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바보 삼촌.)

 

삶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요즘처럼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도 별로 없을 듯하다. 사실, 요즘 나는 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머리 속으로는 계속 이런 저런 구상들을 해보기는 하지만, 그거야말로 전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재밌다고 생각하는 일이니, 공적인 의미는 아무 것도 없는 일들이다.

 

모든 것이 공적으로 의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어쨌든 정말로 오랜만에 사적인 삶 외에는 하는 게 없다.

 

사적으로 아기를 아기를 돌보고 있고, 한동안 하지 않던 경제적 활동을 조금씩 시작해서, 에라, 돈이나 벌자...

 

한동안 돈 안 벌고 살았는데, 요즘은 소일거리로 조금씩 돈을 버는 중이다.

 

 

 

 

(엄마 고양이, 요즘은 마당에서 하루 종일 멍때리며 보낸다.)

 

아기 보고 있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정신 없이 흐른다. 돌 가까워지면서 아기가 벌써 두 번이나 앓았다. 집 근처에 소아과 병원이 없다. 병원 하면 가는 것도 이제는 큰 일이다.

 

아기 보는 틈틈이 전화 몇 통화 하고 나면 금새 해지고, 밤이다.

 

아내가 복직한 다음, 정말로 해야 할 집안 일이 많아졌다.

 

 

 

(바보 삼촌, 하품 중. 넉살 좋고, 표정 좋다. 이런 바보 삼촌의 인생관을 배워야 한다!)

 

하는 일도 없이 바쁘다는 게 정말 요즘의 나일 것 같다. 뭐, 절대 시간의 대부분을 아기와 보내니까.

 

아기 앞에서는 컴은 물론이고 핸펀도 켤 수 없고, tv도 못 킨다. 노트북 아니라 노트도 못 펼친다. 만년필이든 다 뺏어가버린다.

 

영화 모니터링 작업 같은 것도 물론 할 수 없고.

 

어차피 내가 할 수 없는 것,

 

그런 것들을 포기하는 것을 요즘 배워나가는 중이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신문에 많은 글을 썼는데, 이젠 좀 내려놓으려고 한다.

 

경향신문에 한 번 남았다.

 

지방에 안 간다고 안 간다고 하면서, 거의 매주 지방에 갔다온 듯 싶다. 지난 수 년간, 늘 그랬었다.

 

지난 번 곡성 가면서, 이젠 진짜 먼 데 좀 그만 가자고 했는데...

 

다음 주에 구레에 간다. 안 갈 수만 있으면 안 가고 싶은데, 형편이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에도 매주 지방에 가야할 듯 싶다.

 

오매나야...

 

내가 책상이나 스튜디오에 얌전히 앉아있는 꼴을 사람들이 못 본다.

 

현대시절이나 정부기관 시절, 그 시절에도 나는 내근보다는 지방 출장 등 출장이 훨씬 많았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살았는데,

 

그게 어쩌면 팔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스튜디오에서 방송해도 되잖아 싶지만, 나를 데려다 쓰는 사람들은 꼭 전국을 헤매고 돌아다니게 만든다.

 

생태 경제학이라는 게, 대부분의 현장이 지방이라, 이래저래 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

 

 

 

 

(강북걸, 뽀샤시하게 나왔다.)

 

희망이 없다는 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세상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일상의 모든 것들이 답답하고 갑갑해 보인다. 그 삶에서 지나치게 시니컬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인격 수양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나 동료를 애정으로 대하는 것,

 

아... 몸에서 언젠가 사리가 나올지도 모른다. LG팬 10년이니 사리가 나온다고 했던가?

 

20대에는 '날선 칼 같은 삶'이라는 표현을 좋아했었다. 왠지 나도 그래야 할 듯 싶었던.

 

옆구리에 살 잡히기 시작하면서 '가늘고 길게'를 얘기하던 어른들이 심정이 좀 이해가 갈 듯하기도 하다.

 

마흔 여섯, 이제는 뭔가 벌릴 나이도 아니고, 펼쳐놓았던 혹은 펼쳐진 많은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해야 하는 나이이다.

 

하긴, 별로 펼쳐놓은 것도 없어서, 그냥 내 방만 잘 치워도 되는감?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에니메이션 작업인데, 펼쳐놓고는 뒷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

 

요즘 나는 뭐하고 있는 거지, 그 질문에 답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냥 아기 돌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가장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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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계급의 질문, 간단 정리

 

1. 메이팅의 위기

나쁜 남자, 젊은 오빠, 연하남, 프렌디

 

2. 경제적 동기

 

3. 적대감

 

4. 젠더 전쟁

 

5. 세대 전쟁

 

6. 공간의 재구성

 

7. 금융과 싱글

 

8. 최저임금과 기본 소득

 

9. 방송, 출간, 영화 등 문화 부문

 

10. 교육과 솔로

 

11. 가족과 가족 아닌 사람, 그 두 그룹의 관계

 

12. 관계의 경제학

 

13. 사랑의 노동

 

14. 흑인 여성이 편의점에 온다면?

 

15. 솔로를 위한 정책 아니면 엄마를 위한 정책?

 

16. 창조경제와 중공업 그리고 경공업

 

17. 교육과 솔로

 

18. 가난한 솔로

 

19. 부등가 교환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20. 착취, 성적 착취, 솔로 착취

 

21. 가난한 solo vs 부자 solo

 

22. 솔로들의 정치

 

23. 여성들의 미래

 

24. 솔로와 스포츠

 

25. 솔로와 농업

 

26. 솔로와 군대

 

27. 엄마 사회냐, 언니 사회냐?

 

28. 사회주의와 솔로 현상

 

29. 출산률이 다가 아니다

 

30. 비자발적 솔로, 어쩌라구?

 

31. 고립과 연대

 

32. 솔로와 쇼비니즘 그리고 국가주의

 

33. solo와 자원 그리고 생태

 

34. solo와 에너지 효율성, 통합 그리드

 

35. 메이팅 산업과 거래로서의 결혼 그리고 이혼

 

36. 혼자 늙어가는 남성

 

37. 혼자 늙어가는 여성

 

38. solo와 관광

 

39. 솔로문학, 솔로예술?

 

40. 기계로 대체되지 않는 노동

 

41. 혐오와 증오

 

42. 클라스로서의 솔로

 

43. 군인들의 조직, 솔로들의 조직 그리고 기업론

 

44. 솔로와 반려동물

 

45. 솔로 시대의 국민경제와 거시경제

 

46. 연금문제 등 경제 제도 - 제도를 사람에 맞출 것인가, 사람을 제도에 맞출 것인가?

 

47. 가부장제 그 이후의 삶

 

48. 풍요 그 이후의 고독

 

49. 헤겔이냐 프로이드냐?

 

50. 솔로의 합리성, 합리적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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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계급의 경제학, 헤매는 중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올해, 나는 되는 일이 없다. 뭘 해도 잘 안되고, 어떤 시도를 해도 별 볼 일 없다.

 

보통 나는 계산을 많이 해보고 움직이는 편이다. 계산 같은 건 전혀 안하고 안 따지는 듯하기는 하지만, 사실 생각보다 많이 따진다. 그리고는손해 볼 것 알아도 의리나 명분에 의한 결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의리, 뭐 아닌 듯싶게 살아왔지만, 의리에 의한 결정도 많이 내렸다. 그렇지만 손해 본다는 것을 모르고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니다.

 

하여간, 딴 건 몰라도 하루 세 끼 밥 먹고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내 계산은 거의 맞지 않고, 나도 내 계산을 믿지 않는다. 올해는 무조건 안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도 최악으로 안될 것이다, 그런 예상들은 잘 맞는다. 그걸 꼭 계산해봐야 알고, 예상해봐야 아나

 

그러면 아무 일도 안 해야 하고, 가만히 있는 게 맞는데, 8월이 막 시작되는 지금까지,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고, 예상보다 많은 시도를 했다.

 

그래서 결과가

 

연전연패.

 

아놔,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맞다는 건 처음부터 알았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막 던진 건, 박근혜와 살게 된 첫 해, 아주 어려울 것을 알고 있었기에 머리 박고 있었다

 

그렇게 박근혜 시대에 나는 조용히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어려울 줄 알았다, 그렇게 내 삶에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게 잠시는 현명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너무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 것 같았다.

 

하여간 그렇게 해서 올해, 나는 연전연패 중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정답이긴 한데, 그럴 수는 없어서 움직이기는 하는데, 내 실력에.

 

이렇게 헤매는 와중에 새롭게 붙잡고 있는 연구 주제가 솔로 계급의 경제학이라는 거다.

 

보통 같으면 도서관에 몇 년씩 틀어박히고, 볼 수 있는 책은 싹 다 뒤지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다 만나고

 

지금은 그러기가 어렵고. 아기 보는 와중에 며칠에 한 번 잠깐 인터뷰하고.

 

컴 작업은 낮에는 상상도 못하고, 노트북 아니라 노트도 아기 앞에서 꺼내놓기가 어렵다.

 

이러다가 진짜 애기 업고 방송 촬영하러 나가게 생겼다. 당장 이번 주는 수요일 오전부터 촬영인데, 아기 맡길 데가 없다. 에라, 정 안되면 그냥 아기 들처 엎고 나가야겠다. 그러는 중이다.

 

하여간 연구자로서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냥 그냥 버티는 중이다.

 

이 와중에 솔로로 지내는 사람들 인터뷰하고, 의견들 묻고, 그런 걸 모아낼 수 있는 데이터 뒤져보니와 죽겠네.

 

민간기업에서 연구할 때에도 이 정도로 최악은 아니었고, 국제협상 나가는 틈틈이 데이터 뒤져볼 때에도 이 정도로 열악하지는 않았다.

 

그렇기는 한데

 

워낙 주제가 재밌는 주제다. 그리고 야구로 비유하면, 뭔가 배트 끝에 딱 걸렸다는 느낌?

 

연구 여건으로는 최악의 상황이기는 한데, 나름대로는 주어진 조건 내에서는 최선을 다 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솔로로 시작했다가, 청년에 관한 얘기 그리고 젠더 이코노미라고 잠정적으로 이름 붙였던 책 세 개 분량의 얘기들을 지금 한 권에 따 내려놓는 중이다.

 

솔로라는 게, 꼭 청년에 대한 얘기인 것만도 아니고, 꼭 여성 혹은 젠더에 대한 얘기인 것만도 아니다. 구분을 하면 별도의 얘기이기는 한데, 결국에는 그 얘기가 그 얘기이다. 억지로 나눌까, 아니면 합칠까, 나는 합치는 것을 선택했다.

 

그 와중에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 좀 극적으로 느낀 게 있다.

 

남성들의 여성에 대하 적대감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 그리고 연령이 낮아질수록 이게 더욱 더 높아진다는 사실.

 

이건 예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흐름과는 좀 다르다.

 

90년대 이후, 나이가 점점 더 어려지고 다음 세대가 될수록 마초 지수는 낮아지고, 좀 더 젠더 평등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우리는 생각했다. 어쨌든 추세상, 그 때의 예상은 틀리게 된 것 같다. 90년대 중후반을 정점으로, 남성들은 점점 더 여성들을 혐오하고 적대적으로 느끼는 듯 싶다.

 

그리고 지금 고등학생은?

 

이게 전수조사를 해보지 못해서 뭐라고 하기는 그런데, 최소한 여성에 대한 적개심은 일베 수준으로 현재의 고등학생들이 높지 않을까

 

이런 게 일단 작업 가설이고.

 

대안 학교 남학생들은 전혀 다를 듯싶지만, 아직까지 살펴본 바로는, 뭐 그닥.

 

시간만 좀 더 있고, 자금만 여유가 있으면 이건 좀 더 현황 조사를 해보고 싶은데, 현재 상태로서는 곤란하고.

 

90년대 초중반의 유럽과는 지금 한국의 10~20대 의식의 흐름은 좀 다른 듯 싶다는 작업 가설 하나 정도로.

 

청년 경제에 관한 건, 워낙 오래 작업하던 거라서 어느 정도 기초 작업이 되어있는데, 젠더 이코노미에 관해서는, 일반적인 흐름으로 예상했던 거와 다른 추세가 꽤 튀어나온다.

 

어쨌든 책 작업 시작하고 처음으로 목차도 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금 벌어졌다.

 

목차 안 잡고 작업했던 책들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렇게 중간에 다음 목차 잡아가면서 썼던 책들이 좀 많이 팔린 책들이었다.

 

그렇지만 일부러 목차를 안 잡지는 않는다. 잡으려고 했는데, 못 잡았던 것일 뿐이고.

 

솔로 얘기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던 책을 세워놓고, 다시 디자인한 경우라서 목차는 걱정도 안했는데

 

하여간 지금 목차도 못 잡고 있다. 결론은, , 당연히 못 잡고 있고.

 

아마도 당분간 더 헤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만에 딱 걸린 느낌인데, 대충해서 그냥 밀어내기, 그런 식으로 작업할 생각은 없고.

 

동화책도 재밌는 얘기 하나가 구상 중이었고, 모피아 2부인 교육 마피아 얘기도 한참 구상 중이었는데, 솔로 얘기에 다 밀렸다.

 

그러나 그럴만한 얘기다.

 

서승환 선생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나는 그 양반한테 첫 경제원론을 배웠다. 그 때 편미분이니 전미분이니, 그런 것만 배운 게 아니라 경제학에 임하는 경제학자의 자세 같은 것도 같이 배웠다.

 

강사 시절에도, 작지 않은 격려를 받았다. 별 거 아니더라도, 그 시절에는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평생 잊지 못할 격려가 된다.

 

하여간 지금 그 양반이 국토부 장관인데, 좀 미안한 얘기지만, 이 양반이 너무 편안하게 살았던 거라자기 손으로 부동산 거래라도 한 번 해봤을까 싶은. 현실과 이념의 차이, 그런 걸 너무 극명하게 보여주는.

 

하여간 그 건으로 나도 좀 느낀 바가 있어서, 현실성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해보려고 하는.

 

(생각은 그런데, 대부분의 시간은 아직 돌 지나지 않은 아기랑 놀아주고 이유식 먹이고, 똥 기저귀 갈아주는…)

 

이러 고민 하다가 가끔 TV 틀어서 NLL 얘기하는 거 보면, 나도 사람이니까 당연히 짜증 팍 난다.

 

올해는 되는 일 없다. 그리고 몇 년간 역시 되는 일 없을 듯 싶다.

 

우리들의 영웅은 쓰러지거나 배신당하거나 혹은 배신하거나

 

하여간 나는 헤매는 중이다. 그리고 연전연패 중이다. 그렇지만 눈도 뜨지 않고 무작정 맞고 있는 건 아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무쟈게 맞는 중이다.

 

그렇게 눈이라도 뜨면서 맞아야, 맞아 죽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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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분야 세출 삭감 계획 철회 촉구 결의안

 

 

의 안

번 호

1906180

 

발의연월일 : 2013. 7. 29.

발 의 자 : 이낙연유성엽박민수 박주선한명숙김우남 김영록추미애주승용 김성곤배기운김광진 홍문표전정희김선동 박지원최재성안민석 이윤석김승남우윤근 이상민박남춘안규백 최원식설훈김동철 홍종학강기정정성호 윤호중정호준신학용 최규성김제남김춘진 유기홍우원식이상직 박완주강동원김재연 노영민인재근황주홍김태년김재윤양승조김관영문병호강창일 의원(54)

 

 

 

 

 

 

 

주 문

정부는 2013531일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공약가계부)을 발표했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 등 4대 국정기조와 14개 전략, 140개 과제 실천을 위해 1348,0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며, 이를 확보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07,000억 원의 세입을 확충하고 841,000억 원의 세출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 계획에는 농림수산분야에서 우선순위 재조정 유사중복 사업 정비 융자사업 이차보전 전환 정부-농협간 역할분담 재설계 성과목표 기달성 혹은 저조한 농어업 보조사업 일몰제 적용 등을 통해 5년간 총 52,000억 원의 세출을 삭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농림수산분야 세출 삭감대상과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대략적인 방향만을 제시했다. 정부가 자의적으로 지원 삭감대상을 선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우선순위를 재조정한다는 명목으로 신규 농업 SOC에 대한 투자를 삭감하거나 정부-농협간 역할분담을 재설계한다는 구실로 농협을 통한 농민지원을 줄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농어촌은 기후변화와 국제 농자재가격 상승, 정부의 동시다발적 FTA 추진,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88년 농가평균소득은 도시근로자가구 평균소득보다 4.8% 많았지만 2012년에는 57.6%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131/4분기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0.8% 성장했지만 농어업은 4.4% 성장했을 만큼 어려움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도농 격차가 갈수록 심각해지면 사회 균열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가능한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도농 격차의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다. 그런데도 정부가 오히려 농어업 세출을 줄인다는 것은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는 처사다.

 

이명박 정부는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잇따른 FTA 체결로 최대피해가 예상되는 농어업에 10년간 24조 원의 예산을 추가지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농어업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 필요성을 인정한 결과다. 이처럼 역대 정부는 농어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농어업에 대한 과감하고 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박근혜 정부의 농림수산분야에 대한 세출 삭감은 역대 정부가 일관적으로 유지해 온 농어업 지원 확대 기조를 거스르는 것이다.

 

정부의 잇따른 FTA 추진 등으로 농어업의 대내외적 환경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때일수록 정부는 농어민의 소득증대와 농어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 상대적인 박탈감에 빠져있는 농어민들은 이번 세출 삭감을 정부의 농업포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는 공약가계부의 대폭적인 수정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대한민국 국회는 정부가 공약가계부에서 밝힌 농림수산분야 세출삭감계획을 철회하고 농어업, 농어촌, 농어민 지원을 늘릴 것을 촉구한다.

 

2. 대한민국 국회는 정부가 농어업 경쟁력 향상, 농어촌 복지증진, 농어민 소득증대를 위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제안이유

정부의 잇따른 FTA체결과 비료값 사료값 인건비 등 생산비 상승, 자연재해 심화와 같은 불리한 여건으로 농어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당하고 있음.

 

정부는 5년간 농림수산분야에서 총 52,000억 원의 세출을 삭감하는 내용의 공약가계부를 발표했는데, 이는 농어업의 위축과 농어촌 피폐화를 가속시켜 결국 농어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임.

 

최근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을 만큼 도농 간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이러한 도농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균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이의 완화를 위한 정부의 대책수립이 시급함.

 

농어업과 농어촌, 농어민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농어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공약가계부에 포함된 농림수산분야 지출 삭감계획을 철회하도록 정부에 촉구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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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감상문

 

<정글만리>는 간만에 나온 대하소설이다. 우연인지 김탁환의 <뱅크>도 세 권으로 되어 있었는데, 정글만리도 세 권이었다. , 별 형식적 의미는 없겠지만, 이런 대하소설들을 그냥 내리 읽기에는 나도 이젠 체력이 벅찬다. 1권을 화장실에 놓고 2주에 걸쳐서 앞부분만 깔짝거리다가 어제 붙잡고 읽기 시작했다. 밤새고 소설책 읽는 게, 이제는 아고고

 

중국 경제에 대해서 몇 년 전에 몰아서 공부를 한 적이 있기는 했는데, 여전히 좀 모호한 구석이 있다. 중국이라고 해봐야, 북경 몇 번 갔다온 것 밖에 없으니, 그저 일반적으로 아는 것에 비해서 내가 좀 더 안다고 하기도 그렇다.

 

소설 <정글만리>, 뭐라고 할까, 큰 굴곡 없이 평온하면서도 여성적이라고 해야할까? 물론 내용은 조정래 선생 소설들이 그렇듯이 약간의 마초 감성과 과도하다 싶은 민족주의 서정 같은 게 도배되어 있지만, 그거야 이 양반 늘 그러던 거고.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여성적이고, 잔잔하다.

 

계획부도가 한 번 나오고, 야반도주가 한 번 나오지만, 일상적인 드라마의 클라이막스와는 거리가 멀다. 두 사건 모두 실제 상황이 벌어지는 순간에 바로 앵글을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지나고 난 다음에 남은 사람들이 수습하는 것 위주로 되어 있다. 계획부도 사건은 크다고 하면 큰 사건이기는 한데, 뒷부분에 몰려서 기능적으로만 나오고, 사건의 크기만큼 폭발시키지는 않았다.

 

이 폭발이 작다고 보면 클라이막스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 되겠지만, 어차피 이 장면은 클라이막스가 되기는 어려운 것. 의외로 잔잔하게 상황을 풀어나가면서, 남자들이 13579로 상황을 짜 맞추고 그곳을 향해서 끝없이 몰아나가는, 그 감정 쥐어짜기와는 좀 다르다.

 

김탁환의 <뱅크>는 조선 최초의 중앙은행이 발권기능을 하려는 마지막 순간의 복수극에 3권 전체의 클라이막스가 걸려 있다. 이준익의 영화들도 그렇게 한 점을 향해서 부단하게 몰고 나간다.

 

<정글만리>는 그런 점에서는 좀 독특하다. 나는 그걸 여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감성을 느낄 수도 있을 듯 싶다. 종합상사 부장이 나오지만, 통상적인 드라마의 주인공과는 역할과 비중이 다르다. 천 위에 몇 개의 수를 놓을 때의 공정과 비슷하다. 연결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그 모든 게 반드시 하나의 사건으로 엮일 필요가 없는, 그래서 개별적이며 별도의 인물과 사건이 던져진다.

 

까틀리에의 이사 한 명이 외국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자신의 시선을 가진 등장인물로 등장하고, 나머지는 한국 사람 아니면 중국 사람.

 

그들이 부산하게 펼치는 오감도 위에 일종의 메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모택동과 등소평의 얘기가 송곳처럼 치고 들어온다.

 

솔직히 나는 과도한 민족주의라는 시각 때문에 아주 편하게 소설을 읽지는 못했다. 시각에는 여러 가지가 있기는 한데, 조정래 선생의 민족주의 시각이 워낙 강하다 보니까 나머지 얘기들에 미처 눈이 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민족주의는 과도한 국가주의 만큼 사안을 불편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그렇다고 <정글만리>가 그냥 그렇고 그런 중국비하 혹은 사회주의 바보들,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기왕 이렇게 객관성을 담보로 경제 얘기에 들어갈 거면, 좀 더 편하게 민족주의 얘기는 약간 내려놓고 썼으면 어땠을까, 약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중국 경제, 물론 미스터리다. 크루그만 같이 평소에는 개도국에 자성한 얘기를 많이 하던 발전주의 경제학자마저도 중국 위안화의 강성에 대해서는, 웃기지 마라, 막 소리를 질러대는 그런 특이한 소재.

 

극우파 학자이기는 한데, 기 소르망의 <중국이라는 거짓말>을 재밌게 읽은 적이 있다.

 

그 어느 편이든,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한다. 좀 차분하게 중국에 대해서 생각해 본 책이 너무 없었다.

 

어쨌든 간만에 대하소설, 나름 긴장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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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리그, 드디어 즐기기 시작하다

 

1.

요즘 딱 20년 된 대우 프린스 자동차를 주로 타고 다닌다. 문제가 많을 거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삼복더위에 에어컨이 이 정도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가 부딪힌 문제는 이게 구냉매라는 걸 사용하는 차라서, 요즘 사용하는 신냉매 위주의 정비소에서는 아예 처리를 할 수가 없다는 것. 진짜 고생고생해서, 구냉매라는 걸 처리할 수 있는, 정말로 서울의 끝에 있는 어떤 정비소를 찾아냈다.

 

기후변화협약 문제를 다루기 전, 몬트리올 의정서가 내가 주로 다루던 문제였다. 프레온 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에 관한 문제였는데, 한동안 이 문제에서 내가 최전선이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때 죽어라고 프레온 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을 단종시키고, 그 후에도 이 문제의 뒷처리가 미진하다고 총리한테 보고하던, 뭐 그 사안이다. 익숙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실생활에서 이 문제와 내가 정면으로 마주치게 될 줄이야, 내가 알았나? 구냉매라는 게, 쓰면 안 된다. 그러니까 생산까지 어렵도록 한 것 아니냐? 캐나다 북쪽에서 처음 관찰된 오존층의 구멍, 그건 정말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면 지금은 문제가 해결되었는가? 절대 아니다. 그냥 뭔가 하는 척만 했지, 실제 해법은 아직도 좀 거리가 멀다. 하여간 프레온 가스에서 뭔가 전문성을 보이면서, 내가 밥을 먹고 살게 된 바로 그 문제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 여름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구냉매를 체워줄 수 있는 곳을 죽어라고 찾고 있던 거라이거 너무 미안한 문제라서, 자동차 문제에는 전문가라고 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도 못해보고.

 

그 후에도 20년 된 자동차는 연속해서 에어컨 문제를 일으켰다. 에바프레스라고 불리는, 에어컨 핵심 부품이 망가져서, 그야말로 전국의 부품상을 총 연결하다시피 해서 하여간 거의 마지막 남은 신품으로 교체를 했다. 당연, 이런 복잡한 얘기에는 이게 끝이 아니라서, 잠시 후 에어컨 벨트에 이어 몇 년 전에 교체했다는 콤프레서까지 문제를. 결국 힘들게 부품들을 구해서 다 교체했다.

 

그 사이에 서울 끝에 있는 카센터를 4번이나 갔고, 거의 폐차장 비슷한 분위기의 가계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간당간당한 핸펀 밧테리를 보면서 애묘인간이라는 카툰을 결국 끝까지 다 읽었다.

 

이 더운 여름, 왜 이렇게 쭈그리고 있어야 하는가, 그런 생각이 안 들면 내가 사람이겠는가? , 돈이 없어서 그렇다, 그렇게 쉽게 말하기에는 사정은 조금 더 복잡하고. 도대체 이 간단한 에어컨 장비조차 이 정도로 방치시켰던 전 주인에게 원망을 하면 내가 더 비참해 보인다. 선의로 그냥 준 사람을 조금이라도 원망하면, 그게 사람인가?

 

그렇게 결국 몇 주에 걸쳐서 하여간 형식적으로 20년 된 승용차의 에어컨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아직도 다 해결된 건 아니다. 1~2단은 부품 문제로 안 나오고 3단부터 나오는데, 부품 구하려면 폐차장에 가서 이제는 나오지 않는 저항을 구해야 한다는오매,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지는 못하겠다. 어쨌든 문제는 풀었다.

 

그러나오늘 오후,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유아들에게 장난감 빌려주는 시청 뒤의 장난감 도서관에 아내와 아직 돌이 안된 아기랑 같이 갔는데, 차가 덥다고 뒷자리에 앉은 아내와 아기는 결국 쭉 뻗었다. 어쩌란 말이냐!

 

에어컨 성능이 워낙 낮고, 차는 검은색, 복사열은 있는 대로 다 받아들인다, 뭐 그거 외에는 상상할 수 없는 결론.

 

하여간 아기가 덥다고 뒷좌석에서 쭉 퍼져있는 걸 보면서도, 더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 내가 진짜로 3부 리그에 있구나, 그런 생각이 머리를 띠옹.

 

돈이 없어서 20년된 구형 자동차를 타면서 에어컨 고치러 카센터를 들락날락하는 상황, 이 정도면 3부 리그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2.

처음 낸 책이 1쇄 터는데 3년인가 걸렸던 것 같다.

 

나도 잘 아는 게, 사람들이 내 책을 기다리면서 열심히 보는, 그런 일은 절대 없고, 뭔가 잘 맞으면 그래도 어느 정도, 아니다 싶으면 그냥 처 박는. 그래도 데뷔했던 책부터 지금까지 1쇄를 못 터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하여간 그런 일이 벌어졌다.

 

거기에 덧붙여, 나와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하던 일을 접어야 하는.

 

곰곰이 생각했는데

 

, 내가 지금 3부 리그에 있구나그런 걸 느끼게 하는 계기가.

 

3부 리그면 3부 리그답게, 용돈도 줄이고, 생활비도 줄이고, 하던 일의 규모도 줄이고.

 

, 줄였다.

 

그리고 별 돈 들지 않는 허장성세 같은 일들도 줄이고.

 

20년 만인가? 드디어 앰프와 스피커 없는 삶을 꾸렸다. 턴테이블은 벽 한 구석으로 밀렸고, 지금 CD TV에 물려서 듣는다. 그리고 나는 아예 음악을 듣지 않는다.

 

하여간 박근혜를 지지한 사람들이 삶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이 시기, 최대한 줄이고, 아무런 소비도 하지 않는 것, 그게 그나마 정신의 자유를 지킬 수 있는 것 아닌가?

 

3부 리그, 그 단어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3.

솔로 현상이라는 주제를 가진 책을 하나 준비하는 중이다. 일정이 잡히면 보통 일정대로 달리는 편인데, 처음으로 내가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내 이해도의 문제로, 속도를 줄였다.

 

‘88만원 세대를 비롯해서 지금까지 나온 책들은 대부분 2002~2003년도에 했던 생각이나, 그 때 알고 있던 것들을 중심으로 기획된 것들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아주 시간이 지나서 써낸 것, 그게 내 책이다.

 

솔로 현상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아직 결론도 잘 모르고, 중요한 내용들도 잘 모른다.

 

석사 시절이나 박사 시절, 내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렇게 논문을 썼었다. 책을 쓸 때는, 그렇게 못했다. 이미 아는 것들을 가지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그런 고민만 했다.

 

경제 대장정 시리즈가 다 그랬고, 그 중의 1편이었던 88만원 세대 때는 더 그랬다. 결론의 톤, 이런 것에 대해서만 죽어라고 고민을 했다. 그리고 제목에 대해서

 

솔로 현상은, 만약 이게 책으로 나오면, 내가 낸 책 중에서 처음으로 내가 몰랐던 것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집필 과정에서 정말로 뭔가 새롭게 공부해야만 했던, 그런 책이 될 것이다.

 

그걸 뒤집으면역시 내가 3부 리그에 있는 것 맞다.

 

모르는 얘기를 왜 하고, 모르는 얘기를 왜 쓰려고 해… 3부 리그니까.

 

그렇지만 정말로 결론도 모르겠고, 솔로로 살아간다는 것, 이게 뭔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맬더스가 했던 얘기는, 그러다가 전쟁 난다, 그런 얘기다. 맑스는 그런 식이면 혁명 난다고 얘기했고, 아담 스미스나 케인즈는 알도 못했던 현상이다

 

한국에서 아주 유명한 생태학자가 한 분 계시다. 그 양반이 대충 한 얘기를 거칠게 내 식으로 정리해보면

 

여자들이 결혼해서 아기 날 생각은 안 하고, 대학원에만 자꾸 오려고 하니, 나라 망하겠다

 

, 원래 표현은 큰 일이야, 큰 일, 그런 감탄사 연발이지만, 모아보면 이 얘기다.

 

그게 한국 1부리그에 있는 남자들이 하는 얘기라고 보아도 좋을 성 싶다.

 

표현의 강도만 조금씩 다르지, 뉘앙스 차이도 없이 완전히 똑 같은, 같은 표현들이 대부분이다.

 

3부리그에서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할지 말지 갈팡질팡하는 내가 풀어볼 수 있는 질문이 애당초 아니다.

 

나도 결론을 가지고 있지 않은 책 작업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로,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니 내가 3부 리그 아니겠나?

 

잡기 어려운 볼은 잡지 않고, 치기 어려운 볼은 치지 않고

 

형식적으로는 1부 리그이지만 영원히 우리 마음의 번외 리그에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나는 거기보다 한 두칸 더 낮추어야 하는 3부 리그 아닌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할 수 없더라도.

 

솔로 현상에 대한 분석이 나한테는 그런 것이다.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아는 지식으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크고 어려운 현상이다.

 

잡을 수도 없고, 칠 수도 없지만, 그냥 마음 가는 대로

 

그리하여 이제 나는 정말로 3부 리그를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

 

돈만 안 쓰면, 생각보다 오래 3부 리그에서 버틸 지도 모른다.

 

그래도 당분간은 더 게임을 뛰고는 싶어졌다. 뭘 해도 잘 안 되는 3부 리그, 잘 할려고 할수록 더 잘 안 되는 3부 리그, 이제 그냥 3부 리그 게임을 즐기려고 한다.

 

차 에어컨만 잘 나와도 좋겠건만, 그나마도 잘 안 되는 나는야 3부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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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억압의 시대를 맞아

 

이번의 해병대 캠프 사건을 보면서, 참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을 교육이라고 이수해야 하는 상황도 안됐지만, 게다가 죽음이라니게다가 그 질문을 처리하는 방식을 보면서, 정말로 뇌가 띠오옹, 아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억압이라는 것은 좀 오래된 테마이기는 하다. 우리에게는 군사 정권으로 익숙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좀 지난 주제이다. 그렇지만 그게 다시 돌아오는 이 시대를 보면서, 그냥 있기가 좀 그렇다.

 

해병대에서 무얼 배울 것인가? 부모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굴종을 내화시키고, 억압을 체화하는 것, 그거 아닌가? 이 시대, 사회 전면에 나선 기관들이 군대와 대형 교회 아닌가? 대표적인 억압의 내재화 장치들이다. 학교는 군대처럼, 기업은 교회처럼, 통솔과 순종이 강조되는 시기, 그 사이에 벌어진 병영 체험에서의 상징, 지독할 정도로 아이러니한 순간이다.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 마냥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쨌든 하고 싶은 일은 할 수 없고, 하는 일은 잘 안 되고

 

억압과 무기력, 그 사이에는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흐름에 있는 것 아닌가? 억압해도 별 반응 없이 무기력하게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강력하게 억압하고.

 

2000년대 후반 일본에 가면 시민단체 일각에서 지독할 정도의 무기력증을 본 적이 있었다. 68세대 혹은 전공투 세대는 너무 나이가 많았지만, 그들을 대체할 다음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주간금요일이라는, 우리 식으로 치면 시사인 정도 되는, 아사이 있던 기자들이 나와서 만든 잡지에 혜성처럼 아마미아 카린이 등장하여 편집위원이 되는 걸 보면서, 뭘까, 그럴 정도였다.

 

민주당으로 새로 결집해서 정권을 바꾸게 되는 흐름은 그 직후에 나타나게 되는데, 자민당의 장지 통치 아래에서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그런 무기력증을 일본에서 본 적이 있다.

 

요즘 한국이 그런 것 같다. 뭔가 변화를 생각했거나, 억압이 아닌 방식으로 생각하려고 했던 이들이 하는 일들은 대부분 잘 안 된다. 한 명 한 명에게는 그냥 잘 안되는 것이기는 한데, 이게 전체로 모이다 보면 집단적 무기력 같은 것이다.

 

요즘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서의 벌어지는 논쟁은 퇴행적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서 딱히 뭔가 대안이 있지도 않은 상황이다. 그저 숨죽이고 지내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그게 객관적이기는 한데.

 

그래도 억압의 시대로 들어간다는 것이 명확해진 지금, 세 끼 밥만 먹고 그냥 숨죽여서 살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억압의 시대, 그래 그게 박근혜를 선택한 사람들이 우리들에게 준 선물이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무기력증과 억지로 끌어내서 만든 성장담론, 그야말로 지독할 정도로 익숙한 경제 살리기, 그 시대로 다시 들어간다. 사회적으로는 억압, 정치적으로는 무기력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죽지도 않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모두 얼굴 박고 빚 내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집단 무기력증으로 다시 들어간다.

 

생기발랄, 그런 단어들이 유행하고 사람들의 열정을 끌어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군대와 군대 용어가 그 자리를 다시 차지한다. 그럼 우리 군인이 작전도 수행하고, 뭐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지금의 장교들은 그래도 미군 지휘를 받는 것이 더 좋겠다고정말로 찬란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억압받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나는 상상력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두려운 시대가 오면 상상하는 것 마저도 두려워진다. 그리고 그 가장 약한 고리인 중고등학생들, 10대들의 상상을 억압하는 시대가 된다. 지금이 딱 그런 시기가 아닐까 싶다.

 

<행복은 선착순이 아니잖아요>, 이런 얘기를 영화로 만들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 모색하던 순간이 있었다. 정말로 깜깜하게 오래된 기억으로, 멀고도 먼 시대의 얘기처럼 느껴진다.

 

얼마 전부터 주변에 대한 정리정돈을 시작했다. 얼마 전에 시작한 sbs cnbc의 방송 한 개만 남겨두고, 나머지 것들은 정리하는 중이다. 방송에서 배우는 것이 적지는 않은데, 어쨌든 절대 시간이 나에게도 필요하니까.

 

신문 칼럼들도 정리 중이다. 몇 가지 생각이 좀 있는데, 이쪽이든 저쪽이든, 욕하는 일 외에 이 시대에 쓸 글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맨날 욕하는 것도 지겨운 일이고, 그런다고 해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너무 뻔한 데 줄구장창 그 얘기만 하는 것도 서로 안스러운 일이고.

 

그럼 비판하지 않는, 좀 풋풋한 글을 쓰면 될 거 아니냐? 눈에 보이는데 안 쓰는 것은 양심에 걸리는 일이고, 어쨌든 여전히 바닥에서 세상은 모색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이런 것도 영 내 스타일 아니고.

 

어쩌면 좀 비겁한 변명일 수도 있는데, 내가 살아가는 동안,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 그런 거? 그래도 그 정도의 변명거리라도 만들어야 할 것 아니냐?

 

굉장히 고통스럽고 힘겨운 몇 년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또 걸어가야 할 거 아닌가 싶다. 5년 후의 일은 모른다. 그런 거 알면 나부터라도 당장 주식투자부터 하겠다.

 

엄청나게 큰 일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무지막지하게 희생하겠다는 생각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펼쳐질 억압의 시대에 숨죽이고 살지는 않겠다는 정도?

 

블로그는 어떻게 할지, 아직 마음을 못 정했다.

 

하여간 조금이라도 신경 쓰게 되거나 정신을 분산시켜야 하는 것은 다 정리한다는, 그런 게 지금 기조이기는 한데

 

예전에 한참 힘 좋던 시절에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렇게 부지런을 떨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에고고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다나도 나이를 먹었고, 아이 키우면서 이것저것 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리데쓰

 

해보고 싶은 얘기와 해야 하는 얘기를 구분하기가 좀 어렵다. 어쨌든 억압에 관한 얘기는, 그야말로 해야 하는 얘기이다. 하고 싶은 얘기야 언제든 또 할 기회가 있겠지만, 지금 해야 하는 얘기를 지금 하지 않으면, 마음에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듯싶다.

 

하여, 여러 가지 일정들과 살아온 방식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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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계급의 경제학, 작업 재시작 준비

 

아기가 태어나면서, 나도 내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하여간 이것저것 복잡한 일들이 지난하게 있었는데, 좀 더 차분하게 앉아있을 수 있게, 내 주변 일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자잘한 일이라는 게, 정리해도 금방 와서 얹히고, 또 정리해도 얹히고. 혼자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있을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대선이 끝나고 여기저기 부탁 오는 걸 너무 많이 받아서, 기고문이 금새 너무 많아졌다. 그리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방송도 많아지고.

 

, 하는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줄기를 못 잡고 있다 보니, 그냥 반년이 쏜살 같이 지나간 듯 싶다.

 

뭔가 정신 없고 늘 피곤하고 그랬는데, 막상 돌아서서 보면 한 건 아무 것도 없고.

 

그야말로 위기의 중년이다.

 

그렇다고 또 마냥 늘어져서, 어 분위기 안 좋다, 그러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데 막상 자리에 앉으면 딱히 하고 싶은 것도, 그렇다고 엄청 뭔가 잘 되는 것도, 그런 것도 없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벙벙한 시간들이 오면 워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 같은 거 하고는 했는데, 이 나이에 또 그러고 있을 수는 없고.

 

하여, 벌써 몇 년째 붙잡고 있는 한울 원고를 다시 붙잡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그냥 대학생용 경제학 교과서 혹은 입문서 정도로 편하게 경제학 정리해달라고 부탁받은 거였다.

 

그렇다고 이 와중에 입문서 붙잡고 시간을 보낼 수는 없고.

 

6개월간 이걸 뒤집고, 다시 엎고, 또 뒤집고, 또 엎고, 그러다 보니 내용은 아직 다 정리가 안되었는데, 제목은 솔로 계급의 경제학이라고 붙은 걸로 바뀌었다.

 

아마, 이 제목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대책은 없어도, 뭔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제목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솔로 현상에 대해서, 예전에는 그렇게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이게 어찌 보면 엄청 심각한 일이고, 또 어떻게 보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일이다. Fundamental한 변화냐고 질문하면, 진짜로 자본주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아주 깊은 파동의 일이기도 하다.

 

그걸 간단하게, 요래요래, 조래조래, 그렇게 다루면 안될 것 같아서

 

일단 프롤로그만 남겨놓고, 목차를 전면 재수정하기로 하였다.

 

젠더 문제, 생태 문제, 여기에 임금 체계의 기본까지, 내가 하고 싶던 얘기의 거의 대부분이 솔로 현상으로 묶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길게 보면, 기본소득에 관한 얘기와 최저임금에 관한 얘기를 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수도 있는.

 

애인 있으세요, 결혼하실 생각은?

 

요 간단한 질문 하나가 꽤 멀리 길을 돌아오게는 하였지만, 어쩌면 내가 가고자 하는 긍국의 질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꽝!

 

하여 일단 쉬면서, 다시 한 번 생각들을 정리해보는 중이다.

 

지금 대학생 중에 우리가 핵가족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가정을 이루어, 엄마, 아빠, 아기로 구성된 그 삶을 살 사람이 얼마나 될까? 외국의 추세들과 비교하고 한국의 속도를 감안하면 1/3이나 될까 싶다.

 

결혼이 붕괴하는 속도에 비하면 동거로 전환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여기에 남성들의 가부장적인 저항이 아주 강렬하다. 일부는 자본주의 일반에 관한 특성, 일부는 그야말로 한국적 특성, 그런 게 결합되면서 아주 진귀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이번에는 톤앤매너에서, 바로 그 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는 중이다.

 

증오에 대한 얘기로 책을 마무리짓고 싶지는 않다. 여성은 남성을 증오하고, 남성은 더 큰 힘으로 여성을 증오하고. 이런 건 아닌 듯싶다. 증오가 유머라고 생각하는 일베식 유머는 이미 볼만큼 보지 않았는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8월부터는 좀 더 속도를 내보려고 한다.

 

경향신문에 연재하는 건 8월 말이나 되어야 끝나고, ytn 라디오는 9월까지 가야 끝날 듯 싶다. 그러니까 내가 좀 더 편안하게 앉아있을 수 있는 시간을 통으로 확보하는 것은 가을이나 되어야?

 

솔로 연구에서 한 가지 좋은 것은, 연구 대상자를 찾아 다니는 시간을 현저히 줄여줄 수 있다는 것.

 

내 주변에 솔로들은 넘치고 넘친다. 부유한 솔로, 그런대로 먹고 살만한 솔로, 전혀 먹고 살만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헉헉대면서 살아가는 솔로

 

진짜로 솔로가 풍작이기는 하지만, 솔로 전성시대가 올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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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여름철 에너지 절약과 학교 도서관

 

때이른 무더위로 인한 전력 수요급증과 원전 공급차질로 인해 정부차원에서 에너지 절약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초등학교도 이에 발맞추어 에너지 절감 및 전기사용료 감축을 위해서, 올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학교 도서관을 개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 점 양지하시어 학부모님과 학생들은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방학중에는 4층 주민전용도서관을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울 지역 어느 초등학교의 가정 통신문의 일부분이다. 간단히 말하면, 위에서 전기 절약하라고 하니, 방학 중에 도서관은 좀 닫아야겠다, 그런 거다.

 

전기 사용량은 산업용이 50% 정도, 건물부분이 10%, 교육용이 2~3%, 농업용이 2% 정도 된다. 증가율 자체로 보면, 지난 10년간 한국의 전기 사용을 이끌어왔던 분야는 6.4% 증가한 상업분야, 그 뒤를 이어 산업용 6.0%, 주택용 4.6% 순이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편하게 얘기하면, 흔히 백등유라고 부르던 등유와 컹버C유 같은 중유의 사용이 줄고, 이게 난방용 전기로 대체된 것이 한국 전력 증가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상업시설물에서의 전기사용에는 절대량 증가보다도 패턴의 변화라는 것이 보인다. 등유 난방에서 전기 난방으로의 전환, 그것도 가정용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는 상업시설물에서의 증가.

 

이런 상황에서, 여름철 피크 관리를 위한 절전의 문제로 초등학교 학교도서관의 문을 닫는 것은 두 가지 철학적 문제점을 가지고 온다.

 

첫째는 학교 도서관의 사회적 우선순위에 관한 문제이다.

 

사회적 장기 발전가능성으로 볼 때, 과연 도서관이 상업시설에 비해서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교육열에 관한 한국의 유별남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한국 전쟁 중에도 피난지인 부산에서 제한적이지만 학교 운영을 했던 나라이다. 이렇게 지독한 교육열이 과연 옳은 것이냐고 질문할 수는 있지만, 여름철 절전 수요 관리정책으로 공교육의 도서관을 방중에 닫는다는 것은 우리의 전통에서는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학교 도서관에 대한 교육계는 물론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것 아닌가 싶다. 방 중 도서관 폐곤은 결국 더 많은 학생들을 학원과 같은 사교육으로 몰 것이며, 사회 전체적인 비용은 물론 실제 전체적인 절전 효과가 생겨날 것인지도 의문이다. 분산과 집중에서, 이 경우에는 집중이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에너지의 경제력 사이의 관계이다. 흔히 에너지 복지라고 간단하게 표현하지만, 과연 가난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형태의 에너지 복지가 제공되고 있느냐, 이것도 우리가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중요한 질문 중의 하나이다.

 

환경 정의라는 용어로도 표현되는, 환경과 경제력의 충돌에 대해서도 우리는 중장기적으로 길게 생각해봐야 한다. 부자집 어린이와 가난한 집 어린이, 이렇게 폭서기의 가정 환경을 생각하면, 학교 도서관에 대해서 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폭염을 피하기 위한 기반 시설로 학교 도서관을 이해하면, 교육부 차원이 아니라 좀 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학교 도서관의 에너지 정책에서의 의미를 다시 이해할 수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부탁한다. 지금이라도 방중 도서관 운영에 대해서 다른 판단을 내려주면 고맙겠다. 학교 도서관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닫아도 되는 시설이 아니라, 장기적인 교육과 빈곤층 피서지역이라는 개념으로, 필수 기관으로 지정되어 오히려 방중, 연장 운영되어야 하는 시설이 아닌가 싶다. 보다 적극적으로 방중 도서관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이지, 가정 통신문 하나 보내서, 도서관 문 닫을 테니 학부형들 알아서 협조하시라, 이런 건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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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정말로 강행군이었다. 스튜디오 촬영, 곡성 촬영 그리고 강남의 우동집까지.

 

스튜디오에 앉은 것은 두 달만의 일인 듯싶다. 아시아나편, 아이템 결정되고 촬영 시작까지, 그야말로 12시간만에 모든 것이 진행된.

 

원래 우리의 스케쥴로는 2주에 3편을 만드는 것인데, 시의성이 생기면 적절하게 반영하겠다다음 주 화요일분을 당겨서 이번 주 금요일에 내보냈다.

 

누가 이들을 꽃이라 불렀는가,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볼 기회였다. 급하게 만들면서 걱정을 많이들 했었는데, 다행히 반응은 아주 좋았다.

 

밤새 편집 하는 덕분에 피디들 몇 사람들 조기 사망.

 

 

현장에 나갈 때, 4대에서 5대가 나간다. 이래저래 스타렉스 두 대가 움직인다. 일반 카메라 3, 고프로라고 불리는 광각 카메라 한 대, 그리고 여건이 되면 오디 한 대. 이번 주에는 인터뷰이가 두 분, 부부였기 때문에 카메라가 한 대 더 나갔다. 배터리, 메모리, 와이어리스 마이크, 이런 자잘한 물건들 챙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원래는 서울에서 많이 할려고 했는데, 하다보니 시작하자마자 계속 지방으로 돌게 되어서나름 출혈이.

 

강빛마을편은 장관님 모시고 사는 군수님컨셉이 되어버렸다.

 

오방, 이 짐을 끌고 장마비를 끌고 전남 곡성까지 갔다왔다. 결국 집에 도착해보니 새벽 3.

 

나도 거의 사망.

 

 

 

김화중 장관은 참여정부 초대 보건부 장관이었다. 장관과 군수, 그들의 삶이 어떨지 사실 나도 엄청 궁금했었다.

 

한 가지 우리가 모두 동의한 것은, 칠순이 되었을 때 저런 모습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적어도 우리 중에는 없다는 것

 

작업용 인터뷰까지, 나도 정말 인터뷰 많이 해보기는 했지만, 부부를 같이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었다. 부부와 같이 만난 적은 종종 있지만

 

 

 

은퇴자 마을 얘기만으로 끝내기는 아쉬워서, 김화중 장관 얘기를 별도의 한 편으로 만들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참여정부 초대 장관 그것도 여성장관이었으니, 그 시절의 복지 정책에 간한 내부 논의들, 그리고 정권 초기의 어수선하던 시절의 뒷얘기, 그런 얘기를 더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해는 광속으로 석양이 되었고, 그렇게 또 한 탕 하기에는 여건이 되지가 않은

 

아쉬움이 많았다. 섬진강 근처에, 한 달만에 또 간 셈이다.

 

우리 팀, 거진 사망당분간 전남까지 가는 일정은 잡지 않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 편씩 만드는 것도, 그것도 작가 한 팀으로, 택도 없는 강행군이다. 그런데 정말로 이동도 강행군을 하고 나니, 아고고, 나 죽겠네.

 

촬영 한 달째, 강빛마을 갔다오면서 나도 입안이 헐었다.

 

 

 

 

(정말 간만에 나도 포토샵 작업을 좀 해봤다. 이 아저씨, 어지간히 웃지 않는다…)

 

 

 

금요일은 비가 하늘을 뚫듯이 내린 날이다. 어쩔 수 없이 야외 촬영은 건너 띄고 그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비 오는 날이면, 장비들이 꼼짝을 할 수가 없다.

 

 

 

G20, 핵안보정상회담 때 행사진행을 총괄하는 의전과장을 하던 외교관이 있다. 대학원 시절까지 4년간 고시공부해서 외교부 공무원이 된 이 아저씨가 어느 날 갑자기 사직서를 내고 우동집 주인이 되었다.

 

 

 

오방, 진짜?

 

 

 

물론 진짜다.

 

 

 

나는 그 마음을 좀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삶의 클라이막스, 아니 직업상 클라이막스, 남들이 부럽다고 하던 그 시절에 정말 자신도 행복할까, 그런 질문을 하게 된다. 산다는 것, 아니 행복하게 산다는 것, 그게 무엇일까, 그런 질문을 해보게 된다.

 

 

 

나름, 나도 느끼는 것이 생겼던 인터뷰였다.

 

 

 

 

 

촬영 한 달째,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무난하게 혹은 무던하게 지나간 듯싶다. 경제 채널에서 어느 정도로 각을 잡아야 하나, 그런 데 대해서도 아직 채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일단 시작부터 한 셈이다.

 

 

 

, 이제 촬영 두 달째를 맞아, 일단 무난하고 마일드한 출발을 했으니, 이젠 좀 더 색깔을 가져보려고 한다.

 

 

 

일단은 최저임금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루어볼까 싶다.

 

 

 

알바연대, 문재인 의원 등 최저임금과 관련된 얘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얘기를 전개시켜볼까, 구상 중이다.

 

 

 

카페 처음 시작할 때, 약속한 것처럼 번개도 한 번 할까, 이것저것 알아보는 중이다.

 

 

 

일단 장소는, 그냥 상암동 SBS에서 회의실 큰 거 하나 빌려서여기까지는 쉬운데, 그 다음에 소주 한 잔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순식간에 해골 복잡해져서아직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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