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 강연에서 일본 고양이 얘기를 조금씩 하게 되었다.
청소년 경제책에서 “돈 있으면 한국이 제일 살기 좋아”라는 내용을 애기하면서, 고양이 얘기로 시작을 했었다. 일본 고양이와 한국 고양이의 비교에 대한 얘기다.
우리나라 고양이는 거의 대부분 코숏이다. 코리아 숏다리라고 농담들을 하기도 하지만, 코리아 숏헤어, 단묘종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털이 길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여름이나 가을쯤이면 털이 긴 장묘종인 페르시아 계열 고양이들이 길거리에서 보이기도 하지만, 겨울을 지나고 봄이 되면 다시 코숏 천지가 된다. 집에서 도망친 외래종 고양이들이 겨울을 나기에는, 우리의 겨울이 너무 혹독하다. 좋든 싫든, 시베리아 같은 데에서 살던 고양이들이 들어오기 전에는 한국은 코숏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일본 고양이는 재패니즈 숏테일 혹은 밥테일이라고 불리는 고양이들이다. 절반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일본의 겨울이 우리보다 덜 혹독하니까, 숏테일들이 전부 점유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숏헤어와 숏테일이 하여간 각각 한국과 일본의 대표 고양이들이다.
일본 고양이들을 유심히 보면, 꼬리가 뭉툭할 정도로 짧다. 처음에는 격렬하게 싸우다노비까 꼬리가 짤린 건지 알았는데, 원래 그런 종이한다. 일본 고양이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흐름대로라면 한국에서 다른 것들이 그렇듯이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일본 사람들은 동남마에서 왔을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어쨌든 지구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페르시아에서 무역 등 항해를 통해서 퍼져나간 것이니까, 기원은 거의 동일하다.
에도 시대에 고양이가 오래 살면 꼬리가 두 개로 갈라지고, 네코마타라는 요괴가 된다는 민간신앙이 유행을 했다. 그래서 꼬리가 긴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짧은 고양이를 더욱 선호하게 되어서, 에도 시대 이후로 꼬리가 짧은 종들이 생존에 더 유리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물론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에도 시절의 고양이 그림들을 분석해서 짧은 꼬리 고양이들이 그림에 더 많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을 연구하는 정도다.
하여간 기원은 잘 모른다. 코숏도 기원에 대한 연구는 불분명하다. 짧은 털, 짧은 꼬리, 이런 게 한국과 일본의 고양이들을 대표하는 속성이다.
보통 한국 고양이들은 사람을 보면 도망간다. 우리 집 고양이는 생후 3개월째에 죽어가던 것을 입양해왔다. 고양이들 사회에서 사회화된 기억이 별로 없지만, 지금도 누군가 집에 오면 후다닥 도망가서 숨는다. 집에 몇 번을 와야 그때야 좀 아는 척을 한다. 본능인가, 아닌가, 그런 질문을 가끔 해본다.
일본 고양이들을 처음 만난 것은 히로시마였다. 히로시마 만화 도서관에 갔다가 언덕에서 만난 고양이들이, 뭐 좀 내나봐, 이렇게 먼저 다가오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산책길에 만난 고양이들이 다 그랬다. 동경에서 고양이를 만난 적은 없는데, 후쿠오카 같은 데에서 만난 고양이들이 대부분 그렇다. 일본 고양이들은 사람을 파히자 않고, 먼저 다가서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오면 도망가는 한국 고양이들은 이해가 쉽다. 한국이 원래부터 고양이를 싫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제 강점기 기간에 고양이에 대한 공포 애기들이 많이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문화가 되었다. 길고양이는 도둑 고양이라고 불렀다. 쥐를 피해야 하는 농가 같이 창고가 있는 곳에서 주로 키웠고, 도시에서도 쥐를 퇴치하는 용도로 주로 키웠다.
일본에서는 고양이가 복을 가져다 준다는 상징이 새로 생겨나면서, 사람들이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하여간.. 21세기가 되면서 고양이는 한국에서 태어나느냐, 일본에서 태어나느냐, 운명이 많이 갈린다. 한국에서는 새로운 고양이 혐오가 생겨났다, 집값 떨어진다고 아파트에서 쥐약을 놔서 아주 유명한 사람의 고양이 두 마리가 죽게 되는 걸 본 적이 있다. 최근에는 더 심해졌다. 여러가지 논리적 이유가 있지만, 하여간 원래부터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문화였고, 고양이 혐오는 여러가지 사회적 이유로 더 강해졌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나면, 확률적으로 재수 없는 거고, 일본에서 태어났으면 훨씬 더 살아가기가 편해진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나라에서 태어났느냐, 개인의 경제적 삶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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