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혐오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지난 해 태어난 신생아수가 27만 명 정도 된다. 정말 한줌 밖에 안 태어난다. 30년 전에도 출생률이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70만 명 정도 되었다. 1/3로 줄어들었고, 최근의 하락 추이는 더 높다.
우리 애들 둘은 제일병원에서 태어났는데, 그 사이에 출산 병원으로 유명했던 제일병원이 문을 닫았다. 산부인과도 줄고, 무엇보다도 소아과가 많이 줄었다. 소아과 없는 동네도 이제 많다.
그 사이에 발생한 가장 큰 현상은 '노키즈 존'의 증가다. 출생이 줄면서 어린이 절대수도 줄어들고, 서울에서도 유지하기 어려운 초등학교가 점점 더 늘어나는데, 사회적으로는 '버릇 없는 아이'가 너무 많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노키즈 존이 늘어났다.
어린이가 늘어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어린이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사회 문제가 발생해서 노키즈 존이 늘었다, 이런 게 일반적인 사회과학적 현상에 대한 기본 논리일 것이다.
현실은 어린이가 줄었고, 어린이가 일탈을 일으킬 특별한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아마도 버릇 없는 어린이의 총수도 줄었을 것이다. 그런데 없던 노키즈 존이 생겨났고, 아주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걸 사회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아동에 대한 혐오가 늘었다고 해석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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