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면제..

잠시 생각을 2019. 1. 29. 15:15



어떤 일을 할 때 기준은 명분과 실익이다. 명분이 있느냐? 명분이 없다면 실익이 있느냐?

그걸 고전적인 기준으로 따질 때 기술적 용어로 feasibility라고 부른다.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가?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가?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가?

세 가지를 따져본다. 수소차의 예를 들어보자. 수소차는 기술적 타당성은 애매한데, 경제적 타당성은 약하거나 거의 없다. 사회적 타당성은? 이건 꽝이다. 지금 찬성하는 국회의원들도 자기 지역에 수소 스테이션 생긴다고 민원 들어오기 시작하면 다 입장 바꿀 거다. 가장 비슷한 게 농협 개혁이다. 원칙적으로 다 찬성한다고 하지만, 자기는 좀 빼달라고 한다. 지역 농협하고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싶지 않은 국회의원이 없기 때문이다. 개혁적인 것 빼면 시체인 국회의원에게 농협 개혁안 좀 하자고 했더니, 술 한 잔 마시자고 하고.. 결국 자기는 좀 빼달라고 했던. 사회적 타당성의 현실이다.

예타 면제는 사업 검토의 3단계 중 중간 단계인 경제적 타당성을 넘어가자는 얘기다.

물론 경제적 타당성이 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bp 분석 결과가 나쁜 데도 내가 반대하지 않은 일이 있다. 대표적으로 장애인들의 지하철 접근을 위한 엘리베이터 시설. 이건 이익이 수치로는 거의 안 나온다. 그렇다고 이걸 안 하는 게 맞느냐? 나는 하는 게 맞다고 의견을 보냈다.

문재인 정부의 예타 면제..

이건 명분이 없는 일이다. 만약 한국당이 이런 걸 했다면? 그야말로 야당 시절에 난리쳤을 일이다. 지금은? 그 때 없는 명분이 지금이라도 생기지는 않는다.

실익은?

과연 경제가 살아날까? 그것도 잘 모르겠다. 경제에는 매몰비용이라는 개념도 있지만 기회비용이라는 개념도 있어서 그렇다. 기회비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실익도 별로 없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KDI 원장하고 작은 논쟁을 한 적이 있었다. 좀 봐주라는 거다, 상황이 너무 안 좋다고.. 그 때 생각이 난다.

선진국이라는 게 그렇다. 명분이 없으면 실익도 안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게 선진국이다. 명분이 없어도 실익이 생길 수 있는 것, 그게 개도국이다.

선진국 시대에 개도국 행정, 그렇게 이해하면 이 예타면제는 명분을 잃는 것은 확실하고, 실익도 사실은 불투명하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9&aid=000250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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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 먹고 시세를 보니까, 월세는 4,000에 40이다. 아내는 필요하면 작업실 따로 내도 된다고 하는데, 그냥 40만원어치 노는 게 날 것 같다. 보는 김에 간만에 옛날에 살던 아파트.. 2배 올랐다. 그거 팔고 이사가려고 했던, 결국 찜만 찍었던 아파트. 3배 올랐다.

지방에 집을 하나 더 살까, 일본에 하나 더 살까, 그러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뭐, 그러면서 각 국별로 부동산 특징과 그런 걸 공부하게 되기도. 강릉에 있는 경포대 현대는 진짜 살 생각이 있어서 몇 번 가보기도 했다. 동계 올림픽 유치한다고 생지랄 떠는 거 보면서 정나미가 뚝 떨어져서.. 그 후로는 진짜로 강릉은 한 번도 안 갔다. 신혼여행을 강릉으로 갈 정도로 강릉을 좋아했었다. 최고 절친도 강릉 사람이고.

결국 돌고 돌아, 작업실은 따로 마련하지 않는 걸로 결론을 냈었다. 그리고는 지금은 야옹구 쓰는 방에 얹혀서 고양이 눈치 보면서 지내는.

그 시절에 약간만 아는 교수 한 명이 막 부동산 회사를 차리고, 자기도 디벨로퍼라고 생지랄을 떨었다. 끌끌.. 그렇게 돈이 좋더냐, 그렇게 막 무시했다.

암 말기라는 얘기를 얼마 전에 들었다. 햐, 사는 게 뭔가하는 생각이 문득.

내가 봤던 집들은 최소 2배고, 보통은 3배 정도 올랐다. 그래도 안 산 게, 집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가 정말로 듣기 싫었다. 그냥 내가 사는 집에서 조용하게 사는 게, 제일 편하다. 돈이야 있다가도 없고, 그런 것.

작업실 때문에 집을 하나 더 살 생각이 있었는데, 그것도 마흔 넘어가면서 다 귀찮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나처럼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난 젊었을 때 월급을 너무 많이 받아서 서른 살에 집 샀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통장에 돈이 많아서..

아파트 살 때, 내가 다니던 사무실 두 군데에 지도에 컴퍼스와 자 가지고 딱 중간 지점에 선을 그었다. 광화문과 용인 사이. 그 중에서 형편 되는 데 그냥 샀다. 진짜 무식하게 산 건데, 그 집도 세 배 넘게 올랐다. 그야말로 개발의 시대. 아무 것도 없는 벌판이 좋아서 고른 건데, 명박이 거기에 뭐라뭐라 막 때려짓는다고 하고. 건너편에 이번에는 오세훈이 또 뭐라뭐라 짓는다고 하고.

공사판 벌어지는 게 싫어서 그냥 이사왔다.

내가 알던 섬유 수입하는 회사 사장이 대구 사람이었다. 텍스타일 공부겸, 수출입 업무도 좀 봐주고, 섬유 시장도 좀 분석해주고. 그게 계기가 되어서 패션 공부를 하고, 선시장 후시장, 밀라노 시장, 프리미어 비젼, 그런 데 대해서 좀 익숙해지게 되었다. 이 양반이 아파트에 거의 광적인 수집벽 같은 게 있어서 돈만 생기면 아파트..

그게 싫었다. 그래서 헤어졌다.

패션쇼 관련된 일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좀 조언만 해주고 말았다. 그 때 모델들의 세계를 좀 볼 수 있었다. 참 어려운 일이구나.. 그리고 또 인연이 되어, 슈퍼 모델들하고 일을 할 기회도. 그냥 옆에서 지켜보는 데에도 그 삶이 너무너무 힘든 삶이었다.

삼성물산 등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디자이너들이 아주 가까운 사람들이라서, 히트 치는 지갑이나 가방이 구상되고 만들어지고, 그야말로 시장을 싹 아도치는 과정을 지켜볼 일도 있었다. 이것도 좀 지난 일이라서, 현빈 백 만드는 과정을 본 게 거의 마지막이었다.

20대에 우연한 계기로 텍스타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까, 우연하게도 패션 디자인, 모델, 패션쇼, 이런 게 너무 먼 거리의 일이 아닌 삶을 살게 되었다.

몇 년째 입고 다니는 후드티도 봉제 관련된 노동조합에서 선물로 받은 것. We are not the machine.. 그렇게 쓰여 있다.

뭐든, 난 그렇게 뭔가 만드는 사람들하고 있을 때 편하고 재밌지, 아파트 사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사는 사람들하고 있을 때에는 재미 하나도 없다.

가끔 패션에 대한 책 제대로 한 번 써보자는 제안을 받기는 하는데, 이게 손 놓은지 너무 오래 되서..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아르데꼬 다니던 친구들 다시 만나보고 싶기는 하다. 그 때 참 재밌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파트나 부동산에 인생을 걸고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는 것, 인생을 낭비하는 길이다. 삶이라는 게, 그렇게 시간이 길지가 않다.

앙드레 김은 두 번 만났었다. 앙드레 김 얘기 한 번 해보자는 제안을 받은 것도 벌써 2년 전이다. 한 번은 해보고 싶은 일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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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에너지 트렌드에서 이미 oecd 국가랑 많이 다른 곳으로 왔다. 우리가 어디 간 게 아니라, 그들이 딴 곳으로 갔다. 토건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하던 토건을 더 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다른 곳으로 간 거다.

나는 엄청 좌파라고 하거나 극단적인 사람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한국에서만 그렇다. 독일이나 스웨덴 아니면 덴마크에서 나 정도 온화하게 얘기하면, 중도 우파 정도로 분류된다.

내가 하는 얘기는, 대체적으로 eu 스탠다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얘기를 한국에서 하면, 빨갱이라고 부른다.

나는 북한 정서적으로 안 좋아한다. 나한테 빨갱이라고 하는 건 좋은데, 친북좌파라고 하면 너무 좀 이상하다.

상관 없다. 그냥 나는 내 길 갈 거니까.

그런데 여전히 궁금하다. 우리는 왜 선진국들의 이런 보편적 흐름과 자꾸 더 멀어지는 것일까?

이제 우리는 외국도 많이 가고, 별거별거 다 보고 온다. 심지어는 자기네들 자식도 어지간하면 외국 가서 공부한다. 정보와 문화의 흐름에서 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근데 왜 이렇게 정서적으로 원전을 좋아하고, 토건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게 늘 궁금했는데, 여전히 잘 모르겠다.

 

https://news.v.daum.net/v/20190128204513871?rcmd=rn&fbclid=IwAR2n7SuslqiZcFpJnESC8qNlZONd5xk3yxJx1o7bKgQBylLfnmz-Ysbazf8

 

세계일보

세계는 굴뚝 막고 원자력 버리는데..여전히 '연기' 뿜는 한국 [뉴스+]

나기천 입력 2019.01.28. 20:45 수정 2019.01.29. 08:09 
전 세계 패러다임 변화 외면 / "온실가스 저감".. 속속 태양열·풍력 대체 / 韓, 2030년 석탄 비중 36%로 1위 전망 / 원자력 24%, 신재생에너지는 20% 그쳐 / 발전 단가 상승·시장서 도태될 우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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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랑 같이 장난감 치우는 게 협동이야.

오늘은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협동을 배워왔다. 협동이라고 하면 빨갱이라고 생난리치던 20대~30대를 보냈다. 공문에 협동이라고 썼다가, 협조로 고쳐야 한다고 생난리가 났던.

생각해보니까 그놈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고급 교육과정이 없던 시절에 공부한 불쌍한 놈들이다. 협동, 그게 자본주의의 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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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정책실장이 어떤 경유로 교체가 결정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장하성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평가가 엇갈린다. 어쨌든 행정 행위는, 한국에서 경제를 다루는 최고위층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는 사실, 딱 하나다.

그리고 현 정부는, 예전의 많은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토건으로 달려간다. 정부 내에 딱 하나 있던 브레이크를 떼어낸 후, 신나게 달려간다. 이게 균형 발전이냐? 1조원 넘는 복지 예산 같은 거 한다고 하면 "이게 무슨 돈 낭비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토건에는.. 50조든, 60조든, 한 방에 간다, 여야 없고, 부처간 갈등도 없다.

국민 좀 살려달라는 게 경제 살리기지, 건설업자 특히 지방 건설업자들 일거리 만드는 게 21세기에 적합한 경제 살리기인가 싶다. 이런 걸 가지고 예전에는 몰핀이라는 은유도 썼고, 당뇨병이라는 은유도 썼다.

https://news.v.daum.net/v/20190128115440618?fbclid=IwAR3EcYDdlBvAz6n3lvgPVuzSFg7IcMHtKfJxD5XZoERsIUwqA115ye8qHMU

 

60조 예타 면제에 들뜬 지자체..선심정책·후폭풍 우려도

김희준 기자 입력 2019.01.28. 11:54 
지역경제 효과에 문 대통령·이 총리도 예타면제 언급
지자체 편 가르기·핵심사업 소외 가능성도 우려도 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국경제투어로 대전을 방문,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24/뉴스1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대상사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지자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탈락지역의 반발과 선심성 정책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해 면제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사회간접자본(SOC), 연구개발(R&D) 등 대규모 재정 투입을 예상하는 신규 사업의 경제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건설사업,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이 대상이다.

정부는 오는 29일 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예타 면제 신청은 17개 시·도에서 총 33건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을 비롯해 강화-영종 평화고속도로 건설, 신분당선 수원-호매실 구간 연장, KTX 세종역 설치 등이 들어있다.

지자체에선 예타 면제를 학수고대하며 사실상 사활을 걸고 있다. GTX-B의 경우 박남춘 인천시장이 직접 국회와 청와대를 방문해 예타 면제를 건의하기도 했다. 예타 면제를 건의한 지자체의 지역구 의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물밑지원을 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 사활 건 지자체…문 대통령·이 총리도 예타 거론

지자체가 이처럼 예타 면제를 학수고대하는 것은 지역사업의 신속한 추진이 가능해서다. 예타 조사는 최소 6개월에서 평균 15개월이 걸린다. 예타를 면제받으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사업의 조기 착수로 지역경제에도 호재로 작용하면서 지역 민심이 중요한 선출직 지자체장과 지역구 의원들에겐 매력적인 소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4일 대전지역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도권은 인구가 많고 수요도 많아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월하게 통과하지만, (지역은) 수요가 부족하다 보니 번번이 통과하지 못했다"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사업(8000억원), 세종-청주 간 고속도로 사업(8013억원), 충남 석문국가산단 인입철도 사업, 충북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1조4500억원)의 예타 면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앞선 22일 전남 목포를 방문해 "(전남의) 남해안 관광지구 조성사업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하는 안을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문 정부가 예타 면제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잡기 위한 방책이란 얘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 '71조' 예타사업 탈락 지자체 반발 등 우려

문제는 예타 면제 사업에 투입할 정부 재원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개 시·도의 사업의 예타를 면제하면 총 61조원의 재원이 든다고 본다. 지자체별로 사업 금액이 가장 큰 사업 1건씩만 예타 면제를 지정해도 그 규모가 41조5169억원에 달한다. 시도별로 규모가 가장 작은 사업들로만 선정하면 19조7047억원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후 현재까지 29조5927억원 규모의 예타를 면제했다. 이번에 42조원 정도만 더해지더라도 이명박 정부(60조3109억원), 박근혜정부(23조6169억원), 노무현정부(1조9075억원)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예타 면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현 정부의 토건 사업 의존도가 높아진다"며 "정부는 지자체별 예타 면제를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예산 낭비의 책임과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신청 사업에 밀려 정작 중요한 정책사업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가 요청한 평택-오송 복복선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평택~오송 고속철도 45.7㎞ 구간의 지하에 복선 고속철도를 하나 더 만들어 병목을 해소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3조1000억원 규모다. 병목을 해소하면 수도권과 지역 간의 고속철도 연결은 원활해지지만, 노선이 지나가는 지자체엔 실익이 별로 없어 정부 안팎에선 예타 면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가 예타제도 개선 대신 단발성 면제에 집중하면서 발표 후에도 지자체 간 편 가르기 우려가 커졌다"며 "선심 정책의 오해를 막기 위한 현명한 차선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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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 중이다. 진짜로 멋있다. 살면서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나도 이제 50. 내 삶도 누군가 걸었던 삶을 따라 걷는 삶은 아니다. 별 볼 일 없더라도, 나는 내 삶을 살고 싶다.

나이 먹으면, 류이치 사카모토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엄청 좋아했었다. 그러나 나이 먹으면 그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나는 영원한 소년처럼 노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성숙하고, 그 성숙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말년을 보내고 싶다. 나는 나이먹지 않는다, 그런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기회가 닿으면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한 평전을 쓰거나, 그의 인터뷰집을 내거나,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다. 내가 얼마나 잘 나고, 얼마나 깊이가 있고, 얼마나 천재적인가.. 그런 건 별로 재미 없는 얘기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그런 걸 보이고 싶어서 오늘도 몸부림을 친다. 그렇지만 별로 재밌어보이지는 않는다.

류이치 사카모토처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사람은 종종 보는데, 그처럼 늙어가고 싶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그처럼 잘나거나, 대단한 삶을 살지는 못할 것..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그처럼 늙어가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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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힘에 대해서 진짜로 내가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영화 <글레디에이터>를 보았을 때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아들 코모두스는 영화에서는 정말 무능하게 나온다. 아버지를 죽이는 거야, 욕망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능력은 정말 없다.

반면 전장을 누비던 장군 막시무스는 능력치 최대. 검투사가 되어서도 로마 최고의 검투사가 된다.

그런 막시무스가 결국에는 반란을 결정한다. 그리고 아직도 도시 외곽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의 부하들에게 이 결정을 전달하러 그의 부관이 떠난다. 두구두구둥..

그 부관은 결국 나무에 목이 매달린 시체로 스크린에 등장한다.

당시 세계 최고의 부대인 로마의 최고 장수와 부하면, 정말로 세계 최고로 유능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정말 무능한 코모두스의 쪼무라기들이 막시무스와 그의 부하들을 꼼짝 못하게 봉쇄. 물론 비슷한 장면은 중국 영화에도 많이 나온다. 얘기 자체가 엄청난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중국 영화에서는 무능한 왕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무서운 환관 할아버지들이 나오니까, 왜 장군과 그의 부하들이 꼼짝도 못 하게 되었는지, 금방 납득이 간다.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코모두스의 '유능함'은 적어도 스토리 내에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때 나는 권력의 무서움이라는 것을 느낀 것 같다.

무능한 권력이지만, 스스로를 지키는 것도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하는 일이 유능한 것과 자기를 지키는 것의 유능함은 좀 다를 것 같다.

mb 시절에 영화 <글래이데이터>를 여러 번 봤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팍스 아메리카나의 칭송 영화라고 생각한 것 같다. 물론 리들리 스콧이 체계를 칭송하는 은유를 가끔 사용하기는 하지만, 미국의 패권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고.

(오랫동안 나를 지켜본 아내는, 내가 가장 재밌게 보는 감독은 리들리 스콧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영화를 다 본 것은 아니다.)

영화 <글래이데이터>는 나름의 해피 엔딩으로 이 무능한 정권을 무너뜨리기는 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여전히 무능한 정권이 스스로를 지킬 때 얼마나 유능해지는가, 이걸 가장 끔찍하고 섬뜻한 방식으로 보여준 영화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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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시사인 편집국장 했던 김은남 기자네 집에 애들 다 데리고 놀러갔다. 식구처럼 지내는 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요즘 시사인에서 책 담당한다고 한다. 사회과학, 이 쟝르가 우리나라에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한다. 사실 그렇기는 하다. 내 책은 경제로 분류해도 되고, 사회과학으로 분류해도 되는데, 그래도 사회과학자로서의 존심 때문에 사회과학으로 출간한다.

남들 다 트렌드 따라 옮겨가고, 돈 버는 직정으로 넘어가고, 힘 쓰는 자리로 넘어가는.. 그래도 출간 쟝르 하나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버티다 보면 또 좋은 날이 오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내 삶의 자부심이, 트렌드를 쫓아간 적이 한 번도 없는. 그리고 매 번은 아니라더라도 가끔은 트렌드를 만들기도 하는. 이제 나도 51세,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만 한다. 재미도 있으면 더 좋겠지만, 내가 하는 일이 늘 재밌는 것만은 아니다. 보람은 있다. 보람도 없고, 재미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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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성격이 좀 다르다. 좋아하는 것도 좀 다르고.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돈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는 뭔가 만드는 일을 좋아한다. 원래 그런 걸 좋아했다. 그리고 만드는 단계 중에서도, 정말 대책 없이 새로운 걸 만든다고 막 고민하는 그 단계를 좋아한다. 그래서 몇 개의 실마리를 잡아서 얼키설키, 소위 뼈다구 만드는 그런 때가 가장 기쁘고 재밌을 때다.

이런 일들은 보통의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이 뼈다구 다음 단계 혹은 최종 제품을 팔거나, 혹은 자기 도장을 찍는 일을 좋아한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도장 찍는 순간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좀 머슥해지거나, 누군가 눈치를 주면 "국회의원은 법이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는 것"이라는, 되도 않는 개소리를 한다. 꽤 유명한 국회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조문 작업을 좀 더 해야겠네요, 다음에 만나실 때에는 그걸 좀 더 하셔서." 옆에서 지켜보다가 얄미워서 진짜 머리 한 번 때려줄 뻔했다. 야, 그건 니가 해야하는 거 아냐? 이게, 그냥 거저 날로 먹을려고 그러네.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가끔은 있다. 정세균이 바닥부터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누가 해놓은 것에 숟가락 얹는 것을, 체질인지, 성격인지 혹은 또 다른 이유인지,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머슴의 자식이었던 그는, 국회의장이 되었다.

50이 되면서 알았다. 나는 초고 정도가 아니라, 스케치 정도가 아니라,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얼키설키 뼈다구를 만드는 그 일 자체를 좋아한다는 것.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은, 부자 되기는 어렵다. 영광을 보기도 어렵다. 이런 건 도장 찍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된다. 체질적으로, "내가 다 했어", 이렇게 말해도 불편하지 않는 사람들이 결국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

그렇지만 나같이 뼈다구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세상이 공평한 것은, 밥은 먹고 살기 때문에 그렇다. 계속 만들면, 밥은 먹고 산다. 물론, 조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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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의 일인 것 같다. 사회적 경제를 전공으로 할 생각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사회적 경제에 대해서 대중적인 수준에서 설명하는 책을 쓰기는 했지만, 내가 직접 뛰어들 일은 아니라는 게 평소 생각이다. 예비 사회적 기업에 관여한 적은 있는데, 진짜 힘든 일이다. 에너지 쪽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그것도 힘든 일이다. 애 보는 아빠가 감당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것도 그거지만, 별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별 황당한 인간들이 교수도 되고, 간부도 되고, 승진도 하고, 결정권도 갖는다. 그냥 다시 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 다시 보면, 다시 미소도 짓고, 에, 술도 먹고, 에 또 놀러도 가고, 다 했어.. 그래야 하는데, 그렇게 남은 내 인생을 낭비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았다. 보나마나 수명이 줄어들 거다.

이것저것, 다 싫다고 했다. 그 때 한다고 그랬으면, 장관은 몰라도, 차관급이나 기관장 하나는 했을 것 같다. 그리고 30대에 그렇게 살았듯이, 다시 정의감에 불타서 결국은 매일 술 처먹고..

이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지금 내 블로그 주소가 retired이다. 공단을 그만두면서, 어떤 이유로든 다시 이 분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디를 비롯한 주소를 다 그렇게 정했다.

2004년, 2005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복귀 요청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금의환향해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델, 그거 재미 없다. 거기에서 더 높은 자리에 가고 싶어서 그만둔 것도 아니고.

혹시라도 내가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까봐, 그 시절에 많은 아이디나 블로그 주소 같은 것을 retired라고 정했다. 혹시라도 내가 마음이 흔들릴 때,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서.

장하준의 아버지가 장재식이다. 나는 장하준과 만나기 전, 그의 아버지와 먼저 일했다. 그의 이름으로 나간 신문 칼럼을 두 개쯤 썼던 기억이다. 그가 장관이었다.

재밌던 시절이기는 하지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내가 하면 잘 할 거다, 그 생각을 버렸다.

근데, 정권은 바뀌었는데, 왜 세상은 조금도 좋아지지 않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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