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문>에 관한 짧은 메모

 

 

 

1.

용산 참사가 벌어지던 날은, 공교롭게도 동경에 있던 날이었다. 그 사건에 대한 얘기를 건네 들으면서, 정말로 놀랐다.

 

2.

영화 보는 내내, 좀 괴로웠다. 당연한 것이고. 그리고 또 괴로웠다. 나라면 이 얘기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어떻게 다루었을까, 그런 생각들이.

 

3.

죽어라고 보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을 극장으로 인도할 방법은 별로 없다. 용산참사, 과연 우리는 누구와 싸우고 있는 것일까?

 

영화 내에, 이건 일종의 기준이 되어서, 이 정도로 해도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겠구나, 그런 인터뷰가 나온다. 사실 이게 이 영화의 주제일런지도 모르겠다.

 

너무 재밌는 것이 많기도 하고, 너무 충격적인 것이 많기도 하고, 또 너무 안 보고 싶은 것이 많기도 해서

 

사람들이 시선을 단 1분 붙잡고 있기도 힘들다.

 

4.

누군가는 만들었어야 할 영화이고, 과연 누군가 만들었다.

 

그게 시대의 미학이라는 생각을 잠시.

 

연출 기법이니, 플롯을 잡아가는 방식이나 등등필요 없다일단 그 영화를 만들어서 우리 앞에

 

5.

그래도 힘이 나지 않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사람들한테 전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tv에서 다큐로 만들면 그만인 걸, 극장까지 가서 봐야 하나

 

요건 속 편한 얘기인데, 우린 지금 공중파가 막힌 시대를 살고 있다.

 

6.

큰 모티브는 두 가지로 보였다.

 

얘기치 않던 죽음, 그리고 사라진 진실.

 

죽음을 맨 처음에 보여주었다. 그리고 진실이 사라졌다는 건, 아마 극장에 있던 모두가 이미 알고 있던 것이었다.

 

이 두 개를 놓고, 긴장감을 만드는 연출이런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이것도 배부른 투정이다.

 

죽음 앞에 다른 진실이 뭐가 더 필요하겠나? 요즘 재밌는 영화들을 너무 많이 봐서, 내가 배가 부른 거다.

 

7.

한 번 더 볼 꺼냐? 아무래도 극장에서 한 번 더 볼 것 같지는 않고, DVD가 발매되면 살 것 같기는 하다. 분석하려면 정식으로 여러 번 충분히 보고 분석을 하고, 아니라면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묵념.

 

8.

국가의 폭력, 특히 이런 어처구니 없는 폭력은,

 

나나, 내 주변 사람에게나, 혹은 우리 모두에게나 생겨날 수 있다.

 

한 다리 건너 철거민 식구가 없는 국민은 없고, 무엇보다도

 

이 사건은 철거민들에게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계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나 심지어 멀쩡한 회사를 다니다가 얘기치 않게 해고된 사람에게도, 혹은 이도저도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우리는 일상적으로 국가의 폭력 앞에 노출되어 있다.

 

그걸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그런 질문이 생겼다.

 

이건, 어느 가난했던, 그래서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어 보였던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분석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해보려고 하고, 일단 메모만 잊어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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