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는 알고 지낸지 꽤 된다. 일을 같이 한 적도 있다. 여러 사연들이 있기는 한데, 도지사 시절에는 긴박한 부탁을 받고 도와준 적이 있다. 그거야 옛날 일이고. 당대표 된 이후로는 문자만 몇 번 받았고, 만난 적은 없다.
최근에는 책 쓰는 속도가 너무 떨어져서 고민이 많다. 생각이 복잡해진 것도 있고, 여름방학, 겨울방학,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내다보면, 정말 넋이 나간다.
내 주변이 편안하지는 않다. 어머니는 폐암에 치매, 요즘은 전화도 못 받으신다. 동생도 많이 아프다. 도와주고는 싶은데, 막상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다. 게다가 고양이도 요즘 엄청 까탈 부린다. 내 주변에 손 많이 갈 것들이 수두룩하다. 그냥 하루하루, 겨우 넘어간다. 며칠에 한 번씩은 집안 전체에 청소기를 돌리는데, 몇 주 정신이 없어서 그것도 못했다. 날 아주 더운 날, 간만에 청소기 돌리다가 뻗을 뻔했다. 바닥에 이것저것 많아서, 계속 몸을 굽히면서. 더위 먹는 줄 알았다. 어제 전주 운전해서 갔다가 온 다음에 아직 회복이 안 되었나 보다. 나도 그냥그냥 버틴다.
노무현 때부터 윤석열 때까지, 처음 6개월이 지나면 경제에서 뭐가 문제고, 어떻게 될 것인지 대충 보쳤다. 대체적으로 내가 예상한 것과 비슷하게는 흘렀다. 박근혜가 그렇게 엄망으로 국정을 처리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결국 탄핵. 문재인도 예상과 비슷하게.. 망했다. 망할 것이라는 생각은 했는데, 그 정도로 망할 줄은 몰랐다.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그 시절에 약간의 제안이 있기는 했는데, 애들 보느라고 뭘 할 형편이 아니고.
이재명은 경제가 어떻게 될지, 전혀 에상을 못했다. 성남 시절, 그와 일했던 강남훈 선생은 아주 잘 안다. 본지 좀 되지만.. 강남훈 선생 글을 학부 4학년 때 보고, 프랑스로 유학 가기로 결심을 했었다. 아주 나중에, 그 얘기를 했다. 강남훈 선생이 곁에 있으면, 그래도 아주 엉망으로 하지는 않겠지, 그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했다. 아주 오래된 인연이고, 좀 특수한 인연이기는 하다. 그래도 강남훈 선생을 최근에 찾아가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얽힐 형편도 아니다. 올해 겨울까지만 둘째가 잘 넘기면, 더 이상 병원 데리고 뛰어가는 것은 안 해도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아직은 이재명 경제에게 붙여줄 이름이 없다. 특징이 없어서 그렇다. 들쭉날쭉,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거야 스타일이 그러니까.
최근에는 이재명 경제는 아주 엉망이다. 아무 거나 막 던진다. 내가 막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아주 쉽게 막을 수 있을 것 같은 정책들도 많다. 지금 내가 나서서 논쟁할 형편이 아니라서, 덩치 큰 것들도 그냥 지켜보는 중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까, 이제는 대충 윤곽이 보인다. 정치적인 효과는 모르겠지만, 경제적인 실효성이 없는 것들을 막 던지고 있다.
문득 문재인 때 수소차를 포함한 수소 경제를 정부가 막 밀던 때가 생각이 났다. 대부분 찬성이었는데, 나는 수소차에 대해서 반대했다. 하는 건 자기 맘이지만, 그렇게 정부 생각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자동차 공업협회 같은 데에서 만나자고 난리였다. 굳이 안 볼 생각은 아니었지만, 고위직들이 만나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작년에 나고야에서 토요타 박물관에 간 적이 있었다. 창업자가 만든 방직기계부터, 회사의 역사를 쭉 전시하고, 그 전시 마지막에 ‘미라이’, 미래라고 하는 토요타에서 만든 수소차가 있었다. 토요타의 미래면 엄청 화려하게 해놓았을 것 같은데, 미라이가 토요타의 미래가 아니라는 것은 토요타 사람들도 알고, 토요타 밖의 사람들도 다 알던 시절이었다. 그때 이미 도요타 장남은 수소차가 아니라 스마트 시티, 도시 건설로 옮겨간 때였다. 결국 토요타가 자식 대에서는 건설회사로 메인을 옮겨가겠구나, 그렇게 예상하던 상황이었다.
현대도 토요타도, 수소차가 미래라는 그런 얘기는 이제 하지 않는다. 내가 수소경제에 대해서 반대하고, 수소 엔진에 대해서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할 수 있으면 나쁘지 않지만, 미래는 그렇게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너무 뻔했다. 정지형 연료전지라고 부르는 수소 발전은 나쁜 선택은 아니다. 그 정도 규모에서는 부분적으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주 엣날, DJ 정권에서 총리에게 정지형 연료전지에 대한 도입 검토 보고서를 내가 썼다. 워낙 총리가 관심 있어 해서, 연료전지에서 수소차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거의 매주 하나씩 보고서를 올렸고, 다음 질문이 오면 또 보고서를 썼었다. 정지형 연료전지는, 이재명 정부에서, “이제 그만해라”, 그렇게 정책 결정을 내렸다. 나는 아직도 잘못된, 감정적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쥐뿔도 모르는 것들이.. (속으로는 그렇게 욕한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던지는 많은 정책들이 그때의 수소차 정책을 닮았다. 광고 내고, 홍보하는 것은 자기 마음이지만, 현실의 경제와 기술이 그렇게 결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경쟁자가 있고, 시장 여건이 있고, 장기 로드맵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걸 수용해야 하는 주민도 존재한다. 이게 다 맞아야 일 하나가 성사 된다.
아직 이재명 정부의 특징으로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실력이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될 것, 안 될 것, 그런 게 대체적으로 구분이 간다. 치명적으로 안 될 것들이 많다, 그것도 너무 많다.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한다. 아직은 개괄적인 특징만 보이지, 본질을 꽉 짚을 정도로 핵심을 짚을 실력이 아직 나에게는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 것 같다.
아마 조만간 이재명 지지율이 40%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까 싶다. 지지율이 내려갈수록 이것저것 막 던지는데, 그게 점점 더 심해질 것 같다. 조금 더 지켜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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