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외비> 봤다. 김무열의 열연이 있었다. 그야말로 못 믿을 남자들만 잔뜩 나오고, 서로 끝없이 뒤통수 치는 얘기다. 끝없이 이어지는 배신의 얘기들을 보다 보니까, 국회의원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인가,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다. 아무리 군사정권 때라고 해도, 좀 그렇다. 얘기의 개연성이 잘 느껴지지는 않았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이정재 나왔을 때 봤던 장면과 같은 모티브다. 그래도 그때는 대전환을 위해서, 워낙 그치들이 양아치들이고 등등, 그런 밑밥을 많이 깔았었다. 여기는 그런 장치들이 없으니까, 설득이 되거나 감동이 오는 게 아니라, 뭐 저런 것들이 다 있어..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김무열에게 더 정이 가기는 했다. 어쩌다 저런 더러븐 넘들 한 가운데에서 살아가게 되었을까, 뭐 그런 의도치 않은 감정의 효과가.
그렇기는 한데, 원초적인 감정에는 굉장히 충실한 영화다. 후반부는 한 번 더 봤다. 한두 번 더 보게 될 것 같다. 더러븐 얘기가, 괜히 끌리는 날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