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모임

젠더 경제학 2018. 12. 16. 22:08

 

조한혜정 선생이 좀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엄기호, 신지예 등이 있었다. 엄기호 박사는 진짜 오랜만이고, 신지예는 처음 본다.

 

아마 여성가족부 장관이 자문위원회를 만드는데, 조한혜정 선생이 위원장이 되었나보다. 하여간 이것저것 좀 생각들을 모아 보자는데. 어차피 나도 내년에는 젠더경제학과 10대들을 위한 농업경제학, 두 가지로 고민할 문제들을 좁혀 놓은 상황이라.

 

8살부터 20, 그렇게 고민의 대상을 좁히자는 얘기를 했다. 원래 이런 종류의 연구모임이 생기면 실무 총괄 같은 것을 내가 오래 했었는데, 나도 이제 50이 넘었다. 그냥 되는 대로 구경하면서 생각을 좀 보탤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하면 어떻겠나 싶다. 애 보면서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그래도 재밌는 얘기들은 꽤 나왔다. 엄마들이 육아하는 기간을 단절로 방치하지 말고 이걸 복무 기간으로 계산해주는 것은 어떨까.. 이 연구는 내가 맡기로 했다. 엄마만 그런 게 아니라 아빠도.

 

내가 지금 뭘 하는 중인가? 누가 물어보면 복잡하니까 그냥 애 보고 논다”, 이렇게 말한다. 아마 들은 사람들은 속으로 놀고 자빠졌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예전에는 정부 프로젝트 같은 연구용역이 아니더라도 그냥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런저런 연구를 많이 했었다. 그게 선구적인 흐름들을 만들었다. 요즘은 이것도 거의 상업적 활동처럼 바뀌어서, 연구를 위한 사전 연구, 이런 모색이 거의 없어졌다.

 

조한이 우에노 치즈코의 최근 논의를 보면 좀 좋을 것 같다는.. 재미있을 것 같다.

 

아마 포럼 수준의 모임 하나는 만들어질 것 같다.

 

연구 시작할 때 그림을 크게 그리는 사람이 있고, 작게 그리는 사람이 있다. 나는 좀 크게 그리는 편이다. 그리고 아마 지금 한국에서는 내가 가장 과격하게, 그 얘기로 끌어낼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내려고 하는 편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정부 등 외부 과제는 안 하고, 돈을 받는 일도 절대 안 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그냥 내 돈 쓰고 한다. 그래서 눈치 봐야 할 기관이나 총장 같은 대가리가 없다. 필요하면 말고, 아니면 그냥 놀고, 선택 자체가 단순하다.

 

연말, 여전히 나는 돈과는 상관 없는 사소한 모임에서 사소한 얘기를 하면서 살고 있다. 원래 사회랑 호흡하는 학자의 삶이라는 것이, 사실 그냥 사소한 일상적인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들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사소하게 살련다..

 

'젠더 경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대 젠더 갈등..  (5) 2020.03.06
가사 노동과 기본소득  (0) 2020.02.19
청년 젠더갈등 토론회..  (0) 2019.02.15
중2, 중3 남학생..  (1) 2019.01.29
여성들의 경력단절에 관한 문제  (5) 2018.12.17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