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거든 어떤 종류의 의식이나 추도식도 없이 최대한 빨리, 비용을 들이지 말고 화장해주기 바란다. 재는 바다에 뿌리거나 바다로 흘러갈 작은 시냇물에 뿌리기 바란다. 어떤 종류나 성격의 것이든 나를 회고하거나 나의 이름을 적은 비석·석판·비명·기념물을 언제 어디서나 세우지 말기 바란다. 사망기사·회고록·초상화·전기·편지들은 인쇄되거나 발간되지 않기를 바라며 또 복사해서 유통시키지 않기 바란다."

1929년 베블런의 유서. 깔끔하다. 그는 살아서 미국경제학회 학회장 자리도 거부했다. "나에게 이 자리가 정말로 필요할 때, 이 자리는 나를 외면하였다."

학위 논문 쓸때 베블런의 글들을 많이 인용하기도 했고, 또 많이 보기도 했다. 베블런의 삶이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나도 죽을 때에는 베블런처럼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도록.

그의 유골은 태평양에 뿌려졌지만.. 10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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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다중들은 가부장제의 판을 습곡·침강·절단·붕괴시키는 고도의 실천 전략들을 펼쳐내는 동시에 우리의 욕망과 존재, 인식과 가치라는 다각적 요소들을 수평적 관계망 안에서 유연하고 다채로운 방식으로 결합·접속·배치시키는 새로운 '조성의 판(plan de consistance)'을 길어 올리면서 새로운 시대를 격발시키는 혁명의 추동체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탈코르셋 선언> 읽는 중인데, 다이어트와 화장 거부 얘기를 하는데 뭔 놈의 글이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20년 전에 흔히 보던 스타일의 글 읽는 것 같다. 보르디외의 아비투스 얘기하는 것까지는 이해를 하겠는데, 이 정도 얘기를 하기 위해서 들레쥬를 이렇게까지 가지고 올 필요가 있나 싶고.. 얼핏얼핏 네그리 용어도 보이는 것 같다. 혁명을 하자는 일종의 선언이기는 한데, 말이 이렇게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먹겠나 싶다. 20세기 후반부에 윤소영 선생하고 과천 연구소, '과대망상 천방지축' 연구소에서 같이 네그리 읽던 시절이 생각난다. 나는 데리다, 들레쥬 혹은 네그리는 20세기에 두고 21세기로 왔다. 가끔 데리다 얘기는 하기는 하지만. 권위에 대한 의존 그것도 정확히 잘 맞지도 않는 개념에 대한 의존이 너무 강한 것 같다. '다중'이라고 하면 듣는 '다중'이 못 알아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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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머선 129

낸책, 낼책 2021. 7. 2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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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에세이 4장 설계 – 취미로서의 좌파 생활

정치 / 재미 / 미래

좌파 에세이는 4장으로 구성되고, 3장까지는 각 장마다 다섯 개의 글이 들어간다. 좀 긴 것도 있고, 상대적으로 좀 짧은 것도 있고.

이제 4장을 쓰고 마무리를 지을 순간이 왔다. 4장의 제목은 ‘취미로서의 좌파 생활’로 하려고 한다. 글 쓰기 시작하면서 이건 아주 초기에 결정된 제목이다.

앞의 글들이 덩치가 있는 것들이라서, 4장은 훨씬 더 가볍게 갈 생각이다. 형식적으로도, 5개씩 들어간 앞의 장들과 달리, 3개의 글로 좀 줄일 생각이다.

세 개의 글은 정치/재미/미래, 이 세 개의 주제를 가지고 쓰려고 한다.

나중에 진짜로 쓰기 시작하면서 제목은 바뀔 수 있는데, 일단 뭔가 쓰기 위해서 잡아놓은 제목은..

1. 취미로도 괜찮아

2. 재미 없는 건 참을 수 없다

3. 좌파의 미래를 위하여

요렇게 해놓았다. 사실 이게 내 마음에 있는 얘기이기도 하다. 너무 인상 쓰고 목숨 거는 것도 이제는 별로다. 그래도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 어떤 의미로든 재미가 느껴지지 않는 일은 하기가 싫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고, 개인으로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그게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좌파 에세이, 이제 슬슬 마무리로 들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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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한 내가 더 예뻤는데,
그래서 내가 더 행복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그들이 더 행복해 보였어요.
너무나 자유로워 보였어요.

배리나,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

 


배리나의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 다 읽었다. e북을 다 읽으면 평점 주고 인상 쓰는 칸이 있는데, 정말 간만에 평점도 주고, 인상도 짧게 적어놓았다.

대충은 아는 얘기이기는 한데, 그래도 직접 살았던 사람이 자기 얘기를 쓴 거라서, 느껴지는 온도감이 달랐다.

중간에 캐나다에 혼자 가서 살았을 때의 경험이 너무 아프게 느껴졌다. 캐나다에서는 예쁘다, 안 예쁘다. 그 지랄들을 안 한다는 거다.

캐나다에서 친구에게 "예쁘다"고 했다가, 아주 곤란한 상황이 벌어진 에피소드도 인상 깊었다. 너는 지금 평가를 한 거야, 아주 질이 좋지 않은 평가를..

예쁘다는 말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는 작가의 얘기를 들으면서, 음,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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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애들 학교 방학이다. 긴급돌봄은 연다. 급식은 없고, 도시락 지참이다. 아침에 아내가 도시락을 싼다. 그나마 둘째는 오후에도 돌봄이 있는데, 큰 애는 없다. 큰 애는 겨우겨우 둘째 돌봄교실에서 도시락을 먹는다. 얘는 자꾸 학교 앞 육교 위에서 먹겠다고.. 하여간 고집은. 

이래저래 오늘은 태권도 일찍하고 3시에 아이들이 집에 왔다. 이번 주도 그렇고, 다음 주도 일정을 싹 비웠다. 모 방송국에서 다음 주에 인터뷰해야 한다고.. 팬데믹 경제학 책은 헤매고 있지만, 그래도 내 사정이 사정이라, 책이야 또 내면 되고. 지금은 당장 내 코가 석자인. 뉴스에 나간다고 해서, 맘 약해져서 시간 약속을 했다. 

날도 덥고, 방학인데 돌봄교실 가야하는 아이들도 딱하고 해서, 나가서 팥빙수 먹었다. 늘 가던 카페가 있는데, 요 몇 주 못 가본 사이에 벌써 문을 걸어잠갔다.  별 수 없이 안 가 본 데에 겨우 찾아갔다. 둘째는 망고 빙수를 먹고 싶어했는데, 여기는 망고 빙수는 없고, 그냥 팥빙수만. 오후 간식 겸 조그만 빵도 하나 시키고, 이래저래 2만5천 원.. 우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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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 에세이집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를 읽었다. 가슴이 찡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CD를 주문했는데, 살 수 있는 건 한 장 밖에 없었다. 그나마 수입판.. 배송비가 나와서 전부터 사려고 하던 조지 윈스턴의 December도 함께. (도대체 이건 몇 장을 사는 건지 모르겠다..)

예술가의 책을 읽고, 감동 받아 CD를 주문하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내 식의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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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렬, 경제 현안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개발시대 정서라는 점이 더 문제인 것 같다. 검사들은 까라면 까, 밤 새웠을지 모르지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그런 방식으로 더 앞으로 나가기는 어렵다. 옛날 사람이다. 경제 운용에 관해서는, 너무 옛날 사람이고, 우리 저소득 시대의 관행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건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 시대와 저개발 시대 사이의 패러다임 문제로 보인다.

고로.. 윤석렬 대통령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건 청년 경제도 아니고, 보수 경제도 아니고, 그냥 밤 새워 사건 처리하던 구태의 특수부 방식이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04366.html?_fr=mt1&fbclid=IwAR2Kg9XhNqmy6y0lcXi98ZzIKvPq8Oyz-96mUrRp7xnEqZRqPz5_3coR5Ik 

 

법치주의자 윤석열의 빗나간 ‘주 52시간제’ 공격

[더(The)친절한 기자들] ‘120시간 일하자’ 발언 논란 따져보니

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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