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9편, 드디어 봤다. 1편은 초등학교 때 소설책으로 봤다. 중학교 때 미국에 펜팔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제국의 역습'을 봤다는 얘기를 보면서.. 우씨, 우린 언제 해주나 했었다.
그야말로 내 인생에 걸친 스토리였던 것 같다. dvd 하나씩 다 샀고, 원작과는 다른 감독 코멘터리가 있는 dvd 풀세트 그리고 블루레이 풀세트도 샀다. 보고, 또 보고, 또 봤다.
9편은 욕을 먹는 것 같기는 한데, 리부팅 시리즈 중에서는 그래도 제일 재밌게 본 것 같다. "레이 스카이워커!"라는 대사 나오는데, 진짜 울 뻔했다.
스타워즈랑 같이 시작한 게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조지 로메로의 좀비 시리즈. 둘 다 68의 영향권 중에서, 각기 다른 영화들을 어떻게 만들어가는가, 그걸 비교하는 게 한참 영화 볼 때 했던 일이다. 조지 루카스와 조지 로메로, , 하필 이름도 같다.
닥터 라이언 시리즈도 분석해보면 아주 재밌다. 그렇게 시리즈로 나오는 영화들을 전부 갔다놓고 죽어라고 보던 게.. 아내와 결혼하고 정신 좀 차리고 제일 처음 한 일이다.
시민단체 상근하면서 죽어라고 영화와 책을 보고, 그렇게 2년쯤 보내고 나서 첫 책을 썼다.
스타워즈를 줄구장창 보면서 글을 쓰기 시작해서 그런지, 나는 장타를 좋아한다. 하다못해 '오만과 편견'도 영국 bbc 드라마부터 브릿짓 존스의 다이어리까지 전부 몰아서 보는 걸 좋아했다.
긴 세월을 그렇게 장타 위주로 보냈더니, 내 머리 자체가 장타 위주로 구성되어 버린 것 같다. 치고 빠지고, 할 줄도 모르지만,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원래 3편이 마지막이었다.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슬픔으로 그 시리즈가 마감을 했었다. 리부팅 후, 스카이워커의 블러드라인을 따라서 얘기가 가는데, 9편이 끝나고 난 뒤의 느낌은 애잔한 속시원함 같은 거라고 할까. 비극으로 끝을 낸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는 없지만 영리한 마무리라고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정말로 한 시대가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레아 공주의 장면은 누가 했나 싶었는데, 과거 촬영분에 그래픽 처리를 해서..
바이러스 한 가운데, 나는 나의 마지막 스타워즈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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