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입원..

아이들 메모 2022. 9. 16. 00:22

며칠 전부터 호흡이 안 좋던 둘째는 결국 급성 천식으로 입원했다. 증상 자체는 조금 치료하면 금방 나아지기는 할 건데, 해마다 이맘 때면 결국 폐렴으로 입원한 전력이 있어..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입원했다. 응급실 찾고, 결국 다른 병원으로 입원하느라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둘째는 태어날 때부터 호흡기가 약했다. 세 살 때 몇 달 사이에 폐렴으로 계속 입원을 했다. 결국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애들 보기 시작했다. 내 삶도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큰 애가 있어서, 둘 다 병원에 매달리기는 어렵다. 교대하면서 버티는 수밖에. 

둘째 입원한 첫 날, 집에서 밀린 빨래를 하고, 또 밀린 설거지를 한다. 둘째가 며칠 학교 못 가면서, 이래저래 밀린 것들이 많다. 내일 낮에 아내랑 교대를 할 건데, 그래도 집이 조금은 산뜻했으면 한다. 

애들 키우다 보면, 감정이 평탄해진다. 통계 처리할 때 normalization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감정에 대해서도 벌어지는 것 같다. 뭐 하나 벌어질 때마다 어울렁 더울렁하면, 주변 사람들이 견디기 너무 힘들다. 우선은 내가 힘들다. 어떻게 보면 감정이 좀 밋밋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작년에 입원했던 병원은 밥이 괜찮았다. 둘째는 ‘맛집’이라고 좋아했다. 며칠 입원하고 살 왕창 쪄서 나왔다. 이번에 입원한 병원은 밥이 어떨지 모르겠다. 응급실과 입원실에 자리가 없어서, 겨우겨우 갔다. 

둘째 입원하면 이제 진짜 가을이구나, 그런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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