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다니는 태권도장의 버스기사가 확진되면서, 당분간 테권도차는 정지다. 작년에 코로나 심할 때 희망자 몇 명만 올 때에는 태권도 사범님들이 직접 차를 운전했던 적이 있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이들 규모가 많아서 그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어제 대전 오후에 대전에 갈 일이 있어서, 가는 건 데려다 줬는데, 오는 건 아이들이 알아서 해야했던.. 엄청 추운 날이었다. 큰 애가 장난이 심해서 둘이 가면 혼자 막 앞으로 가거나, 가끔은 뛰어가서 골탕도 먹이고 그런다. 둘째는 그렇게 같이 안 가고 싶어한다. 

별 수 없이 장난감을 포상으로 걸었다. 성공하면 2만 원 내외 장난감, 실패하면 어린이날 선물 무효.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화해보니까 막 들어왔단다. 성공은 했는데, 이제 뜯길 일만 남았다. 

큰 애는 혼자 버스 타는 걸 한 번 해봤다. 날이 어마무시하게 추운 날이라, 다음 번에는 둘이서 같이 버스 타는 걸 시켜보려고 하는데, 아직 그렇게는 안 했다. 학교가 버스 타고 오기에 약간 애매한 거리다. 걸어야 할 거리가 버스 타면 약간 줄기는 하는데, 두 정거라 기다리는 동안에 그냥 걷는 거랑 비슷하다. 버스 카드는 진작에 사줬는데, 둘째는 틈나면 잃어버린다. 아직 그런 거 챙기기에는 좀 무리인 것 같다. 큰 애는 버스 카드 가지고 학교앞 문방구에서 뭐 열심히 사 먹는다. 이래저래 버스 카드가 흐지부지해졌다. 

다음 주에는 라디오 때문에 몇 번 나가야 하고, 이래저래 애들끼리 움직여야 하는 날들이 좀 생겼다. 방학 중이라도 태권도 차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면 문제 없게 일정을 맞춰 놓았는데.. 태권도차가 서면서 망했다.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수밖에. 

둘째가 혼자서 등하교 할 수 있게 되면, 2016년부터 시작된 나의 육아도 이제 마무리가 된다. 둘째는 태어나면서 숨을 못 쉬었다. 태어나자마자 집중치료실로. 아내는 회사를 그만두고 몇 년간 집에 있었다. 2016년에 나는 하던 일들을 전부 정리하고, 애들 어린이집 보내는 걸 맡기로 했다. 그 사이에 아내는 취업을 했고, 이제는 좀 자리를 잡았다. 

나는? 하던 일들은 대부분 잘 안 되었다. 제일 기억나는 순간은 아직 대선 캠프가 꾸려지기 전, 문재인과 소주 한 잔 마실 일이 있었다. 그때 부탁을 받았을 때, 어렵다고 했다. 아마 그때 한다고 했으면, 내 삶은 전혀 다른 식으로 전개되었을 것 같다. 아마 지금의 모습도 많이 달랐을 것 같다. 눈 딱 감고, 어렵다고 했다. 

그 사이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좋은 변화는 거의 없다. 크게 망하거나, 적당히 망하거나, 망하지는 않았지만, 현상 유지도 힘든 것.. 그런 변화들이 생겼다. 코로나 중반에 살이 엄청 쩠었는데, 맞는 옷이 없어서 결국 살을 좀 뺐다. 이 악물고 틈이 날 때마다 수영장에 갔다. 지금은 대충 대학 졸업하던 시절 정도로는 돌아간 것 같은데, 불안한 잠시의 균형일 뿐이다. 이제는 나도 나이를 먹었다. 

아마 올 상반기 그 언제쯤일 것 같은데, 둘째가 혼자 학교에 갔다 올 정도는 될 것 같다. 길었던 나의 육아는 끝이다. 이제 더 이상 우리집에는 육아의 대상은 없고, 어린이들만 있게 된다. 

어디서 뭘 내려놓았는지, 이제 기억도 잘 안 난다. 그게 뭐 의미가 있겠나 싶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둘째가 잘 처리할 수 있으면, 가을에는 부산 체류를 한 달 정도 할 계획이 있다. 미루어 두었던 이승만 얘기를 이번에는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마음은 그런데, 현실이 잘 따라줄지는 모르겠다. 그때가 힘들면 겨울로 미루어도 큰 상관은 없고. 

둘째가 버스 타는 연습을 하는 게, 올해 내 인생에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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