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

아린이들 메모 2022. 2. 13. 18:39

 

애들이 방학 때 학교에서 개설해준 로봇 교실에 다녔다. 자동차형 로봇이 작동되자 제일 먼저 하는 게, 혈투.. 인정사정 없이 들었다 놨다, 로봇 두 대가 혈투를 벌인다.. 이것이 방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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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애들 점심은 아내가 구워 놓은 도루묵. 이렇게 쌓아 놓아도 남자 애들 둘이 다 먹는다.. (나는 냉동 김치만두로 간단히. 이 정도 해서는 내 입에 들어올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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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교보. 좌파 책이 누려볼 수 있는 최고의 호사가 아닌가 싶다. 언제 이런 날이 또 오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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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 신경이 고래 심줄처럼 굵다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어머니 등급 실사가 오늘 있었다. 거의 두 달 걸린 것 같다. 이제 병원에서 소견서 받는 또 어마무시한 일이 남았다. 이건 3월 초로 예약이 잡혔다. 

그 사이에 어머니는 계속 누워만 계셔서 허리가 아프시다고 하고, 이제 아주 짧은 거리 말고는 거동을 못하시게 되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아버지 집에 같이 사는 바로 밑의 둘째 동생이 엄마 밥을 했는데, 얘도 한 달 버티더니, 힘들어서 더는 못하겠다고 한다. 

그 사이에 아버지 병원에서는 코로나 pcr 검사가 어렵게 되자, 아예 면회를 금지시켰다. 아버지는 잠깐 정신이 돌아오시는 하셨는데, 타시던 차를 둘째시켜서 파시려고 했는데, 여의치가 않다. 인감이 어느 건지 기억을 못하신다. 그냥 폐차시키면 간단한 일 같은데, 그것도 본인이 없으면 어쩌기가 어렵다. 

돌아서면 골 아픈 일이 줄을 서 있다. 어제까지 아내가 애들 겨울방학이라 거의 마지막이 될 육아휴직을 썼다. 2월까지는 애들 방학이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장모님이 오셨다. 

우리 집이 삼형제다. 삼형제가 다 나서서 어머니, 아버지, 이렇게 매달리고 있는데도, 아직 질서정연한 상황은 아니다. 아버지가 처리하지 않고 그냥 두셨던 오래된 우리 집의 숙제들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아버지는 모른다고 그냥 누워 계시고, 어머니는 말씀은 그렇게 안 하시는데, 집 팔고 이사가시는 거 싫다하시고. 뭐, 그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회사 망했을 때, 파산 신청하고 뒷처리하는 거 비슷할까? 기쁠 일은 거의 없고, 기계적이고 무덤덤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꼭 그 자리에 없으면 안 되는 일이 대부분. 

골목길에 주차할 엄두가 안 나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공영주차장에 겨우겨우 차를 대고 걸어갔다. 어린 시절에 학교 갔다가 애들하고 뛰어놀던 곳이기는 한데,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나도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는. 사실 좀 더 가까운 유료 주차장에 가기는 했는데, 그 사이에 주차장이 문을 닫았다. 뒤에서는 빵빵거리고 순간 패닉. 30분을 헤매고 헤매서 겨우겨우 대기는 했는데, 점심 먹을 여유는 그 사이에 사라져버린.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많은 경우 이런 순간에는 통장이 텅, 이런 경우가 많았는데, 이상하게 지금은 내 통장에 최근 돈이 가장 많은 순간이다. 코로나로 몇 년간 처박혀 있었더니, 사람들 밥 사주고 그런 돈들이 그냥 통장에 남았다. 아버지 처음 입원했을 때 중간정산을 그냥 내 돈으로 냈었다. 그 몇백만 원이 정산되어서 다시 오늘 통장으로 왔다. 생각도 안 하던 돈이 통장에 들어오니까.. 원래는 이 돈 들어오면 스피커 살려고 아버지 병실에서 불 꺼놓고 그 낙으로 몇 주를 버텼었는데.. 그냥 눈 딱 감고 아내에게 백만 원 송금했다. 그냥 가지고 있으라고,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 나만큼이나 춥고 어두운 시절을 보내고 있을 영화 감독 한 명에게, 내일 저녁 때 술처먹기로.. (술은 오늘 먹고 싶었는데, 오늘은 시간이 안 맞아서 그냥 얌전히 수영장에나 갔다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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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나에게는 관찰과 분석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투자의 대상은 아니다. 20대에 나에게 주식투자에 대한 별 재주나 운은 없다는 걸 진작 알아버렸다.. 2008년 봄에 주식 계좌에 마지막 남은 돈을 탈탈 털어서 그냥 차 한 대 사고 처분했다. 10년 넘게 탔던 라비타가 그 차다. 햐, 그 많았던 돈이 겨우 차 한 대가 되다니. 그래도 아내는 새 차 샀다고 좋아했다. (결혼 전에 가지고 있던 주식이었는데, 아내는 남편이 꽁돈 생겼다고 좋아한..)
그 해 가을, 경제 기자들이 나에게 귀신이라고 그랬드랬다.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내 주변에 주식 좀 많이 가졌던 사람들이 최소 몇 억에서, 20억원까지 잃은 사람까지 생겨났다. 
나중에 그 주식 처분하려고 했으면, 새 차가 중고차로 바뀔 뻔했다. 
그럼 그 해에 경제 위기가 생길 걸 내가 알았냐? 위기가 온다고 글을 쓰기는 했지만, '똥 덩어리'라고 불리던 미국의 부동산 결합 채권이 폭락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위기가 올 줄은 몰랐다. 
내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미리 알아서 그 해 봄에 남은 주식들을 처분한 게 아니라니까.. 그냥 그 해 컨디션이 좋아서, 몇 년째 처박혀 있던 오래된 주식들을 이제는 정리하자, 마치 새 옷 사기 위해서 오래된 옷장을 정리해서 빈 공간을 만드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https://news.v.daum.net/v/20220206215100446

 

주식계좌 반토막 개미들 "적금 바보가 부럽다".. 다시 '安쩐지대' 쏠리는 뭉칫돈

"이 돈으로 적금만 부었어도... 1% 금리 무시하던 제가 원망스럽습니다."(개인투자자 이모씨) "주가가 하루에 5, 6% 반등하면 뭐합니까. 제 계좌는 여전히 마이너스(-) 20%이네요."(개인투자자 김모씨

news.v.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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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게 투표할지, 심상정에게 투표할지, 아직 나는 마음을 못 정했다. 왔다갔다 한다. 하여간 누구에겐가 투표는 하긴 할 거다. 


윤석열 원사이드 게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이재명이 엄청 선방한다는 게 솔직한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확 밀리지 않고 버틴다. 


그래서 이 투표는 정말 막판에 열어봐야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게임의 흐름으로만 보면, 단일화 얘기가 양 쪽 다 성사되지 않는 게 이재명의 마지막 이변의 가능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투표지에 두 명만 남고 싹싹 긁어모으면, 결국 60% 이상인 정권 교체 흐름이 영향을 발휘할 것 같다. 


그냥 다 각자 제 갈 길 가는 거다, 이런 분위기가 이재명에게는 최선의 분위기 아닌가 싶다. 


서로 내놓을 패가 이제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는 전례를 잘 모르겠지만, 이재명이 당선되면 청와대에는 이재명 식구 중 혼자 간다고 선언하면 어떨까 싶다. 아내는 청와대 안 들어오고, 그냥 사는 집에 살고, 대통령 월급으로 생활인으로 생활하고. 그리고 주말부부 하겠다면? 


이혼할 거는 아니고, 그렇다고 영부인 될 것도 아니고, 그냥 원래 살던 대로 살고, 대통령 내외는 주말부부로.. 
김태호 때에는 아내가 관용차 타고 강의하러 간 걸로 총리 낙마했었다. 제2 부속실 없애겠다고 하고, 아내는 청와대 안 들어갈 거다.. 그 정도는 해야 최소한의 전례에 대한 성의 표시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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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살롱 녹원에서 좌파 에세이 북토크가 있었다. 국회의원 장혜영과 함께 했다. 

좌파 에세이를 내고 나서, 정말로 벽 앞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짜 모든 길이 다 막혀 있다는 생각. 책 내기 전에도 그럴 거라고는 생각은 했는데, 정말로 그걸 현실로 받아들이는 일이 그냥 편한 건 아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어린 시절 구동매가 엄마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백정, 그게 뭔데? 이럴 거면 왜 나를 낳았어.”

그 백정 자리에 ‘좌파’를 넣어도 맥락상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좌파, 그게 뭔데? 그래도 억지로 차이를 찾으면, 좌파는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백정은 사회구조상 어쩔 수 없이 하는 거고. 

살면서 장혜영에게 이렇게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다. 리포트 늦게 내서 좀 속을 썩이던 학생, 총명함과 영특함에도 불구하고, 나름 주류라고 생각하는 주변 학생들하고 갈등도 약간 있고,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은.. 그런 기억이다. 

원래 삶이란.. 어려운 순간에 함께 있어준 사람에게 더 많은 고마움을 느끼고, 또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 뭔가 또 하고, 그렇게 하면서 하루하루가 이어진다. 

충무로의 익숙하던 골목 앞을 나서면서 술 한 잔 하고 가자는 선배들을 뿌리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나는 또 내 삶이 있고, 

생각보다 나도 고통이 많은 삶을 살았고, 아무도 도와주기 어려운 장소에 나 혼자 서 있어야만 했던 기억이 많다. 그래도 고마움과 감사함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그 순간을 지나오고 버텨온 것 같다. 

언젠가 좌파의 역사에 대해서 누구나 회상하는 날이 오면, 이 순간 하나하나가 그래도 의미 있는 족적으로 남기는 할 것 같다. 자본주의와 불화하는 사람들, 그게 좌파의 역사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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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학기 수업계획서가 쓰기 싫어서, 설연휴 마지막날 아내가 처가댁에 애들 데리고 가는 길에 따라 갔다. 오는 길에도 그냥 오지 않고 여기저기 들러서 쇼핑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저녁 때도 애들하고 놀면서 아무 것도 안 했다. 

평일에도 애들하고 뭐 좀 하다가 또 일도 좀 하고 그렇게 산다. 그대신 휴일에도 하루종일 노는 일은 잘 없고, 밀려 있는 걸 조금씩 처리하면서 살아간다. 결혼하고 이렇게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놀았던 거는 처음 본다고 아내가 말한다. 

수업계획서가 쓰기 귀찮다고 해봐야 얼마나 귀찮겠냐. 사실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쓰기가 어려웠던 거다. 그리고 어제, 오늘 지나면서 최종적으로 마음을 먹었다. 

요번 학기에는 간만에 학생들하고 책을 한 권 해볼까 하는 생각이다.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가 그렇게 수업 중에 학생들이 쓴 글들을 모아서 낸 책이다. 나름대로 생생한 목소리가 그냥 담길 수 있어서,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 

품은 엄청 많이 들어간다. 학생들하고 돼지갈비 엄청 먹었다. 그리고 민감한 나이라서, 성인들과 작업하듯이 덤성덤성, 그렇게 넘어가면 서로 곤란한 일만 생긴다. 그때는 연세대하고 성공회대 학생들이 같이 작업을 했는데, 학기 끝나고 방학 때 하는 일종의 방중 프로그램 같은 것처럼 해서 정말 품 많이 들어갔다. 그때는 나도 아이들 태어나기 전이라서, 일반인들하고 사회과학 강좌 같은 것도 열고, 학교에서도 매번 목표를 하나씩 정해서 나름대로 하나씩 해보던 시절이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 지난 학기에 몇 명은 이 정도면 같이 책을 해봐도 좋을 정도로 글도 잘 쓰고, 생각도 깊은, 그런 가능성을 보았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큰 맘 먹고 한 번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걸 막상 하려고 하니까, 걸리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제일 큰 건 좌파 에세이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 그걸로 퉁치자고 하고 출판사에 부탁을 하려고 했는데.. 좌파 에세이는 아직 자기 손익분기점도 간당간당해서, 그 여력으로 다른 책까지 끌고 다닐 정도는 아니다. 그러면 들어가는 품은 품이라고 쳐도, 출판사에 어느 정도 기본은 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남는데.. 

그걸 넘기기 위해서는 또 품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야 하고, 한다고 해도 된다는 보장도 없고.. 

이런 연유로, 막판까지 마음을 못 먹고 질척질척거리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잘 될 것 같지 않다는 끈적끈적한 일들을 성공시키는 게, 이게 또 내가 잘 하는 일이다. 

밤에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안 한다고 하고 엎는 것은 몇 분 안 걸리는 일인데, 그게 힘들다고 이제는 어느 정도 시도해봐도 괜찮을 상황에서 먼저 덮는 건, 이건 또 내 스타일 아니다. 후퇴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는데, 시작도 못했다고 하면, 이건 또 마음의 상처가 될 것 같다. 아직 그렇게까지 나이를 처먹은 것도 아니고. 

그리하야.. 일단은 하는 걸로 최종적으로 마음을 먹었다. 

그냥 시간을 때우면서 사는 삶은, 정말로 죽기보다 싫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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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계획서 써야하는데, 정말 쓰기 싫다. 아내가 애들 데리러 가는데, 운전해주기로 했다. 수업계획서 쓰기 너무 싫어서.. 그럼 그 수업계획서는 누가 써? 내일, 아니 오늘 밤의 내가. 


오후의 나는 그냥 놀련다. (예전에 꾸역꾸역 돈 벌어놓은 나, 미래에 귀찮은 일을 묵묵히 할 나 덕분에 오늘의 나는 맨날맨날 음악 듣고 놀면서 살았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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