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사건 때 총리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난리도 그런 생난리가 없었다. 별 거 아닌 일로, 나중에는 흐지부지해졌다. 앙드레 김의 본명을 알게 된 것 외에는 추가로 알게 된 것이 없다는 말도 돌았다. 그렇지만 김대중 정권은 그때 힘을 많이 잃었고, 국정 동력을 다시 회복하지는 못했다. 

아직은 정권 초인데, 대통령의 근저당 설정이 그런 느낌을 준다. 안 그래도 민감한 재건축 앞군 고가 아파트, 여기에 대출이 어려운 현 상황까지. 선의라는 것은 알겠지만, 뭘 이렇게까지 일을 복잡하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걸 그냥 두면, 매우 어려워진다. 

대통령이 사과할 일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이거 해결하자면.. 

비서실장은 아니더라도, 정무적인 판단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정무수석이 사퇴하고, 아대통령의 파트 매각 대금 정도는 사회에 환원하는 정도의 성의 표시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뭔 일을 이렇게 복잡한 방식으로 처리했는지, 알 길이 없다. 

다음 번 총선 정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다음 대선을 생각하면.. 

정무수석 사퇴 정도로 이 불길을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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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레디에이터>는 100번은 봤나 싶게 많이 본 영화다. 문정동 살던 시절, 마루에 데논으로 5.1 채널을 해놓고 있었고, 입체 효과가 제일 잘 났던 영화였다. 초반에 화살 날라가던 소리가 앞뒤로 지나가면, 우와.. 나중에는 ost를 운전하면서 많이 들었다. 강북으로 이사오면서, 5.1 시대는 이제 안녕. 전세로 살던 집에서는 그렇게 지랄을 해놓을 형편이 아니었다. 다시 이사갈 때에는, 애 키우면서 리어 스피커, 택도 없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역사 책에 하도 많이 나와서 익숙했다. 콤모두스는.. 전혀 몰랐다. 어쨌든 그렇게 유명한 황제를 아들이 죽이는 초반 장면에서 충격이 워낙 커서. 보고 또 봤다. 아버지를 죽인 아들의 이야기, 그것만으로도 영화 아후라는 충분했다. 

한동안 미적거리다가 <글레디에이터 2>를 봤다. 한국 막장 드라마의 기본 구조라고 할 수 있는 “내가 니 애비다”, 이게 처음 나온 건 스타워즈 5편이었을 거다. 수많은 패로디가 나온. 오스틴 파워 시리즈에서는 “아임 유어 파샤”, 요렇게 된 걸 보고 엄청 웃었었다. 글레디에이터 2도 같은 구조다. 아임 유어 파샤, 아니, 아임 유어 마더. 내가 니 애미다. 

1편에서는 연애 느낌까지는 안 가고, 황제의 딸과 장군이, 2편에서는.. 니가 사실은 아들이다. 그래서 막시무스가 너를 보호하기 위해서 목숨을 건고고. 속편이 나올 때 워낙 성공한 1편의 스토리는 잘 건드리지 않는데, 어쨌든 리들리 스콧이.. 내가 만든 건데, 뭐 어때. 그리하야 주인공이 막시무스의 아들이 되었다. 

그걸로 영화 끝. 전편에서는 국경의 자기 부대를 부르려는 시도가 실패해서, 부관의 시체가 나무에 걸리는 걸로 끝나는데. 2편에서는 메시지 전달 성공, 요런 소소한 차이 정도. 

막시무스의 환영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볼 필요가 있을까 싶은 영화지만, 막시무스에 대한 환상 속에서 아직도 살아가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쟤네가 사실 아이도 있던 사이였어! 정말로 그랬다면, 1편에서의 개쌍놈 황제가 왜 그런 개지랄을 했나, 이해가 되기도. 

ost는 now we are free, 대박 친 주제가가 같이 나와서, 음악 실루엣은 비슷했다. 1편에서는 한스 짐머가 했었는데, 2편은 음악이 바뀌었다. 오, 한스 짐머.. (한스 짐머가 음악을 안 만든 영화가 있나 싶을 정도로, 히트 친 영화는 대부분. 인터스탈라 음악도 운전할 때 엄청 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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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송현여고에 갔다오면서, 10대 연구 지역에 대구를 새로 넣었다. 작년인가, 대구 kbs에 저출생 특집 방송 때문에 간 적이 있다. 

오래 전 기억이지만, 내 소속이 경북대였던 적이 있었다. 진짜 김수행 선생 살아계시던 시절의 일었다. 새정치경제학, 그런 이름으로 전국의 젊은 맑시스트들이 전부 경북대 근처에 모였던 시절. 진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다. 그때는 경북대 학생회 초청으로 강연도 종종 했었다. 

안철수가 시작하고 법륜스님이 이어간 청년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일환으로 김재동하고 토크쇼를 한 적도 있고. 그 시절에는 대구에서도 청춘에 관한 행사도 많았고, 움직임도 많았다. 한 달에 몇 번씩 대구에 가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둘째가 태어났다. 둘째는 날 때부터 아팠고, 세 살 때 결국 하던 일을 내려놓게 되었다. 그리고 대구에는, 진짜 가끔 방송국에서 뭔가 특집 방송을 할 때나 가고, 그냥 갈 일은 거의 없게 되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거의 경북대 사람들이다. 

송현여고에 가면서, 오래된 대구에 관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기형도의 글에 보면 “시인만 있는 것 같은 도시”라는 표현이 나오고, 소년 장정일과 맥주집에서 만났던 얘기 같은 게 있다. 

대구의 10대, 잘 던지지 않는 질문이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힘에서도 그런 질문은 안 던지는 것 같다. 햐, 먼지 속에 있는 이미지들. 

추경호 장관 시절에 비판하는 글을 몇 번 쓴 적이 있었다. 당시 기재부 차관과 장관이 행사에서 나를 만나면 진짜 강렬한 눈빛으로 야렸다. 급기야 추경호와 같이 앉아서 회의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때는 추경호랑 그렇게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는 않았다. 일면식이 있는 것보다는 좀 더 찐한 사이이기는 하다. 지금은 추경호가 대구 시장이다. 그렇다고 대구의 10대를 연구하는데, 추경호 도움을 받을 수는 없고. 

한참 움직이던 시절, YMCA나 한살림 같이 전국적인 조직들과도 일을 많이 했었다. 그것도 옛날 얘기다. 그 시절에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은퇴했고, 지금 움직이는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하여간 가을이 되면, 대구에 며칠 머물면서, 대구만의 10대 얘기들을 좀 찾아볼 생각이다. 원래 내가 바닥에서 빌빌 기어다니는 스타일이다. 대학원 때 나가 소속된 연구소가 파리 10대학 경제인류학 연구소였다.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경제인류학과 생태인류학을 강의하던 시절도 있었다. 내 주변에 인류학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그런 이유다. 

대구의 10대 연구, 딱 인류학 주제이고, 그야말로 인류학적 문화기술지가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대구, 광주, 강릉, 울산, 이런 데가 우선적으로 살펴볼 곳들이다. 더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둘째가 완전히 나은 것이 아니라서, 무리한 일정을 짤 수는 없다. 

지금 보는 것들은 10대 분석책에만 쓸 건 아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계획된 한중일 평화경제학에서, 이 애기를 한일 버전으로 좀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 

아주 오래 전, 주로 런던에서 많이 나왔던 서브컬쳐 연구들을 정말 재밌게 봤던 적이 있었다. 그때의 서브컬처는 매우 반항적이었지만, 극우 버전의 서브컬처는 결국 마가 같은 흐름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민주당을 혐오하는 10대들의 또래 문화, 이게 지금은 일종의 서브컬처지만, 이게 주류가 되는 시기가 다시 올 것이다. 대체적으로 그랬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흐름이 결국 대선 결선투표까지 갔고, 이제는 언제 집권할 것인가, 그런 시기만 보는 상황이 되었다. 

그 속에서 대안을 찾고, 희망을 얘기할 여지를 만들어보는 게, 내가 하는 일이다. 

7월 17일, 제헌절이다. 차분히 앉아서, 내가 뭘 해야하는지,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도 기관장 같이, 뭔가 한 자리 하고 싶지 않느냐는 연락이 종종 온다. 아, 저는 현업에서 손 놓은지 너무 오래 됩니다, 대부분 그렇게 대답을 한다. 사실이기도 하고, 아직 내가 하던 일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대학교 그만둘 때, 지금 이걸 하지 않으면 70 때쯤 매우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움직일 수 있고, 생각도 할 수 있는 지금, 대구의 10대, 이런 연구를 하는 게 맞다. 

다른 사람은 못한다. 단순하다. 이게 돈이 되지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평생 돈 안되는 연구만 했다. 제일 좋은 점은, 경쟁이 없다는 점이다. 다른 연구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 오우, 노 탱큐.. 누군가 하겠다고 하면, 나는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렇게 살았다. 그래도 먹고 사는 데 큰 지장 없었던 거, 그냥 매일매일 감사하면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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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이 얼마 전에 "women, pianists, composers"라는 제목의 ep 앨범을 냈다. 여기에서 여성은 중의적이다. 여자 피아니스트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고, 1920년대에 있었던 여성참정권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다. 


젠더 경제학의 1장 1절을 손열음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부터 듣기로 했다. (전에 좀 듣다가 말다가, 차분하게 전부 들어본 적이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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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있는 송현 여고에서 할 발제 준비하면서, 문득 이게 이렇게 간단하게 끝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88만원 세대> 준비하던 시절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책 줄간을 반대했다. 대학생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게 제일 컸다. 그런 청년 문제에 누가 관심을 갖겠냐, 그러면서 다른 책들을 제안했었다. 

그때는 노무현 정권이었다. 왜 노무현에게 우호적인 책을 쓰지 않느냐고, 내 주변에서 뭐라고들 많이 했다. 내가 처음으로 투표한 민주당 후보가 노무현이었다. 노무현 정권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랬던 사람도 나였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문제라서, 그렇게 단순한 유불리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20년 가까이 흘렀다. 지금의 10대는, 나도 한 번도 못 본 새로운 세대다. 20대 남성에게서 민주당 지지는 30% 될까 말까다. 그렇다면 정의당 지지는? 0에 수렴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10대에게서 민주당 지지자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이유와 논리는 사정마다, 지역마다 좀 다르지만, 어쨌든 결론은 같다. 어쩌다보니까 그렇게 되었다. 10대들도 정치 논쟁을 하기는 하는데, 주로 중도 혹은 중도 보수, 대체적으로 국민의힘 온건파와 극우파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진다. 좀 극우파가 많은 고등학교에서는 민주당 지지자가 한 명 있거나 없거나, 그렇다고 한단다. 그래도 광주 지역은 좀 다르지 않겠나.. 

아직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하지 않아서, 물어본 것이기는 한데.. 광주의 10대들이 광주 민주화 운동을 부정하지는 않는단다.. 다른 지역의 많은 10대들이 폭도들이 일으킨 반란 사건이라고 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그렇기는 한대.. 진짜로 했던 사람들은 그때 다 죽었고, 지금 광주 민주화 운동 옆에 있는 사람들은 그때 도망친 사람들이거나, 무장 해제하자고 했던 사람들이란다.. 고로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으로 국회의원하고, 뭔가 추모하자고 하는 사람들은.. 고로 아주 나쁜 사람들이라는 거다. 그래서 민주당 반대! 

같은 조건은 아니지만, 유사한 논리를 순천이나 여수 같은 데에서 들었던 적이 있었다. “좋은 놈들은 다 죽었어.” 

광주 청소년들의 이런 애기는 아직 단편적이다. 대구 버전에서는 어떻게 구체화되지는 아직 잘 모른다. 하여간 어른들이 잘 모르는, 그들 세상에서의 서사 구조들이 존재한다. 그렇게 해서, 한국 10대들의 사유구조는 물론 그들만이 독특한 라포가 형성된다. 

워낙 통계나 알려진 게 적어서, 사회학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 그야말로 문화기술지를 방법론으로 하는 인류학적 접근이 필요한 분야다. 

이런 비슷한 상황을 90년대 프랑스에서 본 적이 있다. 막 국민전선이 극우정당으로 등장하던 시절, 젊은 극우파들에 대해서 프랑스 사회가 경악을 했었다. 그런 학생들하고, 나는 학교를 같이 다니고, 수업도 같이 들었다. 스킨헤드도 있고, 쇠사슬 두르고 오토바이 타고 다니던 친구들도 있었다. 그 중에 한 명이 나랑 아주 친했다. 공부도 되게 잘 했다. 나한테 롣그함수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많지 지났는데, 이제 프랑스 극우파는 대통령을 배출하기 직전인 상황이다. 그 사이에 당내 개혁도 했고, 당내 민주화도 했고, 빈자를 대변하는 당으로 거듭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강력한 민족주의 정당이고, 외국인 배척이 1번 노선이다. 그 사이에 사회당은 완전 몰락해서,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하는 정당이 되었다. 중도 노선을 변경한 마크롱은 연일 퇴진하라고 몰리는 중이다. 2년 전 유로 의회 선거 후 총리는 벌써 물러났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나는 한 번 유럽에서 겪어본 적이 있어서, 차분하게 살펴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그때와 차이가 있다. 프랑스의 청년에 대해서 내가 굳이 애정을 가질 이유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한국의 10대는 경우가 좀 다르다. 나는 바로 그 10대 남학생 두 명을 키우고 있다. 아들 또래들이고, 아들 친구들이다. 그냥 남이 아니다. 

한 쪽은 민주당의 주축 당원인 40대~50대와 함께 그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은 ‘실버 민주주의’로 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과 함께 또 다른 극우 블록이 아주 공고하게 만들어지는 중이다. 

원래는 일정이나 계획에 없었는데, 이런 10대들의 얘기를 책으로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 쓰는 인권 책 마무리하면, 젠더 경제학 책이다. 아마 일정대로 순차적으로 가면 겨울에 쓰기 시작할 것 같다. 

<88만원 세대> 때는 지역별 차이에 대해서 크게 부각을 시키지는 않았다. 당시의 20대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그때만 해도 그때만 해도 20대들은 경상도 버전, 전라도 버전, 그렇게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10대는 좀 다르다. 강원도와 충청도, 그리고 강남과 강북, 요런 버전 차이들도 좀 존재한다고 알고 있다. 품을 좀 팔아야 하는 연구지만, 요즘은 둘째가 전보다 덜 아파서 좀 움직일 형편이 되기는 한다. 

10개 정도의 지역 버전들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여론조사 같은 전체 통계가 없기 때문에, 디테일로 그 약점을 좀 보와해보려고 한다. 

책이 좋은 점은.. 언론이나 방송사는 기획 특집 혹은 특별 방송 같은 거 한 번 하고 다시 돌아보기 어렵지만.. 책은 좀 더 긴 시간을 갖고 세밀하게 대상을 살펴볼 수 있다. 

방송 같은 것을 만들어볼 생각도 있지만, 도저히 방송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10대들은 10대들에 대한 얘기를 보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업성이 나오지가 않는다. 좀 넓고, 길게 그리고 깊게 보기에는 책이 더 유리하다. 

지난 몇 년간 일정에 없던 책을 추가로 쓰는 일은 없었는데, 어쨌든 책 한 권을 중간에 밀어넣기로 마음을 먹었다. 출판사는, 큰 애랑 같은 나이의 중학생을 키우는 아빠와 하기로 했다. 같은 고민을 일상적으로 하는 관계라서.. 이런 얘기들 같이 고민한지 좀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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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있는 송현여고 갔다왔다.

 
여러가지로 어렵다. 재우지 않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래도 뭔가 의미가 있으면 하는 심정인데, 그런 게 전달되는 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학교에서 부탁오면, 당분간은 어지간하면 가려고 한다. 나도 새롭게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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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주로 일본 언론에서 많이 나온 얘기다. ‘정치 양극화’는 트럼프 집권 이후로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고, 실버 민주주의는 일본발이다. 미국 공화당에서는 연령 특징이 그렇게 도드라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일본 자민당은 연령 특징이 아주 뚜렷하다. 

우리는 그냥 극우로만 생각하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일본 청년들에게 개혁파로 보이는 것은.. 연금 소득자들에게 불리할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의 금융 정책과 인위적 인플레이션 자체가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의 민주당 전당대회 논의를 보면서.. 실버 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생각이 났다. 예전에 김대중 관련 행사에서 호남 지역에 갔던 적이 있었다. 하이고.. 김대중이라는 키워드가 이제는 이렇게 나이를 먹었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면서, 이제 10년 전에 김대중이란 키워드에 모여든 호남의 할아버지 집단이 이제 민주당 본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국민연금에 대한 논의는 장기적으로 실버 민주주의의 양상을 가질 확률이 높다. 집값에 대한 논란도 유사하다. 

아직 민주당 당원들 상당수가 실버로 분류될 나이는 아니지만, 유시민 선배 나와서 호통치며, 여기에 반응하는 집단을 보니까.. 요건 실버 민주주의 맞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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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청소년용 경제책이 표지 디자인에 들어갔다. 제목은 <빵과 복권, 그 사이의 균형 - 경제학자 우석훈이 들려주는 경제 밸런스>로 결정이 되었다. 여러 곳으로 돌고 돌았는데, 처음 책 슬 때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게 왔다. 

길게 보면, 10대용 책을 4권을 쓰게 될 것 같다. 낯 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시도를 하는 건데, 그래도 가장 편하게 첫 얘기를 하는 게 경제에 대한 얘기다. 직업 선택과 재테크 등, 자식에게 해준 얘기 혹은 해주게 될 얘기들을 정리한 책이다. 어느 정도나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자식에게 해주는 얘기에 과도한 이념이나 지나친 도덕이 들어갈 일이 있겠냐, 그런 게 기본 전제다. 그렇다고 경제학자인 아빠도 택도 없는 얘기를 할 리도 없고. 그 정도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의 밸런스를 찾으려고 하는 시도다. 

경제 다음 주제가 인권인데, 우와.. 더럽게 어렵다. 그런 얘기 절대로 듣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에게 무슨 얘기를 해야 하는 게,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 되었다. 지금쯤은 벌써 끝났어야 하는데, 아직 끝내기는 택도 없다. 어쨌든 여름이 가기 전에 끝낼 생각이다. 

원래는 이렇게 두 권의 10대용 책을 준비했는데.. 

그야말로 만약이다. 앞의 두 책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으면, 좀 여유를 갖고, 경제철학과 경제사를 써 볼 생각이 있다. 물론 내가 쓰고 싶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래도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여야 쓸 수 있다는. 요즘 내 형편이 그렇다. 일정상으로도 밀린 책들 정리하고 나면 2~3년 후가 될 것 같다. 

그 사이에 나도 환갑이 지났을 거고, 그야말로 인생을 정리하면서, 남기고 싶은 얘기들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나도 별의별 주제를 다 다루었다. 고래 연구 하던 시절의 생각이 났다. 장승포에 고래마을 만든다고 하면서 지역 시민단체에게 주제 볓 개를 부탁 받았는데. 고래 혼획부터 시작해서, 서습지 혹은 이동 공간에 관해서 살펴보고, 시베리아에서 울산까지 그리고 제주도로 오는 고래들의 이동 경로 같은 것들을 연구했던 시절이 있다. 10대 연구는 그 고래 연구보다 더 힘들고, 난이도가 높다. 데이타가 고래보다 더 없고, 축적된 시게열 자료는 더 없다. 우와, 돌겠네. 

지금의 한국 10대는 사회학 연구 대상도 아니다. 이렇게 자료가 없으면, 사회학에서도 건드리기 어렵다. 그야말로 문화기술지 쓰는 인류학에서 접근할 대상에 가깝다. 우와. 돌아비리.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하여간 이런 나의 10대 연구의 첫 걸음으로, “낯선 말걸기” 같은 첫 번째 책이 나온다. 그냥,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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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100년 국민동행>이라는 시민단체가 새로 생긴다. 독립운동 후손으로 유명하신 이부영 선생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광복 100년을 기념하는 일들을 지금부터 하겠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 그 준비 과정에서 토론회 발제 하나를 부탁받았다. 

내 바로 앞의 발제는 조희연 선생이 하셨다. imf 경제 위기 오기 이전부터 같이 활동을 했었다. 내가 30대 초반이었던 시절이었다. 정말 오래된 관계다. 한 때 성공회대에 적을 두고 있었는데, 이게 순전히 조희연 선생 때문이었다. 다들 성공회대에 모이자는 얘기들이 있었고, 그래서 나도 거기에 있었다. 교육감이 된 이후에도 가끔 보기는 했는데, 그야말로 얼굴 잊기 전에 보자는 정도. 

교육감 되기 전에 발제하는 걸 듣고, 새삼 조희연 선생 발제를 들으니.. 내용과 톤은 같은데, 그 시절에는 radical democracy고 지금의 ‘극우 사회’... 사실상 같은 내용에서 입장만 바뀐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이 넘쳤고, 20여년 지난 지금,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는 미래가 좀 더 어두워보인다. 조희연 선생 교육감 하던 시절에는, 너무 가까이 있으면 이래저래 특혜를 받는 거라는 얘기를 들을까봐.. 많이 조심했었다. 지금은 그런 건 없다. 그러다보니까 발제 앞뒤로 하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개인적으로는... 8.15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폼나고 화려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의 내 삶이 그렇게 엉망은 아니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조국 선배가 청와대 가던 순간이 잠시 생각이 났다. 그때 나한테도 청와대에서 몇 가지 제안들이 있었는데.. 공식적인 것도 있고, 비공식적인 것도 있었고. 그때 조국 선배도 하는데, 니도 뭘 좀 해라,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었다.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를 하던 것은, 조국 선배가 빠져나가면서 그 뒷자리를 덤탱이 쓴 것에 좀 가까운. 그러다보니까, 대체적으로 조국 다음 자리를 하라는 얘기들이 많았다. 그때 한 얘기가, “조국은 조국 인생 사는 거고, 나는 내 인생 사는 거고.” 그런 얘기를 했다. 

국회에서 몇 번 제안이 있었고, 청와대에서도 이런저런 얘기들이 있었는데.. 그냥 폐렴으로 일 년에 몇 번씩 입원하는 둘째 돌보면서 지내는 삶을 선택했다. 

한 때는 집 앞에 출판사 관계자들이 많이 오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건 거의 없다. 책 시장도 어려워졌고, 내 책도 잘 안 팔린다. 그래도 나는 담담히 내가 하던 일들을 그냥 조용히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 보면서 글 쓰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벅차다. 교수 제안도 몇 번 있었는데, 이 나이에 새삼 그걸 해서 뭐하겠느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에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 가고, 그 다음 주에는 서울의 한 중학교에 간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지방의 어느 대학에.. 10대용 책을 두 권째 쓰고 있고, 성과가 어느 정도 있으면 두 권 더 쓸 생각이다. 이래저래 고등학교나 중학교에서 부탁이 오면, 어지간하면 가려고 한다.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든 늘리고 싶다는.. 여름에는 중학생들 모아놓고 글쓰기 교실도 짧게 한다. 작년에도 했었는데, 특히 엄마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것도 10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피하지 않고 하는 중이다. 

이렇게 몇 년 지나면, 우리나라에서 10대를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 중의 한 명이 되지 않을까, 그런 작은 희망이 생겼다.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의 10대에 대해서 발제를 하며, 내가 살아온 삶이 그렇게 무의미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날 북멘토에서 나오는 청소년용 경제책이 표지 디자인 들어간다고 연락이 왔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전에 인권 책을 마무리하는 거였는데.. 요즘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서, 계속 늘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한 게 확실히 있다. 10년 전에는 노무현과 관련된 개인적인 애기를 하면 청년들이 좋아했다. 지금은 그런 애기를 하면.. 싸우자는 얘기가 된다. 당연히 나도 피한다. 그 얘기가 주제도 아니고, 결론도 아닌데, 굳이 맥락과 상관 없이 잠깐의 환기용 에피소드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 좋든 싫든, 30년 간 사람들 앞에 섰고,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눈치도 보고, 분위기도 살피게 된다. 바꿀 수 있는 것을 제때 바꾸지 못하면, 그냥 어색하게 만나게 된다. 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고등학교나 중학교에 가면, 목표는 딱 하나다. 재우지 않는 것.. 이것도 제대로 못한다. 안 재우려고 많은 시도를 해봤는데, 여전히 어렵다. 경제 얘기는 어떻게 해도 딱딱하고, 어렵다. 재우지 않는 것, 이 간단한 목표도 아직 제대로 해내지를 못한다. 어디 가서, “내가 좀 해”, 이런 태도를 가질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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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청년과 10대에 대한 얘기를 연달아하는 자리가 생겼다. 

올해 8.15에 기조 발제 하나를 부탁 받았는데, 이게 청년과 젠더에 관한 얘기다. 이부영 선생이 주도하는 8.15 관련 시민단체 하나를 발족시키는 행사다. 8.15 행사에 대해서는 나도 찐한 기억들이 좀 있지만, 어쨌든 한 꼭지를 맡은 것에 대해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서 긴급 집담회가 생겼는데, 여기서도 발제를 맡았다. 원래는 그냥 각자 의견 얘기하는 거로 알아서, 가볍게 한다고 했는데.. 하다보니까 그렇게 되었다. 작년부터 7세 고시 등 교육에 관한 일들을 좀 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다시 청년 얘기를. 이 시간 대 방송에서 패널을 꽤 오래 했었다. 박지훈 변호사가 진행하던 때에도, 몇 번 코너를 바꿔가면서 했던 기억이다.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신장식 시절에도 꽤 길게 했다. 애들 보느라고 힘든 때이기는 했는데, 오래된 후배인 신장식이 좀 부탁을 했었다. 그때만 해도 아내가 지금처럼 바쁘지는 않아서, 저녁에 교대하는 방식으로 했었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방송을 거의 안 했다. 둘째도 더 아파졌고, 아내도 더 바빠져서, 무언가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일들은 아예 할 수가 없었다. 

최근에 일종의 잡오퍼가 몇 번 있었다. 그 중에 하나는 안 한다고 했더니, 주변 사람들이, 그런 건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아내도 할 맘 있으면 하라고 했다. 그래도 지금은 좀 어렵다고 했다.

지금 쓰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책은 더럽게 안 팔려서, 그냥 내려놓고, 찾아주는 사람 있을 때 뭐라도 더 하는 게 낫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30대 초반부터 사회적 논쟁의 한 가운데에서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해법을 만들기 위해서 시도하는 삶을 살았다. 그 시절에는 상공회의소, 상의의 주포였고, IMF 시절 때 상의 토론회에서 발제를 몇 번 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게, 이제 나도 낼모래면 환갑을 보게 되었다. 50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 경제의 숨어 있는 쟁점들에 대해서 살펴본다고 하는 게, 결국 일생이 되었다. 

지금 벌려놓은 책들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손을 내려놓으면, 나중에 70 바라볼 때 후회할 것 같았다. 지금 쓰는 10대들에 관한 책들이라도 마저 정리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크게 돈 되거나 영광이 되는 일은 아니다. 그래도 보람은 있다. 

이제는 엣날처럼 출판사의 에디터들이 집 앞에 연이어 찾아오고, 그런 삶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낸다고 하면, 어지간한 출판사에서는 받아주는, 딱 그런 정도다.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주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출간할 수 있는 형편은 된다. 

내가 지금 이 나이에 기관장을 한다고 해서, 더 영광이 느는 것도 아니고, 더 행복해지지도 않을 것 같다. 춥고 배고픈 책 동네, 그래도 이 동네에서 환갑을 맞고,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수많은 독자들 덕분에, 그 긴 시간 동안 세 끼 밥 먹고 사는데 불편하지 않았다. 엄청 호사를 떨면서 살지는 못해도, 아는 사람 만나면 밥 한 끼 사는 삶을 평생 살았는데.. 지금 와서 굳이 다른 영광을 더 찾아야 할 필요도 잘 못 느낀다. 그냥 지금 하는 일들을 좀 더 잘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둘째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만 육아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둘째의 초등학교 3학년이 최악의 시간이 되었고, 결국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계속 봐주게 되었다. 이제 그것도 끝나간다. 이젠 조금 더 움직여봐도 좋을 것 같다. 

10대용 책을 두 권째 쓰는 중이다. 이게 좀 괜찮으면, 이어서 10대용 경제철학과 10대용 경제사, 이런 걸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는 하다. 그냥 내가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앞의 책들이 뭐라도 좀 성과가 있어야 할 수 있다. 그냥 새로 펼쳐진 시대와 어떻게 호흡할 수 있느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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