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꼽살의 미래는?

 

선대인과 나는 꼽사리다방송을 시작한지 어느덧 1년이 넘어간다. 경제 대안 미디어가 있어야 한다는 선대인의 열정 아니었으면 이 방송은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었다. 나는 원래 좀 게으른 종류의 인간이라, 묻어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이 방송을 선대인 방송이라고 그러는 거다. 처음 만들자고 한 사람이 선대인이었으니.

 

어쨌든 나꼽살은, 외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제작진들은 성공한 방송으로 평가한다. 나름대로는 보람도 있고, 만드는 과정이 재미도 있다. 보통 한 방송을 만드는 데 한 달 정도 걸린다. 처음 아이템 고르고, 이렇게 저렇게 방향을 잡고, 섭외가 필요한지 판단을 한다. 처음 얘기 나와서 기획을 시작해서 방송 만들어질 때까지, 보통 한 달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우리는 7명이 한 팀이다. 작가도 있고 매니저도 있고, 엔지니어도 있다. 지금 나꼽살팀의 피로감은 극한에 몰릴 정도이다. 늘 몇 개의 방송이 기획 중에 있으니, 방송 중의 긴장감은 물론이고 기타 업무로 누군가 쓰러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게다가 스탭진은 일종의 자원 봉사 형식이 되어서, 자신들의 생계도 별도로 책임져야 한다. 어떻게든 얼마라도 만들어서 그런 부담이라도 덜어주고 싶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그냥 지금까지 끌고 왔다.

 

물리적으로 대선 이후에 더 하기가 어려운 게, 지금도 이미 오버 차지인 셈인데, 대선 날만 보면서 그냥 달려온 거라서 그렇다. 설날, 추석, 그럴 때에도 쉬지 않고 온 거라서, 이미 무리이다.

 

실무적으로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막방을 대선 전에 하느냐, 대선이 지나고 하느냐, 그 정도 문제이다. 나는 대선 전 마지막 방송을 막방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누군가 쓰러진다고 해도, 책임지기가 좀 어렵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한 회분이라도 줄이는 게 유리하다.

 

어쨌든 이제 막방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나꼽살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 내부에서도 조금씩 얘기를 시작해본다. 일단 과로고 오버 차지 상태이니까, 대선 끝나면 무조건 한동안 쉰다

 

한 번도 우리는 MT를 가거나 전부 모이는 회식도 제대로 못했다. 대선 끝나면, 제작진 전부 일본 같은 데라도 가서, 그냥 쉬자요렇게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제일 좋고 부드러운 것은, 공중파에서 경제쇼 같은 형태로 주간 방송이 되고, 지역에서도 각 지역 버전으로 그렇게 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 가는 게 최적의 해법이다. 그러나 이건, 뭐 우리가 결정할 사안은 아니고.

 

두 번째 방식은, 지금과 유사한 방식으로 벙커에서 계속 녹음하는김어준 총수는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 물론 의미는 있지만, 물리적으로 힘들다.

 

세 번째 방식은, 김용민이 대안 미디어를 차린다는 전제 하에서, 유사한 경제방송을 그 쪽에서 진행하는 것. 물론 역시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나는 대선 후에도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 뒤를 맡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 이런저런 제약 조건들이 있으니까, 아직 뾰족한 다음 진로에 대해서 누구도 해법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독지가가 있어서 지원을 해주면 좋겠지만, 뭐 그런 독지가는 없다가 경험적으로 내가 알고 있는 상황이다.

 

기타 별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시민들의 방송 같은 것을 만들고, 등등의 얘기들도 있다. 선대인도 많이 지쳤다. 방송 끝나면 아내와 세계 여행하고 싶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경제방송으로는 이만큼 성공한 방송을 또 다시 기획해서 만들기가 쉽지는 않다. 경제 주류의 목소리만으로는 견제가 어렵다. 기업과 모피아들의 목소리만이 아니라 다른 목소리가 균형을 맞추는 게 맞는 것 같기는 한데, 악으로 깡으로 끌어가기에는 이미 한계까지 왔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조금씩 고민을 해보기는 하지만, 아직 마땅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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