소에 몰빵. 내가 수소 전면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위험이 있는 기술이라서 적절하게 포트폴리오를 하자는 것인데.. 너 나와봐, 니가 반대했지? (자꾸 전화해서 협박질이면 나도 확..)

교육 개혁은 - 뭐가 개혁인지도 모르겠지만 - 하여간 저 너머로 물건너 간 상태이고.

잘 하는 것도 부분적으로 있고, 심하게 못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만 그건 전또깡 이후로 한국의 모든 정권이 그랬다. 심지어 명박이도 집값을 잡는 신묘한 기술을 보여주었다.

종합하면, 토건은 강세, 혁신은 문과쟁이식 중앙형, 집값 관리는 결국은 빠가, 생활경제는 개판. 그걸 독재로 모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무능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말은 될 것 같고.

그게 지표로 모여서 일관되게 나오는 것은 지속적인 - 약간 더 빨라진 - 출산율 저하.

그런데 이걸 탓할 사람이 없는 게 현 정권의 특징이기도 하다. 누가 뭘 하는지, 어디서 뭘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게 되어있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런 걸 고민하는 단위가 없는. (내부적으로는 복잡하며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그렇게 된.)

그래서 아직 중간 턴을 돌지 않은 현 정부를 뭐라고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토건 + 무능 + 운동권 탑다운 + 공무원 관리 실패 + 새로운 아이디어 금지 + 그날 그날 때우기.

이걸 다 모아서 임시 가설을 세워본다면 '공보주의 정권' 정도? 공보 논리가 모든 것에 앞선. 그래서 결국 현 정권의 제일 큰 위기는 부패도 아니고, 무능도 아닌, 대변인 사태?

아직 나도 생각이 다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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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능기부라는 말이 싫다. 누굴 돕고, 서로 힘을 모으고, 거의 평생을 그러고 살았다. 그래도 재능기부라는 말은 싫다.

1. 뭐, 약간의 편견이 있기는 하다. 재능기부로 예술활동하는 사람이 거룩하고 숭고한 일 하는 거 본 적이 있는데.. 인턴급 학생들이나 초년 예술가들, 모두 재능기부라고 나한테 자랑을 했다. 이 얼마나 거룩한 뜻이냐. 그런가보다 하고 돌아서 나오는데, 된장.. bmw 최신형을 뙇. 에라이, 인턴들 월급이나 제대로 주셨으면.

2. 기부라는 말은 좀 더 근본적으로 검토해 볼 말인데.. 좋은 의미의 기부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막연한 형태의 기부로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국제간 기부가 만드는 구조악들에 대해서, '세상의 절반은 왜 굶주리는가'라는 무지막지한 스테디 셀러가 그 중의 일부, 식량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고. 나도 기부를 하고, 점점 그 돈을 늘려나갈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기부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그 모순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랑 결합한 기관들의 사업비 등, 정말 내용을 알면 기부하기 좀 그런 경우도 많고.

3. 그리고 재능이라는 말에는 완전히 돌아버린다. 이중의 딜레마다. 재능이 실제로 있는 사람에게도 당신의 재능이? 아뇨, 전 재능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보통 제 정신이다. 아, 제가 가진 탤런트가 좀 있어서요.. 기능이라는 말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재능이라는 말에 선뜻 수긍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예를 들어, 샤넬에게 그 말을 한다고 해보자. 자신이 용기 있고, 열심히 산다고는 생각하는 것 같은데, 누군가 샤넬에게, 당신이 가진 그 디자인 재능을 좀. 아마 샤넬은 빡 돌아서 쥐고 있던 실패라도 날리지 않을까? 이래저래 샤넬도 약점이 많고, 그것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한 사람으로 안다. 재능이라고 할 때 그걸 세상도 받아들이고 본인도 수긍한 것은, 유엔을 통해서 아동 보호 활동에 나선 오드리 햅번 정도가 아닐까 싶은. 햅번, 당신의 아름다움이 재능이십니다.. 뭐, 할머니가 다 된 저를 그렇게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

반대의 경우는, 그냥 노동착취인데, 그것도 당신의 '재능'이라고 해서 그냥 일해라.. 보통 한국의 정부, 특히 지방 정부 같은 곳에서 많이 써먹는 공무원식 수법이다. 에라이..

4.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사회를 위해서 쓰는 것, 그게 나쁜 일은 아니다. IT 초창기에 무지막지하게 유능한 디벨로퍼들이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사회 봉사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존경스럽다. 그래도 그걸 재능기부라고, 니가 자발적으로 날 좀 도와라, 그런 얘기는 별로 못 들었다.

5. 시민단체 같은 곳은 돈이 없다. 그래서 도움을 받아도 제대로 사례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냥 도와달라고 하고, 후원을 받았다고 하면 된다. in kind contribution, 얼마든지 기쁘게 서로 돕고 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재능기부라는 아주 기분 나쁘게 하는 용어를 턱턱 쓴다.

니가 좋아서 한 거 쟎아?

물론 그런 의미는 아니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런 뉘앙스가 있다. 자발적 후원과 재능기부라는, 그 말이 그 말 같아 보이는 곳에 흐르는 장강의 간격은 과연?

6. 재능기부, 받지도 말고, 주지도 않는 게 궁극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다고 해서 사회 운동이 없어지거나 문화적 운동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봉사, 후원, 지원, 참여,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는 방식이 있다.

무엇보다도 재능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말일 것 같다.

(오늘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몇 달 전에 젊은 후배들 당하는 것 보면서 언젠가 한 번 얘기해야지 생각하다가 오늘 잠깐 생각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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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독서 에세이

1.
출판사 레디앙하고 나하고는 특수 관계다. 책을 쓰기 전에 이재영과 친구로 지냈다. 알고 있는 게 너무 많기도 하고, 인격적으로도 나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다정, 다감 그리고 풍부한 감성.. 내가 모토로 삼는 ‘명랑’이 이재영이라는 인간 그 자체에게서 온 것이다. 이재영을 알기 전에는 명랑한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파리에서 송두율 선생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명랑 스타일은 아니었다. 홍세화 선생도 밝기는 하지만, 명랑과는 좀 거리가 있는 듯. 게다가 내가 당신을 보던 시절에는 사모님이 편찮으셔서 그런지, 늘 삶의 걱정이 많았다.

‘88만원 세대’는 이재영에게 월급을 주어야 한다는 긴박감으로 마무리하게 된 책이다. 그리고 실제로 책 후반 작업을 이재영이 했다. 그게 레디앙에서 나왔다. 이광호 선배가 이재영에게, 같이 하자고 처음 제안하던 순간은 석촌 호수 뒤쪽의 어느 술집이었다. 그 자리에도 내가 있었다. 뭐, 목수정이 첫 책을 레디앙에서 내기 위해서 모였던 날에도 같이 있었다. 여의도 어느 골목의 닭갈비집인가, 하여간 닭 가지고 뭐 하는 집. 목수정과는 통화만 몇 번 하다가 실제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하여간 레디앙은 이래저래 특수관계가 된 출판사다. 그런 레디앙이 문 닫게 생겼다고 한다. 사는 게 뭔가 싶다. 한 때는 진보 정당의 거의 유일한 포탈이었던 곳이기도 한데, 진보의 위기와 출판계의 위기, 그런 게 섞여서 생겨난 현상일 것 같다. 뒷짐지고 모른 척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고. 그래서 가지고 있던 리스트 중에서 그나마 시간 안에 너무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하나를 꺼내 들게 되었다. 그게 ‘10대들을 위한 독서 에세이’다.

2.
모티브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스타일에 대해서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영화평론가 전찬일 선생에게 헤세 책에 대한 서평을 부탁받았다. 책에 들어갈 건데, ‘수레 바퀴 밑에서’를 골랐다. 서평하고는 좀 다르게, 이게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뭐 그런 얘기들을 주섬주섬 짧게 썼다. 이게 쓰면서 약간 ‘작두발’ 받아서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는 건 몰라도, 몇 사람에게는 좀 임팩트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편집하면서 전찬일 선생한테, 이거 마지막으로 들여다보면서 눈물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감성이 생길 수는 있지만 울기까지야? 역시 부산영화제와 오래 인연을 가졌던 영화평론가의 감성이 남다르시긴.. (예전에 나도 전찬일 선생 초청으로 부산영화제에 갔던 적이.)

그래서 디자인된 책이 ‘10대들을 위한 독서 에세이다’. 에세이 형식을 빌린 건, 서평은 정말로 내가 싫어하지 않는 형식이라서. 50이 넘어서 보니까, 이 책이 나에게 무슨 영향을 미쳤는가, 그런 내용이 주가 된다. 책 내용이야 어차피 책 읽을 것을 전제로 하는데, 굳이 다를 필요가 없고.

내가 생각하는 핵심은, 내 가슴에 손을 얹어보고 정말로 수 십년이 지나서 지금 더 의미가 있거나,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쳤던 책들..

3.
전면으로 나올 책이 ‘해저 2만리’와 ‘15소년 표류기’일 것 같다. 읽으라고 권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런 게 있는 걸 알기라도 하라고 권하는 책으로 다윈의 ‘비글호 여행기’가 들어갈 것 같다.

전부 다 내가 10대에 읽은 책으로만 할 생각은 아니다. 나이 먹어서 읽었는데, 10대 때 읽었으면 좋았을 것 같은 책들도 일부. 파운데이션이 들어갈 거고, 듄이 들어갈 거고, 에코의 책이 들어갈 거다. 그리고 아마도 은하영웅전설도.

과학 책도 일부 넣을 생각이다. 세이건의 부인이기도 했던 린 마굴리스 여사 책이 들어갈 거고, 여성 천문학자와 천문학의 현대적 발견과 관련된 천문학 책 한 권 골라서. 도넬라 메도 여사의 책이나 글을 꼭 넣고 싶은데, 번역된 게 없다. 정 안되면 우드 스탁에 대해서 썼던 신문 칼럼 한 개를 내가 직접 번역해서라 넣을까 싶은.

50권 정도를 다룰 건데, 한국 책이 문제다. 연암 박지원의 소설 하나랑 난중일기는 일단 넣을 생각이다. 그리고 자산어보도. 자산어보를 굳이 넣는 것은, 이 책이 도대체 어떤 책인지 제대로 된 설명을 아직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현대 소설은 좀 애매하다. 박경리 선생이 토지를 다음 주부터 다시 한 번 볼 생각이다. 신소설과 일제시대 소설 중에서 진짜로 내가 영향을 받은 걸 집어넣을까 싶고. 박민규 소설과 가장 최근의 소설로는 ‘82년생 김지영’을 넣으려고 한다. 어지간해서는 우는 일이 거의 없던 내가, 결국 이 소설 읽고 얼마 뒤에 울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50권 – 실제로는 8권짜리부터 20권짜리들이 들어가니까 책이 50권인 건 아니고 – 정도를 추리고, 꼭지는 30개 내외로 해볼까 싶다. 그 정도면 너무 두껍지 않은 책 한 권이 되지 않을까 싶다.

3.
경제학 논문을 읽으면서 우는 일은 벌어지기 어렵다. 울었던 것은 아니지만 딱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1995년 박사 논문 제출하고 나서 미국경제학회지 몰아서 읽던 중에 경제학의 반성과 관련된 콜로키움 특집이 있었다. 거기서 ‘other-wise bright student’라는 표현을 봤다. 뭐, 그 얘기를 한국에서도 가끔 해봤는데, 내가 표현을 잘 못해서 그런지, 전혀 사람들에게 감흥을 이끌어내지 못한. 그냥 나만 혼자 감동한 얘기였나봐, 그렇게 가슴에 놓고 산 게 20년이 넘는다.

얘기는 간단하다. 미국 주류 남성이 아닌 학생들, 유색인과 여성들, 이들이 경제원론 시간에 들어오면..

뭐, 좋은 대학의 경제원론 수업까지 왔으니까 당연히 bright student이기는 할텐데, 기존에 경제학을 공부하던 나름 상층부 주류 남성들이 아니니까, other-wise.. 이 사람들은 경제원론 듣자마자, 당연히 똑똑하니까, 아 이 수업은 나를 위한 수업이 아니구나, 바로 수강철회하고 나가버린다고 한다.

이 현상을 최근에 유심히 지켜보던 노교수가 펜을 들었다. 야 이 양아치들아, 니들이 바로 기득권이여.. 지금 경제원론으로는, 아니 지금의 경제학 프로그램으로는 ‘다른 방식으로 똑똑한 학생들의 관심을 전혀 못 끈단 말이여. 젠더 경제학 같은 게 필요하다는 얘기의 앞머리에 달린 논문이었다. 그게 미국경제학회에서 발표되었고, 당시에는 대대적인 관심을 끈.

그 논문이 나에게 영향을 많이 주었다. 나에게 욕하는 많은 주류 인사들은, 저 린간은 왜 스스로 비주류의 세계로 들어가서 인생 망치고 사는가, 한탄을 하거나 욕을 디지비게 하거나. 이제 내 인생은 50이 넘어서 다시 주류 세계로 돌아간다고 해봐야, 내가 재미 없어서 못 한다. 그렇지만 다른 세계에도, 니들이 내깔려 둔 그 세상에도 bright student가 있음이라!

4.
제목은 아직 모르겠지만, 하여간 부제는 정해졌고.

일정이 좀 더럽게 엮였다. 올해는 당인리, 내년에는 이승만, 그렇게 소설 두 권을 메인으로 잡으면서 나머지 일정들은 다 뒤로 미루어 놓았다. 그러니까 책 한 권 쓸 시간이 난 게 아니라, 많은 에디터들과 출판사들의 양해 덕분에 잠시 책 쓸 일정들이 생긴 건데.. 그래도 레디앙 문 닫게 방치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감? 그렇게 시간을 좀 냈다.

당인리와 농업경제학은 가을까지는 우야둥둥, 마무리가 끝날 것 같다. 그렇게 올해는 책 두 권만 내고 시마이.. 하려고 했는데, 실제 출간은 모르겠지만 급하면 당겨서 연내에라도 작업을 할 수 있게, 가을에 독서에세이 작업을 하려고 한다.

개인적인 의미는 이렇다. 농업경제학이 10대들 얘기를 주로 다룰 거라서, 그 감성으로 10대들을 위한 독서 에세이까지 붙여서 한 번에 작업을. 그리고 당인리는 30대~40대 여자들에 관한 얘기가 메인이라서, 그 느낌을 더 발전시켜서 내년에는 젠더 경제학으로. 그리고 10대 얘기와 30대~40대 여성의 두 테마를 크게 한 번 다룬 다음에, 그 얘기들의종합판으로 내년 말에 도서관 경제학을.

그 다음에는? 아직 잘 모르겠다. 미루고 미루다, 이제는 계약을 해야 하는 소설책들이 몇 권 있고. 사회과학은 젠더 경제학과 도서관 경제학 이후로는 아직 일정이 없다. 직장 민주주의 책이 너무 안 팔려서 별 방법 없이 강연도 했다. 그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서, 사회과학 책은 솔직히, 무서워서 아직 엄두가 안 난다. 예전에 준비해둔 일정만 진행하고, 추가적으로는 주제를 못 잡고 있다.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뭔가 또 생각이 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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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버블공황이 터지는 과정에서 테마파크 붐이 엄청났었나 보다. 하여간 나는 그냥 그런 일 있었나보다 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일본 문화인들이 어느 정도 생각을 가지고 있나, 그런 건 잘 몰랐다.

지브리 에니메이션을 한참 보던 시절, 마침 명박이 뉴타운 한참하던 시절이었다. (학생 운동 시절에도 잘 도망다녔는데, 이 시절 명박에게서 벌금형 받았던 ㅠㅠ..)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타마 뉴타운 등 당시 동경에서 진행된 뉴타운에 대해서 반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 전역을 덥쳤던 테마파크에 대한 노골적 반대를. 신들의 땅을 신들에게, 그런 정신이었다.

그래서 그즈음, 개발사업에 반대한 영화들만 모아서 한 번 분류를 해보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많았다. 그렘린2는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건물을 철거하려는 사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이건 도로건설과 토지수용에 관한 은유.. 한국 영화도 꽤 많았다. 해운대는 상가재건축 얘기가 출발 모티브였고.

 

https://news.v.daum.net/v/20190514060102144?f=p&fbclid=IwAR17LMJxkdP-lyieFNZy1erDPWtUu6QLBnLNmQw2h7VWye6fIngIGQG5VYI

 

 

"끝 모를 제주 난개발.. 역사유산 깃든 올레길도 오름도 웁니다"

[서울신문]제주는 대규모 개발 바람과 관광객 폭증, 이주민 등 인구 증가 등으로 쓰레기난과 하수처리난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자본이 투자하는 송악산 개발사업과 국내자본이 들어가는 제주동물테마피크 사업 등 대규모 개발이 추진돼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을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더이상 난개발은 안 된다며 반발한다. 반면 제주도는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news.v.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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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최근에 사회적 경제 책이 갑자기 좀 나가서, 급작스럽게 4쇄를 찍게 되었다. 10쇄 정도는 기본으로 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기는 했는데, 요즘은 4쇄 들어가는 것도 간만이다.

 

책에 대해서는, 사실 나는 별 전략이 없다. 책 팔려면 방송해야 한다고 엄청 주변에서 떠들지만, 방송을 고정적으로는 하지 않기로 벌써 몇 년 전에 결정을 했다. 그리고 책 팔려고 방송하는, 그렇게 꾸질꾸질하게 사느니 아예 책을 안 쓰고 만다.

 

직장 민주주의 정도 최소한으로 강연을 하지, 요즘은 강연도 거의 안 한다. 여유가 안 된다.

 

요즘은 책 쓰고, 그냥 내깔려두고, 팔리면 팔리고, 말면 말고, 예전 루틴으로 다시 돌아갔다. 사실 그 시절이 나의 전성기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좋은 책을 쓰고, 책이 승부를 하고, 아니면.. 말고.

 

언제까지 내가 책을 쓸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50권 쓸 때까지는 그렇게 하려고 한다. 방송 나가는 데 신경 쓰고, 이것저것 챙기는 시간에, 차라리 책 한 권을 더 쓰는 게 나을 것 같은. 매우 고전적으로 살아간다.

 

...더보기

고전이 의미가 있나? 아주 고전적인 방식은, 여전히 유효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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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 책상에 앉으니까 당장 뭔가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정말 몇 달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내 인생으로 돌아보면, 이런 날이 며칠 안 되는 것 같다. 늘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상황을 만들고, 그걸 유지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는 잘 안 된다. 아무 것도 안 해도, 해야 할 일을 미루어두고 아무 것도 안 하는.. 그렇지만 뭔가 예정된 일을 실제 시간보다 먼저 끝내서 당장은 뭘 할 게 없는 그런 순간은 잘 없다.

 

어제까지 내가 풀려고 하다고 결국 못 풀고, 언젠가는 생각이 나겠지, 그렇게 미루어둔 질문이.. 미워하지 않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그렇다. 늘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잘 안 된다. 문득문득 떠오른다. 논리적으로는 그렇게 해봐야 결국 더 큰 질곡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라는 게 금방 결론이 난다. 그러나 삶은 그렇지가 않다. 일단은 마음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자꾸 떠올리고, 그리고 미워한다. 이걸 벗어나는 방법에 관한 두 문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술 처먹고 잔다.. 현실적으로는 이 방법 외에는 잘 모르겠다.

 

1주일이든 2주일이든, 미루어둔 책이나 읽으면서 문장이 떠오를 때까지, 그냥 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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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에 뭔가 부탁하는 일들이 오기 시작한다. 둘째 어린이집 가기 시작한 뒤로부터는, 그래도 낮 시간에는 좀 편하게 있었다. 큰 애 학교 들어간 다음부터는 등하교를 두 군데로 뛰어야 해서 좀 더 빡빡해지기는 했는데, 그래도 낮에 꼭 필요하면 차 한 잔 마시는 정도는 할 수 있다.

이제 큰 애 방학이 점점 더 가까와진다. 방학 때 뺑뺑이 돌리는 집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그냥 내가 데리고 있는다고 했다. 큰 애도 아빠 일 할 때에는 혼자 놀고 있는다고 한다. 나는 어린 시절에 방학 때 노는 게 너무 좋았다. 뭐, 그렇다고 방학 숙제를 미리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계속 걱정만 하다가 결국 마지막 하루 이틀 남기고 한꺼번에 몰아서..

내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지, 나도 잘 모른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앞으로도 4년간 애들 등하교 하고, 방학 때면은 얄짤 없이 애들하고 같이 방학을 보내게 되는.

아침에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김기식이 검찰개혁 얘기하는 거 들었다. 참 오랫 동안 알고 지냈는데, 이 양반 인생도 진짜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최민식 대사처럼 "인생, 꼬있다.." 이 양반 미국 1년 갈 때, 그즈음 시민 단체에서는 미국에 1년 갔다오는 게 유행이었다. 나한테도 가보라고 하는 제안이 있었는데, 들은 척도 안 했다. 그즈음 썼던 원고가 '88만원 세대'가 되었다. 내 주변에서는 어지간하면 그즈음 한 번씩 갔었다. 그게 개인사의 불행이 시작이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싶다. 얼마 전에 잠시 만난 적이 있다. 진짜 마음에 먹구름이 끼는 기분이었다.

뭔가 딱히 할 일이 없을수록 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다. 나는 딱히 할 일이 없으면, 그냥 논다. 혼자 놀기로는, 나만큼 잘 노는 사람도 별로 없을 듯 싶은.

그래도 큰 애 여름방학은 무섭다. 매일매일 데리고 어딘가 나갈 수도 없고. 이 나이에 자식 여름방학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아빠가 그렇게 흔치는 않을 것 같다. 이상은 먼 곳에 있고, 당장 몇 달 후에 닥칠 이 일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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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큰 애가 어디 가서 배워왔는지, 아빠의 청춘을 뜨문뜨문 부른다. 브라보, 브라보, 아빠의 청춘.. 참 내. 이런 노래를 들을 날이 올 줄은 나도 몰랐다. 예전에 안성기 나온 영화에서, 아주 구성지게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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