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정신이 없고, 재료도 별로 준비해놓은 게 없어서, 저녁은 그냥 아이들과 나가서 먹기로 했다. 큰 애는 <고독한 미식가> 너무 좋아한다. 지난 번에 식당에서 소바를 혼자 시켜주고, 둘째랑 나랑은 그 근처 다른 식당에서 먹은 적이 있었다. 둘째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다. 큰 애가 느무느무 좋아했다. 그걸 한 번 더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둘째랑 먹을 식당이 정기휴일이다. 이래저래 복잡한 사정이 생기면서, 한참을 헤맬 뻔하기는 했다. 둘째랑 태권도장 같이 다녔던 친구 부모가 하는 라면집이 있다. 거기 바로 앞집에 공교롭게도 돈가스 집이다. 

새우튀김도 먹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시켜주고 계산해주고 앞집으로 왔다. 둘째는 돈코츠 라멘과 닭튀김.. 나중에 돈카스 다 먹은 큰 애가 와서, 닭튀김도 몇 개 집어먹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이제 개성이 확실히 생긴다. 먹을 때에는 세상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고, 혼자만의 <고독한 미식가> 판타지에 잠긴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린이 대공원에 버스 타고 혼자 몇 번 놀러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 과학관이 너무 재밌었다. 그때 오무라이스가 너무 맛있기는 했는데.. 하나 먹고는 택도 없어서, 줄 다시 서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는 그게 너무 먹고 싶어서, 몇 번 더 갔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진짜 많이 먹었었다. 몇 년 전부터는 억지로 먹는 양을 줄이고는 있지만, 어렸을 때에는 세 공기씩 먹었다. 한참 외국 출장 다닐 때에는, 그걸로는 택도 없어서, 메인 디쉬를 두 개씩 시키고는 했다. 호텔에서 따로 뭐 먹을 게 있지도 않고, 간식도 거의 안 먹으니까.. 그냥 식사 때 때려먹었다. 

큰 애는 위가 튼튼하지 않아서,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는다. 그래도 이제 개성이 생겨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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