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장기 기증하고 시신 기증 절차를 밟으려고 했는데, 애들 학교 방학이 2달이나 되었고, 정신이 없어서 뭘 못했다. 그래도 겨울 지나기 전에 마무리할까 싶어서 이것저것 마무리하는 중이다. 

시신 기증을 먼저 하려고 알아봤더니, 이건 정부 절차는 아니고 그냥 병원에서 알아서 하는 절차다. 유언장 작성하고, 가족동의서 같은 거 미리 만들어놓는 건데.. 미성년자인 자녀 동의도 필요한가? 그게 나중에도 유효한가? 머리 복잡해져서, 바로 처리하려던 걸 잠시 정지. 

아내하고는 몇 년 전에 얘기를 했다. 내가 죽고 나서 원하는 건 딱 하나였다. 장례식 하지 말 것. 나는 생일도 안 했고, 애들 좀 큰 다음에는 생일날 케익 자르는 것도 안 한다. 

그냥 나 때문에 뭔가 번접해지는 것은 딱 질색이었다. 그냥 조용히 사는 게 제일 좋고, 복닥복닥거리는 것도 별로다. 죽을 때라도, 아주 조용히 하고 싶었다. 

장기 기증은 전부터 생각은 했었는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 보면서 그래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도 더럽게 나쁘고, 간도 별로다. 폐도 아마 쓸 데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도 뭐라도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절차는 내일 알아볼까 한다. 연초에 할까 했었는데, 오늘 내일 미루다 보니, 벌써 봄이 오는 계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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