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정말로 강행군이었다. 스튜디오 촬영, 곡성 촬영 그리고 강남의 우동집까지.
스튜디오에 앉은 것은 두 달만의 일인 듯싶다. 아시아나편, 아이템 결정되고 촬영 시작까지, 그야말로 12시간만에 모든 것이 진행된.
원래 우리의 스케쥴로는 2주에 3편을 만드는 것인데, 시의성이 생기면 적절하게 반영하겠다… 다음 주 화요일분을 당겨서 이번 주 금요일에 내보냈다.
누가 이들을 꽃이라 불렀는가,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볼 기회였다. 급하게 만들면서 걱정을 많이들 했었는데, 다행히 반응은 아주 좋았다.
밤새 편집 하는 덕분에 피디들 몇 사람들 조기 사망.
현장에 나갈 때, 4대에서 5대가 나간다. 이래저래 스타렉스 두 대가 움직인다. 일반 카메라 3대, 고프로라고 불리는 광각 카메라 한 대, 그리고 여건이 되면 오디 한 대. 이번 주에는 인터뷰이가 두 분, 부부였기 때문에 카메라가 한 대 더 나갔다. 배터리, 메모리, 와이어리스 마이크, 이런 자잘한 물건들 챙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원래는 서울에서 많이 할려고 했는데, 하다보니 시작하자마자 계속 지방으로 돌게 되어서… 나름 출혈이.
강빛마을편은 ‘장관님 모시고 사는 군수님’ 컨셉이 되어버렸다.
오방, 이 짐을 끌고 장마비를 끌고 전남 곡성까지 갔다왔다. 결국 집에 도착해보니 새벽 3시.
나도 거의 사망.
김화중 장관은 참여정부 초대 보건부 장관이었다. 장관과 군수, 그들의 삶이 어떨지 사실 나도 엄청 궁금했었다.
한 가지 우리가 모두 동의한 것은, 칠순이 되었을 때 저런 모습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적어도 우리 중에는 없다는 것…
작업용 인터뷰까지, 나도 정말 인터뷰 많이 해보기는 했지만, 부부를 같이 인터뷰한 것은 처음이었다. 부부와 같이 만난 적은 종종 있지만…
은퇴자 마을 얘기만으로 끝내기는 아쉬워서, 김화중 장관 얘기를 별도의 한 편으로 만들 욕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참여정부 초대 장관 그것도 여성장관이었으니, 그 시절의 복지 정책에 간한 내부 논의들, 그리고 정권 초기의 어수선하던 시절의 뒷얘기, 그런 얘기를 더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해는 광속으로 석양이 되었고, 그렇게 또 한 탕 하기에는 여건이 되지가 않은…
아쉬움이 많았다. 섬진강 근처에, 한 달만에 또 간 셈이다.
우리 팀, 거진 사망… 당분간 전남까지 가는 일정은 잡지 않기로 했다. 일주일에 두 편씩 만드는 것도, 그것도 작가 한 팀으로, 택도 없는 강행군이다. 그런데 정말로 이동도 강행군을 하고 나니, 아고고, 나 죽겠네.
촬영 한 달째, 강빛마을 갔다오면서 나도 입안이 헐었다.
(정말 간만에 나도 포토샵 작업을 좀 해봤다. 이 아저씨, 어지간히 웃지 않는다…)
금요일은 비가 하늘을 뚫듯이 내린 날이다. 어쩔 수 없이 야외 촬영은 건너 띄고 그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비 오는 날이면, 장비들이 꼼짝을 할 수가 없다.
G20, 핵안보정상회담 때 행사진행을 총괄하는 의전과장을 하던 외교관이 있다. 대학원 시절까지 4년간 고시공부해서 외교부 공무원이 된 이 아저씨가 어느 날 갑자기 사직서를 내고 우동집 주인이 되었다.
오방, 진짜?
물론 진짜다.
나는 그 마음을 좀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삶의 클라이막스, 아니 직업상 클라이막스, 남들이 부럽다고 하던 그 시절에 정말 자신도 행복할까, 그런 질문을 하게 된다. 산다는 것, 아니 행복하게 산다는 것, 그게 무엇일까, 그런 질문을 해보게 된다.
나름, 나도 느끼는 것이 생겼던 인터뷰였다.
촬영 한 달째,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무난하게 – 혹은 무던하게 – 지나간 듯싶다. 경제 채널에서 어느 정도로 각을 잡아야 하나, 그런 데 대해서도 아직 채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일단 시작부터 한 셈이다.
자, 이제 촬영 두 달째를 맞아, 일단 무난하고 마일드한 출발을 했으니, 이젠 좀 더 색깔을 가져보려고 한다.
일단은 최저임금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루어볼까 싶다.
알바연대, 문재인 의원 등 최저임금과 관련된 얘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얘기를 전개시켜볼까, 구상 중이다.
카페 처음 시작할 때, 약속한 것처럼 번개도 한 번 할까, 이것저것 알아보는 중이다.
일단 장소는, 그냥 상암동 SBS에서 회의실 큰 거 하나 빌려서… 여기까지는 쉬운데, 그 다음에 소주 한 잔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순식간에 해골 복잡해져서… 아직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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