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이들 메모'에 해당되는 글 281건

  1. 2025.03.19 고독한 미식가..
  2. 2025.01.21 어린이들과의 법원 폭도 대화..
  3. 2024.12.31 쇠고기 동파육.. 2
  4. 2024.12.30 천 개의 바람의 되어.. 1
  5. 2024.11.22 시민단체 공식 직함..
  6. 2024.11.22 어린이들과의 외식, 실패.. 1
  7. 2024.06.10 저녁 밥과 일상성.. 1
  8. 2024.06.10 큰 애의 첫 된장국..
  9. 2024.05.11 둘째의 케이크
  10. 2024.05.05 어린이 사진.. 2

하루 종일 정신이 없고, 재료도 별로 준비해놓은 게 없어서, 저녁은 그냥 아이들과 나가서 먹기로 했다. 큰 애는 <고독한 미식가> 너무 좋아한다. 지난 번에 식당에서 소바를 혼자 시켜주고, 둘째랑 나랑은 그 근처 다른 식당에서 먹은 적이 있었다. 둘째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다. 큰 애가 느무느무 좋아했다. 그걸 한 번 더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둘째랑 먹을 식당이 정기휴일이다. 이래저래 복잡한 사정이 생기면서, 한참을 헤맬 뻔하기는 했다. 둘째랑 태권도장 같이 다녔던 친구 부모가 하는 라면집이 있다. 거기 바로 앞집에 공교롭게도 돈가스 집이다. 

새우튀김도 먹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시켜주고 계산해주고 앞집으로 왔다. 둘째는 돈코츠 라멘과 닭튀김.. 나중에 돈카스 다 먹은 큰 애가 와서, 닭튀김도 몇 개 집어먹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이제 개성이 확실히 생긴다. 먹을 때에는 세상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고, 혼자만의 <고독한 미식가> 판타지에 잠긴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린이 대공원에 버스 타고 혼자 몇 번 놀러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 과학관이 너무 재밌었다. 그때 오무라이스가 너무 맛있기는 했는데.. 하나 먹고는 택도 없어서, 줄 다시 서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는 그게 너무 먹고 싶어서, 몇 번 더 갔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진짜 많이 먹었었다. 몇 년 전부터는 억지로 먹는 양을 줄이고는 있지만, 어렸을 때에는 세 공기씩 먹었다. 한참 외국 출장 다닐 때에는, 그걸로는 택도 없어서, 메인 디쉬를 두 개씩 시키고는 했다. 호텔에서 따로 뭐 먹을 게 있지도 않고, 간식도 거의 안 먹으니까.. 그냥 식사 때 때려먹었다. 

큰 애는 위가 튼튼하지 않아서,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제 개성이 생겨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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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부모가 이기기는 어렵다. 

순진하기만 할 것 같은 둘째가 얼마 전부터 닌텐도를 자기 방에 가지고 가기 시작했다. 마루에 엄청 큰 tv로 닌텐도를 할 수 있게 해놨는데, 그래도 조그만 본체를 가지고 간다. 닌텐도로 유튜브 보는 법을 배웠다. 아내가 닌텐도에 사용 시간을 걸어놨는데, 또 다른 아이디를 만들어서 그걸 피한다. 뭐라고 하겠나. 이제 벌써 5학년인데. 

가급적이면, 이래라 저래라 안 하고, 그냥 맛있는 것만 해주면서 그래도 나름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려고 하는 게, 요즘 나의 육아 방침이다. 

오늘 처음으로 법원 난입한 청년들에 대한 얘기를 우리 집 어린이들하고 했다 .

“아빠가 바라는 건 딱 하나야. 너희가 저렇게 법원에 난입해서 감옥에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어린이들도 tv도 보고 뉴스도 보고 그런다. 질색을 한다. 일제랑 싸우거나, 독재랑 싸우다가 감옥 가는 건 아빠가 이해를 하겠어, 그런 얘기도 했다. 

사실 저렇게 서부법원에 들어간 청년들이라고 다 문제 청년이겠는가? 그들도 다 부모가 있고, 친구가 있고, 지인이 있는 삶을 살아간다. 나는 그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유튜브의 상업성 때문이라고 설명을 하는데, 그건 너무 쉽고 안이한 설명이다. 그렇게 계산한다면, 감옥에 갈 수도 있는 행위의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전혀 설명을 안 한 것과 같다. 보수 중의 보수 경제학자인 캐리 베커가 노벨상 받은 경제이론으로도 저건 설명이 안 된다. 

둘째가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서 나에게 말했다. 감옥 가느니, 나는 그냥 아빠가 해주는 밥 먹으면서 집에서 살고 싶어요..

오늘 처음으로 살다가 어려우면, 그냥 아빠랑 살아도 된다고 말했다. 전에는 때 되면 자기 힘으로 독립해야 한다고만 말했었다. 둘째는 아빠가 해주는 맛난 거 먹는 게 좋다고 했다. 감옥 가는 거 생각도 하기 싫다고 했다. 

법원에 난입해서 폭도로 욕만 먹고 있는 청년들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저들도 다 부모가 있을 거다. 지금 그 부모 심정이 어떻겠나,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들의 아픔에 대해서, 나도 부모로서, 가슴이 매우 아팠다. 

엄벌백계, 그것만으로 사회가 돌아가지는 않는다. 구조와 개인이 만나는 교차로, 그 안에서 나는 서부법원에서 난동부린 청년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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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홍두깨살 주문했다. 우리 집 어린이들이 동파육 해달라고 해서, 해준다고는 했는데, 요즘 둘째가 알레르기라서 돼지고기를 못 먹는다. 그러다가 쇠고기 장조림을 이번 주에 해주려고 하다보니까, 동파육이나 장조림이나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동파육을 쇠고기로 하면 되잖아. 

동파육을 다큐에서 몇 번 본 적은 있는데, 해본 적은 없다. 심지어 먹어본 적도 없다. 중국집에 가서 코스 요리 먹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물론 먹게 되면 먹지만, 내가 내 돈 주고 먹지는 않는다. 중국집에 안 가는 건 아닌데, 제일 선호하는 건 여름에 먹는 중국집 콩국수. 이게 최고다. 콩국수는 소면이 아니라 중화면에 먹어야.. 

어쨌든 우리 집 어린이들이 흑백 요리사 보고 해달라고 하는 동파육, 이번 주 도전이다. (해보고 잘 되면, 장조림 대신, 냉장고 보관 밑반찬으로 써볼까 싶은. 겨울방학, 느무느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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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감기 때문에 병원 데리고 가는 길에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라디오에서 나왔다. 이 노래가 세월호 때 많은 사람들이 추모곡으로 썼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둘째는 어제 비행기 사고 때문에 나오는 거냐고 물어봤다. 그렇다고 말해주었다. 아들하고 잠시 노래를 들었다. 

대학원 시절에 국제경제학 수업에서 각 나라의 항공사의 특징을 비행기 사고와 관련되어서 들었던 적이 있었다. 비행기의 정속성과 사고의 확률, 그런 걸 중심으로 했던 수업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비행기 사고의 무서움에 대해서 생각을 했었다. 

잠시 멈춰 서서 애도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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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하는 초등의대반 방지법 제정에 추진위원을 맡기로 했다. 시민단체 공식 직함은 우리 집 어린이들 태어난 뒤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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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지방 출장이다. 요즘 내가 정신이 없어서, 그냥 저녁은 외식하기로 했다. 둘째는 요즘 호흡기 강화 차원에서 수영장에 다닌다. 갈 때는 알아서 가는데, 올 때는 저녁 시간이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그냥 데리러 간다. 하여간 거기는 식당이 많아서 안 가본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나도 잘 모르는 곳이다. 술 마시러는 종종 갔지만. 

날도 추워서 오래 돌 수가 없어서 곱창 전골 먹기로 했다. 얼마 전부터 이제는 곱창전골도 잘 먹는다. 어렸을 때 매운 걸 먹지 못하니까 절대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그리하야 곱창전골을 시켰는데.. 망했다. 반찬은 매운 김치 밖에 없어서 어린이들은 못 먹고. 곱창전골은 순한 맛을 시켰는데, 이거.. 내 입에도 맵다. 두부 같은 거라도 있으면 좀 나을텐데, 없다.. 어린이들이 맵다고 하면서 겨우겨우 먹는데, 미안해서 죽을 뻔 했다. 그래도 좀 덜 매운 곱창만 다 집어서 어린이들 줬다. 어린이들이 물 한 통 다 먹고, 더 시켜서 마셨다. 

애운 데 맛있다고 하는데.. 그냥 미안할 뿐이다. 완전 폭망! 맵기 조절에 실패. 와 봤으면 양념 좀 덜어달라고 하면 되는 건데. 돌아오면서 근처에 다슬기 해장국집을 봤다. 다음에는 저기 오자, 그랬더니.. 큰 애가 처음에 자기가 저기 가자고 했는데, 내가 별로일 것 같다고 했단다.. 아참, 그랬지. 더 미안해졌다. 오늘의 선택 곱창전골, 완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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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저녁 밥 해주고, 나는 그냥 나중에 먹기로 했다. 최근에 저녁 하면서 같이 안 먹은 건 오늘이 처음이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도. 그냥 의욕이 별로 안 나는. (사실 점심을 너무 늦게 먹기는 했다.) 

일상성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세상 일이 마음 먹은 대로 그렇게 딱딱 되는 것도 아니고, 답답한 경우가 더 많다. 뭔가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의 지루함을 버티고,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크게 우울해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기도. 그 모든 것들이 일상성이다. 20대부터 그 단어를 그렇게 좋아했었다.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로 살았고, 여전히 비주류로 살아간다. 버티고 버티는 게,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 

7시 넘어서 저녁을 먹다가 두 달 전부터 6시로 어린이들 저녁 먹는 시간을 당겼다. 중간에 간식 먹는 걸 없애기 위해서. 어린이들은 매일 저녁을 먹어야 한다. 그보다 더 직관적인 일상성이 있나 싶다. (그래도 뭔가 굉장히 잘 되는 판타지의 시간을 좀 갖고는 싶은데, 대부분은 하루하루 버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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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큰 애가 처음 끓인 된장국. 다른 건 몰라도, 우리 두 남자 어린이들이 자기 먹고 싶은 건 자기가 해먹을 수 있는 어른으로 키우면 좋을 것 같다. 얻어먹기만 하는 인생은 재미없다. 불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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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태권도장에서 한 쿠킹 클래스에서 조그만 3단 케이크를 구워왔다. 덕분에 토요일 저녁이 매우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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