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거든 어떤 종류의 의식이나 추도식도 없이 최대한 빨리, 비용을 들이지 말고 화장해주기 바란다. 재는 바다에 뿌리거나 바다로 흘러갈 작은 시냇물에 뿌리기 바란다. 어떤 종류나 성격의 것이든 나를 회고하거나 나의 이름을 적은 비석·석판·비명·기념물을 언제 어디서나 세우지 말기 바란다. 사망기사·회고록·초상화·전기·편지들은 인쇄되거나 발간되지 않기를 바라며 또 복사해서 유통시키지 않기 바란다."

1929년 베블런의 유서. 깔끔하다. 그는 살아서 미국경제학회 학회장 자리도 거부했다. "나에게 이 자리가 정말로 필요할 때, 이 자리는 나를 외면하였다."

학위 논문 쓸때 베블런의 글들을 많이 인용하기도 했고, 또 많이 보기도 했다. 베블런의 삶이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나도 죽을 때에는 베블런처럼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도록.

그의 유골은 태평양에 뿌려졌지만.. 10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좌파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취미로서의 좌파 생활, 어렵다..  (1) 2021.07.30
햅번 스타일, 햅번룩..  (3) 2021.07.26
'다중'의 혁명 선언  (1) 2021.07.26
좌파 에세이, 4장 구성..  (0) 2021.07.25
베토벤 교향곡 5번  (0) 2021.07.18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