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김호기의 표현에 '훌리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훌리건 사회학도 생겼다고 들었다. 이 축구와 관련된 집단적 현상에 대한 지적은 움베르트 에코의 90년 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

요즘 현상에 대해서 생각보다 유용하다. 60대 훌리건, 태극기들. 50대 훌리건, 진보 훌리건.

20대가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그룹화된 것을 본 건 사시 폐지 때였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 모임'.

이게 점점 커지고 커져서, 정작 그들이 주장하던 로스쿨 폐지는 오간데 없고, 점점 더 시험 훌리건이 되었다. 뭐든지 시험으로 하자, 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들이 훌리건으로 완성된 시기는, 이준석과 치룬 서울시 보궐과 이준석이 당대표된 사건도 아니라고 본다.

박성민이 청와대 청년비서관이 되었을 때, 과연 그가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느냐, 그게 최선이냐, 이런 얘기는 할 수 있다고 본다. 나도 이 사건에 대해서 입을 다무는 이유는, 과연 박성민? 이게 최선은 아니라고 본다. 더 나은 대안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포장지' 전략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지금도 박성민 인사를 찬성하지도 않고, 지지하지도 않는다. 속으로만 "그래, 니들 맘대로 해라",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구나 인사에 대해서 반대를 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의견을 피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공개적으로 해임을 요구하는 순간, '훌리건'이라는 단어를 완성하는 폭력 혹은 괴롭힘의 단계로 넘어갔다.

뭐든지 시험으로 하자, 사시폐지에서부터 커져나온 시험주의자들이 '시험 훌리건'으로 한 단계 넘어간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시험 훌리건들은 태극기 훌리건과는 달리, 정권도 잡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훌리건은 훌리건이다.

바야흐로 한국은 다양한 훌리건들의 나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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