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인터뷰 봤다. 세삼 박세일 생각이 났다. 그는 보수이기는 하지만,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따뜻한 보수'라는 말이 생겨났다.

윤희숙은 기계적으로 전경련 등 좀 과하다 싶은 재벌 쪽 보수들이 하는 얘기들을 반복하는 것 같다. 예전 경제학자들 중에는 노동자라고 쓰면 큰 일 나고, 꼭 '근로자'라고 써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윤희숙이 경선에서 어디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다. 그의 노선이 박세일과 비교하면 '차가운 보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제를 다 털고, 청년과 장년의 임금을 같게 만들고 나면, 공동체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도는 과거의 벌어진 사회적 타협과 균형의 산물이다.

보수도 예전에는 무식한 사람들 위주였는데, 이제는 차가운 사람들 위주로 변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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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피자헛에 가서 당분간 마지막이 될 저녁 외식을.. 다음 주부터는 저녁 시간에 외식은 없다. 그렇기는 한데,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아내랑 큰 애가 가고 싶어해서 갔는데. 배달해도 먹을 수 있는 피자를 굳이 이 마지막 디너 메뉴로 선택하는 게 맞는지, 잠시 갈등. 둘째는 불고기 피자말고는 안 먹어서, 겨우겨우 달래서, 닭고기도 사준다고.

오세훈 서울 시장 되고 제일 처음 생겨난 큰 이벤트가 방역 최고단계로의 격상이기는 한데, 이걸 시장 때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좀 더 선제적으로 뭔가 할 수는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남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애들 학교에서는 지난 1년 넘게 한 번도 없었던 돌봄교실 폐쇄라는 연락이 왔다. 온라인 수업을 한다는데, 이게 교육방송인지, 뭔가 준비를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게 없다.

나는 노트북이 없고, 아내는 노트북 들고 출근하고, 둘째는 학교에서 빌려준 갤럭시 패드가 있고.. 당장 수요일부터 온라인 수업이라는데.

일단 나는 망했다. 방학 되면 어쩌나,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보다 더한 격리가!

팬데믹 책 준비하면서 연초부터 이 시점쯤 되면 방역단계 올라갈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이렇게 높은 단계로 갈 줄은!

현 시점에서는 두 가지가 변수라고 본다. 가깝게는 2주만 지나면 방역 단계가 좀 내려갈까? 정부 하는 거 보면 쉽지 않다. 그 이상 지나가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은 더 까다로워지는 변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

좀 길게 보면, 올겨울은 마스크 없이 지낼 수 있을까? 더 이상의 변이가 없다는 가정 하에서인데, 전파력이 더 높아지면 그것도 100% 확신하기는 어렵다.

NC에 확진자 두 명 나와서, 오늘 저녁에도 야구는 열리지 않았다. 남은 몇 달이 아주 힘들 것 같다. 불확실성이 극도로 달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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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집에 온 다음에 급히 보내줄 게 밀려서 잠시 뭔가 좀 하다가 부엌에 가보니..

둘이서 각자 그릇에 고개 처박고 컵라면 먹고 있다. 큰 애가 전기포트에 물 끓여서 컵라면 하고, 동생 반 자기 반, 먹고 있다. 먹성 둘째가 금방 다 먹고, 자기 형 거 좀 달라고 굽신굽신 하고 있어서, 국물에 밥 말아줬다.

둘째가 맵다고 라면 안 먹는다고 하던 게 불과 몇 달 전이었는데..

돼지 새끼들, 이 말이 절로 나온다. 금방 밥 먹을 시간인데.. 이번 주부터 둘째 때문에 오후 간식은 없다고 한 주간인데, 계속 누룽지 조금씩 줬고, 급기야 어제는 둘째가 하도 졸라서 누릉밥도 해줬다. 오늘은 자기들끼리 컵라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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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으로 공산당 선언문 샀다. 세상 참 좋아졌다. 대학교 2학년 겨울에 학교 도서관에서 뜨문뜨문 읽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시절에는 경제학 교과서도 그렇고, 우리 말로 읽을 수 있는 게 진짜 별로 없었다. <자본론>도 그 시절에 읽었다. 그 시절에 공부를 해야겠다고 처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경제학이 뭔지도 얼떨결에 점수 맞춰서 대학에 갔었다. 경제학 별로 재미 없어서 재수할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친구들하고 술 처먹다가 이래저래 재수할 시기를 놓쳤다. 2학년 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자본론 같은 책들을 읽었는데.. 남들은 어렵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경제학 진짜 별 거 아니라고.. 그냥 박사까지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한 것 같다. 대학원은 국제경제학 전공이었는데, 불어가 어려워서 그렇지 내용은 진짜 재밌었고.. 박사 과정 때 경제 철학을 전공하려고 했었는데, 동구가 무너져서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그때 약간 맘고생한 거 빼고는, 박사까지는 진짜 '껌값'에 가까웠다. 그 시절에는 수학만 왠만큼 하면 그렇게 어려운 과목이 별 거 없었다. 수학과 관련된 과목에서 과목에서 다들 점수를 왕창들 까먹었는데, 진짜 수학과 수학이 어렵지, 경제학과에서 하는 수학은 그렇게까지 맛탱이 가는 수준은 아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선형대수 공부할 때, 진짜 너무너무 재밌었다. 완전 세상이 새로 보이는 느낌이었다. 햐, 이런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배웠어야 나의 10대가 훨씬 즐거웠을텐데. 토폴로지도 완전 신세계, 기하학 다시 공부하면서 고등학교까지의 배운 수학이 허무해졌다. 이런 재밌는 세계가 있었는데, 별 의미도 없는 문제풀이만 죽어라고 배웠던지.. 

지금 돌아보면, 좀 재수 없는 얘기지만, 초등학교 입학하고 박사 끝날 때까지, 그야말로 한걸음에 달렸던 것 같다. 대학교 3학년 여름부터 전민련 만들던 시절에 서울민중연합, 서민련에서 1년 조금 안 되게 비상근 간사로 일했었다. 일이라고 해봐야 김수행 선생 같은 양반들 시민 강의하는데, 강의 수발 들고 조별 모임 지도하고, 뭐 그런 거였는데.. 결국 경찰이 털어서 며 사람 잡혀갔고, 나는 그냥 강좌 들으러 온 학생으로 처리되어서 쪼르르. 그런 거에 비하면, 그냥 수업 듣고, 시험 보고, 논문 쓰는 건 덜 위험하고, 맘고생도 훨씬 적은 일이었다. 남들은 감옥도 가는데, 이 정도도 못해?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공산당 선언문 다시 읽으니까, 처음 이거 읽던 그 시절의 생각이 잠시 떠올랐다. 한국이나 프랑스나, 그 시절에는 나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내 삶은 그냥 그랬다. 그걸 진작에 깨닫고, 얌전하게 처박혀서 애들 보고, 글이나 조금씩 쓰는 걸로 나의 노년이 시작되었다. 

손에 가슴을 얹고 지금 이 순간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 잠시 눈을 감았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타노이 미니, 북쉘프 스피커! 며칠 전부터 이 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진짜 원하는 것도 별 거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아무 것도 없는 삶을 몇 년째 살아간다. 아마도 이 상태를 눈을 감는 순간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순간이 되어서야 '고스트의 속삭임'이라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문은 '고스트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좌파 에세이에서 청년 좌파에 대해서 얘기하는 3장은 '고스트의 속삼임'이라는 단어로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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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좌파가 젊은 좌파에게', 좌파 에세이 새로 잡은 제목이다. '젊은 좌파들에게 보내는 연가' 정도 생각했었는데, 연가가 너무 올드한 느낌이라고 원성이 자자했다. 그래서 몇 개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고민을 하다가, 2장 끝나갈 때쯤.. 늙은 사람들 얘기가 한참 이어지다 보니까, '늘은 좌파'라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라서. 

요 며칠 사이 은퇴하고도 한참 지난 할아버지들하고 문자 메시지 오고 갈 일들이 좀 있었다. 종이책은 노안이 와서 잘 못 보고, 전자책 없냐고 물어봤더니.. 노안 오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 아니냐는 얘기가 왔다. 이래저래 나보고 젊다고 하는 얘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 

젊기는.. 나도 낼 모래면 환갑이다. 둘째 초등학교 정문 보안관실에서는 얄짤 없이 '할아버님' 애기 듣는다. 

'늙은 좌파'라고 쓰고 나니까, 내가 속이 다 시원하다. 원래 늙으면 말이 많아지는 법.. 괜히 젊고 발랄한 척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아예 마빡에다가 '늙은 좌파'라고 하고 가는 게 더 경쾌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 먹으면 폼도 좀 잡고, 우아하고 품위있게 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난 그런 건 버렸다. 원래도 폼 나는 스타일 아니다. 그냥 머리 박고, db 뒤적뒤적거리고, 가끔 엑셀 작업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아마 내 인생의 뒷부분도 별 폼 나는 일은 안 하고, 적당히 고생하고, 밥이나 먹고 살아가는, 그렇게 살 게 될 것 같다. 

죽을 때까지 뭐라도 더 쥐어잡고 살겠다는 모습을 보면서, 꼭 그렇게까지 할 게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의미 있는 일을 조금이라도 하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파에 대한 얘기들을 정리하면서, 나도 살아온 삶을 한 번 크게 되돌아보게 되었다. 뭐, 나쁜 일을 꼭 안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별로 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격도 지랄 맞고, 이상한 거 보면 꼭 한 마디 하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어쨌든 3장 시작에는 다시 한 번 크게 나에게 질문을 한다. 내가 지금 다시 대학생이라도 나는 좌파의 삶을 살까? 이 질문에 답을 하면서, 지금의 청년 좌파에 대한 얘기로 넘어간다. 나도 내 선택에 대해서 깊이 한 번 고민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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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일으킨다고 정부부처를 없애야 한다고 하면.. 모든 경제갈등의 원천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재벌 등 기득권 위주로 경제를 파행시킨 기재부는 벌써 없앴어야 했다. 실제로 일본은 고이즈미 개혁할 때 우리의 기재부에 해당하는 대장성을 없앴다.

부처가 갈등유발한다고 해서 없애야 한다면, 환경영향평가 같은 것을 해서 모든 지역에서 찬반 갈등을 일으키는 환경부는 벌써 없애야했다.

젠더 문제 국제평가에서 아직 바닥권을 못 벗어나는 나라에서 무슨 해괴한 소리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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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 여름방학 돌봄교실에는 방과후 수업이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돌봄교실은 방과후 연계라서, 결국 오전 돌봄만 하고 점심 식사 없이 그냥 끝난다. 도시락 싸주면 둘째 돌봄 교실에서 밥은 같이 먹을 수 있게 해준다는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오후에 태권도장 가기 전에 학교앞의 영어 학원에 보내기로 했다. 가능하면 학원 같은 데는 늦게 보낼 생각이었는데, 코로나 2년차 여름방학, 방법이 없다. 내가 맨날 집에 있을 수도 없고.. 아내가 아직 남은 육아휴직을 쓰는 것도 고민해봤는데, 아내 회사 일정상 그럴 형편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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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이 한국 자본주의가 갈 길을 지적하던, 반짝반짝이던 시절이 있었다. 중부담 중복지 얘기하던 시절, 그는 그 누구보다도 빛났다.

여가부는 존치해도 되고, 없애도 된다는 게 내 평소 생각이다. 한국적 특수성 때문에 생겨난 부처라서, 그 소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져도 별 문제 없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여가부가 잘 하고 못하고와 상관 없이, 젠더 문제가 지금은 심각하다. 일을 잘 못한다고 해서 없어져야 한다면, 교육부나 농림부가 더 먼저 없어져야 할 것 아닌가..

무엇보다 대선에 출마하는 유승민에게 이게 맨 앞의 공약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다소 슬프게 한다. 이게 한국 자본주의를 개선하기 위한 맨 앞에 서 있는 리스트 중의 하나일까?

다른 양아치급 정치인들은 아무 거나 막 던져도 되지만, 유승민만은 그 자신의 고유한 컬러를 보이면서 그만의 정치를 하기를 기대했다. 안타깝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57391&PAGE_CD=N0002&CMPT_CD=M0112 

 

또 '여가부 폐지' 주장... 국민의힘에서도 "퇴행"

조수진 "젠더갈등 부추기는 분열의 정치, 지지층 바라는 것 아냐"... 민주당도 비판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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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에세이는 절반 넘어가는 중이다. 말 그대로 하고 싶은 얘기들 편안하게 써보는 중이다. 한참 남들 하는 얘기랑은 엄청 다른 쪽에 서 있다. 원래도 흐름 따라 사는 인생이 아니었다. '마이너의 마이너'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여기에 수식어가 하나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좌파' 마이너의 마이너. 

중간에 목차를 한 번 정리했다. 

1. 좌파라는 멸종 위기종
2. 10대 남성의 보수화, 더 무서운 게 온다
3. 청년 좌파의 자연스러운 등장
4. 취미로서의 좌파 생활 – 생활 좌파

한국에서 좌파에 대한 얘기, 특히 '지금 여기'에서의 얘기는 처음인 것 같다. 먼 미래에 대한 얘기, 주로 유럽 어디에선가 벌어지는 다른 나라 얘기 혹은 일제시대 얘기가 거의 대부분이다. 이걸 이 시대에 가지고 와서 해보고 싶었다. 

되도록이면 가볍고 경쾌한 스타일로 써보려고 하는데, 좌파 얘기가 마냥 경쾌하기만은 어렵다. 중간중간에 이론도 나오고, 학자들 얘기도 나오게 된다. 최소한으로 가지만, 가끔은 무거워지거나 가슴 답답해지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런가부다 한다. 

어려운 작업이기는 하지만, 아무도 안 해본 일을 한다는 재미는 있다. 참고할 것도 없고, 따라할 것도 없고, 모방할 것은 더더욱 없다. 다른 건 몰라도 쓰는 재미가 있고, 보람도 있다. 한국에서 좌파 같은 안 팔리고 인기 없는 얘기를 나 아니면 누가 하겠나, 그런 약간의 자부심으로 편하게 편하게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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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둘째, 학교에서 신체 검사 결과가 나왔다. 얄짤 없이 비만 등급이다. 큰 길까지 애들하고 걸어갔다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간이 없어서 쩔쩔 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고 시간 관리를 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한다. 정확히 말하면, 되는 대로 한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에 엄청난 의미를 두지도 않는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나는 평생을 어깨에 힘을 준 채로 공을 던지면서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야 어깨에 힘을 뺀 것 같다. 그렇다고 뭘 크게 잘 하지는 못하는 것 같고. 그냥 힘만 빼고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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