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이들 메모'에 해당되는 글 281건

  1. 2022.09.30 Oh Freedom 2
  2. 2022.09.28 오늘은 둘째가 학교에 갈 수 있을까? 1
  3. 2022.09.21 최악을 피하기 위한 선택.. 3
  4. 2022.09.18 둘째, 병원에서..
  5. 2022.09.17 둘째 병원 점심..
  6. 2022.09.17 병실에서 돌아와서.. 1
  7. 2022.09.16 둘째 입원.. 1
  8. 2022.09.07 중무장 타격전..
  9. 2022.09.06 태풍과 오후 간식..
  10. 2022.08.27 춘천에서의 1박..

Oh Freedom

아린이들 메모 2022. 9. 30. 18:33

아침에 1교시도 마치지 않고 둘째가 조퇴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회의도 하나 있었는데, 병원 응급실이라도 바로 가야할지, 호흡기 치료 정도로 괜찮을지 판단하느라 아주 생난리가. 다음 주 수요일에 예약이 되어 있기는 한데, 담당의가 1주일에 한 번만 계시니까, 사실 병원에 뛰어가도 입원하는 거 말고는 별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오전 지나고 나서 좀 괜찮아져서, 외부에 일이 있어서 둘째 데리고 나갔다왔다. 
차에서 예전에 녹음해둔 조안 바에즈의 we shall overcome, 1969년 우드스탁 버전이 흘러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간만에 아내 차도 세차를 하고. 올 가을에는 창틀 청소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는 모기 때문에 못하고, 추워져도 못 하고.. 매직 블록 주문했다. 아자, 아자. 올해는 날 잡고 창틀 청소를 하고 말리라. 
그리고 나서 둘째 애 데리러 다시 나가고. 오늘은 방과후 로봇 교실하는 날이라, 장비 가방이 어마무시하다. 그러고 나가는데, 둘째가 케익 사달란다. 참, 생일이지, 얘가. 그 와중에 포켓몬 빵 예약해달라고, 둘 다. 돌아비리. 
나갔다, 들어왔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하루를 보내고.. 방에 돌아와서 낮에 들었던 조안 바에즈 앨범을 틀었다. 2017년에 나온 "Oh freedom"이라는 제목의 앨범이다. 오 자유여. 같은 '자유'인데, 윤석열 입에서 나온 자유와 조안 바에즈 입에서 나온 '자유'의 어감이 왜 이렇게 다른지. 
아내는 오늘 지방에 갔다가 늦게 온다. 둘째 생일인데, 미역국만 아내가 해놓고 간 게 있고.. 결국은 시켜먹기로 했다. 아내한테 뭐 먹고 싶냐고 했더니, 깐풍기. 비싸서 잘 안시켰는데, 오늘 저녁은 깐풍기 먹는 걸로. 
우리 집 어린이들은 깐풍기 먹는다고 난리 났다. 나는 잠깐 통장 잔고 생각해보고, 뭐, 별 상관은 없겠군. 내 통장에 너무 돈이 없다고 아내가 안 꺼내간지 두 달은 되는 것 같다. 아 참, 돈이 좀 있겠군. 
오늘 저녁에는 수영장 가기로 한 날인데, 도저히 갈 형편이 못 된다. 이것저것 계획을 빼곡하게 세우는데, 하나마나한 계획을 계속 새우고, 연장해서 갱신하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며칠 전부터 사실 고민이 생기기는 했다. 아주 예전에는 우리 집에도 LPG 난로가 있기는 했었는데, 지금은 다 치웠고, 도시가스 난방만 한다. 올 겨울에 도시가스가 끊기지 않고 계속 나올까? 어른들만 있으면 전기장판 켜고 그냥 하루이틀은 버텨도 될 것 같지만, 어린이들이 있어서 그렇게는 어렵다. 아직 한가하고, 사재기 시작되지 않았을 때 전기 난로를 몇 개 사놔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거의 쓸 일이 없겠지만, 윤석열 하는 거 보면, 가스 꺼먹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사실 없다. 전기는 석탄 보일러까지 탈탈 털어서 어떻게든 버티고 갈 것 같은데, 도시가스는 확실하지 않다. 그렇다고 가스 쪽 전문가한테 전화해서, 올 겨울 도시 가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것도 모냥 빠지는 일이고. 수급 비상이라는 것까지는 아는데, 그때도 비싸다고 별로 급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보이지는 않았던. 그리하여 아직 여유 있을 때 전기 난로를 살 것인지 말 것인지, 이런 고민이 오늘도 끝나지 않았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태원의 할로윈 파티..  (1) 2022.10.30
제빵기 빵..  (0) 2022.10.21
오늘은 둘째가 학교에 갈 수 있을까?  (1) 2022.09.28
최악을 피하기 위한 선택..  (3) 2022.09.21
둘째, 병원에서..  (0) 2022.09.18
Posted by retired
,

둘째는 퇴원한 다음에 학교를 잘 못 간다. 몇 번 갔었는데, 1교시 채 마치지 못하고 조퇴하고는 했다. 원래 다니던 병원은 입원 병실이 못 갔고, 병실이 있던 고대 병원으로 갔는데.. 여기는 소아 호흡기 전문의가 없어서, 1주일에 한 번 외래 진료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정이 있어서 매주 진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정 견디기 힘들어하면 바로 응급실로 와서 입원하라는 정도가 병원에서 준 지침이라면 지침이다. 

작년에도 한 달 가량은 학교 갔다 조퇴하고, 또 못 가기도 하고, 그렇게 버텼다. 둘째가 학교에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을 즈음,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다시 이번에는 아버지 병실로. 

별로 하는 것도 없는데, 그냥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써야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아내는 요즘 나에게 거의 성인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아버지 재산 정리하는 마지막 절차를 진행하는 중인데, 어머니가 치매가 시작되어서 판단은 사라지고 고집만 남았다. 그냥 맞춰드린다. 좀 이상한 게 있어도 그냥 넘어간다. 

아버지가 남겨놓으신 돈이 얼마 안 된다. 어머니가 사실 수 있는 집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로 옮기려고 많이 알아봤는데, 결국 돈이 많이 부족하다. 내년 아버지 1주기 되면 다시 생각해보는 걸로, 일단은 포기. 무리다. 

몇 년째 애들이 오락만 하고 있어서 혼낼 때 말고는 정말 크게 화내는 일도 거의 없고, 남한테 싫은 소리도 거의 안 하고 산다. 그 대신 뭘 하자고 하는 일도 이제는 거의 없다. 이런 걸 해보면 어떻겠느냐, 가끔은 그런 얘기도 하지만, 두 번 얘기하는 일도 없다. 애 아프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뭘 하자고 해도 도저히 내가 추스를 형편이 아니다. 

어머니는 며칠에 한 번은 전화를 하셔서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하고, 몇 번은 우신다. 하이고. 

일주일만이라도 좀 집중할 수 있으면 시간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일주일은 커녕 반나절도 좀 혼자서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그래도 또 맞춰가면서 사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 싶다. 

일정을 이렇게 저렇게 잡아보지만, 내가 잡은 일정은 잡으나 마나다. 가을이 아주 되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빵기 빵..  (0) 2022.10.21
Oh Freedom  (2) 2022.09.30
최악을 피하기 위한 선택..  (3) 2022.09.21
둘째, 병원에서..  (0) 2022.09.18
둘째 병원 점심..  (0) 2022.09.17
Posted by retired
,

둘째는 오늘 학교 갔다가 숨쉬는 게 어려워서 바로 집으로 왔다. 퇴원은 해도,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데에는 한참 걸린다. 지난 가을에도 둘째는 학교 가다 말다 했다. 갔다가 조퇴하는 날도 많았다. 약간은 꾀병도 있고, 진짜 아픈 때도 있고, 그런 걸로 알고 있다. 

나도 이것저것 일정을 짜기는 하는데, 아이가 아프면 짜나마나다. 지난 가을에는 둘째가 아팠고, 둘째가 좀 괜찮아질 즈음에서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겨울에 얄짤 없이 병실에서.. 그후로는 어머니 치매가 심해지셔서, 건보 홈페이지에 매달리면서 등급 받고, 긴급 돌봄 시작하고. 그리고는 애들 방학. 지옥의 두 달 간을 보내고, 가을 되니까 둘째 입원. 

도대체 왜 내가 이렇게 일이 밀려있나 보니까, 1년 가까이 이렇게 지냈다. 도저히 시간 관리가 어려워서 학교도 그만두었다. 학교에까지 시간을 쓰면, 돌아버릴 것 같았다. 

도저히 견디기 어렵다고 생각할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 박사 코스웍 끝나고 논문 코스 들어갈 때 지도 교수가 명예교수 전환이 안 되었다. 학교 앞 바에서 지도교수가 맥주 한 잔을 사주면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보수 총리가 들어오면서 좌파 교수들 밀어내기 같은 것을 하게 되었는데, 신체 검사가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대학원 수업을 조금 더 듣고, 박사 학위 세 개를 동시에 받는 걸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게 좀 어렵게 되었다. 그때 처음 들은 얘기였는데, 국가 장학금이 원래 나에게 오게 되었는데, 심사 시준이 국적자 기준으로 바뀌면서 그것도 어렵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사 과정 등록이 바로 다음 달이었는데, 생각하지 않던 혼동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개인적 삶도 아주 어렵던 시기였다. 학위 등록이 안 되면 당장 체류증부터 곤란해진다. 지도 교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까 당장 대학 등록도 하기가 어렵다. 맨날 이거 안 해준다, 저거 안 해준다, 싸우기만 하던 학과 사무실을 찾아갔다. 나는 지도교수 찾을 때까지는 불법 체류하다가, 그게 되면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입학 가는 걸로 해서 그렇게 체류증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근데 학과 사무실에서 그냥 박사 코스웍 1년 더 다니는 걸로 처리해주었다. 도장 꽝 찍은 학생증을 받으면서,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게 되었다. 통합 박사 학위는 포기했고, 그냥 경제학 학위 하나만 받는 걸로 처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천재가 등장했다고 하던 나의 박사 학위는 아주 평범한 것이 되었다. 국가 장학금이 사라졌고, 나는 가끔 식당에서 서빙하는 알바를 하게 되었다. 

2안으로 화폐 경제학으로 논문 쓰는 걸 생각했었는데, 결국 너무 무서워서 포기했다. 현실을 생각해서 생태 경제학으로 논문 주제를 바꾸었고, 우여곡절 끝에 파리 7대학 조교수와 하게 되었다. 

그 기간이 힘들었다고 하면,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변화도 컸고, 건강도 별로였고, 돈도 달랑달랑했다. 슈퍼에서 떨이로 파는 감자를 박스째 사와서, 한 달 정도 버틸 각오를 했었다. 한 달 먹을 정도의 감자를 사다 놓기는 했는데, 식당에서 서빙하는 알바가 금방 구해져서 사실 한 달씩 감자만 먹어야 할 정도가 되지는 않았다. 결국 통합 학위를 포기하는 대신, 학위는 더 일찍 끝나게 되었다. 다른 수업들은 안 하고, 경제학만 하게 되었으니.. 논문 초기에는 읽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고생을 좀 하기는 했는데, 논문 과정 들어가기 전 1년 간 붕 떠 있던 기간에는 참 힘들었다. 

그 뒤로도 속상한 순간이나 힘든 순간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닌데, 그때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하는 일도 불투명하고, 빨리 방향을 잡아야 했고, 사는 것도 어려웠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힘들었다. 그때 알레르기성 천식이 왔었다. 도서관에 긴 시간을 있다보니 오래 된 책 먼지를 많이 접해야했고. 몸도 힘들었고. 

아주 어렸을 때 딱 한 번 죽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호흡기 문제였다고 들었다. 아주 어린 시절의 일이다. 동생 한 명은 실제로 그렇게 죽었다. 그 후로는 큰 문제 없이 평생을 살았다. 둘째의 호흡기 질환은 나한테 간 것일 수도 있다. 

지금도 그렇게 편한 시기는 아니고, 나한테 뭐 좀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잔뜩 밀려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주 예전처럼,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그냥 시간 관리하기가 좀 어려울 뿐이다. 

내년까지만 하면 둘째도 이제 혼자서 학교 갔다왔다 할 정도는 된다. 이제 1년 약간 더 남은 건데, 시간이 좀 되다. 

이 며칠 동안에도 겨울에 있어야 할 일 몇 가지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뭘 더 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덜 못 하는 게 중요한 순간이 있다. 지금은 최선을 다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최악을 피하기 위한 결정들을 내린다. 그리고 문득.. 난 내 삶의 대부분의 시간, 늘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결정들을 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최악을 피하기 위한 결정들을 했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Oh Freedom  (2) 2022.09.30
오늘은 둘째가 학교에 갈 수 있을까?  (1) 2022.09.28
둘째, 병원에서..  (0) 2022.09.18
둘째 병원 점심..  (0) 2022.09.17
병실에서 돌아와서..  (1) 2022.09.17
Posted by retired
,

 

 

내일 둘째가 퇴원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래도 별 일 없이 무사히 폐기능이 퇴원 가능할 정도로 좋아진 이후에 마음은 좀 편해졌다.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성동일 대사, “미안해,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서..” 사실 그렇다. 맨날 미안하다. 그리고 둘째 입원할 때마다 집에서 혼자 있게 되는 큰 애한테도 미안하고. 

오늘은 점심 때 큰 애 데리고 병원 갔다가, 오후에 다시 데리고 와서 구청에서 하는 축구 교실에 데리고 갔다. 지금이라도 더 일상에 가깝게 지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은 둘째가 학교에 갈 수 있을까?  (1) 2022.09.28
최악을 피하기 위한 선택..  (3) 2022.09.21
둘째 병원 점심..  (0) 2022.09.17
병실에서 돌아와서..  (1) 2022.09.17
둘째 입원..  (1) 2022.09.16
Posted by retired
,

둘째, 점심 시간. 고등어 나왔는데, 폭식 모드. 내 거까지 줬다.

고대 구내식은 정말 아주 오래 전, 학력고사 끝나고 고대 법대 원서 넣을지 알아볼 때 장국밥 먹어보고는 처음이다. 그때 고대 법대 갔으면 내 인생은 어땠을까, 잠시 생각. 고대 앞에서 술은 엄청 처먹었는데, 안에서 먹을 일이 별로.

둘째는 폐기능이 많이 올라와서 내일은 퇴원한다. 전에 있던 병원은 일요일날 원무과가 열지 않아서 일요일 퇴원이 없던 것 같았는데..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악을 피하기 위한 선택..  (3) 2022.09.21
둘째, 병원에서..  (0) 2022.09.18
병실에서 돌아와서..  (1) 2022.09.17
둘째 입원..  (1) 2022.09.16
중무장 타격전..  (0) 2022.09.07
Posted by retired
,

 

점심 때부터 둘째 병실에 있다가 저녁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에 있으면 하는 것에 비해서는 많이 피곤하다. 나만 그런가? 아버지 쓰러지셨을 때에는 나도 별의별 희한한 병이 다 생겼었다. 아마 그때쯤 검사 받았으면 “바로 입원”, 그랬을 것 같은데.. 지금도 여러가지로 상태 안 좋다. 조신하게 지내는 중이다. 

집에 와보니까 토론회 발제 부탁이 몇 개 와있다. 모른 척 하기는 좀 그런 것들이라, 어지간해서는 해주고 싶은데.. 내가 그럴 여건이 안 된다. 

둘째가 병원에 입원하면 큰 애가 아주 외로워 한다. 혼자 집에 있게 되거나, 내가 있더라도 밀린 일들 급히 처리하느라고 뭔가 같이 놀아줄 형편이 아니다. 코로나 이후로는 병원 면회도 없고, 보호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어서, 애 둘을 동시에 볼 수는 없다. 

집에 와서 뭔가 질척질척한 음악을 듣고 싶어서 크림의 앨범을 틀었는데, 이 밤에는 뭔가 좀 아니다 싶다. 그래서 비슷한 느낌으로 지미 핸드릭스를 틀었는데, 역시 좀 아닌 듯 싶다. 결국 그냥 손에 잡히는 추천곡 대충 아무 거나 틀었는데, “Dinner Classical Music”이라는 이름의 옴니버스 앨범. 호텔에서 저녁 먹을 때 나오는 것 같은 음악. 별 테마도 없고, 공통점도 없지만, 아무 생각 없이 틀어놓고 듣기에는 그냥 무난. 

오늘 밖에 시간이 없어서 코로나와 관련된 원고를 지금 써야 하는데, 내내 병실에서 둘째랑 이것저것 놀아주다가 왔더니, 마음이 잘 안 잡힌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있다 보면, 언제 다 나을까, 아니 언제 퇴원할 수 있을까, 얘하고 뭘 하고 놀아줘야 시간이 잘 갈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신경이 나름 곤두서는지도 모른다. 시간만 간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둘째, 병원에서..  (0) 2022.09.18
둘째 병원 점심..  (0) 2022.09.17
둘째 입원..  (1) 2022.09.16
중무장 타격전..  (0) 2022.09.07
태풍과 오후 간식..  (0) 2022.09.06
Posted by retired
,

며칠 전부터 호흡이 안 좋던 둘째는 결국 급성 천식으로 입원했다. 증상 자체는 조금 치료하면 금방 나아지기는 할 건데, 해마다 이맘 때면 결국 폐렴으로 입원한 전력이 있어..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입원했다. 응급실 찾고, 결국 다른 병원으로 입원하느라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둘째는 태어날 때부터 호흡기가 약했다. 세 살 때 몇 달 사이에 폐렴으로 계속 입원을 했다. 결국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애들 보기 시작했다. 내 삶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큰 애가 있어서, 둘 다 병원에 매달리기는 어렵다. 교대하면서 버티는 수밖에. 

둘째 입원한 첫 날, 집에서 밀린 빨래를 하고, 또 밀린 설거지를 한다. 둘째가 며칠 학교 못 가면서, 이래저래 밀린 것들이 많다. 내일 낮에 아내랑 교대를 할 건데, 그래도 집이 조금은 산뜻했으면 한다. 

애들 키우다 보면, 감정이 평탄해진다. 통계 처리할 때 normalization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감정에 대해서도 벌어지는 것 같다. 뭐 하나 벌어질 때마다 어울렁 더울렁하면, 주변 사람들이 견디기 너무 힘들다. 우선은 내가 힘들다. 어떻게 보면 감정이 좀 밋밋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작년에 입원했던 병원은 밥이 괜찮았다. 둘째는 ‘맛집’이라고 좋아했다. 며칠 입원하고 살 왕창 쪄서 나왔다. 이번에 입원한 병원은 밥이 어떨지 모르겠다. 응급실과 입원실에 자리가 없어서, 겨우겨우 갔다. 

둘째 입원하면 이제 진짜 가을이구나, 그런 마음이 든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둘째 병원 점심..  (0) 2022.09.17
병실에서 돌아와서..  (1) 2022.09.17
중무장 타격전..  (0) 2022.09.07
태풍과 오후 간식..  (0) 2022.09.06
춘천에서의 1박..  (0) 2022.08.27
Posted by retired
,

우리 집 어린이들 학교 갔다와서 이러고 논다.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보통은 둘째가 일방적으로 당하는데, 그래도 또 놀자고 하는 거 보면..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실에서 돌아와서..  (1) 2022.09.17
둘째 입원..  (1) 2022.09.16
태풍과 오후 간식..  (0) 2022.09.06
춘천에서의 1박..  (0) 2022.08.27
어느 일요일 오후  (2) 2022.08.21
Posted by retired
,

태풍 때문에 졸지에 집에 있게 된 우리 집 어린이들이 오후에 배가 고프다고 난리다. 둘째는 계란 후라이 두 개 해줬는데, 택도 없는 분위기다. 


냉장고에 있는 푸딩, 이거 가지고는 택도 없다. 아이스크림도 한 공기씩, 역시 택도 없다. 


별 게 남은 게 없어서, 미숫가루 한 컵씩 연유 넣고 타줬다. 전혀 허기가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팝콘 튀겼다. 한 바가지 가득 팝콘 들고서야, 오후의 아우성이 멈춰섰다. 끊임 없이 먹어대느라, 조달에 애로사항을 느낀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둘째 입원..  (1) 2022.09.16
중무장 타격전..  (0) 2022.09.07
춘천에서의 1박..  (0) 2022.08.27
어느 일요일 오후  (2) 2022.08.21
파트너 고양이  (0) 2022.08.19
Posted by retired
,

 

방학 때, 한 번도 춘천을 못 가본 둘째한테 춘천에 데리고 간다고 약속을 했었다. 개학하는 주에 춘천에 가서 하루 자고 왔다. 

춘천이라는 도시에 대한 인상은 고등학교 때 읽은 한수산의 에세이집에서 처음 봤다. 뭔가 이국적이고, 멜랑콜리한 느낌 같은 것을 받았었다. 춘천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한수산의 문장이 좋았던 것인지, 사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 전에 내가 읽었던 한국 작가들의 문장은 사투리가 많이 섞인 걸죽한 문장이거나, 좀 거칠다 싶은 직선형 아니 남성형 문장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한수산의 문장은, 좀 충격적이었다. 왠지 도시적이고 세련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게 춘천에 대한 판타직 같은 게 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춘천에 참 많이 갔었다. 일부러 놀러간 적은 없고, 대부분 일 때문에 갔다. 특히 시민단체 관련된 일들로 많이 갔었던 것 같다. 최문순 인터뷰 등 방송 때문에 간 것도 여러 번이고. 일부러 놀러간 게 아니라서 자고 올 일은 없었다. 그래서인가? 춘천에 대한 기억은 돌아오면서 서울 근처부터 엄청나게 길이 막혀서 돌아오고 나면 피곤한 기억들이. 

시인 최영미가 춘천 살이에 대한 즐거움을 얘기할 때, 그게 그렇게 좋을까,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좀 했었다. 어느덧 50 중반이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살고 싶은 도시에 대한 기준이라는 것도 생겼는데, 춘천은 내가 딱 바라는 그런 도시는 아닌 것 같다. 이사 가서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잘 들지는 않는다. 

전임 시장과는 이런 저런 인연이 많았고, 특히 시장이 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다. 막상 그 기간 동안에 만날 일이 생기지는 않았다. 춘천은 어떤 도시일까, 혹은 어떤 도시가 되는 것이 좋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해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좀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무장 타격전..  (0) 2022.09.07
태풍과 오후 간식..  (0) 2022.09.06
어느 일요일 오후  (2) 2022.08.21
파트너 고양이  (0) 2022.08.19
나도 확진..  (1) 2022.08.02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