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대지는 아직도 싹을 심기에 충분할 만큼 비옥하다. 그러니 이 대지는 언젠가 메마르고 생기를 잃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대지로부터 다시는 나무가 자라지 못할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초반부에 나오는 구절이다. 별로 전체 맥락과는 상관 없는 얘기지만, 니체가 이런 얘기를 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공교롭고 우연한 일이지만, 지금 쓰는 농업 경제학의 주제가 딱 이야기라서 신기하게 읽었다. 데리다가 니체에 대해서 쓴 책을 도서관 계단에서 너무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도 니체의 이런 측면에 대해서 얘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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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영미 인터뷰 읽다가 문득 옛날 생각 나서. 그 시절 사진 뒤적거리다가 조국 선배 사진이 왕창 나왔다. 그 후로 그와 참 많은 일을 같이 했었다. 죽음 같은 사선을 같이 등대고 지난 것도 몇 번이고. 저 때는 나도 7년 전, 40대 중반이었다.

문득 옛날 사진 보다 보니까, 사는 게 뭔가 싶다. 나는 더 뒤로 왔고, 많은 사람들은 더 앞으로 갔다. 그리고 너무 멀리 가버린 사람들도 있는 것 같고. 다시 저렇게 모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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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책은 3쇄 간다고 연락이 왔다. 부수로는 별 의미는 없는데, 그저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 정도.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너무 힘들다고 해서, 힘든 티도 못 낸다.

내일은 '차이나는 클라스' 녹화가 있다. 할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하기는 했었다. 하거나 말거나, 사실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를 위해서,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런 한 마디를 보태는 정도의 생각으로.

나이를 먹으니까 몸만 너무 무거워지고, 실속은 없고. 한 발 떼기가 너무 힘들어진다. 천천히 가더라도 어디론가, 그리고 조금이라도 미래를 위한 방향으로 가고 싶다. 맘만 그렇고, 한 발 떼기가 너무너무 힘들다.

처음 글 쓰기 시작하면서 'C급 경제학자'라고 포지션을 잡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게 잘 한 것 같다. 어차피 메이저와는 거리가 멀고, 본장에서 뭔가 한다는 긴장감과는 거리가 먼. 남들 신경 쓰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어차피 C급이라, 차분히 뭔가 만드는 길이 나다운 것 같아서 좋기는 하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지금 나처럼 사는 게 참 답답할텐데.. 성격상 원래 화려한 것을 즐기지는 않는다. 어수선하고 번잡스러운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작년에 밀려온 책까지, 올해는 다섯 권이 계획이었는데,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작년 말에 농업 경제학 마무리를 못해서 2월까지는 갈 것 같다. 그리고 청소년 독서 에세이 한 권 쓰고, 젠더 경제학까지가 올해 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되는 대로..

도서관 책은 필라델피아에서 책 머리를 쓰려고 하는데, 올해도 필라델피아 갈 여력이 안 생길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내년으로..

머리 좋은 사람들이 열심히 뛴다. 생각해보니, 어느덧 나도 나이를 먹었고,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이런 삶에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좋은 일이다. 오라는 데도 없고, 가고 싶은 데도 없고. 이렇게 조금씩 마무리 짓다보면, 나도 환갑이 올 것 같다. 진중권이 유시민에게 나이 얘기하는 데, 그건 좀 그렇다. 어차피 조만간 다 환갑줄인데..

나는.. 그냥 당분간 쓰던 책이나 잘 마무리하는 게, 내 능력상 최대치인 듯싶다. 누가 미워하는 것도 귀찮고,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이거다 저거다 하는 것도 여력 안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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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한 해를 그냥 머리 푹 처박고 그냥그냥 버티는 중입니다. 내년에는 좀 나아질까, 기약이 없지만, 버티다 보면.. 2005년에 첫 책 낸 이후로 책을 한 권도 못 낸 첫 번째 해이기도 하구요.

그래도 버티는 건, 이미 많은 욕심을 버렸고, 되는 대로, 안 되면 말고.. 명랑도 잃으면 다 잃는 거라는 생각이.

올해를 뒤돌아보며 가장 열받은 건, 역시 드라마 '스토브 리그' 볼려고 대기하고 있는데, 방송사 자기들 송년회를 대신 방송한 거. 다음 날 뭉쳐야 찬다 볼까 싶은데, 연말 특선이라고 안시성 틀어준 거.

나머지 소소한 일들이야, 그냥 속으로 삼키면 되는 일들이라.

내년에는 그래도 간만에 추수를 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몇 년째 씨만 뿌리고 살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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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행정..

낸글 2019. 12. 25. 18:00

선진국의 되면 정책의 내용이 아니라 그 과정이 변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 우리는 그런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구중궁궐 밀실행정, 촛불 정부도 바뀐게 없다 - 오마이뉴스

[똑경제-우석훈] 문재인 정부 후반기, 성공적인 경제정책을 위하여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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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체계의 국제비교분석과 유통정책 개선방향'이라는 이름의 2017년 보고서를 읽고 있는 중이다. 하이고. 얼핏 살펴보려고 하다가 너무 재밌어서 하던 일 다 착파하고 읽고 있다. 이게, 소설이나 영화 보다가 피가 끓어야 하는데, 보고서 요약문 보면서 피가 끓기 시작하니.. 나도 참 특이 체질인 것 같다. 어지간한 영화 보다는 보고서가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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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가 어린이 삼국지 보다가 적어놓은 군령장. 혼자 보기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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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 두 번째 편지 마쳤다. 8장 중에서 setup에 해당하는 1장이 끝났다. '최소한의 농업'이라는 제목 만큼이나 최소한의 얘기들을 담으려고 한다. 관건은 얼마나 경쾌하게, 읽을만하게, 그리고 읽고 나서 좀 찡하게 감정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한동안 이 '최소한' 시리즈로 몇 권을 더 해 볼 마음이 생겼다. 다음 책도 역시 10대들에 관한 최소한의 제목으로 쓸 생각이다.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최소한이라도 방향을 보게 되면, 그걸로 족하다.

쉽게 쓰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기는 하다.

우리 시절의 나쁜 버릇이다. 니가 잘 알아, 내가 잘 알아, 니가 똑똑해 내가 똑똑해.. 지금 와서 돌아보면, 참 고만고만하게 제대로 모르면서 엄청들 잘난 척들 하고 살았다. 그리고 남에게 상처주고 집에 가서 기분 좋아하고. 지금 와서 보면, 그게 뭔 의미가 있나 싶다.

최소한 지난 3년 동안, 농업 경제학에 관한 책을 정리해본다고 할 때, 고개 푹 숙이고 한숨 쉬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니는 왜 또 그렇게 아무도 안 볼 책을 붙잡고 인생 한심스럽게 사냐, 그런 표정들이었다. 걱정해주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안 볼텐데.

그저께, 첫 번째 편지의 첫 번째 꺽기 들어가면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이 책을 경쾌하게 쓰고 지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도 오래 쓰다 보니까, 진흙탕도 즐기면서 경쾌하게 지나가는 재주가 생긴 것 같다.

40 통 정도의 편지를 쓰게 될 것인데, 이제 두 통 썼다. 우리 또래에 편지 많이 써 본 사람이 별로 없다. 나는 편지 정말 많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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