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따뜻한 성장, 새로운 출발

 

‘’신신좌파의 경제학에서 출발했던 책은 진짜 길고 긴 우여곡절을 거쳐 박근혜 쪽 언어인 따뜻한 성장으로 다시 제목이 잡혔다.

 

몇 번 출발을 해봤는데, 그닥 맘에 드는 출발이 나오지 않아서, 갈아엎고, 다시 갈아엎고, 그러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고 간 생각이, ‘동물들의 따뜻한 성장’… 물론 이 제목으로 끝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세습 문제가 갑자기 뇌리를 스치고 갔다.

 

80년대에는 천민 자본주의라는 말을 한국 자본주의를 지칭하기 위해서 종종 사용되었던 것 같다. 박정희 그리고 전또깡으로 상징되는 군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한국은 천민이라는 비유로 참 잘 들어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참 더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한국은 졸부라는 시기를 지나, 이제 점점 더 부자들의 사회가 되었다. 천민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져버린 것일까?

 

하여간 외국에서 사용되는 개념들이 한국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뭔지 모르고 핀트가 맞기 않고, 뭔지 모르게 어색하다.

 

그 특이성 중의 하나가, 세습 문제 아닐까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경제 제도 대부분은 삼성의 다음 사업과 중점 사업과 관련되어 있다. 그렇지만 삼성이 진짜 관심을 갖는 건 3대 세습 아니야?

 

그렇게 돌아보면 한국의 대부분의 주요 경제기관이나 기구는 세습권에 들어가 있다. 언론이 그렇고, 교회도 그렇다. 교육기관 역시 종종 세습 대상이고.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2대 세습은 양반이고, 지금 대부분의 기관은 3대 세습 문제에 봉착해있다. 정치도 어느덧 세습의 나라.

 

오히려 동물들에게는 좀 미안할지 몰라도, ‘경제적 인간 homo-oeconomicus로 설명하기 보다는 ‘economic animal’, 경제적 동물들의 행위로 설명하는 게 조금 더 타당해 보인다.

 

그런 동물들이 따뜻한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다이게 도대체 뭘까?

 

하여간 이런 고민 위에 내가 아는 경제학 지식들을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주위를 돌아보니, 그야말로 동물들의 왕국이다. 안철수가 삼성은 동물원이라고 했다는 말이, 문득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그가 말했던 동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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