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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2.28 겨울 방학 끝나갈 때.. (7)
  2. 2023.01.03 광어회 저녁.. (3)
  3. 2022.12.24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4)
  4. 2022.12.07 까다로운 고양이.. (3)
  5. 2022.11.27 큰 애의 위기.. (1)
  6. 2022.11.16 어린이들과 손잡고 가는 길.. (1)
  7. 2022.11.09 새벽 두 시에.. (2)
  8. 2022.10.30 이태원의 할로윈 파티.. (1)
  9. 2022.10.21 제빵기 빵..
  10. 2022.09.30 Oh Freedom (2)

어제 지방 출장 갔던 아내가 저녁 시간에 맞춰 돌아오게 되었다. 뭐 준비한 게 따로 없어서 꽁치 통조림 넣고 꽁치찌게 끓였다. 우리 집 꽁치찌게는 두 캔을 넣어야 한다. 안 그러면 우리 집 어린이들끼리 싸움 난다. 

요령은 별 거 없고, 고추장은 딱 한 숫가락만. 좀 더 맵게 하고 싶은데, 매운 기분만 내야지, 진짜로 맵게 하면 어린이들 못 먹고. 그러면 간이 안 맞는데, 까나리 액젓 조금 넣어서 약간만 보충. 큰 애는 조금만 짜도 뭐라고 한다. 

어린이들은 코 박고 먹었다. 어제 아침에는 볶음밥을 해줬다. 볶음밥 뒤에 후식으로 파인애플 짤라줬는데, 큰 애가 왜 볶음밥에 파인애플 안 넣어줬냐고. 미안해, 아빠가 시간이 없어서. 

인생에 남을 진할 겨울방학이 이제 내일이면 끝난다. 둘째가 돌봄 교실 신청서를 까먹고 학교에 안 냈다. 게다가 봄방학이랑 겨울방학이 통합된 길고 긴 첫 겨울방학. 생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요일이 다 헤갈릴 정도로 비몽사몽, 그렇게 지낸 것 같다. 

자식 학폭 문제로 검사 한 명이 피곤하게 되었다. 

아마 경찰들이 경찰청장에게 귀뜸을 해주지 않은 게 사건의 중요 포인트 아닐까 한다. “물어보셨어요?”, 아마 이랬을 것 같다. 검사들이 경찰들 보는 눈이, 진짜 불가촉 천민 보듯했던 것 같다. “지들이 무슨 수사를 한다고 그래.” 검사들의 특권 의식 같은 게 좀 쩐다. 

경찰을 천민 보듯이 했던 검사들이 국민들을 어떻게 볼까? 몇 해 전 교육부 국장이 “국민들은 개•돼지”라고 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사실 검사 눈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게 보이지 않았겠나 싶다. 물론 모든 검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야말로 특수한 일을 하던 사람에게는,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보였겠나 싶다. 

욕하는 건 쉽다. 이제 자식교육이 관련된 거라서, 나도 우리 집 어린이들을 돌아보게 된다. 큰 애는 지난 가을에 태권도장에서 손가락욕을 해서 검은 띄를 뺏기고, 흰 띄 매고 다녔다. 큰 애는 태권도 그만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래도 그렇게 해서라도 고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사실 돌아보면 태권도 관장을 나중에 은인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학원에서 누가 혼내겠나. 어린이들 가는 태권도장은 이래저래 애들 키우면서 고마운 시설이기는 했다. 코로나 한참 때 버스 운행도 쉬고, 사범들도 많이 그만두었다. 혹시라도 도움 될까, 두 어린이 학원비 몇 달치 미리 냈다. 특별한 건 아니고, 문 닫으면 나만 골통 먹으니까. 

내가 관찰한 것에 의하면 남자 아이들은 ‘성숙’이 좀 늦게 온다. 어쩌면 아예 안 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참 키 크고, 덩치 커지기 시작하면, 힘 싸움하기 너무 좋아한다. 상어가 몸 길이로 자기들끼리 서열을 만든다고 하더니, 그게 딱 맞다. 둘째는 태어날 때부터 아팠고, 요즘도 1년에 한 번씩은 연례행사처럼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을 한다. 큰 애는 아픈 데가 없고, 키도 크다. 그렇다고 딱 모범생, 그런 건 아니다. 매너도 별로 없는 편이다. 그래서 맨날 혼난다. ‘상냥’, 그게 내가 큰 애한테 탑재시켜주고 싶은 개념이지만, 어렵다. 일단 주먹부터, 그런 스타일이다. 그래서 더 신경을 많이 쓴다. 

강남 근처에 살았던 적이 있다. 그때 가장 싫었던 것이 “남들도 다 이렇게 해”, 그런 얘기를 듣는 것이었다. 나는 좌파로 살아서 그런지, 딱 표적 한 명이 걸리면 그건 늘 나일 것인 형편이었다. 남들한테는 아무 문제도 아닌 것이 나에게는 문제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지만, 나는 곤란한, 그런 인생을 살았다. 욕 먹을 일 거의 안 하려고 하는데, 그랬더니 “감정 기복이 심하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 이런 얘기들이 따라 붙었다. 그래, 같이 술 처먹은 내가 죄다.. 그 시기를 지난 뒤로는 남들하고는 거의 밥도 안 먹는 삶을 살게 되었다. 술자리도 엄청 가린다. 나도 나를 지켜야 하니까. 그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무작위로 많은 사람들하고 술 마시는 자리는 거의 안 간다. 

“남들도 다 이렇게 해”, 이게 나한테는 힘든 일이었다. 나는 원칙대로 살고 싶었다. 그래서 결국에는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하면서 강남을 떠났다. 원칙은 지킨다고 해도 잘 지키기 어렵다. 세상에 부조리는 많다. 그렇지만 자식들에게는 조금은 더 원칙적인 삶이 몸에 배어 있는 인생을 살고 싶게 해주고 싶었다. 

자식 키우기는 늘 어렵다. 난 좀 답답할 정도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원칙을 지키면서 살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창피하고 지우고 싶은 일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내가 지키려고 하는 건, 대단한 건 아니고 글로벌 스탠다드 정도다. “남들도 다 이렇게 해”, 그럴 때면 속으로는 “아니, 니들만 그렇게, 전세계에 이렇게 하는 사람들 거의 없어”,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검사를 비롯해 특권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너무 오랫동안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한국은 점점 더 그런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일종의 선진국 현상이 아닐까 한다. 국민들은 선진국 국민으로 바뀌어 가는데, 특권층은 갈라파코스처럼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세상 바뀌는 걸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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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야근이다. 회 시켜 먹기로 어린이들과 합의를 봤다.

광어회 배달이 왔다. 맛은 있는데, 이게 포장이 너무 많다. 하나하나 포장 뜯다가, 매운탕은 끓이지도 못했다. 새우 까주고 나니까 뭘 먹을 기력이 없다. 그냥 상추 찢어넣고 회 조금 넣어서 후다닥 회덮밥 해 먹었다. 어린이들 아직 먹고 있을 때 이제는 다시 남은 회 챙겨넣고, 쓰레기 버리고, 남은 음식 싸넣고. 그렇게 하면 어린이들 식사 마쳤을 때 대충 식탁 정리가 끝난다. 가게에서 소주도 한 병 보내줬는데, 그런 건 열어볼 엄두도 못 냈다. 


좀 우아하게 회도 좀 먹어가면서, 이런 저녁 시간은 여전히 상상 속에만 있다. 포장 뜯는 게 끝나는 순간, 다시 포장 뒷정리해야 하는 어린이들과의 저녁 식사. 배는 찼는데, 뭘 먹었는지 모르겠다. 분명 멍게도 회덮밥에 때려넣어서 같이 먹었던 기억인데. 아스라한 기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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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는 한 달 전에 태권도 사범님하고 축구 코치님한테 연달아 잘못을 하면서, 태권도 자체 징계로 검은 띄 몰수, 흰띄. 그리고 나한테 많이 혼나고, 한 달간 tv 시청권 금지, 컴퓨터 금지, 그랬다. 원래 한 달인데, 조금 당겨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한 달로 치기로 했었다. 나한테 크리스마스 이브가 포함되느냐, 포함되지 않느냐, 몇 번이나 물어봤다. 

오늘 새벽에 큰 애는 다섯 시에 일어나서 드디어 컴퓨터를 켜고, 유튜브 신나게 봤다. 컴퓨터 너무 많이 한다고 나한테 혼나고, 그리고는 다시 tv를 아주 길게. 

그 사이에 역시 또 크고 작은 사고를 치기는 했는데, 컴퓨터 금지를 연장하는 것은 참아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일단 오늘부로 벌은 종료. 

큰 애는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예 포기한 것 같다. 둘째는 잘못한 게 좀 있기는 한데, 얼마 전에 산타 할아버지한테 선물 꼭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며칠 전에 마루에 조그맣게 해마다 설치하는 크리스마스 츄리도 놓았고, 전구에 불도 켰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마냥 즐겁기만 해도 되는 날이 1년에 몇 번 없는데, 오늘은 그냥 즐겁기만 해도 좋은 날이다. 

모두들 잠시라도 평안한 마음과 행복이 가득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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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쯤 전에 캣타워가 너무 낡아서, 골판지로 된 스크래처로 바꿔줬다. 아내 의견이었다. 그랬더니 야옹구가 누워 있을 데가 없어서 급하게 좀 큰 쿠션을 사줬다. 개, 고양이 겸용이라고 되어 있는데, 전혀 사용을 안 했다. 잘 보니까 뜨게질 한 털이 발톱에 걸린다. 몇만 원 바로 다이. 그리고 극세사로 된 다른 깔개를 바로 주문했다. 쓸지 안 쓸지 몰라서, 좀 작은 걸로. 

역시 본 척도 안 한다. 가슴에 작은 상처를.. 나도 그냥 포기했다. 바로 버릴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정신이 없어서 바로 치우지 않고 그냥 한 달 넘게 방치.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오늘 보니까 야옹구가 여기서 자고 있다. 하여간 길고양이 출신인데, 까다롭기는 더럽게 까다롭다. 좀 더 큰 거 사줄 마음도 있기는 한데, 쓸지 안 쓸지를 몰라서. 작아도 이리저리 몸을 꾸겨서 잘 올라가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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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가 요즘 위기다. 지난 달에 태권도 품세하다가 손가락 욕을 해서 검은 띠 뺏기고, 아직 흰 띄 차고 다니는 상황이다. 그때도 혼 많이 났는데, 지난 주말에는 구청에서 하는 축구 클럽에서 발로 욕하다가 코치님한테 혼났다. 

사실 난 그래본 적이 없어서 상황을 이해하는 게 좀 어려웠다. 언제부터 이랬는지, 정확한 이유가 뭔지, 아직 알 듯하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반성문을 쓰게 했다. 그리고 한 달간 tv 시청과 컴퓨터 금지를 하기로 했다. 대충 크리스마스 이브까지다. 그리고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는 걸로. tv 보는 걸 못 보게 한 건 처음이다. 

그리고 같이 문방구에 가서 편지지와 편지 봉투를 사왔다. 축구 사범님한테 보내는 사과 편지, 태권도 관장님한테 보내는 사과 편지 그리고 담임 선생님한테 보내는 감사 편지. 

살다 보면 몇 번의 위기가 온다. 그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삶이 전혀 달라진다고 얘기해줬다. 큰 애 인생에서 이제 첫 번째 위기가 온 것일 뿐이라고 말해줬다. Tv 한 달간 못 본다고 하니까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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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2학년, 4학년, 그렇다. 아직 산책할 때 애들 손을 잡고 다닌다.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 손은 특히 찻길에서는 꼭 잡고 다니는데, 둘째 손만 잡으면 큰 애가 심통 난다. 좁은 길 갈 때 큰애한테 앞장 서라고 하려면 길거리에서 한참 토론을 해야 한다. 큰 애랑 둘이 갈 때에도 큰 애는 내 손을 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어린이들 둘만 갈 때에는 서로 손을 잡지는 않는 것 같다. 큰 애가 속도 안 맞춰주고 너무 혼자만 앞으로 가서 힘들다고, 둘째는 큰 애랑 둘이 가는 건 잘 안 하려고 한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간 뒤로는 아버지 손을 잡은 기억이 없다. 기억이 안 나는 더 어린 순간은 모르지만, 아버지 손 잡고 걸은 기억 자체가 없다. 다섯 살 때인가, 영등포 역 앞에서 걸어가다가 아버지를 잃어버려서 당황해서 인파 속에서 한참 찾아다닌 기억이 있기는 하다. 몇 분 뒤에 아버지가 뒤에서 놀라서 나타나셨다. 나는 아버지가 앞 쪽에 계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버지 찾는다고 너무 앞으로 갔었나보다. 그 시절에 아버지는 영등포에 있는 다방에서 사람들을 자주 만나셨는데, 담배 연기 가득한 다방에서 계란 반숙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섯 살 때 기억이 아주 많다. 그때 마포에 있는 금은방에 어머니랑 갔었는데, 어머니가 결혼 반지 등 예물을 팔았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랑 갔던 다방 위치는 지금도 어느 정도는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마포 금은방은 마포라는 것만 기억나지, 어딘지는 전혀 잘 모르겠다. 버스 타고 건너갔던 다리가 양화대교인지 마포대교인지, 너무 이런 시절이라 그건 잘 모르겠다. 다리 건너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서, 길 건너편으로 좀 걸어간 것만 기억난다. 

하여간 아직까지는 우리 집 어린이들과는 길 가면서 손을 잡고 다니는데,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오늘 문득 했다. 우리 집 어린이들이 날 좋아하는 이유는, 아내는 질색을 하면서 사주지 않는 불량식품급 과자들을 나는 틈만 나면 사주는 것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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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에 세탁기 가득 빨래 돌려놓았던 게 생각이 났다. 애들 빨래가 있어서 좀 많다. 아내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얼마 전에 병원 응급실에 갔다왔다.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는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 보면 진짜 패 죽이고 싶다. 좁은 건조대에서 자리 잡아서 빨래 너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종류별로 늘어선 양말 짝 맞추는 것도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게다가 애들 양말은 짝이 잘 안 맞는다. 중얼중얼, 어린이들 양말 짝 맞추고 있는데, 고양이가 맑은 물 토하는 소리가 가느다랗게 들린다. 에휴. 또 일이네. 

우리 집 고양이는 태어나서 몇 달 안 되어서 길에 쓰러진 걸 누군가 동물병원에 데려다 주었다. 정말 몰골이 아닌 애를 입양해서 데리고 왔는데, 지금은 완전 새로운 품종이 되었다. 두 살 때 장에 문제가 생겨서 큰 수술도 한 번 했다. 백만 원 넘게 들었는데,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가난한 20대 여성의 경우라면 이 돈을 어떻게 했을까? 고양이들에게도 평등을. 

그렇게 해서 지금은 14살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토한다. 워낙 장이 약해서 그렇단다. 여러가지 시도해 봤는데, 별 소용은 없고, 그냥 그때그때 잘 치우는 수밖에 없다. 4번에 한 번은 사료 없이 물만 나오는 경우가 있다. 

파리에 살던 시절에 보았던 일이다. 지하철에서 여고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이 술에 취해서 토하는 걸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맑은 물만 나오는 걸 본 적이 있다. 가슴이 참 아팠다. 우리는 안주를 엄청 먹으니까, 술을 마셔서 정말 그렇게 맑은 물만 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10대 여성이 아무 것도 안 먹고 맑은 물만 토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저 사람은 무슨 삶의 고통이 그렇게 많은 것일까. 

고양이가 토하고 나면 제일 큰 일은 그걸 찾는 것이다. 다행히 쉽게 찾았다. 고양이 토한 걸 치우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아마 내가 나중에 죽어서 지옥에 갈지도 모를 때, 살아서 착한 일 한 거 대보라고 하면 하나는 있을 것 같다. 

세탁기에서 빨래 널고, 고양이 토한 거 치우고 나니까, 2시가 훌쩍 넘었다. 해야 할 일이 밀려서 오늘도 꼬박 밤새게 생겼다. 별 하는 일도 없는데, 일이 밀리는 거 보면 나도 좀 한심하기는 하다. 그래도 속도가 그렇게 밖에 안 나는데 별 수가 없다. 

2022년, 시작할 때에는 이렇게 고단한 한 해가 될 줄은 미처 몰랐는데.. 막상 한 해 끝이 보이는 상황인데, 정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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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초등학교 4학년인 큰 애는 반에서 할로윈 파티 한다고 색연필로 녹색을 잔뜩 칠한 가면을 만들었다. 그 반은 반에서 할로윈 파티를 따로 하는데, 둘째는 안 하나 보다. 엄청 부러워했다. 아마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파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담임 선생님 재량으로 하는 반도 있고, 아닌 반도 있나보다. 태권도장에서도 할로윈 파티 같은 것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 집 어린이들에게 할로윈은 굉장히 큰 행사다. 아마 얘들이 어른이 되면, 가장 가고 싶은 행사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할로윈도 가고, 어디 가서 술도 마시고, 나 닮았으면 적당히 깽판도 치고 그럴 것이다. 

그냥 친구들과 놀러 나왔을 뿐인데,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사람들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우리 집 어린이들은 앞으로 10년은 더 키워야 그 나이가 된다. 한 해 한 해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그렇게 다 큰 청년들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부모 심정이 어떻겠나 싶다. 

그렇다고 우리 집 어린이들은 점점 커가는데, “사람들 많은 곳은 가지 마라”, 이럴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종류의 문제는 선진국이 된다고 해서 없어지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행정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느냐, 그런 국가 스타일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아직 우리나라 행정은 좀 투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잘못은 아니라고 발뺌부터 하는 행안부 장관의 기자회견은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누가 물어봤어”, 그런 생각이 문득. 

아이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다. 나도 이태원 자주 가던 시절이 있기는 했는데, 마지막 갔던 게 2년 전인가, 3년 전인가, 기억에서도 까마득하다. 

애도를 해야 하는데, 가슴이 하도 먹먹해서, 어떻게 애도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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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기 빵..

아이들 메모 2022. 10. 21. 04:36

 

당분간 파리 바게뜨 가기가 좀 그래서.. 제빵기 돌려서 빵 구웠다. 보통은 우리 집 어린이들 보여주고 나서 먹는데, 배가 고파서 일단 한 덩어리 먼저 먹었다.. 아직 뜨거워서 맛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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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Freedom

아이들 메모 2022. 9. 30. 18:33

아침에 1교시도 마치지 않고 둘째가 조퇴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회의도 하나 있었는데, 병원 응급실이라도 바로 가야할지, 호흡기 치료 정도로 괜찮을지 판단하느라 아주 생난리가. 다음 주 수요일에 예약이 되어 있기는 한데, 담당의가 1주일에 한 번만 계시니까, 사실 병원에 뛰어가도 입원하는 거 말고는 별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오전 지나고 나서 좀 괜찮아져서, 외부에 일이 있어서 둘째 데리고 나갔다왔다. 
차에서 예전에 녹음해둔 조안 바에즈의 we shall overcome, 1969년 우드스탁 버전이 흘러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간만에 아내 차도 세차를 하고. 올 가을에는 창틀 청소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는 모기 때문에 못하고, 추워져도 못 하고.. 매직 블록 주문했다. 아자, 아자. 올해는 날 잡고 창틀 청소를 하고 말리라. 
그리고 나서 둘째 애 데리러 다시 나가고. 오늘은 방과후 로봇 교실하는 날이라, 장비 가방이 어마무시하다. 그러고 나가는데, 둘째가 케익 사달란다. 참, 생일이지, 얘가. 그 와중에 포켓몬 빵 예약해달라고, 둘 다. 돌아비리. 
나갔다, 들어왔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하루를 보내고.. 방에 돌아와서 낮에 들었던 조안 바에즈 앨범을 틀었다. 2017년에 나온 "Oh freedom"이라는 제목의 앨범이다. 오 자유여. 같은 '자유'인데, 윤석열 입에서 나온 자유와 조안 바에즈 입에서 나온 '자유'의 어감이 왜 이렇게 다른지. 
아내는 오늘 지방에 갔다가 늦게 온다. 둘째 생일인데, 미역국만 아내가 해놓고 간 게 있고.. 결국은 시켜먹기로 했다. 아내한테 뭐 먹고 싶냐고 했더니, 깐풍기. 비싸서 잘 안시켰는데, 오늘 저녁은 깐풍기 먹는 걸로. 
우리 집 어린이들은 깐풍기 먹는다고 난리 났다. 나는 잠깐 통장 잔고 생각해보고, 뭐, 별 상관은 없겠군. 내 통장에 너무 돈이 없다고 아내가 안 꺼내간지 두 달은 되는 것 같다. 아 참, 돈이 좀 있겠군. 
오늘 저녁에는 수영장 가기로 한 날인데, 도저히 갈 형편이 못 된다. 이것저것 계획을 빼곡하게 세우는데, 하나마나한 계획을 계속 새우고, 연장해서 갱신하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며칠 전부터 사실 고민이 생기기는 했다. 아주 예전에는 우리 집에도 LPG 난로가 있기는 했었는데, 지금은 다 치웠고, 도시가스 난방만 한다. 올 겨울에 도시가스가 끊기지 않고 계속 나올까? 어른들만 있으면 전기장판 켜고 그냥 하루이틀은 버텨도 될 것 같지만, 어린이들이 있어서 그렇게는 어렵다. 아직 한가하고, 사재기 시작되지 않았을 때 전기 난로를 몇 개 사놔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거의 쓸 일이 없겠지만, 윤석열 하는 거 보면, 가스 꺼먹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사실 없다. 전기는 석탄 보일러까지 탈탈 털어서 어떻게든 버티고 갈 것 같은데, 도시가스는 확실하지 않다. 그렇다고 가스 쪽 전문가한테 전화해서, 올 겨울 도시 가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것도 모냥 빠지는 일이고. 수급 비상이라는 것까지는 아는데, 그때도 비싸다고 별로 급하게 움직이는 것 같아보이지는 않았던. 그리하여 아직 여유 있을 때 전기 난로를 살 것인지 말 것인지, 이런 고민이 오늘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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