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민주주의 책, '참여와 혁신' 인터뷰.. 정말 젊은 기자랑 했었는데, 나름 재밌었다.

한국에서 첫 인터뷰는 중앙일보랑 했었다. 97년.. 인터뷰 횟수로만 보면 아마 내가 기록적으로 많지 않을까 싶다. 보통 문화면에서 하는 책 인터뷰만 있는 게 아니라. 책과 상관없이 경제면에서 경제 사안 가지고도 많이 했고, 사회적 논쟁 벌어지면 사회면 인터뷰도 엄청. 미세먼지 같은 환경 이슈는 보통은 사회면에서 다룬다.

그렇지만 제일 큰 인터뷰는 아사히랑 했었던. 아사히 1면에, 거의 전면 인터뷰로 나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얘기가 부각이 되면서, 결국 일본에서는 정권 교체가 되었던.. 그래서 한동안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인터뷰가 많았고, 연속해서 동경에 가던 시절도. 그 민주당 정권이 정말 못했다. 후쿠시마 터지면서 결국 다시 아베 정권의 시대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나중에 아직 민주당이 합당하기 전에 일본 민주당 당사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통한의 시절을 지켜보던 바로 그 사람, 일본 민주당 정책 부장을 만났었다. 그 때의 복잡하던 심경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여유되면 꼭 다시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tv에 경제 가지고 하는 토론 방송도 있고, 방송사마다 하는 스페셜 방송들이 경제 정책도 많이 다루었다. 보수 정권 10년 지나다보니까, 이제 그런 건 다 없어졌다.

방송만 없어진 게 아니다. 그런 거 주로 다루던 피디들도 없어졌고, 경제나 정책 다루는 구성 작가들도 전멸.

그 와중에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게, 그나마 언론이나 잡지 인터뷰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방송에 대해서 내가 느낀 건.

줘 패는 방송은 많이 생겼는데, 뭘 해야할지를 고민하는 방송은 전무하다시피. 저 놈 잡아라, 우린 촛불집회 이후 아직도 그것만 한다. 어디로 갈지,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다. 명박 시절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결국 경제나 정책을 고민하는 뿌리가 아예 뽑힌 상황이..

지금의 민주당 근간을 형성하는 운동권 실세들의 정서에.. 줘 패는 건 잘 하는데, 어디로 갈지를 고민하는 게 약하다는. 결국 80년대 우리가 가졌던 그 아픈 모습이 지금 한국 방송이 보여주는 모습 그대로다.

인정을 하든 인정을 하지 않든, 어디로 갈지에 대한 고민은 이제 드라마로 넘어갔다. 경쟁이 극심해지다 보니까, 다양성은 드라마에만 있다.

스카이캐슬 마지막편은 예술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큐 등 미래에 대한 고민이 사라진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되는 게 원래는 맞지요", 그 얘기에 마지막 한 회를 할애한 아량으로 볼 수도 있다. 원래 이런 건 다른 데에서 해야 하는데, 그런 데서 맨날 줘 패는 것만 하니까, 우리의 미래에 대한 건 드라마가 좀 하고 가실께요..

예타면제가 한참 이슈일 때 100분 토론의 주제가 일본 초계기 사건이 나와서 그냥 채널 돌려버린 적 있다. 줘 패는 놈들은 많다. tv에서 라디오, 온갖 매체가 줘 패는 일만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줘 패고, 일본 줘 패고, 중국 줘 패고, 가끔은 트럼프도 줘 팬다.

속 시원하기는 하다.

그런데 줘 패는 게 사회의 전부냐? 눈 뜨면 누구 줘 팰까, 온 국민이 줘 패고만 있으면, 손석희 말대로 "소는 누가 키우냐?"

요즘은 사람들이 손석희 마저도 줘 팬다. 손석희도 요 몇 년 동안 한 거라고는 줘 팬 것 밖에 없지 않은가?

지금 tv에서 신문, 잡지를 통털어서 줘 패지 않는 얘기가 나오는 거의 유일한 코너가 인터뷰다. 물론 많은 인터뷰도 기본은 줘 패는 얘기지만.. 간간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미래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일본 민주당이 맨날 줘 패다가 후쿠시마 사태를 정말 무능하게 처리하고, 결국 정권 다시 넘겨줬다.

줘 패는 건, 한국당의 실력을 이기기 어렵다. 걔들은 할 줄 아는 게 줘 패는 것 밖에 없다. 우리도 같이 죽어라고 줘 패면?

뭘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하면? 쟤 패주자, 아니 쟤 패주자. 이게 뭐냐?

저는 뭘 잘 해? 줘 패는 거요..

이게 우리의 특장점이 되어버렸다. 한국에서 방송이란? 줘패고, 가끔 웃기고. 아 참, 노래도 불러요, 랩도 하고요.

이게 우리가 21세기를 열어가는 방식인가? 몇년째, 맨날 줘 패기만 한다. 그리고 돌아서면 맛집 탐방이다. 이 삶의 방식 외에는 없는가?

 

 

http://www.laborpl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45

 

출근이 ‘덜’ 괴로운 직장 되려면...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9.02.01
  • 댓글 0

팀장 민주주의, 직장 민주주의 인증제 도입 강조

[인터뷰] 우석훈 박사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직장 내 괴롭힘을 극복할 대안으로 ‘직장 민주주의’를 제시했다. 우 박사는 지난해 말, 36번 째 책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한겨레출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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