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빵과 복권> 강연을 하게 되었다. 군산에서 강연을 한 적은 몇 번 있는데, 학교에서 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강연은 학교에서 하는 데,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은 한길문고라고 들었다. 몇 년 전에 군산에 김대현 다큐 감독을 방문해서, 하루 자고 왔던 적이 있었다, 작년 어린이날에도 식구들 데리고 군산에 있었고. 

청소년 경제 책하고, 지금 쓰고 있는 청소년 인권 책, 이 두 권을 가지고 한국의 모든 중학교에 다 가보고 싶다는.. 그런 작은 생각을 했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마음은 그렇다. 

책이 갖는 제일 좋은 점은, 텍스트와 씨름을 하지, 후에 사람들과 씨름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점이다. 

청년 문제를 다루면서, 이런 원칙이 깨졌다. 어쨌든 많이 만나고, 접점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10대의 경우는, 더 그렇다. 많이 보고, 많이 만나고, 그게 귀찮아도 제일 빠른 길이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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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복권>은 처음 써 본 청소년 책이다. 문체도 새로 조정을 했고. 여러가지 실험적 요소를 많이 넣은 책이다. 청소년들이 읽을 때, 필요 없는 용어나 전문 지식으로 질리지 않게 하느라고 신경을 많이 썼다. 

비슷한 어려움을 청소년 인권책에서 훨씬 더 많이 느낀다. 인권 경영 얘기를 좀 하려고 하니까, 우와.. 이게 필요도 없는 약어가 더럽게 많다. 예를 들면, BHR.. Business Human Rights, 이걸 그냥 약어로 찍찍, 시민단체 논의들도 경영 요소가 조금만 들어가면 도무지 알아먹을 수 없는 약어 천지다. 하여간 어떻게든 알아먹을 수 있는 표현으로 순화시키고, 바꾸는 게 엄청 힘들다. 

말은 청소년책이지만, 그렇다고 내용을 약하게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어른들도 잘 모를, 사실은 전문적인 내용도 많이 들어간다.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잘은 모르는 얘기들. 

<빵과 복권>은 목포에 있는 중학교, 광명에 있는 중학교에서 대화 모임 같은 것을 하기로 했다. 주로 학생들이 얘기하고, 내가 대답을 해주는 방식으로 하면 좋겠다는 부탁이 있었다. 

<빵과 복권>과 이 다음에 나올 청소년 인권 책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모든 중학교에 가면 좋겠다는 야무진 꿈이 있다. 경제와 인권, 이 정도의 주제라면 누구와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마침 중학생 자녀가 있고,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도 곧 중학생이 되니, 중학교 유효기간이 생각보다는 길다. 

몇 년 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강연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게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의 10대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기도 했고, 

이 자료들이 모이면, 10대에 대한 책을 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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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오면, 독자들 모시고 아주 조촐하게 티타임 한 번씩 가졌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경제 책, <빵과 복권>이 새로 나와서 이번에도 티타임 열까 합니다.
출판사 회의실에서 차 한 잔 마시는 정도인데, 장소가 넉넉하지 않아서 여덟 분 정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냥 저랑 책 작업하는 출판사 구경 한 번 하신다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9월 11일 (금요일) 7시
출판사 북멘토 회의실
북멘토는 연남동에 있는데, 출판사 홈피에 지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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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고등학생의 교육 여건에 대한 사례 조사를 위해서 아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 죽지만 말자, 그러고 살아요.” 자녀를 학원에 어느 정도 보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전화한 건데,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자녀의 일탈로 고민하는 부모들을 많이 만났다. 고등학생 때의 자살시도와 히키코모리, 이렇게 연결되는 사례들도 많이 보았다. 우리의 10대가 정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10대 자살 증가율이 oecd 1위가 되었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10대 책들을 쓰게 되었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많이 보았다. 큰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백종우와 만나게 된 것은 정부의 자살관련 위원회였다. 이후로 꽤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보다 더 자주 만난다. 그렇다고 그에게 자살 얘기를 많이 듣는 것은 아니다. 그냥 살아가는 얘기들 하고, 내가 새로 준비하는 책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그렇게 서로 원고를 읽어주고 지낸지 몇 년 된다. 내가 그의 진짜 생각을 접하는 것은 그의 글을 통해서다. 

10대 자살, 코로나 이후로 20대 여성의 자살 급등, 자살 연구에서도 그때그때 유행하는 이슈가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개인의 선택 혹은 책임이라고 하는 개인적 책임의 시각에서 국가 혹은 공동체의 일로 시각이 변화하는 중이다. 

백종우의 시선은 현장에서 그가 만났던 많은 사례들로 풍부해진다. 꼭 우리나라 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유명한 사례들과 함께 하나의 주제가 다루어지는 형식이다. 

책에서 전혀 몰랐던 얘기가.. 사실은 ‘윈터 솔저’였다. 나도 영화를 몇 번이나 봤는데, 무슨 뜻인지 전혀 몰랐다. 미국 독립운동을 이끈 토마스 페인의 ‘상식론’은 나도 가끔 소개한 책인데, 사실 읽을 기회는 없었다. 미국 독립의 아버지 워싱턴이 원래는 미국 독립에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독립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는 일화가 있다. 이 책에 ‘서머 솔저’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승리가 눈앞에 있을 때 전공을 취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기회주의적 군인을 의미한다. 반편, 추운 겨울에도 버티고 버티는 군인을 윈터 솔저라고 부른다. 베트남전 얘기다.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군인은 좌우 모두에게서 냉담한 시선을 받았다. 보수들은 패전자 취급을 했고, 좌파들은 양민학살자, 이런 차가운 시선으로 봤다. 이들에게 남겨진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 책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방관들 얘기로 넘어간다. 여기서부터는 우리나라 얘기가, 백종우가 했던 일과 해석이 따라 붙는다. 

구조상, 꼭 앞에서부터 읽어나갈 필요는 없고, 자신과 관련된 데를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앞에서부터 읽어나갔지만, 이건 발췌독도 무방하다. 

서술구조상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부분이 “기대어 우는 법 ‘김부장’을 위하여” 정도 된다. 바로 그 드라마의 김부장이다. 힘들다고도 못하고 그냥 꾸역꾸역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다. 백종우가 치료한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 종료 중에 우울증으로 얻은 게 있느냐는 질문을 꼭 물어본다고 한다.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현실에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내 주변의 우울증 환자들에게, 결국은 연락을 점점 더 안 하게 되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딜레마다. 도와주고는 싶지만, 막상 도울 방법이 별로 없다. 제도적 맹점이 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다. 

잠시만 화려함에서 눈을 돌리면, 서울은 미쳐버린 도시다. 부동산 가격에서 가혹한 교육열, 그리고 감당하기 어려운 변화의 속도까지, 서울에서 제 정신을 갖고 살아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디 알렌의 <맨하탄>에서, 세계 최고의 도시에서 맨 정신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 사람이라면, 서울의 고통에 출퇴근의 고통이 한 가지 더 더해질 것 같다. 여기에서 도대체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아갈 것인가? 사실 제정신은 없다. 그냥 아프고 힘든 몇 가지를 부여잡고 그냥 살아갈 뿐이다. 집값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을까? 그러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너무 슬퍼진다. 그냥 아픈데 괜찮은 척 하고 살아갈 뿐이다. 우리의 10대는, 더욱 그렇다. 누가 그들에게 즐겁게 살아도 괜찮아,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까?

어차피 우리는 자살을 옆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꼭 자신이 아니더라도, 바로 옆에서 혹은 한 다리 건너면 누군가는 계속해서 자살을 한다. 확률적으로 그렇고, 경제적으로 그렇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백종우의 <죽고 싶은 사람, 살리고 싶은 사람>을 권하고 싶다. 배를 타면 구명조끼를 입는다. 필요 없어도 입는다. 그냥 마음에 구명조끼를 입는다는 마음으로, 백종우의 책을 한 번은 읽어보면 좋겠다. 

언젠가 될지는 모르지만, 백종우와 쓰고 싶은 책이 있다. 요즘은 행복한 학교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만, 조금 여유가 되면, 행복한 직장, 행복한 병원, 행복한 가정, 행복한 은행, 이런 미시 단위별 행복에 대한 얘기들을 해보고 싶다. 같은 소재를 가지고 나는 경제적 분석을 하고, 백종우는 병리학적 해석을 하고, 그런 형식의 책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작년부터 했었다. 물론 그 뒤로 나도 바빠졌지만, 백종우는 더 바빠졌다. 그래서 당장은 어렵고, 몇 년 후의 일이다. 그냥 내가 환갑되기 전에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자살에 대한 충동이 없었을까? 한 번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그냥 평생 안고 살아간다. 어지간하면 혼자 있는 게 제일 좋다. 그래도 자살 문제에 대해서 아직도 진지하게 접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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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문고에 갔다왔다. 녹색당과 지역 정당 준비하는 진주 같이가 준비한 강연이었다. 글쎄.. 난 고향에 온 느낌이었다. 한사경과 민주노동당에서 오랫동안 같이 했던 장상환 선생이 있었다. 이야, 이게 10년만인가 싶다. 내가 출발한 곳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정말로 고향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람들과 지역에서 고민을 하면서, 책을 쓰게 되었다. 

https://blog.naver.com/jinjumoongo/223931254549

 

2025.07.12.(토)_ 『천만국가』 경제학자 우석훈 초청강연 사진 *경남녹색당 주최

진주문고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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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경남 녹색당 초청으로 진주에 간다. 지금 무리할 형편은 아닌데, 꽤 오래 전에 약속한 거라서, 조금 무리를 감수할 생각이다. 


이래저래 여러가지 감정이 겹친다. 나는 녹색당 당원이다. 예전에는 당 만드는 것부터 꽤 많은 일을 같이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실질적 참여는 없는 평당원이다. 30대에는 언젠가 녹색당 당원으로 출마를 하게 될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고, 나도 나이를 먹었다. 그냥 녹색당 당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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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도서관학 운동>, 이상복 책 거의 다 읽었다. 미국에서 사서들 논쟁이 어떻게 진행되어 온 건지, 최근 흐름은 이해를 좀 하기는 했다. 다른 건 대충 알고 있던 건데, 메카시 때 벌어진 일과 레이건 때 일은 나도 처음 본 얘기들이다. 

진보, progressive라는 단어로 뭔가를 구분하고 배열하는 일이 사실 나에게는 익숙치 않은 일이다. 유럽에서는 좌파, 우파 이렇게 구분을 하는데, 미국에 대해서는, 특히 한국 사람이 미국의 역사를 서술할 때에는 이런 식으로 많이 한다.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사실 '진보'라는 단어에 어거지로 지난 일들을 끼워 맞춘다는 느낌이 종종 들기도 한다. 하여간 좌파 역사가 강하지 않은 미국이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어쨌든 공공도서관을 만들어내고, 그 담론을 이끌어온 것은 미국이라서 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는 한데.. 은근히 좀 쫄리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것은, 나중에 '경제와 인권'이라는 책 정리할 때 이게 과연 쟁점이 잡힐지, 어떻게 정리할지 갑자기 막막하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도서관과 인권이 연관된 주제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서 생각해보니까, 흐름상으로는 이 두 가지가 아주 밀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의 위기와 인권의 위기가 결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 동시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 얘기가 그 얘기다. 

우리나라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위기가 시작된 것은 직접적으로는 윤석열이라는 아주 독특한 사람이 나타나면서부터이고, 기본적으로는 한국 보수의 위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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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관련된 책 몇 권만 더 읽고, 도서관 경제학 쓰기 시작할 생각이다. 도서관 경제학은 컨셉이고, 컨셉을 그냥 책 제목으로 쓰지는 않는다. 물론 컨셉을 그냥 제목으로 쓸 계획을 가진 책이 아주 없지는 않다. 불가피한 경우다. 며칠 전부터, 도서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제목을 이것저것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물론 제목은 마지막 순간에 바뀌기도 하는데, 어쨌든 제목이 없으면 첫 줄을 시작할 수가 없다. 내 경우는 그렇다. 

책맹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해볼까 했는데, 이미 적지 않게 쓰이는 단어다. 그래도 책의 의미를 잘 나타내줄 것 같아서, 이리저리 활용을 생각을 해보다가, 결국 포기했다. 너무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다. 책을 안 보던 사람들도 책을 조금 더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책맹으로 몬다고 해서 책을 더 볼 것 같지는 않다. 이것도 일종의 구조라서, 책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의 문제지, 개개인의 문제라고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뻥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단어도 아니다. 결국 책맹이라는 단어는 제목으로 포기했다. 

가장 정직한 제목은 "책의 역할과 도서관의 미래" 정도가 될 것이다. 정직한 제목이기는 한데, 이 제목으로는 100권도 팔기 힘들다. 안 봐도 다 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몇 가지 가능성을 더 생각해봤는데, 다 이런 범주 안에 들어간다. 

별의별 얄팍한 생각을 하면서, 이것저것 쥐어짜 봤는데.. 현재까지 제일 마음에 드는 제목은 "힘내라, 도서관!"이다. 하고 싶은 얘기를 응축해 보니까, 결국 이 얘기다. 도서관이 힘을 냈으면 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얘기, 그 중에서 경제적인 얘기들, 사실 그런 얘기다. 사서들의 얘기인 것도 아니고, 도서관인의 얘기들만도 아니라,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 등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희망하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 그리하야.. 일단은 이 제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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