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나기가 쉽지 않다. 어제는 너무 더워서 결국 전부 마루에 나와서 잤다. 그것도 모자라서 결국 마루 에어컨 틀고야 애들은 잠이 들었다. 너무 덥다. 

애들은 오늘 돌봄 교실 하루 쉬고, 점심 때 수영장 데리고 갔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수영장이 여름 방학 때는 내내 닫았었고, 다시 연지 얼마 되지 않는다. 애들은 작은 풀장에서 자기들끼리 논다. 

수영장 갔다가 짜장면 먹는 게 애들하고 노는 주요 코스인데, 진짜 유명한 짜장면 집이었는데, 그새 문을 닫았다. 가게 안은 비었고, 임대라고 쓰여진 종이가 붙어 있었다. 정말 유명한 덴데, 그 대신 배달은 안 한다. 지난 주에도 연 거 본 것 같은데, 그 사이 문을 닫았다. 결국 좀 걸어가서 해장국집에 갔다. mb가 다녀갔던 집으로 유명하고, 노무현 시절에 여기서 종종 국밥 배달시켜 먹는다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워낙 줄이 길어서 가 볼 엄두도 못냈다. 애들은 순대국밥 나는 해장국.. 노부부가 꽤 멀리서 먹으러 왔는데, 2시 넘어서는 영업 안 한다고.. 정말 멀리서 왔는데, 그래도 어떻게 안 되겠느냐고 하는데, 재료가 떨어져서 어렵다고 한다. 

한 쪽에서는 잘 사는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모여서 세미나도 하고, 이래저래 돈 놓고 돈 먹기, 요즘이 돈 벌기 딱 좋은 때라고 난리다. 그 한 편에는 오래된 가계들도 이제 정말 한계 상황에 몰려서 하나씩 문을 닫는 중이다. 뭔가 보상을 한다는데, 이미 이렇게 문을 닫았는데, 보상이 되겠는가. 

팬데믹, 난 이거 생각보다 오래 간다고, '팬데믹 롱테일'이라는 표현으로 좀 후반부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여름에 대유행이 한 번 더 올거라고 생각하고, 정말로 아무 일정도 안 잡았다. 괜히 감당할 수도 없는 행사 약속했다가 서로 민망할 일이 생길수도. 이럴 때면 정말 정부를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다. 좀 이런 건 미리 준비하고, 충분히 의미 있는 대책을 만들 수는 없는 건가? 이럴 때 경제 수장이 홍남기라는 사실은 좀 좌절감을. 맨날 이헌재 욕하기만 했는데, 막상 홍남기 하는 거 보니까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헌재가 음침하고 얄밉기는 하지만, 약게 미리미리 움직이는 건 좀 잘 했던 것 같다. 홍남기는, 어디서 이런 미련 곰탱이가 굴러왔는지.. 

청와대가 아무 것도 안 하고 손 놓은지 - 아니 차라리 손 놓을 거면 관료들이라도 움직이게 정말 손을 놓던지, 맨날 "우리 주포의 맹활약", 이런 거나 - 꽤 되는 것 같다. 죽을 사람 죽고, 살 사람 살고.. 그야말로 is man is, go man go, 있을 사람 있고, 갈 사람 가고, 그런 식 아닌가 싶다. 

지나고 나니 드는 생각이지만, 예전에는 큰 일이 벌어지면 시민단체에서 연대회의 같은 거 만들어서 나름 기민하게 대응을 하기도 했었다. 팬데믹 연대회의 같은 게 뒤늦게라도 만들어지면 어떨까 싶다.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 차원에서 대응하기가 훨씨 나을 것 같고, 학교 문제까지 포함해서 종합적인 상황실이라도 운영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사회가 무기력하지는 않을 것 같다. 

홍남기 입이나 의사들 입만 쳐다보는데,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대책을 그렇게 해서 만들 수가 있을까? 이것도 하나마나한 소리이기도 하다. 단체들도 개별적으로 지금 자기 앞가림이  힘들어서 허걱거리고 있는 중인데 말이다. 

청와대는 아무 생각 없고, 정부는 홍남기 휘하 버티기 모드로 들어갔고, 총리는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시민단체는 무기력. 청와대 바로 앞의 몇 정권째 유명하게 버텼던 식당들도 지금 나가 떨어지는 중인데, 골목 한 구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이나 쓰겠나 싶다. 

이준석은 공직선거 나올 때 7급 공무원 시험 같은 거 치루자고 하는데, 그럴 게 아니라.. 구멍가계라도 몇 달 운영하게 해보는 실습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세상 물정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뭔가 지휘한다고 하는데, 이거야 원. 하다못해 프랜차이즈 가계 점주라도 좀 해보고 공직 선거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생각은 이래저래 복잡한데, 바깥에 37도 되는 거 보고 방에 들어왔는데, 에어컨이 안 돈다. 돌기는 도는데 찬바람이 안 나오는. 순간 머리 하얗게 되고, as를 불러야 하나, 제 때 올까, 잠시 멘붕. 순간적으로 땀 겁나 났다. 이럴 때는 무조건 껐다 켜보는 건데, 이놈의 에어컨은 벽으로 전선이 들어가서 뽑을 콘센트가 없다. 결국 여차저차, 에어컨 컴 리부팅. 찬 바람 나온다. 휴우.. 

더운 여름, 하루 보내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 아직도 남은 하루가 길다. 

'아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피커 위의 야옹구  (2) 2021.07.30
태권도장 여름 방학..  (0) 2021.07.30
수영장 나들이..  (0) 2021.07.27
방학 첫 날, 팥빙수..  (0) 2021.07.22
긴급돌봄 정지, 동굴 모드..  (0) 2021.07.15
커튼 뒤의 야옹구..  (1) 2021.07.15
Posted by 우석훈 retired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