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미루어 두고 있다가 결국 스타트렉 <디스커버리>를 보기 시작했다. 사실 1부 앞은 작년에 보다가, 지금 때가 언젠데 클링온 얘기야.. 보다 말았다. 나중에 다시 봤는데, 앞부분만 클링온 얘기고, 2부는 신과 유령에 대한 얘기였다. 그리고는 미래로 가서, 스타트렉 시리즈에서는 가장 나중의 얘기를 다루게 된. 딥 스페이스 나인은 워낙에도 별도 편성이라, 그렇게 얘기가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이건 없던 걸로. 체인질링이 나중에 나오는 걸 보니까,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아서 그 뒤로는 어떻게 얘기가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다. 5부는 4편까지 나와 있다. 어지간하면 시리즈 다 끝나면 보기 시작하는데, 끝난 걸 줄 알았더니, 아직 한참 하는 중. 아뿔싸. 

스타트렉 시리즈 중에서는 <보이저>를 제일 재밌게 봤다. 전체 에피소드를 세 번을 봤다. 딥 스페이스 나인은 두 번째 보다가, 다른 재밌는 게 많아져서 잠시 쉬고 있는 중. 

상대적으로 나중에 나온 시리즈 보다가 원래 커크 선장 나오는 거 보려고 하니까, 너무 마초틱해서 좀 그랬다. 하긴 그 냉전의 시대에는 그런 게 문화의 거의 전부인 줄 알기도 했다. 디스커버리에는 게이 얘기가 좀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리고 스토리에서도 핵심이다. 딥 스페이스에서도 일부 나오기는 하는데, 그게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니까, 좀 억지로 등 떠밀려서 넣은 분위기가 강하다. 수십년에 걸친 스타트렉 시리즈를 보면, 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런 변화를 한 번에 볼 수 있기는 하다. 어쨌든 미소가 강렬하게 대치하던 시절에 시작되어서, 클링온에서 소비에트의 전체주의적 분위기를 많이 투영했던 출발점에 비하면.. 이제 그런 냉전의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 위협이 변화하면서 큰 틀이 많이 바뀐 007 시리즈도 있기는 한데, 그건 너무 상업적이라서, 스타트렉만큼 너드 분위기가 별로 없다. 

어쨌든 디스커버리에서 주인공인 인류학자 출신이라는 게 흥미롭기는 했다. 수많은 너드들 사이에서 인류학자라. 그래도 마초 선장들이 힘 쓰던 전통을 잇는다는 의미여서인지, 주인공 이름이 마이클이다. 마이클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는 첨 봐, 대사로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어쨌든 스타트렉 시리즈는 피카드 3편까지 다 봤고, 영화는 진작에 다 봤다. dvd로도 전부 샀었고. 아직 전부 보지 않은 게, 커크 선장 나오는 원 시리즈인데.. 워낙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커크 선장을 그렇게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그래도 한 번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디스커버리의 주인공이 사실은 스팍의 누나였다.. 그렇게 역사적 관계가 설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 누나가 스팍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하이고. 커크와 스팍 얘기를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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