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 되고 나서 바뀐 게 한 가지 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뭘 모르는지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 예전에는 모르는 건, 입 다물었다. 그래도 여전히 조심스럽다. 전문가인 척 하는 사람들의 말버릇이, 자기 분야 아닌 것은 잘 모른다고 하면서, 엄청 권위 부리고 할 말 안 할 말 다 하는.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아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하나마나한 입버릇이 되지 않는 것.. 이건 여전히 어렵다.

내가 싸가지 없기는 정말 없다고 생각했던 게.. 선배들 중에, 난 잘 모르는데 하면서 말 시작하는 선배들이 있었다. 그리고 말도 엄청 길게 한다. 나는 초장에 짤라버렸다.. 모르시면 말하지 마시고. 세미나 때, 나는 책은 못 읽었지만, 하면서 말 시작하는 선배도 초장에 말을 막아버렸다. 안 읽으신 분은 진행 방해하지 마시구요..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고, 뉘앙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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