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린치의 영화 <듄> ost를 샀다. 중고. 외국에서 40일 걸려서 새 거를 사는 옵션도 있었는데, 중고나 새거나 가격이 같다. 그냥 중고.
멜론에 어지간한 거는 다 있다고 하는데, 내가 주로 듣는 건 별로 없다. 옛날에는 널려 있던 것들인데, 별 수 없이 중고라도 사는 수밖에.
영화 <듄>은 박사과정 코스웍 때 읽었는데, 결국 우여곡절 끝에 학위 논문을 생태경제학으로 선택하는 첫 번째 계기가 되었던. 프랑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은 아라키스 행성을 연구한 어느 생태학자의 보고서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아, 생태학자가 이런 거 하는 사람이구나..
그 로망으로 결국 박사 논문도 그런 분야로 쓰게 된.
내가 듄을 읽고 있으니까 프랑스 애들이 막 웃으면서, 프랑스 사람들은 듄을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어진다고.. 그리고 지하철을 유심히 보니까 과연 듄 시리즈를 읽고 있던 사람들이 꽤 있었던.
영화 <듄>은 스팅이 나오기는 했는데, 좀 망했다. 나중에 나온 미국판 드라마도 dvd로 구해서 하여간 나온 건 다 봤다.
어쩌면 나의 세계관이라는 게, 듄의 일부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이 막 짬뽕되어 있는 것 같은.
<듄>이 새로 만들어져 그야말로 절찬리에 개봉 중이다. 그래도 원작 <듄>의 팬이라면 원작 ost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인트로에 나왔던 음악과 몇 개는 아직도 귀에 삼삼하게 남아있다. 음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듄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듄은 경제학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밌게 볼 만한 얘기이고, 생태학 관심 있으면 느무느무 재밌을 얘기다. 내가 딱 이 두 가지 조건에 다 맞는다. 인생 소설 같은 게 되었다.
애들 키우며 대충대충 살다가, 이제야 듄 ost를 중고로 구하게 되었다. 그나마 누가 중고로 판 건지도 궁금하다. 어지간해서는 이 희귀본을 산 사람도 별로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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