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

독서감상문 2011. 3. 19. 15:02
한국 철학자의 글을 이렇게 재밌게 읽었던 것이 얼마만이던가. 박동환 선생의 책을 정말 재밌게 읽었었는데, 절판된지 오래인지, 이제는 흔적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동아일보 칼럼은 잘 안 보는데, 강신주 덕분에 정말 재밌는 몇 시간을 보냈다.

당장은 어렵지만, 간만에 한 사람 책을 쭉 쌓아놓고 읽는, 그런 재미진 일을 할 생각이다.

좋은 철학자가 동시대에 같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고맙고 즐거운 일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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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존재,

우리 집 고양구다.

중학교 때 사진반을 했었는데, 정말 한 장 정도는 잘 찍어보고 싶었다...

무슨 수를 써도 똑딱이로, 내 실력으로는 이 이상 예쁘게 해볼 수가 없다.

미안, 고양...

넌 이보다 훨 이뻐.

너무 예쁜 데, 그 자태를 표현할 수가 없어서...

좀 좋은 카메라를 쓰고 싶은데,

나는 한 명씩, 만원짜리 책을 사고, 거기에서 약간의 돈을 받아서 살아가는 학자다.

내 책을 사주는 독자보다 좋은 카메라를 쥐는 걸,

나는 도저히 양심상 못 하겠다.

똑딱이로 찍은 우리 야옹구,

이쁘게 봐주시면 고맙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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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급한 일이 생기지 않으면,

가서 볼 생각이다...




<당신과 나의 전쟁 : 특별상영> 1차

- 일시 : 3월 22일, 19시

- 장소 : 두리반

- 작품 : <당신과 나의 전쟁>, 감독 태준식, 80분

           <낙인>, 감독 태준식, 15분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의 현재를 다룬 단편 - 최초 공개)

- GV : 태준식 감독,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

(관람료는 따로 없고, DVD나 사주시면 고맙겠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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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클루니가 소형 어선 선장으로 나왔던 '퍼펙트 스톰'은 참 재밌게 본 영화이다. 재난 영화로 분류되는데, 아기자기하고 배를 타는 사람들의 개개인의 삶의 행적 같은 게 잘 나와서 애잔함이 더 컸던 영화다.

DVD를 가지고 있는데, 결정적인 장면이 뻑이 나서. (DVD 잘 재생 안되면 정말 속 쓰리다. 딱 위의 요 장면 바로 앞에서 서버린다.)

정두언이 요즘 맘 단단하게 먹었는지, 막 엇나가기 시작한다.

대통령을 '그 사람'이라고 부르는데, 다른 건 모르겠지만 배포 하나만큼은.

어쨌든 그가 시중에서 사람들이 부르는 현재의 고물가 상황을 포함한 한국 경제를 표현하는, '퍼펙트 스톰'이라는 말을 썼다.

영화의 '퍼펙트 스톰'이 되기 위해서는 기상조건 등 자연적 조건도 있어야지만, 갈등하는 사람들 사이의 화해도 있어야 한다.

참치도 많이 잡혀야 하고, 그래서 간만에 빚 좀 갚나 싶었는데, 얼음 제빙기가 고장나버리고.

그래서 위험한 폭풍우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최단 시간에 항구로 돌아가기 위해서 폭풍우 지역을 통과해야 하고. 그 과정에 갈등 중인 선원들이 화해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풋풋함이 있어야 한다.

이래서 항구로 돌아가기만 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 조건이 되면, 완벽한 폭풍우가 된다.

생각해보니...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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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에 일부 아파트가 1/6 가격으로 간다고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난리를 쳤지만, 실제 사례를 본 얘기였다. 내 생각에는, 그 이하로 더 내려갈 데가 있다. 고점 대비해보면, 수치는 금방 나온다.

동경 신도시 사례와 요코하마 사례 놓고, 같은 비율로 계산해보면 견적서 금방 나온다.

하여간 이건 각자 알아서 할 일이고.

이원재의 <아파트 쇼크>는, 성실함의 미덕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건설회사 출신이고, 경영학 전공이다. 이쯤 되면 업자라는 얘기가 금방 튀어나올 법한데, 실제로 업자 맞다. 그러나 업자라도 성실하게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분석하면, 학자들이 하는 얘기나 혹은 기자들이 하는 얘기와 결론 자체가 크게 다를 이유가 없다.

나는 업자들은 지금의 이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리고 그들은 어떤 자료를 주로 보는가, 그런 게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다.

엄청나게 성실한 사람인 것 같고, 존경심마저 들었다.

본인 스스로도, 지금이라도 집값이 올라갔으면 자기도 좋겠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여러가지 증거가, 그렇게 되기가 어렵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하우스 푸어>는 현직 PD의 눈으로 본 사건이고, <아파트 쇼크>는 업자의 눈으로 본 사건.

다른 눈을 통해서 같은 사건을 들여다보는 것은 나름대로는 재미도 있고, 박진감도 넘친다.

우리나라 부동산 가치 총액이 주가 총액의 3배가 된다는 사실은 이 책에서 나도 처음 배웠다. 아, 그런 걸 사용하는 수가 있었구나...

간만에 읽은, 썩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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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계에서 한참 뒤집어졌다는 데, 나는 뒤늦게 알았다.

우리 고양은 엄마는 하는데, 아빠는 못한다. 말하는 걸로는 안 되겠고, 설겆이를 좀 가르쳐 볼까,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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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쥐들의 안녕까지 걱정해야 하나?

 

이번 겨울이 참 춥다. 우리 집 고양은 결국 조그만 전기 장판을 하나 차지하고 거기에서 나오지를 않으려고 한다. 바깥에 있는 고양이들이 이번 겨울을 날까 싶어서 가끔 먹이를 주는데, 정말 싹싹 비워져 있다. 고양이 먹다 남긴 캔을 한 번 줘봤는데, 옆구리부터 물고 가는 게, , 원래 고양이들이 저렇게 먹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결국 국산 대형사료를 하나 사서 길냥이용으로 주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길냥이들한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매일 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골목길에서 오고 가면서 마주치는 고양이들, 며칠 전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서 덜컥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날 맑은 오후, 한 놈씩 움직이는 게 보여서 아직 살아들 있군

 

길냥이한테 밥을 주는 사람들도 있고, 내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데, 어디선가 죽어가는 길냥이가 그렇게 잘 보이는지, 10마리 넘게 키우는 고양이 엄마들도 있다. 내 주변에도 그런 줏어온 고양이 다섯 마리 키우는 에니메이션 화가가 있다.

 

오세훈이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는 얘기를 했다. 문득, 아니 오세훈도 쥐 잡나? 충분치는 않아도 길냥이들에게 공짜 사료나 공짜 밥을 주려는 사람은 적지 않은 것 같은데이젠 쥐 하면 쥐덫만 연상되는 오세훈을 보면서 이제는 쥐들의 안녕까지 걱정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딱 때리고 지나갔다.

 

한 번 얼굴 튼 사이나 눈 마주친 사이에는 고양이에게도 공짜 밥을 주는 게 사람의 본성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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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회원이 이제 1,2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이게 굴러갈까 싶었는데, 그래도 최초의 안정화 과정은 넘어간 것 같아서 다행이다.

다음주엔가, 안산으로 MT도 간다는데, 잠시라도 좀 여유를 내서 가볼까 하는 중이다만... 오후에 일정에 없던 간담회가 급하게 하나 생겨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원래 출판 기념회에는 거의 안 가는데, 이거야 일반 출판기념회랑 좀 달라서 다녀왔고. 책 한 권을 사서, 앉은 자리에서 읽었다.

저녁 때, 이제는 진보신당의 정책위의장이 된 이재영과 사무총장이 된 한석호와 소주 한 잔 할 기회가 생겼다.

지난 주에, 이재영과 교육 정책에 관한 얘기들을 꽤 길게 했었다.

그리하여...

이 책이 내 손에서 이재영 손으로 넘어갔고, 이재영도 책 잡으면 바로 읽는 편이라서, 아마 다음 주에는 또 다음 사람 손으로 넘어갈 것 같다.

재밌는 책이다. 사교육에 대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아빠들한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확인하는 면에서 꼭 한 번 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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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에서 올해의 책 선정 부탁을 받았다. 작년에는 진중권의 <교수대 위의 까치>를 골랐었다.

올해 한국에서 올해의 책이라면 외국인 저자로는 마이클 샌델, 국내 저자라면 장하준을 고를 수밖에 없을텐데, 주문이 좀 특별했다. 알라딘과 같이 하기 때문에 대중적이고 알려진 책은 소개가 될 것이니, 좀 묻힌 책이나 가려진 책 중에서 골라달라는 것이다.

고민을 좀 했는데, 송기호의 <맛있는 식품법 혁명>을 골랐다. 아마 판매량으로는 올해의 책급이 아니기는 한데, 중요도로 치면 이 책을 고르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게 송기호의 3번째 책으로 알고 있다. 앞의 두 권은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딱딱한 변호사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그렇게 법조문에서 금방 튀어나온 판례집 같거나 통상 문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좀 다르다. 문체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단호해지기도 했다.

모티브가 된 데라우치 식품위생법은, 사실 좀 충격적이었다. 나도 송기호 변호사와 비슷한 작업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박정희까지 올라가고 말았다만. 조선 초대 총독인 데라우치가 1911년 만들었던 이 법령 체계가 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좀 충격적이었다.

프로이드가 '공공위생'에 관해서 꽤 길게 분석한 적이 있다. 제국이 식민지에 들어가면서 일종의 제국학으로 썼던 학문이 바로 이거라는 건데, 이걸 통해서 제국의 국민들이 제국주의 신민들에 대해서 형성된 무의식에 관한 내용이었다.

딱 그 얘기를 연상시키는 공공위생학, 한국인은 불결하다는 신화... 총독부에서 그렇게 만든 셈이다. 위생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은 그 때 형성된 셈이다.

영양사와 조리사와의 알력관계도 상당히 재밌었다. 아, 그렇구나... 조리사에 대해서는 나도 따로 덧붙이고 싶은 얘기들이 있는데, 이런 건 현재 낸녀 상반기에 작업할 '농업 경제학'으로 전부 미루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사카린 소주에 대한 얘기는, 푸하하... 송기호식 유머의 절정판이다. 물론 나도 소주를 마시기는 한다만, 도대체 사람이 어떻게 이런 걸 마실 수 있나, 그런 정도만 생각해 봤었다. 술이 생태계에서 일탈했을 때 생겨나는 탈주라고나 할까...

식품, 생태, 이런 주제가 나도 다시는 쓰고 싶지 않은 주제이다. 참, 넘어서기 어려운 벽 앞에 서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어렵게 쓰면 너무 어렵다고 하고, 쉽게 쓰면 쉽다 하고, 그 묘한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난 다 알고 있어"라고 하는 벽은, 넘어설 수 없는 벽이다.

나는 좌절했고, 어차피 안 팔릴 거라면, 그냥 강공이다... '농업 경제학'을 끝으로, 생명과 식품에 대한 얘기는 종료하는 게 지금의 계획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송기호의 책을 넘겨나가는데, 솔직히 그가 느꼈을 답답함을 생각하면서 누워서 뒹굴뒹굴 책 읽다가 눈물 한 방울이 찔끔 났다.

송기호, 촛불 집회 정국의 한 가운데에서 100분 토론에서 번역상의 오류를 잡아냈던, 바로 그 영웅 아니던가. 그도 이렇게 힘들게 한 발 한 발 나가는 중이다.

언젠가, 송기호와 함께라면 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나에게 물어보았다. 글쎄, 이길 거라는 자신은 없지만, 허망하게 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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