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경제학 앞부분을 고치기 시작할 즈음에 ‘따뜻함’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기 시작하였다. 탄핵 1차 투표에 반대표를 던지고, 2차 투표에 탄핵한 김창욱이라는 보수 정치인의 인터뷰 방송을 본 게 계기였다. 보고 나서 감정이 깊게 남아서, 그 인터뷰 방송을 몇 번을 더 돌려봤다. 그리고 남은 감정이 따스함이었다. 

따뜻하다는 말이 제일 인상적인 대목은 영화 <짝패>에서 봤다. “네가 옛날부터 손은 참 따뜻했어.” 조폭 친구가 찌른 칼을 배에 맞고, 그의 손을 잡은 경찰이 한 말이다. 그 다음 장면에서 조폭은 등 뒤에 칼을 맞고 죽는다. 

따뜻함과 따스함이 뭐가 다를까? 뜻은 같은데, 뉘앙스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같은 뜻이고, 별 차이 없이 사용되기는 하는데, 따스함 쪽이 좀 더 부드럽다. 

글을 쓰면서 따스함을 추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나는 반대 쪽이었다. ‘차가운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박사 논문에서 쓴 적이 있다. 로자 룩셈부르크 버전이었다. 세상이 이렇게 차가운데, 따스함이라니. 나에게는 그저 어처구니가 없는 용어였다. 

그렇지만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대혐오의 시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만나게 되었다. 진보와 보수가 지금처럼 멀어졌던 적은 없었다. 정치는 정치, 일상은 일상이었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트롬프 이후로 정치 양극화 현상이 생겨나면서, 선거가 끝나도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제는 진영이 다르면 정말로 밥 한 끼 같이 먹기로 힘들어졌다. 

도서관 경제학을 고치는 것은 당장 해야할 일이다. 초고는 진작에 끝났고, 톤을 좀 조정하려고 한다. 안 해봤던 실험이지만, ‘따스함’이라는 방향을 가지고 원고를 다시 한 번 손을 볼 생각이다. 

어쨌든 스타일 실험을 한 번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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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노동

낸글 2024. 12. 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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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

잠시 생각을 2024. 12. 20. 12:32

정치인 김상욱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솔직히, 잘 몰랐다. 1차 탄핵 본회의장에 패딩을 입은 그가 나타났을 때, 처음 보았다. 그리고 2차 탄핵 때 탄핵 착성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했을 때 다시 보았다. 

어제 그의 인터뷰를 방송에서 보았다. 국민의힘 인물의 말하기는 홍준표식 막가파 논리나 오세훈식 "내가 할 수 있다"가 대표적인 전형이다. 아니면 뭔가 많이 화가 나 있거나, "다 너 때문이야"와 같은 단순 논리인 경우가 많다. 반성하거나 성찰적인 말을 보수 진영에게서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아니, 그거는", 이렇게 말꼬리를 이어가며, 결국 박정희 만쉐이! 이런 방식의 언술이 익숙했다. 

김상욱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보수 진영에서 처음 들어본 화법과 톤이라서 귀가 갔다. 탄핵을 왜 해야 했는가, 지금 국민의힘 주류가 뭘 잘 못하는지, 그런 얘기들이라서 텍스트로 바꾸면 그렇게까지 생소한 내용은 아니다. 

그래도 그가 하는 말의 어조와 톤이 계속 귀에 남았던 것은, 그가 하는 말이 따스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정치인 같지 않았고, 더더군다나 보수 정치인 같지 않았다. 

한때 한국의 보수가 '따뜻함'을 자신의 덕목으로 추구하던 적이 있기는 했다. 박근혜와 맞붙으면서 결국 뒷전으로 내몰린 박세일이 대표적으로 따뜻한 보수를 내세웠었다. 물론 박세일의 언어가 따뜻하지는 않았다. 그도 어지간히 차갑게 말을 했었다. 그에게 따뜻함은 컨셉이었다. 

김상욱의 방송을 보면서, 나도 따뜻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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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마음..

잠시 생각을 2024. 12. 19. 16:28

 

도서관 경제학 초고를 차분히 한 번 읽어봤고, 오늘부터 고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오래 안 된 것 같은데도, 몇 년은 지난 글을 다시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윤석열의 얼척 없는 친위 쿠데타가 있었고, 여의도 촛불 집회가 있었다. 뉴스가 쏟아진다. 나는 유튜브 거의 안 봤었는데, 쿠테타 이후로 유튜브도 좀 봤다. 황당한 사건이다. 

김종대 방송 그렇게 잘 하는 줄은 몰랐다. 군대가 동원된 사건이라서 정보가 압도적으로 많다. 가끔 여의도에서 커피 마시던 시절이 정말로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이제는 구수하게 얘기를 전달하는데, 정말 달인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나름 그 시간을 너무 인상 쓰면서 버티지 않으려고는 했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냥 넘어가기가 쉽지는 않다. 온 국민이 한 번쯤은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 상황이다. 나도 사실 쿠데타 당일, 많이 놀랐다. 큰 애는 왜 그런 상황에서 안 깨워줬느냐고 지금도 나한테 뭐라고 한다. 뉴스 보면서 밤 샜다. 예전 컬프전 때 폭격 장면이 cnn으로 중계되는 걸 가지고 상당히 말이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이제는 쿠테타도 생중계하는 시대가 되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지만, 그 일상이 과연 예전과 같은 일상일까? 좋든 싫든, 한국 사회와 경제는 형질 변경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제도는 그대로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행위가 변하게 된다. 과연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났는데,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미 많은 것들이 그날 이후로 변했다. 

두 달 전에 내가 쓰던 원고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데뷔 전에 처음 쓸 책들을 준비하던 시절이 다시 생각난다. ‘국가의 기본’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좋은 국가가 되기 위해서 살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살펴보자고 생각을 했다. 참, 나도 먼 길을 왔다는 생각이 문득. 조금만 더 가면 어쨌든 그 시절 내가 보려고 했던 것들은 대충 마무리가 된다. 

책이라는 게, 아주 편안한 상황이 아니면,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사는 데 걱정 없는 순간이 한 순이라도 있겠냐. 그래도 잠시 그런 생각을 멀리 떼어놓아야 한 줄이라도 쓴다. 

윤석열의 황당한 친위 쿠데타를 겪고 나서, 그런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게 어렵다는 걸 문득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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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에서 진행된 계엄 모의. 진짜 얼척 없다.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이라고 하더니.. 커피 뿜을 뻔했다. (자판에 커피 뿜으면 대형 사고다.) 웃지 않으려고 했는데, 도대체 이 작자들이 어디까지 웃길 지 모르겠다. (햄버거 먹는 cctv 영상 확보했다는데, 이것도 웃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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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올 때면, 간소하게나마 독자들 모시고 작은 티타임을 매번 했습니다. 이번에는 탄핵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좀 늦어졌네요. 

10분 내외로 매우 작게 합니다. 

천만국가

문화공간 길담, 12월 28일(토) 오후 3시입니다.

(댓글 남겨주시문.)

https://map.naver.com/p/entry/place/1346608820?placePath=%2Fhome&c=15.00,0,0,0,dh

 

네이버 지도

문화공간 길담

m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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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잘 안 온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한동안 안정적인 마음을 잘 유지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그게 쉽지 않다. 

하이고, 욕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윤석열 생각하면 욕부터 나온다. 어서 저런 게 튀어나왔는지 모르겠다. 전두환도 겪어 보고, 명박도 겪어봤지만, 저런 황당한 인간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내가 요즘 사는 게 워낙 힘들어서 남 걱정해줄 처지는 아니지만, 국민의힘은 아마 쫄딱 망하지 않을까 싶다. 하는 얘기들 가만히 보면, 기가 막히기는 하다. 

보통 화가 나면 술이 맛나다. 독한 술이 입에 착착 붙고, 잘 들어간다. 정 지내기 어려우면, 술이라도 처먹으면서 지내는데.. 이번에는 며칠 지나니까, 지쳐서 그런지, 술도 맛이 없다. 술이 입에 안 맞는 이런 희한한 경험은 나도 처음이다. 

21세기에 계엄령이라니, 진짜 어이가 없다. 일상이 무너진지 며칠, 제발 탄핵 좀 성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나저나 한국과 일본이 결정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은 정치가 변화가 없지만, 한국은 바로 엎어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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