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수당 얘기가 드디어 테이블에 오른다. 10년 넘게 수면에서만 논의되던 주제다. 보수들은 무조건 반대냐? 그렇지는 않다. 좀 더 혁신적인 논의를 하고 싶어하는 보수들도 이 정도는 자기들이 먼저 제안하자는 얘기들도 종종 있었다. 약간씩 형태를 바꿔가면서 프랑스, 스페인 혹은 호주 같은 곳의 사례도 있다. 
내가 설계하던 시절에는 민간에서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고, 정부에서 EITC를 확대해서 매칭하도록 했던 적이 있었다. 


결국은 기술적인 문제나 재원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적 합의의 문제에 더 가깝다. 한국에서 비정규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할 것인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01117&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 

 

비정규직 수당, 경기도에선 했다, 전국에서도 될까?

이재명의 공정수당과 심상정의 평등수당이 노동시장에 던진 화두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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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방학이다. 코로나로 학사 일정이 개판이라, 겨울방학이 무려 두 달이 되었다. 죽음이다. 결국 아내는 한 달간 육아휴직 냈다. 

돌봄 교실 보내는 대신, 그냥 태권도 특강 좀 더 하고, 그렇게 버티기로 했다. 아이 둘이 같은 특강을 하면 그래도 좀 더 나은데, 얘들도 이제 선호가 생겨서. 큰 애는 체조를 하고, 둘째는 줄넘기를 한다. 10시, 11시, 아침마다 나가는 시간이 다르다. 요일별로도 다르다. 한 시간 간격으로 두 번을 데려다줘야 한다. 아내랑 나눠서 하기는 하는데, 오늘은 아내가 사무실에 출근을 했다. 작은 회사라서, 육아 휴직이라고 해도 아주 안 나가기는 어려운가 보다. 

아직 어머니도 집에 계시다. 점심은, 그냥 치킨 시켜먹기로 마음을 먹었다. 2시에는 줌으로 하는 강연이 하나 있다. 학생상담소 통해서 온 대학생 경제생활 강연인데, 아주 부담스럽다. 무슨 얘기를 해도 비현실적일텐데. 

얘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대중들과 얘기하는 것은 아주 힘들다. 내가 하는 얘기들은 보통은 불편한 얘기들이다. 별로 안 하고 싶다. 그래서 에너지가 더 많이 들어가고, 힘이 든다. 나도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래도 참고 하는 게 아주 힘들다. 

2022년, 한국의 특징을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혐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들 화가 나 있고, 욕할 대상을 찾는다.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근본적인 것 같다. 화낼 준비를 하고 있고, 틈만 생기면 기꺼이 화를 낸다. 그리고 누군가 “너 화 너무 많이 낸다”고 얘기하면 “아니 저 새끼가 개새끼야..” 그건 20대부터 70대까지, 거의 공통적인 것 같다. 

한국처럼 여성들에게 화를 내는 사회를 본 기억이 거의 없고, 한국처럼 아이들을 증오하는 사회도 못 본 것 같다. 조금 사적인 공간으로 바뀌면, 한국의 여성들이 얼마나 못 된 존재인지, 마이크만 주면 열 시간도 떠들 기세인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도 그렇다. 마이크만 쥐어주면, 한국의 아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못 배우고 막 되먹은 존재인지, 열 시간이 아니라 하루 종일도 떠들 것 같은 기세다. 

소파 방정환에 대한 연구를 짧게 한 적이 있다. 그 시절에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이들이라고 하면 무조건 욕부터 하던 분위기였던 것 같다. 어쩌면 우리의 아동 혐오는 생각보다 뿌리가 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기본적으로 아이를 사랑하는데, 그렇지 않은 예외적인 사람이 있다고 관찰하기 보다는.. 다 아이들을 혐오하는데, 그 중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일부 있다고 하는 게 조금 더 관찰을 용이하게 하는 것 같다. 

이건 생태학에서 접근하는 방법과 같다. 프리데이터와 프레이의 숫자를 세고, 포퓰레이션, 모집단의 숫자를 세고, 그 변화를 보고, 그렇게 특정 생태계의 특징을 잡고.. 그런 특별하게 선호를 개입시키지 않고 보는 생태학적 방법으로 보면, 한국이라는 사회는 기본은 아동 혐오이고, 그렇지 않은 개체군의 숫자와 특징을 파악하는 게 더 빠른 집단일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냥 어느 한 사람을 랜덤으로 샘플링해서 그 사람의 하루의 삶을 관찰한다고 생각해보자. 증오에 해당하는 시간, 사랑에 해당하는 시간 그리고 그냥 아무 판단 없이 지나간 시간, 이 세 가지로 나누어서 보면 어떻게 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루틴에 의해서 특별한 판단 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가장 많을 거고, 뭔가 감정이 움직이는 시간들이 아주 약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의 시간은? 뭔가 욕하고 혐오에 들이는 시간이 월등하게 많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주 다양하고 개성적이며 독특한 이유로 자기가 아동을 증오하고 혐오하게 된, 거의 간증과도 같은 얘기들을 한다. 아니 한국에 이렇게 어린이들을 혐오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이 많았단 말이야? 

이제야 안철수가 ‘촉법소년 12세’를 공약으로 들고 나온 배경이 좀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는 안철수가 특별히 아동 혐오가 있거나, 어린이들을 더 미워하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앞으로 튀어나가야 하는 그에게, 가장 예민하고 휘발성 높은 공약이 필요하지 않겠나?

만약 AI에게 한국이라는 모집단을 관찰하고, 가장 민감도 높으면서도 비용이 들지 않는 ‘가성비 좋은’ 공약을 찾으라고 한다면, ‘촉법소년 12세’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범죄 대상을 두 살 낮추는 데에 큰 돈이 들지는 않는다. 그런데 광범위하게 아동 혐오가 퍼져 있는 사회라면, 이 공약은 매우 효과적으로 저렴하며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저렴한 공약으로서의 유효성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한국의 여성을 혐오하는 이유, 내가 한국의 아동을 혐오하는 이유, 이런 얘기를 하는데, 아주 공을 들여서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저출산과 아동 혐오의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개연성만 있을 뿐이지, 입증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런 경우 부대 상황이라는 표현을 쓴다. 인과 관계는 알기는 어렵지만, 하여간 두 가지의 사건이 동시에 벌어질 때 그렇게 표현한다. 저출산과 아동 혐오는 부대 상황과 같다. 그냥 두 가지 일이 우연인지, 공교롭게인지, 하여간 한국에서는 같이 벌어지고, 동시에 벌어진 일이다. 

여성과 아동은 가장 손쉬운 혐오의 대상이다. 이게 끝은 아니다. 아동만큼 광범위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노인에 대한 혐오도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혐오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 사이에서 개개인이 리스트를 만들어보면, 혐오의 대상은 명확한데, 사랑하는 것은 좀 더 협소할 것 같다. 한국인은 도대체 무엇을 사랑하면서 살아갈까? 

고양이를 가지고 해보면, 고양이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과 고양이를 그만큼 혐오하는 사람으로 나뉘어진다. 어머니가 건강이 아주 심각해져서 2주 전부터 우리 집에 와 계시는데, 그 와중에도 억지로 몸을 일으키셔서 제일 처음 한 얘기가 “저 고양이 갖다 버려랴”였다. 들은 척도 안 하니까 “그럼 방에다 가두기라도 해라.” 그래도 들은 척도 안 했다. 어머니는 화를 내시기 시작하셨다. 아주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고양이를 귀신과 비슷한 존재로 생각했던 예전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냥 문화가 바뀐 것이다. 

모든 한국인들이 거의 예외 없이 좋다, 혹은 사랑한다고 말하는 유일한 대상은 해외 여행이 아닐까 싶다. 

혐오하는 것은 뭐고 사랑하는 것은 뭐고, 이런 것들을 개별적으로 리스트해보면, 개인적 삶도 어느 정도는 볼 수 있고, 사회적 상황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일단은 가장 큰 질문이.. 아동을 혐오하지 않는 한국인은 몇 명인가, 이 질문이다. 이건 찾아내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여론조사를 한다고 해도 “나는 아동을 혐오한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어보나 마나한 질문이고, 돈을 들여서 여론조사를 하면 헛돈을 쓰는 게 된다. 이 경우에는 아동을 사랑하는 쪽을 세는 게 더 빠를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조사는 아니다. 

2022년 한국인은 보편적으로 아동을 혐오한다, 이렇게 가설 명제를 세우고, 그 보편에서 아닌 사람 쪽을 설정하고 찾아나가는 것이 훨씬 빠른 조사방법일 것 같다. 

좀 극단적인 가설 체계이기는 하지만, 혐오라는 주제에 사회과학방법론을 결합시키면.. 아주 보편화되고 일반화된 혐오가 2022년 한국의 특징이라는 결론이 나올 것 같다. 

과연 우리는 누구를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나? 꽤 많은 숫자의 사람에게서 ‘돈’이라는 대답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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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노키즈존에 관한 연구. 여유가 좀 생기면, 제네바나 쮜리히 같은 데 노키즈존이 있는지, 파리에 노키즈 존이 있는지, 좀 살펴보고, 현지 사람들 의견도 좀 물어보기로 했다. 혐오에 관한 별도의 책을 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여유가 있으면 노키즈 존에 대한 여론조사도 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 노키즈 존을 지지하는 사회경제적 범주에 대한 분석이 있으면, 많은 것들을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 같다. 

내년도에 낼 책으로 '혐오에 대하여', 일단은 올려놓았다.. 맘충에서 노키즈존으로, 그 사이사이 외국인 혐오가 발생하고 움직인 얘기들. 전체적인 가설은 광주 등 지역 혐오로 개도국 시절을 지냈던 국가에서 다음 단계에서 혐오에 대한 에너지를 줄여나가는 방식을 찾지 못하고, 주변의 약자와 손쉬운 대상으로 혐오의 에너지 투사 방식을 바꾸면서, 전체적으로 혐오 에너지를 더 키워나갔다.. 요게 기본 가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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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진중권 한참일 때, 한국이 마치 거대한 진보누리와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진보누리 시절, 진중권이 뭐라고 하면 다들 매달려서, 맞다, 틀리다, 며칠을 갔었다. 

그때의 진중권처럼 윤석열은 한국을 거대한 일베로 만든 것 같다. 

진준권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진보누리는 결국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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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혐오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지난 해 태어난 신생아수가 27만 명 정도 된다. 정말 한줌 밖에 안 태어난다. 30년 전에도 출생률이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70만 명 정도 되었다. 1/3로 줄어들었고, 최근의 하락 추이는 더 높다.
우리 애들 둘은 제일병원에서 태어났는데, 그 사이에 출산 병원으로 유명했던 제일병원이 문을 닫았다. 산부인과도 줄고, 무엇보다도 소아과가 많이 줄었다. 소아과 없는 동네도 이제 많다.
그 사이에 발생한 가장 큰 현상은 '노키즈 존'의 증가다. 출생이 줄면서 어린이 절대수도 줄어들고, 서울에서도 유지하기 어려운 초등학교가 점점 더 늘어나는데, 사회적으로는 '버릇 없는 아이'가 너무 많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노키즈 존이 늘어났다.
어린이가 늘어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어린이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사회 문제가 발생해서 노키즈 존이 늘었다, 이런 게 일반적인 사회과학적 현상에 대한 기본 논리일 것이다.
현실은 어린이가 줄었고, 어린이가 일탈을 일으킬 특별한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아마도 버릇 없는 어린이의 총수도 줄었을 것이다. 그런데 없던 노키즈 존이 생겨났고, 아주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걸 사회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아동에 대한 혐오가 늘었다고 해석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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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쇼비니즘에서 혐중 쇼비니즘으로. 윤석열에게서 김종인이 빠져나간 후, 윤석열의 메시지는 초기에는 메일 쇼비니즘이었다. 남성 근본주의 강화. 멸공은 반중, 강한 민족주의인 쇼비니즘으로 이동. 이상할 것 전혀 없다. 김종인의 중도주의에서 이제 남성주의를 입구로 하여 보다 강력한 민족주의인 극우 쇼비니즘으로 이동하는 것. 여혐이 혐중으로 한 단계 올라가는 것, 그렇게 윤석열은 매우 빠른 속도로 표준적인 극우로 이동하는 중으로 보인다.
 
JP는 군부독재로 욕을 많이 먹을지는 몰라도, 극우로 보기에는 극단적으로 실용주의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정치 생명이 길었다. 이념 지형으로만 본다면, JP와 윤석열은 아주 다른 지점에 서 있는 것 같다. 지금의 윤석열은 JP보다는 더 오른쪽.
 
아마 이 속도로 몇 주만 지나면, 윤석열은 이미 마리 르뼁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였던 장 마르 르뼁과 비교하는 것이 더 가까운 지점까지 갈 것 같다. 중도 인근에서 출발했다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쇼비니즘 스타일의 극우까지 간 정치인사가 세계적으로 존재했는지 잘 모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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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경제 생활’이라는 제목을 달고 파워포인트 파일을 새로 만들었다. 모대학교 학생상담소에서 온 부탁이다. 원래도 강연 잘 안 하지만, 경제 생활 같은 어려운 주제를 강연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거의 한 적이 없다. 

아마 학생상담소에서 연락 온 게 아니라면, 너무 어렵다고 그랬을 것 같다. 그래도 해보겠다고 한 건, 별로 상관이 없는 두 가지 흐름이 여기서 문득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라는 정부 기관이 있다. 여기에 2년째 자문을 해주는 중이다. 경제학자로서는 좀 드문 경험이기는 한데, 몇 달 전부터는 여기 주요 행사 때 발제를 하고,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그러는 중이다. 자살과 우울증, 이런 문제를 주로 다룬다. 물론 나는 통계 인프라, 지역별 네트워크, 예산, 이런 문제를 주로 다룬다. 주로 의사 선생님들 아니면 판사나 검사 같은 사람들이 관여하는 곳인데, 나는 그런 얘기랑 좀 결이 다른 예산과 정책 우선 순위, 그런 걸 주로 분석한다. 시스템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자살율 1위인 게 아무 이유도 없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학생상담소 같은 정신 건강과 같은 기구들에 대한 문제도 다룬다. 우리의 미래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자살도 좀 줄고, 우울증도 좀 줄어든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냥 죽어라고 어디로 가기만 하자는 것, 그게 우리의 미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정권이 바뀌어도 내가 여기에서 계속 자문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게 다 임기가 있는 거고, 그래서 계속하는 자리는 아니다. 몇 년간 이걸 들여다보면서 가지게 된 생각들 그리고 좀 개선했으면 하는 것에 대한 생각들을 최근 좀 정리해보는 중이다. 

나에게는 어떤 좋은 점이 생겼을가? 자살과 우울증 같은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다 보니까, 내 삶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얘기가 한 흐름이었다면, 청소년과 경제에 대한 주제가 또 하나의 주제다. 이것도 좀 내력이 있다. 거시경제에 대한 얘기는 <괴물의 탄생> 때 크게 한 번하고, 다시 하지는 않았다. 이지순 선생이 최근에 비슷한 작업을 하기는 했는데, 그것과는 좀 다른 시각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런데 이게 좀 만만치 않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다음 정권에는 이런 얘기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문재인이 너무 못하기도 했거니와, 이상하게도 했다. 하여간 그걸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생각하니까, 하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그걸 좀 다른 각도로 다룰 생각을 하다보니까, 10대와 경제에 대한 또 다른 얘기가 하나 생겨났다. 

물론 뭘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잘 모른다. 다만 10대들에게 경제를 설명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런 얘기들을 한 번은 묶어보기로 계획을 잡고 있는 중이기는 하다. 원래는 올해 말에 할 생각이었는데, 작년에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올해로 넘어와서 아마 내년으로 밀릴 것 같다. 10대에 대한 얘기는 시효가 없는 거라서 조금 더 늦어져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아서. 

모대학 학생상담소에서 나에게 한 질문은 지난 몇 년 동안 해오던 이 두 가지의 작업이 한 군데에서 만나는 일이다. 묘하게 그렇게 되었다. 10대와 20대 초로 대상이 약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그건 본질적인 차이는 아니고.. 학생상담소에 상담을 받으러 오거나 아니면 이런 데에서 하는 행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20대’라고 말하는 그런 학생들과는 조금은 다른 속성이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부분 집합이다. 조금은 독특한 입장에서 뭔가 얘기를 하게 되는. 

그런 상태에서 경제 생활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서 조금씩 정리해보려고 한다. 오늘과 내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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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슬기로운 의사 생활' 다섯 번째 봤다. 여기에는 본과 출신도 있고, 의전원 출신도 있다. 다들 모여서 교수 흉 많이 본다. 엄청 많이 본다. '곰새끼'라고 욕하다가 사랑을 하게 되기도 한다. 여기에 안 나오는 단어는 선배, 후배, 그런 얘기가 없고, 자기네 학교 출신, 그런 얘기가 안 나온다. 그래서 내가 이 얘기를 이렇게 편하게 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리에 앉자마자 5분 내에 선배 따지기 시작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자기랑 같은지 맞춰 본다. 나는 20대 어느 순간인가, 그런 게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선후배 얘기가 나오는 자리를 의식 못하는 중에도 피하기 시작한 것 같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과 대척점에 있는 게 윤석열의 "형이라고 그래" 아닐까 싶다. 구획 나누고 정리정돈 깔끔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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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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