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 책상에 앉으니까 당장 뭔가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정말 몇 달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내 인생으로 돌아보면, 이런 날이 며칠 안 되는 것 같다. 늘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상황을 만들고, 그걸 유지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는 잘 안 된다. 아무 것도 안 해도, 해야 할 일을 미루어두고 아무 것도 안 하는.. 그렇지만 뭔가 예정된 일을 실제 시간보다 먼저 끝내서 당장은 뭘 할 게 없는 그런 순간은 잘 없다.
어제까지 내가 풀려고 하다고 결국 못 풀고, 언젠가는 생각이 나겠지, 그렇게 미루어둔 질문이.. 미워하지 않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 그렇다. 늘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잘 안 된다. 문득문득 떠오른다. 논리적으로는 그렇게 해봐야 결국 더 큰 질곡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라는 게 금방 결론이 난다. 그러나 삶은 그렇지가 않다. 일단은 마음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자꾸 떠올리고, 그리고 미워한다. 이걸 벗어나는 방법에 관한 두 문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술 처먹고 잔다.. 현실적으로는 이 방법 외에는 잘 모르겠다.
1주일이든 2주일이든, 미루어둔 책이나 읽으면서 문장이 떠오를 때까지, 그냥 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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