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단테의 신곡-지옥편' 연극을 봤다.

1. 세 시간 동안 버티고 보는 건 여전히 힘들다.

2. 신곡은 두 번 읽었는데, 가물가물, 느낌과 같은 실루엣만 기억 속에 남아있다. 오리지날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단어 엄청 나오는 거, 히틀러 나오는 거, 니체-마르크스-프로이드, 소위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세 가지 다리가 나오는 것 외에는 잘 모르겠다.

3. 코로나 한 가운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곱게 차려입고 극장 오는 거, 놀랍다. 한국이 이제는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문득.

4. 클라식 중의 클라식인데, 뭔가 또 다른 발상 같은 게 생겨날 듯 말 듯, 고전의 힘을 다시 한 번 절감.

5. 대학로 연극, 좀 더 자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 이해 잘 못해도, 보는 게 남는 거다는 생각이 문득. 내가 만드는 걸 잘 못하면, 만들어놓은 거 보기라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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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경제학, 표지 나왔다. 아마 곧 나올 것 같다. 몇 번 탈탈 털어서 고치느라고,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이제 나도 체력이 떨어지는 게, 한 해가 아니라 한 달이 다르다.

농업경제학 원고를 전면 개정하는 작업을 가을에 할까 했는데, 무리인 것 같다. 내년으로 넘겨야할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일정 소화하면서도 시간이 남아서 다른 것도 좀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일정대로 가는 것도 힘들다.

책이 점점 더 안 팔리니까, 한 권 한 권, 누르고 눌러서 꾹꾹 담아내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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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책 초고 끝냈다. 언젠가 정세균 은퇴하면 평전 쓴다고는 했는데, 그걸 지금 써달라고 해서.. 고민을 하다가, 그와 거의 매일 같이 만나면서 지냈던 2년간 그리고 그에게 해 줄 잔소리들을 쓰기로 했다. 기왕에 정치에 대한 에세이를 쓰면서, 나중에 빨갱이 에세이 쓸 때 쓰려고 꼬불쳐두었던 것까지 탈탈 꺼내 쓰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없던 스타일의 원고가 되었다. 일단은 '다크 히어로의 탄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부제는 '오세훈을 꺾은 사나이'. 읽은 사람들은 엄청 웃기다고는 하는데, 내가 웃겨봤자지..

이걸 쓰면서 한 명이라도 사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다. 정치인에 관한 책은 정말 잘 안 팔린다. 선거철에 팬덤이 있으면 몰라도, 정세균은 팬 별로 없다. 그에 관한 책까지 찾아다니면서 읽을 사람은? 글쎄올시다.

그래서 진짜로 한 명이라도 순수하게 책 내용 때문에 읽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썼고, 정말로 한 명이 그렇게 본다면 일단은 성공. 매우 솔직하고 내가 알고 있는, 무의식 속의 기억까지 탈탈 털어낼 정도로 공들여 썼다. 그리고 그 한 명이 이 책을 읽고, 뭔가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하거나, 우리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들여서 썼다.

내 주변에서는 다들 반대했다. 안 팔릴 것도 안 팔릴 거지만, 정세균 책을 뭐하러 쓰느냐는 거다. 그 말들도 이해는 가는 말이지만, 나와 정세균이 지냈던 시간들을 알리는 기록하고 알리는 것이 책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특별하고 독특한 경험을 한 것은 맞다. 한국에서 정책 라인이 뭐고, 그런 게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런 얘기를 이 기회를 빌려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 싶기도 했고, 아울러 이 기회를 빌어 내가 한국 경제에 대해서 기대하는 얘기를 좀 편안하게 해보기도 싶었다.

하여간 초고는 끝났고.. 이제 곧 내 손을 떠나갈 것이다. 진짜 한 명의 독자라도 책을 집어들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출판사 대표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웃는다. 겉은 웃어도 속은 쓰리겠지. 그래도 그 한 사람의 독자에게 저자로서 충분히 좋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면 나는 대만족이다. 책이라는 게 늘 편안한 상황에서 안전한 주제만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극한의 작업을 한 번 마친 느낌이다.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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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ews.egloos.com BlogIcon 자그니 2021.05.13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심 없었는데 갑자기 관심이 가네요... 신기해라...

  2. Favicon of https://mtomating.tistory.com BlogIcon 토마토쥔장 2021.05.18 15: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겠습니다. 책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

큰 애가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집 얘기를 하게 되었나 보다.

"아빠는 요즘 마감이래요."

내가 마감 때문에 바쁘다는 말을 집에서 했나? 큰 애가 마감이 언제 끝나냐고 물어본다. 글쎄, 늘 뭔가 마감 중이라서, 나도 마감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잘 모르겠다.

"아빠는 15년째 마감 중이야."

아내가 말했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건강이 좋은 때보다는 안 좋은 때가 더 많았는데, 그렇다고 확 쓰러지는 경우도 별로 없어서.. 생각보다 여유 없이 살았다.

이것저것 계획을 많이 세웠는데, 대부분 나의 계획은 불발탄이 되거나, 실패의 경우가 더 많았다. 이렇게까지 여유 없이 지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너무 못 쉬고 살았다. 애들 보면서부터는 속도가 떨어져서 더욱 어려워졌다.

2016년에 애들 보면서 했던 작은 결심 하나가 "바쁘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외부에는 대체적으로 바쁘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바빠도 안 바쁘다고 하는게, 바쁘다고 해봐야 봐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약간의 경험 때문에. 할 일 없어 보이고, 놀고 있어 보이는 게 더 맘이 편하다. 그래도 애들한테는 가끔 바쁘다고 말하게 된다. 뭔가 놀아달라고 하는데,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내 인생에 마지막 바쁜 순간이라고, 이를 악물면서 8월까지만 버티려고 한다.

살면서 언제 가장 바빴을까? 현대 있던 시절의 3년차가 좀 바빴다. 결국 imf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그 바쁜 것도 끝났다. 공단 있던 시절, 총리실 있던 시절에는 바쁜 적이 좀 있었다. 문재인 당대표 시절에도 좀 바빴다.

지금이랑 비교해보니까 그때 바쁜 건 축에도 못드는 일이었다. 애들 안 보던 시절하고는 아예 비교 자체가 어렵고, 긴장감도 지금이 더 높다.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들, 내가 사랑했던 것들, 내가 그리워하는 것들, 그런 것들 생각하면서 8월까지만 버텨보려고 한다.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것은 한두 주 정도지, 몇달을 그렇게 버티지는 못 한다. 그렇게 때우면서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자체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 버리는 시간으로 버티는 방식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출판사 등 주변 여건을 되는대로 하고 살았는데, '당인리' 이후로 나도 느낀 바가 있다. 이제는 책도 거의 안 팔리고, 나도 나이를 먹었다. 이제는 좀 더 힘을 덜 빼는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당인리 읽지 않은 출판사 대표랑은 일을 안 할 거다. 내가 생각하는 저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예전에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냥 책 내자고 하면 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힘들어서 그런 방식으로는 도저히 못 하겠다.

하루하루가 긴장감이 너무 높으니까 8월이 끝나고 살아갈 인생에 대해서 이것저것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이고, 하루 넘어가기가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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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KN 2021.04.28 2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식은 과거로 부터 책과 문서를 통해 후대로 전해지고
    후대인들은 선대가 남긴 지식을 읽고 배워서 다시
    자신의 생각들을 더해 자신들의 후대에 전해 주겠죠.
    인류는 그렇게 발전해왔겠죠. 물론 그것을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이 인류의 마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편견일 수도 있구요. 당연한 것들을 모두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은 온통 이상한 것들 뿐일지도 모르겠네요. 샘 그거 아세요? 오늘 우연히 다음에서 경제학자를 검색해 봤는데요. 거기 주요 경제학자들이 간략히 뜨는데, 그중에 샘이 맨 위에 있었어요.

    제프리 삭스는 샘 밑에 펼쳐야 나온다니깐요 ㅎ. 샘 이미 성공 하셨습니다. 물론, 샘이 돈은 많이 못버셨지만... 눈물이 ㅠ ㅠ (약주고 병주고)

    8월까지 건강 잃지 않게 수고 하시고요, 이후에는 여유를
    찾으셨으면 합니다.

애들하고 백화점 왔다가 카페에서 잠시 휴식 중. 애들 하나씩 사주고 나는 커피 대신 맹물. 내 입이라도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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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둘째가 오늘 물었다. 

“아빠, 나는 쌍카풀 있어요?”

“없어, 아빠 닮아서 그래. 미안해.”

아빠 닮아서 쌍카풀이 없는 걸 왜 내가 미안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큰 애는 쌍카풀 있다. 사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다 쌍카풀 있다. 나는 한 번도 그런 생각 안 하고 살았는데, 대학 때 영화 <우견아랑> 보면서, 연인 둘 다 쌍카풀이 있는데, 태어난 아이가 쌍카풀이 없다는 대사 보면서 그런 생각을 처음 했다. 

그나저나 둘째한테 내가 그걸 왜 미안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마음 속 깊숙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쌍카풀이 있거나 없거나, 그건 살면서 별 상관 없었는데, 눈이 심하게 안 좋아서 잘 안 보이는 건 많이 불편했다. 큰 애는 올해 눈이 많이 나빠져서 안경을 끼기 시작했다. 나는 다섯 살 때부터 안경 꼈다. 

큰 애한테는 아빠 닮아 눈 나빠서 미안하다고 하고, 둘째한테는 아빠 닮아 쌍카풀 없어서 미안하다고 한다. 아빠로 살면, 맨날 미안한 것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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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행중 다행 2021.04.25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선 꺼플이 겹으로 있다는 의미의 쌍꺼플(쌍까플)로 쓰셔야 하고요
    외까플(무쌍)인 둘째가 눈까지 나쁘면 어쩔 뻔 했어요.
    그저 감사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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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자칭 좌파 2021.04.19 1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분석에 절대 공감합니다.
    다만, 다당제 기반의 유럽 정치지형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거의 양당제의 형태이고, 더군다나 지난 총선 때 변칙적인 비례정당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군소정당이 궤멸상태인 점에서 시민들의 선택지가 훨씬 협소하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정의당은 정체성 차원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 같고 그를 대신할 신좌파나, 태극기부대 등의 극우수구를 대체할만할 제3세력의 출현도 아직 요원한 상황이라 안타까움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2. 우야꼬 2021.04.19 1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랑스 좌파는 그래도 집권이나 해보고 몰락했지만
    한국 좌파는 집권은 커녕 간신히 버티다 걍 자멸하네요.

  3. 1111 2021.04.22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미 노무현때 부패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뭘 따라가나? 지?

  4. 1111 2021.04.22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선생님이 쓰신 글이군요. 선생님 극우 극우 그러는데 대학교에서도 선생님 같은 사람 보면 진짜 이해가 안 갑니다. 보수주의자라고 극우나요?? 그러면 좌파이면 극좌인가요???? 진짜 선생님 세대 사람들 이해가 안 갑니다. 이분법이 나쁘다면서 자기들은 이분법적 세계관에 살고 있어요. 진짜 보면 웃깁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2030은 선생님이 예전에 썼던 책에서 한 말처럼 너무 순하고, 토익책 챙기느라 시위 나갈 시간도 없습니다. 그런 문화도 혐오하고요. 만약 2030이 시위에 나올 정도다. 그러면 정치가 개판인 것입니다. 그냥 국힘을 찍어준 것은 민주당이 워낙 쓰레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찍어준 것입니다.

    극우 타령 좀 그만 보고 싶네요.

    • BlogIcon 자칭 좌파 2021.04.23 1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극우 세력 좀 그만 보고 싶네요^^
      아래 링크는 보수일간지로 분류되는 한국일보 기사입니다. 보수의 입장에서도 국민의힘의 극우수구로의 퇴행을 우려하는 내용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고 보수와 극우가 어떻게 다른지 감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https://news.v.daum.net/v/20210423090003680?x_trkm=t
      우쌤이 유럽의 극우청년의 등장을 언급하신 것은 청년세대를 나무라기 위함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그러한 경향을 낳을 사회경제적 조건이 무르익음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한 지적이라고 저는 봅니다. 아시다시피, 기성세대 학자들 중 누구보다도 청년 문제에 관심과 애정이 많은 분이 우쌤이시잖아요.
      유럽과는 약간 결이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도 구직과 집값 폭등 등 갈수록 청년세대가 살기 팍팍해지는 시대에,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외국인노동자나 여성, 사회적 소수자에게 돌리고 그들에 대한 분노를 부추기는 극우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죠. 대표적 세력으로 일베나 메갈 등, 그리고 거기에 편승한 일부 정치인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

  5. ㅁㄴㅇㄹㅁㄴㅇㄹ 2021.04.27 1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파나 중도가 극우로 보이는 것은 본인들이 극좌인 것도 있어요.

재택근무 원고와 결론을 수정한 팬데믹 경제학 최종 원고를 끝냈다. 요즘 누가 책을 본다고 그렇게 책을 쓰느냐, 그런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렇기는 하지만, 방송은 그 시기에 가장 핫한 얘기 1회성으로 다루고 넘어가는 것 이상은 하기 힘들다. 언론의 기획 기사도 깊이는 들어갈 수 있어도, 종합적으로 사태를 다루기는 힘들다. 한 사건을 일정한 깊이 이상으로 넓게 볼 수 있는 매체는 여전히 책이다.

이번의 팬데믹 경제는 내가 책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가장 애먹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팔리지 않아서 힘들었던 책들은 좀 있었는데, 쓰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이렇게 애를 먹었던 책은 처음이다. 책 말고도 주변 여건이 너무 복잡하고 힘들었다.

지난 몇 달간 진짜 이를 악물고 버텼다. 팬데믹 상황에서 팬데믹에 대한 얘기를 하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렇다고 애들이 협조를 하냐, 절대 그런 거 없다.

방학 중에 끝낼 생각이었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그새 개강을 했고, 벌써 학기도 절반이나 지나갔다. 낮은 걸음걸이로, 조금씩 조금씩.

사회과학책만 기준으로 하면, 10대를 위한 독서 책이 여름 후반부부터 작업을 시작할 것이고, 그게 끝나면 젠더 경제학 작업을 할 예정이다. 그 틈틈이 빨갱이 에세이를 몇 달에 걸쳐서 조금씩 쓸 생각이고.

어떻게든 필라델피아에 갈 수 있으면 도서관 경제학을 올해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아마도 미국은 올해에도 가기 어려울 것 같다.

내년까지 밀린 책들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면 '한중일 경제학' 준비 모드로 넘어가려고 한다. 50권을 채우려고 지난 몇 년간 계속 책을 쓴 건데, 몇 년 전부터 이 책을 마지막 책으로 하려고 했었다. 준비 기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지인들이 북경에 있는데, 간만에 북경도 좀 다녀오고.. 준비하면서 일본에 좀 길게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 내 실력으로 딸리면 중국과 일본의 주요 인사들 인터뷰를 할 생각도 있다. 그 전에 출판사 관련된 일들을 좀 정리정돈을 하려는 것은.. 출판사에 돈을 좀 벌어줘야 몇 년이 될 이 큰 일에 연구자금을 좀 투입할 수 있을 거라서.

나도 학자 생명의 마지막을 건 일이라서, 숨 크게 쉬고 여유 있게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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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가 처음 만든 조립식 건담.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둘째가 가지고 놀다가 한 쪽 뿔을 해먹은. 난리 났다. 결국 다음 주에 새 거 사기로. 돌아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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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홉살 2021.04.20 1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액션 피규어는 관상용이죠 😁

 

"빨갱이라는 소수자" 정도의 제목으로 생활 좌파 에세이를 써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난 번 에세이집이 왕창 망해서, 에세이집은 쉬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도 생활 좌파에 대한 얘기들이 뭔가 가슴에 불을 당긴다. 의무감으로 쓰는 책들이 있다. 농업 경제학이나 젠더 경제학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도서관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에세이집은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들이다.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아직은 그런대로 머리가 도는데, 몇 년 지나면 이것도 힘들 것 같다. 아직 힘 있을 때, 이런 불편하고 골 아픈 얘기를 한 번 다루어 보고 싶어졌다. 

데뷔할 때 ‘C급 경제학자’라는 타이틀을 들고 데뷔했다. 실제로 그 시절 사람들이 나를 부르던 별명이 그거였다. 그냥 나는 평생 C급 타이틀을 들고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빨갱이는 줄이라도 잘 서야 하는데, 나는 그것도 싫었다. 

DJ 정부 때 청와대에 들어갈 일이 있었다. 적당히 좌파 말고 진보 경제학자라고 하고 청와대 행정관 정도 하면 좋겠다고 하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 나이에 그렇게 나의 신념을 접으면 평생 이상하게 살 것 같았다. 그냥 싫다고 했다. 인연이 이상하게 꼬여서 청와대 가는 대신에 총리실로 가게 되었다. 

그 뒤로는 청와대 갈 생각을 진지하게는 한 번도 안 해 본 것이, 내가 거길 갈 마음이 있었으면 30대 초반, 진작에 갔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하지만, 나는 나 혼자서 ‘자랑스러운 빨갱이’로 이번 생을 살아가고 싶어졌다. 세상을 왕따시키는 편을 선택한 것 같다. 니들하고는 안 놀아.. 

요즘 생각이 든 건, 한국에서 좌파들이 당하는 취급은 일종의 소수자 취급과 같다는 것이다. 진보라고 하면 주류인데, 좌파라고 하면 갑자기 비주류다. 그 중에서도 빨갱이라고 스스로 말하면, 소수자가 된다. 그걸 나는 ‘비주류의 비주류’라는 말로 이해를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이제 내 나이도 50대 중반이다. 이 나이를 먹고도 “그래, 나는 빨갱이다”, 이 말을 당당하게 못 하면 도대체 내 인생은 뭔가, 그런 생각이 들 것 같다. 내가 무슨 영광을 더 보겠다고, 적당히 묻어가고, 적당히 숨어서 살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워낙 인생이 삐딱선이라서,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그래도 그냥 막 살기는 싫고, 그런 사람들은 내 뒤로도 나오고 또 나올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살았던 것처럼, 밀리고 밀리고, 결국은 혼자서 많은 것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세 끼 밥 먹고 살면 더 이상 행복할 게 없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았다. 남들 은근슬쩍 다 하는 소소한 부패도 나는 손이 떨려서 못 했다. 내 노동 소득 외에는 다른 소득을 갖는 것도 나는 싫었다. 집 몇 채씩 사고, 틈틈이 이사 가고, 주식도 여기저기 적당히 털어놓고, 그렇게 해서 돈을 벌어서는 나한테 떳떳하지가 못할 것 같았다. 

아마 남은 인생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적당히 개기면서 살아갈 것 같다. 

좌파라고 해서 꼭 무슨 정당 활동을 해야 하거나, 시민단체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건 지금까지도 넘치도록 많이 했지만, 내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들을 소소하게 생활 속에서 지키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런 걸 ‘생활 좌파’라고 부르고 싶다. 아마 나는 그런 정도의 모습으로 남은 생을 살아갈 것 같다. 

난 아직도 가슴 한 구석에 로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고, 명랑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남을 웃기지는 못해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고 싶다. 

누가 나한테 여유로운 삶을 살았겠다고 얘기하면 “네, 큰 고생은 없었네요”, 그러고 만다. 내가 얼마나 큰 고생을 했는지, 살아남기 위해서 뭔 짓들을 했는지, 그걸 구질구질하게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건 그냥 가슴 한 구석에 가끔 꽃을 피는 선인장처럼 살아남아 있으면 된다. 지우려고 해도 잘 지워지지 않는 그 기억들을 굳이 꺼내서 인생을 다시 지옥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리고 그런 얘기를 해봐야, 결국 아무도 감동받지 않는 빛 바랜 영웅담의 우중충한 이야기일 뿐이다. 

생활 좌파 정도로 키워드를 잡을까 했는데, 기왕에 좌파 얘기 하는 것, 아예 화끈하게 ‘빨갱이’로 키워드를 잡고 나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언제 이런 얘기를 또 쓰겠나 싶다. 이게 묘하게 진보라는 말과 좌파라는 말의 차이점이 있다. 진보는 뭘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옘병. 한국의 진보들은 세상은 안 바꾸고, 자기 인생들만 바꾸었다. 좌파는 변하지 않는 태도를 지키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고, 자본주의에 대한 삶의 방향 같은 것이다. 

나 아직도 진보가 뭔지 모르겠다. 그리고 한 번도 나의 정체성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세상은 변한다. 계속 변한다. 방송에서는 시사 교양이라고 부르는 분야들이 소위 ‘연성화’를 넘어서 괴멸적 타격을 받는다. “이게 맞다, 저게 맞다”, 그런 얘기하는 시기는 한국식 계몽주의의 종료와 함께 끝났다. “가르치는 것 같아요”, 뭔가 얘기하려는 것은 외면 받는다. 시대가 그렇다. 

그래도 여전히 교양이 중요하고, 삶에는 원칙 같은 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 한 명쯤 한국에는 있어도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드냐”, 그렇게 얘기하는 것처럼 “권력이 그렇게 좋드냐”, 그런 말 하는 사람 한 명쯤 있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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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석훈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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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N 2021.04.17 2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국씨도 사회주의자라죠...

  2. BlogIcon 자칭 좌파 2021.04.17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말씀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변하지 않는 태도를 지키는 것... 문득 영화 land and freedom이 생각나네요ㅠㅠ
    선생님 집필을 응원하며 신작을 기대하겠습니다.

  3. 레때루 2021.04.18 1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좌파든 진보든 알아서들 하시고..
    한국사회에서 빨갱이는 북한과 어떤식으로든 엮여 있는 개념 같다.
    주사파가 풍미했던 시절도 있었고
    아직도 그런 부류들이 있을 테고.
    실제로 엮여 있든, 정치적 공세든
    북한 덮어씌우기 느낌이 물씬.

    • BlogIcon 자칭 좌파 2021.04.19 1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보기에 빨갱이란 말의 시원은 6.25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려보면 빨갱이에 대한 적대심이 얼마나 클지 십분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님 말씀처럼 빨갱이라는 말은 분명 태생부터 북한과 엮여 있죠.
      그러나 그후 독재정권에서는, 주지하다시피 그들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모든 세력을 통틀어 빨갱이 프레임을 씌워 탄압하게 되면서, 그 의미가 왜곡되게 되고 더이상 모두가 공감할만한 의미를 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수십년이 지나오면서, 빨갱이라는 말은 정당하지 못한 권력의 자기방어를 위한 언어도단으로 전락했고, 심지어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는 불통의 극우 꼰대를 일컫는 용어로도 확장되어 사용되더군요...
      물론 님이 지적하신 대로 반독재-민주화-진보 진영에는 주사파와 같이 북 정권에 호의적인 일파도 있었으나 보편적인 흐름은 아닙니다. 일례로 예전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의 분당사태의 주요원인이 북 정권에 대한 입장 차이 - 소위 종북논쟁이었음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역사적으로도 본 게시물 사진 속의 트로츠키를 비롯해 수많은 좌파들이 스탈린주의와 그 아류로서의 김일성주의에 반감을 드러내고 대항하다 그들에 의해 숙청당한 역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좌파 독립운동가들 또한 분단 후 북에서 김일성에게, 남에서 이승만 박정희에게 희생을 당했죠. 스페인 내전 당시에도 많은 양심적 좌파들이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해 희생됐구요.
      빨갱이라는 말, 정확히 알고 구분해서 사용했으면 합니다.

  4. 흠~ 2021.04.19 1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들 은근슬쩍 다 하는 소소한 부패도 나는 손이 떨려서 못 했다. 내 노동 소득 외에는 다른 소득을 갖는 것도 나는 싫었다. 집 몇 채씩 사고, 틈틈이 이사 가고, 주식도 여기저기 적당히 털어놓고, 그렇게 해서 돈을 벌어서는 나한테 떳떳하지가 못할 것 같았다..>

    근데 이게 좌파 나아가 빨갱이랑 뭔 상관이 있죠?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나도 저렇게 사는데.. 나도 좌판가?
    난 좌파 이론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데.
    과학적 사회주의? 뭐가 과학적이지? 매우 비과학적으로 보이던데..
    우석훈씨 주변에 괴상한 사람들만 있나 보네요..

  5. 머리 쓰고 사는 사람들 얘기지 2021.04.19 15: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반적으로 '보수' 라는 표현을 쓰게 되지 않나?
    그 대립개념으로 '진보'를 쓰는 거고.
    뭐 굳이 우파,좌파를 쓸 수도 있겠지만.
    보수논객, 보수집회, 보수언론, 보수정당...
    좌.우를 구분하다 보면 다분히 자본주의, 사회주의로 연결되고
    무슨 면접시험을 봐서 좌,우를 색칠해 줄 수도 없고.
    현실 자본주의 속에서 얼마나 벗어나면 좌파가 되는 건지는 며느리도 모르고.
    자본주의 틀을 벗어나기도 쉽지 않고. 일단 기업에 취직해서 월급 받고 살면 다 우파?
    일시 몸 담고 있지만, 저 너머 사회주의를 바라보면 좌파?
    근데 거기서 부당해고 당해서 악착같이 다시 들어가겠다고 투쟁하면 우파?
    분명 좌판데 주식투자 한번 하면 너님 자본주의 우파?
    하이고~~

  6. 자칭 좌파 2021.04.19 1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이거, 우쌤께서 책을 빨리 쓰셔야겠는데요.
    이렇게나 궁금해하며 기다리시는 독자분들이 많다니... 대박 흥행이 예감되네요. 폭망하리라던 제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간 것 같습니다. ㅎㅎ
    책 나오면 다들 한 권씩 사서 읽으실 거죠?^^

  7. ㅠㅠ 2021.04.20 0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색이 경제학자란 사람이 집 몇채씩 사 제끼는 사람과 주식투자를 동일하게 취급하다니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주식투자가 부동산투기 처럼 누구에게 피해를 주나?
    본인이 싫으면 안 하면 그만이지. 난 좌파를 보면 소수자가 아니라 말 끝마다 하나님을 달고 사는 그 부류들이 떠오른다. 게다가 소수자는 본인 선택도 아니고.

    • BlogIcon 자칭 좌파 2021.04.20 1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경제학자로서가 아니라 자연인으로서 우쌤 본인의 신념을 밝힌 걸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저도 간간이 주식을 합니다. 주식은 없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없지만, 주거공간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하고 한정적인 재화라는 면에서, 님 말씀처럼 집가지고 장난치는 것이 훨씬 부도덕한 일임은 명백합니다.
      한편으론 불로소득이라는 측면에선 주식과 부동산은 동일한 속성이 있습니다. 또한 내가 주식으로 수익을 내려면 주식장에서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하는 제로썸 게임입니다. 반면 노동소득은 생산과정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최소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부를 획득하는 수단입니다. 동시에 자기효용감과 성취감을 충족하는 과정이기도 하구요.
      제가 보기에 불로소득이 바람직하지 않은 점은, 나보다 남이 돈을 많이 벌어서 배아픈 것보다도, 노동을 통해 획득한 자기효용감과 성취감의 가치를 훼손하는데 그 해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좌우를 막론하고 불로소득보다는 노동소득 우위의 건강한 사회를 추구한다고 봅니다.
      부동산 투기도 법망을 피해 합법의 영역에서 가능합니다만, 개인의 신념에 따라 그게 별 문제가 아니라고 느낄수도, 부도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불법은 아니죠. 박근혜 정부가 빚내서 집사라, 주변에서도 집사라 했을 때도, 저는 투기는 커녕 제 살 집도 사지 않았습니다. 도시노동자 월급을 한푼 안쓰고 수십년 모아도 사기 힘든 집값이 납득되지 않았고, 본인 자산보다 훨씬 많은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게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저까지 거기에 일조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주택시장 구조를 더욱 강화시키는 일이며 제 신념에 어긋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속은 쓰립니다. ^^; 저는 주식으로 수익이 생기면 기분은 좋습니다만, 노동소득만큼 떳떳하진 않습니다. 자랑할 일은 아니죠.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오롯이 본인의 선택입니다. 반드시 좌파적 입장만이 옳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다만, 본인의 신념을 스스로 거스르는 행동은 별로 떳떳하지 못할 것 같네요. 우쌤의 텍스트를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하나님 아버지도, 수령 아바이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함부로 딱지 붙이는 거, 굉장히 경솔하고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고맙습니다.

  8. ㅠㅠ 2021.04.20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선물 옵션 같은 파생상품은 제로섬 게임이죠.
    그러나 주식은 플러스섬 게임이 가능합니다. 더구나 파생상품과 달리 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치투자를 통해 시간개념을 적용하면 플러스섬 게임입니다.
    그런 좋은 투자방법을 조언하는게 우석훈씨 포함 전문가들 역할이죠.
    또한 주식투자는 불로소득이 아닙니다.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베이스적 시스템입니다. 워렌버핏 보고 불로소득자라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은행이자 역시 불로소득이 아니듯이.
    물론 본인이 회사를 가든, 택배를 하든 무쟈게 머리, 발 굴리는 노동과는 다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