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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2.09.07 중무장 타격전..
  3. 2022.09.06 태풍과 오후 간식..
  4. 2022.09.06 사랑에 대하여..
  5. 2022.09.05 책 일정 정리.. 1
  6. 2022.09.04 still loving you - 스콜피언스
  7. 2022.09.02 인성, 시대착오, 보수.. 2
  8. 2022.09.02 론스타와 모피아
  9. 2022.09.01 인생의 스승..
  10. 2022.08.31 사회적 경제를 위하여.. 2

표절은 안 하려고 해도, 기억 어디선가 나오게 된다. 어디서 읽은 건지, 아닌지, 기억 저편에서도 엉켜버리는 것들이 많다. 


인용을 할 때 ,정확하게 어디서 읽은 건지 잘 기억이 안 나서, 결국 포기하고 버린 표현들이 꽤 된다. 어떤 건 기억은 나는데, 아주 오래 전에 짐으로 싸버린 불어책 속에 들어 있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그걸 다시 찾아서 정리할 엄두가 안 나서 결국 포기하게 된 적도 여러번. 


표절도 문제지만, 표절을 알고도 행정적으로 처리하지 않는 것은, 그건 지식의 위기를 넘어, 한국 문명의 위기다. 게다가 그게 대통령 영부인이라서 처리하지 않는 것은, 정치 위기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맞다고 하는 모든 것들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상적으로는 대학 자치의 위기다. 좋은 게 좋은 거, 그럴 거면 학문이 도대체 왜 존재하고, 대학은 왜 존재하는가?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57906.html?_fr=mt2&fbclid=IwAR2gaKgaZD__O7oZCFwH7Qet-37riCBz1WeCfLq2F_NeTqBd7B-FDck_6EA 

 

국민대의 궤변…‘허락받으면 괜찮은’ 표절은 없다 / 박용현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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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어린이들 학교 갔다와서 이러고 논다.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보통은 둘째가 일방적으로 당하는데, 그래도 또 놀자고 하는 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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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때문에 졸지에 집에 있게 된 우리 집 어린이들이 오후에 배가 고프다고 난리다. 둘째는 계란 후라이 두 개 해줬는데, 택도 없는 분위기다. 


냉장고에 있는 푸딩, 이거 가지고는 택도 없다. 아이스크림도 한 공기씩, 역시 택도 없다. 


별 게 남은 게 없어서, 미숫가루 한 컵씩 연유 넣고 타줬다. 전혀 허기가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팝콘 튀겼다. 한 바가지 가득 팝콘 들고서야, 오후의 아우성이 멈춰섰다. 끊임 없이 먹어대느라, 조달에 애로사항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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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은 지나갔고, 미세먼지 흔적도 없는 청명한 하늘이 나왔다. 

우리 집 어린이들은 날씨 좋은데 학교 안 간다고 느무느무 좋아한다. 나도 저 나이 때에는 홍수 때 비 더 와서 학교 안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21세기 들어와서 한국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학교 급식이 아주 튼튼해졌다는 것 그리고 암 환자 치료가 너무 재앙이 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 아닐까 싶다. 애들 점심 해주려면 학교 급식 수준은 가야 심통 안 낸다. 돼지 불고기 왕창 해줬다. 엄청 먹는다. 나도 저 나이 때 무지무지하게 먹었다. 그때는 공기가 지금보다 더 큰 고봉으로 먹었는데, 두 공기는 기본 먹었고, 반찬이 조금만 맛있으면 세 공기도 먹었다. 그래도 그때는 살이 안 쪘었다. ‘우갈비’가 별명이던 시절이 있었다. 

며칠 전부터 애들은 나랑 하루에 몇 번씩 칼싸움을 한다. “아빠, 밥 먹고 칼쌈 한 판?” 둘째가 요즘 칼싸움을 너무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까 둘 다 실력이 좀 늘었다. 이제 애들하고 캐치볼 해주고 싶은데, 코로나 이후로 학교 운동장이 문을 닫아서 아직도 글러브로 공 잡는 걸 가르쳐주지 못했다. 

우리의 미래는 노동 시간이 더 줄어들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사랑의 노동’이라는 표현을 프로이트 책에서 본 적이 있다. 물론 20세기 감성에는 그 얘기가 잘 안 맞았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같이 일 할 수 있게 해주어야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코로나 이후로 ‘코디보스’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격리 때문에 부부가 하루 종일 같이 있게 되니까 이혼이 늘게 되었다는 얘기다. 21세기 감성에는 맞을까? 통계로 알기는 어렵다. 사내 결혼이나 동업자 사이의 결혼, 이런 것을 알기는 어렵다. 의사들한테 의사와 간호사들의 결혼은 점점 줄었고, 의사들끼리의 결혼이 늘어났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 진짜 그런 지는 모른다. 

미동초등학교 5학년 9반 선생님과 10반 선생님이 결혼을 했는데, 그렇게 내가 태어났다. 부부끼리 한 학교에 있을 수가 없어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늘 다른 학교에 있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중요한 법칙일까? 출산율이 지금처럼 줄어들면 사내 연애도 권장하고, 동종 업계끼리의 결혼도 더욱 권장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출산에 인센티브를 더 많이 줄 것이 아니라 연애에 인센티브를 더 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잠시. 

‘사랑’이 기조인 그런 정부가 어쩌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우리는 싸우는 것에 너무 많은 가치를 두었고, 잘 싸우는 것이 최고인 시대를 아직도 살고 있다. 윤석열, 이재명, 둘 다 잘 싸우는 사람들이다. 정치나 통치를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싸움만은 정말 시대의 싸움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원 펀치 있는 인간들이다. 이 시대가 지나고 서로 잘 사랑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시대가 우리에게도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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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년 뒤에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나빠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미래에 대해서 생각을 할 때면, 한국 사람들은 정치 일정에 맞춰서 미래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5년에 한 번 대선, 4년에 한 번 총선, 이때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맞다. 그리고 미움과 증오 혹은 희망과 같은 많은 감정이 동원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세상이 선거를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엄청난 변화가 생겨날 것 같지만, 길게 보면 꼭 그게 다인 것도 아니다. 

길게 흐름을 보는 또 다른 방법은 한국 자본주의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새로 생겨나는 문제, 오래된 문제에 대해서 이 시스템이 어떻게 적응하거나 혹은 실패하거나, 그렇게 보는 방식이다. 나는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냥 경제라는 눈으로 한국을 보고, 세상을 본다. 그게 제일 편해서가 아니라, 그 방법 외에는 아는 게 없어서 그렇다. 

내가 만들고 싶은 나라는, 누구나 이 땅에 태어나면 세 끼 걱정은 안 하고 살아도 되는 나라다. 파리에 있던 시절, sdf라고 불렀는데, sans domicile fix, 영어로 홈리스가 꽤 많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부자들이 잘 사는 나라는 만들기 쉽다. 그건 정말 최빈국 아니면 어지간하면 다 만들 수 있는 일이다. 중산층 정도 되는 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는 아마 케인즈가 아니었으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의 여파인지, 아니면 케인즈의 영향인지는 역사 속에서 모호하다. 아마 이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크루그먼이 ‘대압축 시대’라고 부르는 기간, 많은 선진국이 여기에 갔다. 

우리도 이런 비슷한 상황에 가기는 했던 것 같은데, IMF 경제위기와 함께 전혀 다른 형태의 위기가 왔다. 중산층의 삶은 어느 정도는 만들었는데, 이제 중산층의 재생산에 위기가 왔다. 자본주의 초기에 그랬듯이, 중산층은 아주 위태로운 계급이고, 정치적으로도 특정한 방향성이 결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방향성들을 놓고 보면, 한국은 여전히 상대적 빈곤 문제와 함께 후기 자본주의가 갖게 된 안정성의 근간인 중산층 재생산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근본적이고 오래 갈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내 주변에는 그야말로 온통 보수 쪽 인간들이 그득했다. 대기업 사람들, 공기업 인간들, 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가득 있었다. 나는 결국 그곳에서 나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인생을 살았다. 그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2.
2016년은 내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 원래도 약했던 둘째가 연이어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아내는 결국 다시던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결국 하던 일들을 정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애들 보는 일이 나의 일상이 되었고, 그냥 나는 그렇게 살기로 했다. 

좀 다른 가능성이 몇 번 있었는데, 차관급 자리를 한 번 고사했고, 공기업 사장도 몇 번 안 한다고 했다. 언젠가는 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게 그렇게 좋았더라면 진즉, DJ 때 청와대에 갔었을 것이다. 아침에 일찍 나와야 된다고 해서, 되었다고 했드랬다. 높은 자리에 가거나, 사장이 될 기회는 그 전에도 많았다. 새벽에 나와야 되는 게 싫어서 청와대 안 갔다고 하면, 사람들이 다 돌았다고 그랬다. 그래도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 뒤에도 청와대 갈 기회는 몇 번 더 있었는데, 그게 내 인생의 행복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 결국 청와대 대신 총리실로 가게 되었다. 그때 내가 행복했었나? 앞에서 하는 얘기와 뒤에서 하는 얘기가 다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다. 그리고 나에 대한 판타지도 그때 다 사라졌다. 

그 시절에 대인 기피증이 심해졌다. 건강도 안 좋아졌다. 내가 행복한 것, 그건 혼자 조용히 처박혀서 생각하는 순간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그 시절에 내 성격이 변한 것인지, 원래 그랬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 배신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그냥 사람은 원래 그런 거다, 그런 생각을 좀 하게 되었다. 

이재영과 노회찬과 뜨거운 몇 년을 보낸 것은 그 후였다. 회사는 그만두고, 아직 책은 내지 않았던 시절, 내 삶은 가난하지만 즐거운 시절로 변했다. 그 시절에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녹색당 당원으로서의 내 정체성은 그 시절에 만들어졌다. 

시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났고, 20년 가까이 지났다. 내 인생의 친구라고 할 이재영은 벌써 떠났고, 오재영도 떠나고, 노회찬도 떠났다. 뜨거웠던 한 시절을 같이 보냈던 친구들이 사라진지 몇 년이 지났다. 

올해 아버지가 떠나셨다. 긴 시간은 아닌데, 병실에 있던 동안 나도 건강이 안 좋아졌다. 막내동생은 결국 입원을 했다. 아마 나도 그때 병원 갔으면 입원해야 한다고 그랬을 것 같다. 나는 아버지도 아버지지만, 혼자 남은 어머니가 많은 어려움의 근원인 것 같다. 원래도 좀 그러셨는데, 치매가 본격 시작되면서, 어머님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지난 주에는 같이 살던 둘째 동생이 집을 나갔다. 어머니 보고 싶어하는 며느리가 없다. 아버지 집도 정리를 하고, 휠체어가 움직일 수 있는 아파트로 옮기기는 해야 하는데.. 아버지가 남겨 주신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버지의 집을 팔면, 적당한 집으로 옮길 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정말 택도 없다. 

애들 보는 건 점점 더 쉬워지고 있지만, 방학 때는 정말 헬.. 지옥 같다. 그리고 그 방학이 지난 주에 끝났다. 이제야 정신이 좀 돌아온다. 

나는 원래도 특별한 욕망이나 그런 게 없는 스타일이다. 지금도 여전히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바라는 게 있다면, 60살 되기 전에 지금 쓰고 있던 50권을 마무리해서, 더는 특별하게 뭘 해도 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나가던 학교를 그만둔 것은, 나도 시간 관리가 너무 어려워서 그렇다. 그냥 버티면 정년까지 있을 수는 있는데, 그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나랑 비슷한 사이클로 살아가던 친구들이 대부분 먼저 떠나갔다.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해서, 그렇게 남은 생을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긴장도가 너무 높은 삶을 살았다. 언제까지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나이를 먹는다. 아직까지는 생각이 좀 나기는 하지만, 평생 이럴 거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60이 넘으면 뭘 하고 지낼까?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해도 된다. 여백이 많은 삶, 그렇게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정도가 작은 소망이라면 소망이다. 

3.
원래 2~3년 출간 계획을 잡아 놓고, 그렇게 움직이는데, 지난 몇 년 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 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까 있으나 마나한 계획이 되었다. 계획보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 것도 있지만, 나도 그냥 하기로 했으니까 일단 이 일을 하고,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제일 먼저 쓸 책은, 이재영을 위한 책이다. 출판사 레디앙이 요즘 많이 어렵다. 이재영이 민주노동당에서 나온 후, 먹고 살 길을 마련하기 위해서 만든 출판사가 레디앙이었다. 레디앙이 문을 닫으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저출생 문제를 다루는 책을 하나 하기로 했다. ‘노동 희소’라는 개념에 대해서 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중이다. 이걸 10대로 관점을 확 옮겨서 분석해볼 생각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그야말로 “띠끌 모아 태산”, 그런 심정으로 기회 닿는 대로 고등학교 강연도 많이 갔고, 중학생들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능한 한 많이 늘려왔다. 그래도 충분치는 않지만, 그래도 좀 느껴지는 게 있었다. 그런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미 많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도서관 경제학이 다음 차례다. 도서관 얘기는 먼저 하나 뒤에 하나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윤석열 정부가 도서관에 아무 관심 없는 지금이 딱 이 책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윤석열도 그렇고, 윤석열 주변 사람들은 정말 책 안 보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 흔적이 좀 남는데, 그런 흔적이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책은 안 보고 사교에는 능통한 사람들, 그게 윤석열 정부의 고위직 특징이 아닐까 싶다. 고위직 중에서 도서관에 가장 관심이 있었던 사람은 권양숙 여사였다. 그 시절에는 ‘여사님 관심 사업’이 도서관이었다. 나에게 도서관에 관한 걸 좀 다루어보면 어떻겠냐고 얘기해준 사람도 권양숙이었다. 이 얘기는 책에 좀 자세하게 넣을 생각이다. 도서관 관련된 일을 하면, 나중에 나이 먹고 한적해져도 책을 여기저기서 계속 보내준다고.. 나름 감동적인 얘기였다. 유명하거나 높은 사람들 만나면 20분, 길어야 20분 정도 시간을 같이 보낸다. 권양숙의 경우는 1시간이 좀 넘기는 했지만, 몇 사람 같이 만난 거라서.. 그 시간 동안에 도서관 얘기를 가장 열정적으로 한 경우였다. 한참 된 일이지만, 도서관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하게 된 게 그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원래는 필라델피아에 가서 처음 몇 페이지를 쓰는 걸로 일정을 잡았었다. 실제 계획도 세웠는데, 그 후에 바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택도 없게 되었다. 현대식 도서관의 역사와 근대식 소방서의 역사가 같다. 도시가 형성되면 제일 급한 것 중의 하나가 소방서다. 그런 얘기가 나는 너무너무 재밌었다. 가정에 비치하는 소화기가 소방서를 대치할 수 있나? 도서관은 그런 것이다. 

도서관 경제학보다 젠더 경제학을 먼저 하는 게 나을 거라고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그 뒤로 순서를 바꾸었다. 제일 큰 건 인터뷰 작업을 좀 할 필요가 있어서, 절대 시간이 좀 필요하다. 사실 여기에 배치하려고 했던 많은 것들을 직장 민주주의와 좌파 에세이 등에서 많이 빼서서, 새롭게 내용을 재구성할 필요가 생겼다. 내용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좀 더 디테일을 살리려면 결국은 인터뷰 작업을 좀 해야 한다. 올 겨울 방학까지는 애들 보느라, 택도 없고.. 내년 봄은 되어야 최소한의 여건이 될 것 같다. 내년까지만 애들 학교 하는 거 도와주면, 길고 길었던 육아도 이제 끝나간다. 둘째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나도 해방이다! 

아주 오래 전에 약속해 놓은 책이 두 권이 더 있는데, 그건 젠더 경제학까지 정리하고 다시 생각해볼 생각이다. 

처음 데뷔할 때에 비하면, 책의 힘이 사회적으로 엄청 약해졌고, 한 명 한 명 버티는 것들도 다들 힘들어하는 것 같다. 하루 세 끼 먹고 사는 것 걱정하지 않으면서 글 쓰고, 보고 싶은 것 살펴보면서 살 수 있는 것만 해도 대단히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은 든다. 사회과학 저자 중에서 몇 명이나 그냥 책 쓰면서 삶이 대단히 고통스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60년대 후반, 경제인류학의 길을 열었던 마살 살린스가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말이 있었다. “want not, lack not”, 원하지 않으면 부족한 것도 없다.. 나의 넉넉함도 이런 것과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게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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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서 스콜피언스 노래를 들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파트 생활을 꽤 해서, 헤비메탈이나 하드락을 틀기가 좀 그랬다. 
며칠 전에 still loving you를 우연히 들었는데.. 이야, 여전히 좋다!
고등학교 때에는 iron maiden 엄청 들었었고, metal church는 대학교 때 들었던 것 같다. 
학교 앞 카페에서 안주 돈가스 놓고, 술은 대충 마시면서 스콜피언스 공연 틀어주는 걸 끝없이 보고 앉아있었던 시절이 생각난다. 
하드락에서 헤비메탈 그 어딘가의 음악을 끝없이 듣던 시절이 내 인생에도.. 나의 반항기는 그때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은. 
지금에 와서는 그 사람들도 다 할아버지가 되었고, 이제 나도 저런 공연장에 가면 청년들이 "애비'하는 그런 할아버지가 되어가는 중이다. 
시간은 흐른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로. 
박제 속에 봉해놓은 것처럼 살지만,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그 감성이 어느 일요일 갑자기 터져나오는. 
고등학교 때 2학년 때 짝이 결국 학교에서 하던 그룹 사운드 싱어가 되어서, 한참 재밌게 놀고는 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그 녀석이 추석이라고 집에 선물을 보냈다. 우리끼리 무슨 선물이냐고, 그 돈 가지고 나중에 소주나 한 잔 하자고 했는데, 결국 보냈다. 
영등포 역전에서 동네 친구들하고 아이언 메이든 얘기 한참하고 재밌게 놀던 고등학교 시절의 생각이 났는데.. 그 녀석들은 지금은 뭐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https://youtu.be/LgwdoISby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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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chronism.. 시대착오. 이 단어가 갑자기 떠올랐다. 한국의 보수가 다시 한 번 anachoronism, 시대착오를 지대로 보여준다. 때가 언제인데, 인성 교육이라니.. 자기들이 인성에 문제가 있으니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인성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 싶은. 발상 자체가 창피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62265&PAGE_CD=N0002&CMPT_CD=M0112&fbclid=IwAR3urFbEIYJikwgJ135kvR1qkPqkGi8-mKjFVZmNZRFDPN4xUYP_6--XNAQ 

 

세계시민역량 위해 '민주시민과→인성과'로 바꾼다는 교육부

세계적 추세는 비판적 민주시민성에 초점... 교육계 “인성과 신설은 퇴행"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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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와 모피아, 21세기를 관통하는, 여러 정권을 거쳐 넘어온 한국의 아픔이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론스타 배상이 되었다. 뒤늦게라도 진실을 밝히는 것이, 앞으로 경제 행정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덮고 덮고 또 덮어서, 산업 자본이 한국의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일이 벌어졌었다. 늦게라도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020732001

 

[전성인의 난세직필] 론스타와 모피아가 쏘아올린 ‘똥바가지’

필자가 지난번 칼럼에서 예고했듯이 심판의 날이 왔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먹잇감으로 찍은 20...

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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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나는 가끔 확 열 받는 일이 생긴다. 아직도 인간이 좀 덜 되었다. 

어제도 사소한 일로 잠시 열 받았는데, 그냥 잠이나 자자고, 그냥 누워 버렸다. 

영화 <여배우들>에 윤여정이 지나가면서 하는 대사가 하나 있다. 개런티나 출연료 깎겠다고 하면 좀 마음이 그랬다가, “내가 피부가 좀 그렇지”, 하면서 속으로 삼킨다는 얘기다. 그게 좋은 자세인 것인지, 논리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그 장면이 마음 속 깊이 남았다. 그게 2009년 영화다. 

<여배우들>에 보그 편집장으로 나온 기자가 요즘 인터뷰 기사로 탑을 찍은 김지수다. 김지수 기자 얘기는 패션지 관련된 곳에서 몇 번 듣기는 했는데, 얼굴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윤여정의 대사는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대사인데, 그게 마음에 깊이 남았다. 그래서 dvd도 사고, 가끔 보고, 또 본다. 그때 당대 최고라고 하는 여배우들 중에서, 10년이 넘게 지났을 때, 가장 성공한 사람은 윤여정이 되었다. 윤여정이 그렇게 성공하고 싶어서 발버둥쳤을까?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그냥 충실히 살다 보니까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윤여정도 그렇게 “내 피부가 좀 그래” 하면서 속상한 순간들을 넘겼는데.. 몇 년 전부터 누가 내 인생의 스승이 누구냐고 하면 주저 없이 윤여정이라고 말한다. 아마 그 대사가 아니었으면, 나는 혼자 열폭하고, 벌써 내 화를 못 참고 쓰러져서 완전 망했을 것 같다. 삶이나 어려움을 더더욱 잘 참게 되었다. 

30대에 윤여정을 만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그 집에 같이 놀러가자는 얘기도 있었는데, 안 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얼굴을 많이 타서, 유명한 사람들 가능하면 잘 안 보려고 한다. 그 시절에는 윤여정이 지금처럼 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렇다고 내가 그녀를 봤다면? 아마 마음이 강퍅해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을 것 같다. 

최근에 새로 스승으로 모시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는데, 성동일이 그렇다. 원래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바퀴 달린 집>을 보고 나서, 계속 보고 또 보고 그러는 중이다.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요즘 성동일 보면서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본다. 봐도 잘 모르겠는데, 어른이 되는 건 어떤 것인가, 그런 생각을 성동일의 <바퀴 달린 집>을 보면서 새롭게 배워가는 중이다. 

내가 아는 어른들은, <바퀴 달린 집>의 성동일과는 많이 다른 스타일들이었다. 그 차이점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보는 중이다. 

인생의 스승이란 뭔가, 오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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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강연을 하고 돌아왔다. 요즘 강연 거의 안 하는데, 꽤 전에 약속한 거라서. 

세종시 정도면 만만하게 갔다올 줄 알았는데, 난 데 없이 비가 내려서 길이 엄청 막혔다. 점심 먹을 시간까지 넉넉하게 잡고 갔는데, 길이 밀려서 그럴 형편이 안 되었다. 이게 올해 마지막 강연이 아닐까 싶다. 요즘 시간 관리가 너무 어려워서 학교도 그만 둔 형편이라서, 다른 건 더 하기가 어렵다. 

사회적 경제 책 내면서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흐름과 세계적 흐름을 한 번 정리한 적이 있다. 최근에도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일을 계속하지는 않는데, 이래저래 기본에 해당하는 교양 강연 같은 부탁은 많이 온다. 다들 어렵고 형편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서, 어지간하면 도와주고는 싶은데, 나도 비상 상황이라. 

비가 오락가락, 길은 겁나게 밀리는 경부 고속도로에서 이것저것 생각을 좀 해보다가..

문득 지금 정도 시점이면,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에서 결정적인 티핑 포인트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동조합이 많이 생겨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질적으로 다른 상황을 맞을 수 있는 전환점에 온 것 같다. 

생협,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이런 새로운 시도들만 가지고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얘기들도 만들어내는 그런 방송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익도 공익이지만, 고용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중고등학교에서 학생 자치의 일환으로 학생 생협과 매점, 그런 것들도 의미가 있는 활동일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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