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민주주의 책, '참여와 혁신' 인터뷰.. 정말 젊은 기자랑 했었는데, 나름 재밌었다.

한국에서 첫 인터뷰는 중앙일보랑 했었다. 97년.. 인터뷰 횟수로만 보면 아마 내가 기록적으로 많지 않을까 싶다. 보통 문화면에서 하는 책 인터뷰만 있는 게 아니라. 책과 상관없이 경제면에서 경제 사안 가지고도 많이 했고, 사회적 논쟁 벌어지면 사회면 인터뷰도 엄청. 미세먼지 같은 환경 이슈는 보통은 사회면에서 다룬다.

그렇지만 제일 큰 인터뷰는 아사히랑 했었던. 아사히 1면에, 거의 전면 인터뷰로 나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얘기가 부각이 되면서, 결국 일본에서는 정권 교체가 되었던.. 그래서 한동안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인터뷰가 많았고, 연속해서 동경에 가던 시절도. 그 민주당 정권이 정말 못했다. 후쿠시마 터지면서 결국 다시 아베 정권의 시대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나중에 아직 민주당이 합당하기 전에 일본 민주당 당사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통한의 시절을 지켜보던 바로 그 사람, 일본 민주당 정책 부장을 만났었다. 그 때의 복잡하던 심경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여유되면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tv에 경제 가지고 하는 토론 방송도 있고, 방송사마다 하는 스페셜 방송들이 경제 정책도 많이 다루었다. 보수 정권 10년 지나다보니까, 이제 그런 건 다 없어졌다.

방송만 없어진 게 아니다. 그런 거 주로 다루던 피디들도 없어졌고, 경제나 정책 다루는 구성 작가들도 전멸.

그 와중에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게, 그나마 언론이나 잡지 인터뷰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방송에 대해서 내가 느낀 건.

줘 패는 방송은 많이 생겼는데, 뭘 해야할지를 고민하는 방송은 전무하다시피. 저 놈 잡아라, 우린 촛불집회 이후 아직도 그것만 한다. 어디로 갈지,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다. 명박 시절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결국 경제나 정책을 고민하는 뿌리가 아예 뽑힌 상황이..

지금의 민주당 근간을 형성하는 운동권 실세들의 정서에.. 줘 패는 건 잘 하는데,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는 게 약하다는. 결국 80년대 우리가 가졌던 그 아픈 모습이 지금 한국 방송이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다.

인정을 하든 인정을 하지 않든, 어디로 갈지에 대한 고민은 이제 드라마로 넘어갔다. 경쟁이 극심해지다 보니까, 다양성은 드라마에만 있다.

스카이캐슬 마지막편은 예술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큐 등 미래에 대한 고민이 사라진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되는 게 원래는 맞지요", 그 얘기에 마지막 한 회를 할애한 아량으로 볼 수도 있다. 원래 이런 건 다른 데에서 해야 하는데, 그런 데서 맨날 줘 패는 것만 하니까, 우리의 미래에 대한 건 드라마가 좀 하고 가실께요..

예타면제가 한참 이슈일 때 100분 토론의 주제가 일본 초계기 사건이 나와서 그냥 채널 돌려버린 적 있다. 줘 패는 놈들은 많다. tv에서 라디오, 온갖 매체가 줘 패는 일만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줘 패고, 일본 줘 패고, 중국 줘 패고, 가끔은 트럼프도 줘 팬다.

속 시원하기는 하다.

그런데 줘 패는 게 사회의 전부냐? 눈 뜨면 누구 줘 팰까, 온 국민이 줘 패고만 있으면, 손석희 말대로 "소는 누가 키우냐?"

요즘은 사람들이 손석희 마저도 줘 팬다. 손석희도 요 몇 년 동안 한 거라고는 줘 팬 것 밖에 없지 않은가?

지금 tv에서 신문, 잡지를 통털어서 줘 패지 않는 얘기가 나오는 거의 유일한 코너가 인터뷰다. 물론 많은 인터뷰도 기본은 줘 패는 얘기지만.. 간간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미래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일본 민주당이 맨날 줘 패다가 후쿠시마 사태를 정말 무능하게 처리하고, 결국 정권 다시 넘겨줬다.

줘 패는 건, 한국당의 실력을 이기기 어렵다. 걔들은 할 줄 아는 게 줘 패는 것 밖에 없다. 우리도 같이 죽어라고 줘 패면?

뭘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면? 쟤 패주자, 아니 쟤 패주자. 이게 뭐냐?

저는 뭘 잘 해? 줘 패는 거요..

이게 우리의 특장점이 되어버렸다. 한국에서 방송이란? 줘패고, 가끔 웃기고. 아 참, 노래도 불러요, 랩도 하고요.

이게 우리가 21세기를 열어가는 방식인가? 몇년째, 맨날 줘 패기만 한다. 그리고 돌아서면 맛집 탐방이다. 이 삶의 방식 외에는 없는가?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45

 

출근이 ‘덜’ 괴로운 직장 되려면...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2.01
  • 댓글 0

팀장 민주주의, 직장 민주주의 인증제 도입 강조

[인터뷰] 우석훈 박사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극복할 대안으로 ‘직장 민주주의’를 제시했다. 우 박사는 지난해 말, 36번 째 책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한겨레출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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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애개발원에서 진행하는 팟캐 '당장만나' 녹음하고 왔다. 두 시간 가량 녹음했는데, 나는 재밌었다. 보람도 있고. 이건 그냥 지금 공중파 라디오에 편성해서 진행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참, 여기가 알릴레오 녹화하는 스튜디오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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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물에 그 밥. 나는 유학을 엄청나게 일찍 갔고, 학위도 전례없이 빨리 받았다. 그러다보니까 20대를 좀 별다르게 보내게 되었다. 한국에서 그 분야에서는 제일이라는 사람들과 일상을 같이 보내게 되었다. 최고이거나 이제 곧 최고가 될 사람들. 서울대 철학과의 김상환 선생, 서양경제사의 주경철 선생, 이런 양반들하고 책 같이 읽고, 논문 뭐 써야하는지 그렇게 복댁이면서 살았다.

그러다보니까 내가 부딪힌 가장 큰 문제는, '그 나물에 그 밥'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였다. 권위로 치면 내 주변 사람들의 권위가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그냥 존경한다고 네네, 그렇게 지내다보면 뭔가 폼은 나는데,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 된다.

지금 내 주변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계속하고 싶어하고, 정말로 편안한 상태가 되면, 더욱 더 익숙한 것을 진짜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보통의 잘난 사람들은 그렇다.

쉐킷쉐킷, 그걸 어떻게 흔들어서 전혀 새로운 조합을 만들 것인가, 그게 20대부터 내가 늘상 고민하던 현실적 질문이다. 여전히 어렵다..

잠깐 한눈 팔고 있으면, 또 다른 '그 나물에 그 밥' 안에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거 아닌 것 같은데.. 늘상 헤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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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선물..

잠시 생각을 2019. 2. 1. 09:55

익산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강연한 적이 있다. 원목도마 선물이 왔다. 농업이나 사회적 경제는, 가끔씩은 뭔가 얻어걸리는 게 있다. 돈이 세상을 움직이는 전부는 아니다..

 

http://www.ik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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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별 일정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나의 일정 관리법이다. 어차피 애들 보다가 지키지도 못할 약속, 만들지도 않는다. 방송 진행이나 고정, 원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 내 삶과는 아주 먼 곳으로 가버렸다.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하루에 두 가지 일정을 만들지는 않는데.. 가끔 어쩔 수 없이 두 탕을 뛰어야 하는 날이 생긴다.

내일이 그렇다. 낮에는 kbs 라디오 특집 녹음이다. 용민이 방송이라서.. 아, 네. 김기식 선배랑 간만에 왕창 떠들게 생겼다. 김기식, 인생 참 어렵게 꼬인 인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그리고 잽싸게 집에 오면서 애들 하원시키고, 아내 퇴근 때 다시 바턴 터치. 시간이 애매하기는 한데, 내일은 아내가 조금 조정해볼 수 있다고 한다. 아슬아슬한 허들 게임의 연속이다.

저녁을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이고, 못 먹으면 할 수 없는데.. tbs에서 하는 <북소리> 녹화. 직장 민주주의 편이다. 대본 읽었는데, 뭔 사례를 얘기해달라고 한다.

'제광제부서' 얘기를 할까 싶은.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 의원에게 들은 얘기다. 제주, 광주, 제주, 부산, 서울, 그렇게 찍는 국내선 하루 일정. 승무원 죽어난다..

이렇게 하루에 일정의 두 개 겹치는 날이면, 앞으로는 절대로 이렇게는 안 한다고 결심에 또 결심을 한다.

살면서 신세지고 산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아 네, 예, 해드려야죠, 이러다 보면.

돈으로 치면, 진짜 미친 짓이다. 이렇게 두 군 데 가서 받는 돈이 10만 원이나 넘을까 말까? 물론 진행을 하면 그것보다 많이 받기는 하는데, 그것도 큰 차이는 없다. 게다가 주간 방송이면, 아예 그 돈 주고, 나 좀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게 훨씬 낫다.

나도 책을 엄청나게 파는 건 아니라서 어디다 광고하기는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방송출연료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냥 1년에 2~3권 낸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엉덩이 붙이고 있는 게 생활이 훨씬 더 편한.

물론 일간 방송을 진행을 하면 그것보다는 낫기는 할텐데.. 그럴 거면 차라리 취직을 하지. 애는 누가 보고..

그래서 이래저래 계산을 해보면, 차분하게 앉아서 책 읽고, 조심스럽게 인터뷰 진행하고, 생각을 잘 정리하는 게 훨씬 나은.

계산서는 그렇게 진작에 나왔는데도, 가끔 이렇게 말도 안 되게 하루에 두 탕을 뛰어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내가 빙신이라서 그렇다.

남들 하는 것처럼 "바쁘다", 한 마디 하면 그만이다.

50대 에세이 정리하면서, "바쁘다"는 말을 안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앞으로는 절대로 바쁠 생각이 없다.

(그 얘기를 안 하니까 대체적으로는 안 바쁜데, 가끔은 이렇게 심히 바쁜, 그것도 아주 실속 없이 심히 바쁜..)

영광이라는 게 그렇다. 내가 지금보다 더 영광스러워서 인생에서 좋아질 게 뭐가 있겠나. 지금도 충분히 영광스럽다. 유명도 그렇다. 더 유명해져서 뭐 할려고? 밤에 가끔 술 사러 내려가는 구멍가게에서 할아버지가 "어제 tv에서 봤어요", "아, 네.." 이게 행복하냐? 하나도 행복할 것 아니다. 권력? 그런 거 가져서 뭐하게. 돈? 지금도 사는 데 불편하지 않다. 아반떼로 만족하면, 크게 목돈 들어갈 일도 없다.

얼마 전에 후배가, 도대체 왜 국회의원 안 하느냐고 물어봤다.

해 뭐하게?

이렇게 물어보니까,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는지, 그냥 웃었다.

요 몇 달 사이에도 국회의원 직빵 가기 좋은 자리에 대한 제안이 당에서 왔었다. 도와줄 마음은 있지만, 애 보다 말고 뛰어갈 생각은 별로 없고, 이름 걸고, 이름 날릴 생각도 없다.

나는 지금이 딱 좋다. 이래저래 많이 줄였는데, 여전히 방송이 많다. 사실 이것저것 연락 오는 대로 다 하면, 요즘 같으면 전업 방송인 만큼 분량이 나올 것 같다..

부질 없는 짓이다.

애들 둘 키우고, 고양이랑 부대끼며 지내는 지금의 삶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리고 가끔, 이런 건 왜 우리 못한단 말이지? 그렇게 일 년에 몇 번 그야말로 미래적 가치나 숨은 약점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벤츠는 안 탄다, 그렇게 50대 에세이 쓰면서 마음을 먹는 순간, 내 삶의 경제적 고통은 끝이 났다. 쓰는 돈이 없는데, 모자랄 돈도 없다.. 그냥 세 끼 밥 먹는 걱정 없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저 인생에 마지막 남은 소망 같은 게 있다면,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뱃살이나 좀 해결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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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책, 겁나게까지는 아닌데, 강연은 많이 들어온다. 보통은 한 달에 하나나 할까 말까 할 정도로 거의 안 하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일 아니면 그냥 한다. 주제가 주제라서.. 여수 시립도서관에서 부탁이 왔는데, 그것도 간다고 했다. 시간 잘 맞으면 애들 다 데리고 놀러갔다 오고..

나 혼자서 무슨 직장 민주주의 전도사인 것도 아니고, 혼자 돌아다닌다고 될 일은 아닌 듯 싶다만.. 방법이 별로 없다. 강연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게, 한 얘기 또 하고 또 한 얘기 또 하고..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얘기 반복하는 게, 진짜 죽기보다 싫다. 그게 싫어서 강의도 같은 강의 반복해서 개설하는 걸 잘 안 했다. 강의 제목은 같더라도 주제도 바꾸고, 내용도 바꾸고.

같은 얘기를 반복하면서 점점 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본 국회의원들은 좀 그렇다.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얘기를 계속 할 수가 있는지. 정치는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정치에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한 얘기를 또 하는 게, 진짜 죽을 것처럼 싫었다.

요즘 국책연구원 연구과제에 몇 개 자문을 해준다. 총선, 대선 때 신세진 사람들이 좀 있어서.. 돈이나 자리로 보답을 못 하는대신, 그런 거라도. "하나마나한 보고서 또 쓰고 싶으신 거는 아니쟎아요, 뭐라도 새로 집어넣으서야.." 이런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실제로 그렇게들 하고 싶어한다. 여건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하여간 직장 민주주의에 대한 얘기를, 당분간 반복적으로 얘기하게 생겼다. 방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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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다보면 쓰는 내가 재미가 없거나, 빨리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이 때는 전부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거나, 그 분량을 앞뒤로 드러내버린다. 그게 어려우면 그 부분이라도 다시 쓰는 수술을 한다. 쓰는 내가 재미가 없거나 감정이 안 생기면, 읽는 사람에게 그런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 물론 충분한 팬을 확보한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부담감을 안 느낄 필요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내가 재미 없는데, 누가 재밌겠다고 느끼겠나 싶다.

물론 그냥 그렇게 하면 그만이지만, 그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과감하게 드러내면 그만이기는 한데, 큰 공사가 되거나, 대공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88만원 세대> 처음 시작할 때, 맨 앞의 인트로가 좌완 정통파 투수 이상훈에 대한 얘기였다. 근데 이게 은유가 너무 겹으로 겹치다보니까 얘기가 복잡해졌다. 일단은.. 다 버렸다.

오늘 아침에, 버릴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이 왔다. 이게 판단이 어렵다.

감정을 쌓아나가면서 뒤에서 진짜 얘기를 들을 준비를 하는 게 효과적이기는 한데, 문제는 독자들의 호흡이 점점 더 짧아져서.. 그 순간까지 따라올 사람이 점점 더 없어지는.

싹 버리던지, 장면 전환이라도 해야 하는. 그런데 마땅히 할 다른 얘기가 없다. 비비적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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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간만에 100분 토론 한 번 볼까 했다가 한일 초계기, 기분 팍 잡쳐서 채널 그냥 돌려버렸다. 예타면제 때문에 정권의 향방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중요 시점에, 이 무슨 호랑이 담배 먹는 얘기인가 싶었다.

누가 한국 언론에 대한 불만이 없겠냐만은, 사실 예타 건은 좀 그렇다. 이렇게 한다고 진작 작년 하반기에 발표가 다 났다. 연말에 발표하는 올해 경제운용 방향에도 다 나왔다.

의미있는 변화를 원한다면, 사실 그 때 조사도 하고, 분석도 하고, 그렇게 했어야 맞다. 사실 이 문제를 추적한 집단은 한국에서는 경실련이 유일하다 (경실련 만쉐이!)

흐름상 중요 시점에는 엄한 소리들 하고 있다가, 이제 다 결정되어서 확정되는 상황에서 "이게 뭐야", 이렇게 하는 건 좀 그렇다.

요즘 내가 쓰는 용어로는 우리 모두 다 '질서 정연한 바보짓'을 하고 있는 것이고, 뭔가 엄청 열심히 한 것 같지만 사실 아무 일도 아닌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뉴스라는 말이, 그야말로 새로운 거라는 말인데..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을 눈에 보일 때 말하는 것, 그게 무슨 뉴스냐. 아직 눈에 보이지 않을 때, 그래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때 움직이는 거지.

그렇게, 이런 건 좀 아니다 싶은데, 한일 초계기가.. 바로 채널 돌려버렸다. 소심한 복수다 (그래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이런 건 100분 토론 시절의 손석희가 잘 하기는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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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리했더니, 아침에 열도 오르고, 목도 부어서.. 나는 다른 건 몰라도, 감기 걸리는 일은 일생에 몇 번 없을 정도로. 감기만은 없다. 결혼하고는 감기 걸린 적이 없었다. 감기겠구나 싶었다.

아내가 출근하면서 애들 어린이집 데리고 갔다. 죽어라고 잤더니, 몸은 좀 괜찮다. 아내가 끊어준 동사무소에서 하는 헬스장 오늘 첫 날인데.. 코를 풀었더니 피가 나온다. 힘들긴 힘들었나 보다.

이게.. 회사 다닐 때에는 주말에 푹 쉬고 나갔는데, 애들 보면 주말이 더 고비다. 주말에 완전 무리하고, 새로운 주가 시작하면 누적되고 더 누적되고.

오늘은 간담회가 하나 있고, 내일은 장애인개발원에서 하는 팟캐 녹음이 있다. 모래는 용민이랑 하는 kbs 라디오가 있고. 김기식 선배가 나온댄다. 그리고 저녁 때 tbs에서 하는 북소리 녹화가 있다.

꼭 해야 하는 거 아니면 거의 다 튕기는 중인데도, 일정이 개판이다. 꼭 챙겨야 하는 선배들이 있는데, 어제 전화 걸어보니까 삐진 것 같다. 된장.. 미안하기는 한데, 영감들은 잘 삐진다. 삐진 이유는 충분히 알겠는데, 내 코가 석자라서 이것저것 챙길 형편이 아니다.

그 동안 살면서 여기저기 챙기는 일들을 주로 내가 했었다. 뭔가 만드는 사람들은, 잘 삐진다. 그리고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한다. 물론 나도 그렇다. 요즘은 나도 그런 거 잘 못한다. 내가 죽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삐질 사람이 덜 삐지는 건 아니다.

올해에 추가로 들어온 연구가 10대 연구다. 한국의 10대, 이게 눈물 나는 현상이다.

지나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얼마나 행복한 10대를 보냈는지.. 공부도 아주 잠깐만 하고, 진짜로 신나게 놀면서 지냈다. 중학교 때는 사진반 한다고, 사진 찍으러 여기저기 공식적으로 놀러다녔다. 고등학교 때는.. 그냥 놀았다. 서울대 법대 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고.. 의대는 첨부터 노 땡큐. 그냥 암 생각 없이 놀았다. 소설은 많이 봤다. 전집으로 나온 한국 소설 그리고 소위 명작 소설, 다 본다는 마음으로 봤는데..

그래서 10대에 대한 생각을 회상해보면, 마음 속에 아무런 고통이 없다. 진짜 남들 평생 놀만한 분량을 그 시절에 원없이 놀았다. 그리고도.. 그 후에도 계속 놀았다. 어쩌면 전세계 박사 기준으로, 내가 가장 많이 놀면서, 되면되면 그렇게 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학 시절에는 음악한다고 놀고, 운동한다고 놀고. 유학가서는 여기가 바로 파리야, 영화보고 책 읽고, 그리고 놀고.

내가 10대 때 놀았던 얘기 들으면, 다들 깜짝 놀랄 정도로. 원래는 그렇게까지 놀 생각은 아니었는데, 공부 좀 하자고 도서관에서 도서관에서 모여서 놀고.. 이상호 기자가 학교도 다른데, 그렇게 같이 모여서 놀던 멤버 중의 하나.

사회과학 저자가, 요즘은 춥고 배고프고, 외로운 바닷가 파도 한 가운데 혼자 서 있는 사람이다. 그 뒤의 호화 방갈로에서 편안하게 바베큐 먹는 사람들이, 쟤는 혼자서 왜 저린디야, 그러고 있는 듯 싶은.

그래도 그 삶이, 보람은 있다. 내가 나를 돌아다봐도, 나는 내 시절을 개돼지처럼 살지는 않았다.. 그냥 처묵 말고는 생각도 안 하는 간부급들이 너무 많은 나라에서.

10대들이 삶은 역설적으로 공평하다.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주 소수의, 건물주의 아들은 행복할까?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권위주의적이고 양아틱하지 않은 건물주를 아직 별로 본 적이 없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간단히 정의하면, '행복한 10대'를 만드는 데에 실패한 나라다. 국제 기준으로 따지면, 아동 학대가 청소년 학대로 이어지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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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문제와 젠더 문제에 대한 책을 올해 낸다. 두 개의 공통 분모로 10대 특히 10대 남학생이 추출이 되었다. 그래서 슬슬 중2, 중3들의 삶을 보기 시작한. 지난 주 일요일에도 중2 아들이 있는 친구 집에 가서, 같이 저녁도 먹고, 쇼핑도 하고. 가깝게 관찰할 수 있는 중2, 중3이 몇 명 확보되었다.

그나저나 이 얘기를 시작하니까, 기자들 전화 엄청나게 온다. 지금까지 우리가 10대 그것도 공부 엄청 잘 하는 게 아닌 10대들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처음 <88만원 세대> 준비하기 시작하니까 사람들이 20대 얘기 재미없다고 그걸 뭐하러 하느냐고 그랬다. 뭐, 여전히 재미는 없다. 그러나 거기가 결국 핫 스팟이 되었다.

10대 남학생, 한국 사회의 분기점은 거기다. 돈을 쓰던지, 뭘 하려면 거기에 해야 한다.

된장.. 그런데 결국 도로와 공항에 돈을 쓴댄다, 24조 원이나. 그리고 10대들에게 쓸 돈은 없다고 한다. 미친 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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