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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2 15:52 잠시 생각을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pg=0&number=708211&device=pc


sbs 스페셜과 좀 긴 시간 촬영도 하고 준비도 하고, 하여간 웃기게 나왔다. 나도 웃기기는 했다. 웃으면 촬영 안 끝난다. 빨리 끝내고 애들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야 해서... 그래, 웃기는 게 남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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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19 20:05  Addr Edit/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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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2 07:35 다시 희망으로


 



책 쓰는 법?



둘째는 태어날 때 많이 아팠고, 작년에 많이 아팠다. 폐렴으로 몇 번을 입원했다. 요즘은 아이 보는 게 제일 큰 일이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나머지 일을 한다. 안 남으면? 애들 어린이집 가고, 오고 그게 제일 큰 일이다. 나머지는 그 때 그 때 상황 봐서 한다.


 


첫 책이 <아픈 아이들의 세대>였다. 인생이란, 거기서 거기다.


 



아팠던 둘째랑 요즘 아주 많이 놀아준다. 얼마 전부터 아이는 잘 때도 나한테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젠 제법 살도 올랐다. 한동안 백분위 체중표로 하위 5%였다. 1년 넘게 죽여라고 먹였더니 이제 중간 정도 간다. 시간 나는 대로 놀이터 같은 데 데리고 나가서 뛰어놀게 한다. 이젠 제법 잘 뛴다. 올 겨울만 잘 보내면, 이제 한시름 놓아도 좋을 것 같다. 지난 가을에도 폐렴기가 있었고, 올 봄에도 있었다. 체중이 좀 느니까 아픈 것은 마찬가지만 그래도 자기 힘으로 좀 버티는 것 같다.


 


1.


저자로 책을 쓴 게 이제 10년이 넘는다. <88만원 세대> 때부터 해도 10년이다. 그 동안에 엄청 잘 판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과학이나 경제 분야에서는 가장 오래 버틴 축에는 드는 것 같다. 중간에 엄청나게 유명한 사람들이 나오기는 했는데, 오래 못 버티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버틴 게 아니라, 다른 할 게 별로 없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러다 보니까 가끔 책 쓰는 법에 관한 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 때마다 손사레를 친다. 내가 무슨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역사에 남을만한 그런 기발한 책들을 늘 쓰는 것도 아니다.


 


대학원 들어갈 때의 일이다. 처음에 파리 8대학에 원서를 냈고, 그 다음에 파리 10대학 시험을 봤다. 이 시험은 죽을 뻔하다가 겨우 붙었다. 그 시험에서 꼴지가 아니라는 사실만 내가 안다. 3달 준비하고 붙었으니까, 붙고 나서 너무 감격스러웠다. 등록하고 바로 서울에 가서 입학 때까지 놀다 왔다. 갔다 오고 나니까 8대학 합격통지서가 와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냥 10대학에 갔다. 8대학은 시험은 따로 안 보고 논문 계획서만 가지고 평가했다. 그 때 날 합격시켜준 양반이, 프랑스에서 유명한 마르크스주의자였던 미셀 보였다. 정작은 자기 책보다는 '논문 쓰는 법'이라는 책으로 아주 유명해진 사람이다. 대학원, 박사과정 때 논문 쓰면서 누구나 그 책을 한 번쯤 본다. 각주 다는 법 등 기능적인 일들을 설명해놓은 책이다.


 


우여곡절 끝에 박사 과정은 아주 젊은 부교수랑 같이 하게 되었다. 외부에는 아주 강성이고 근본주의자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이 양반이 돈을 벌게 된 것은, 우리 식으로 치면 회계사 시험 인문용 참고서였다. 아담 스미스와 마르크스 사상사 전공한 사람이지만, 그도 자식을 낳고 버틸 때까지 회계사 분야에서 강사도 좀 했던 걸로 알고 있다. 그걸 정리한 수험서 책이 빅히트를 쳤다.


 


나를 가르친 사람들이, 소소하고도 별 거 아닌 얘기로 잘 팔리는 책을 쓴 사람들이다. 물론 그 사람들의 전공서는, 돌아버릴 정도로 복잡하고 어렵다. <실험주의적 국가>라는 책은, 진짜로 실험적이었다. 너무 어려워서 형광펜을 몇 개를 동원해가면서 읽었다.


 


실용적인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혹은 잘 읽히는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었다.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선생들도 극단적인 실용서들을 쓰고는 했다. 그리고 그런 걸로 돈을 좀 벌어서, 딴 데 손 벌리지 않고 자기 연구를 계속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것 치고는, 내가 엄청나게 실용적인 책을 쓰는 것 같지는 않다.


 


2.


책을 쓰는 법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내가 유별나거나 특출한 방법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자로서 오래 버티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은 할 얘기가 있는 것 같다. 이건 미리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내 성격이 아주 더러워서 생긴 일이다. 남들 다 한다고 해도, 싫다면 안해아주 성격 더럽다.


 


내가 한 것은, 특출나거나 특별한 일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은 모르는데, 내가 책을 많이 내던 시절에는 사재기도 좀 있었고, 지금 보다는 마케팅이 많았다. 알게 모르게, 자기 책 사재기를 부탁하는 저자들도 좀 있다고 들었다. 그런 건 안했다. <88만원 세대> 때에는 작은 출판사이기도 했지만, 첫 책을 내는 출판사였다. 뭔가 하고 싶어도 하는 방법도 몰랐고, 할 돈도 없었다.


 


그냥 남들 하는 기본 정도, 어떤 때에는 그 기본도 못했다. 그냥 내놓고, '내깔려둔다', 그게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강연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이 나와는 다를 수도 있다. 강연도 거의 안 했다. 책 나올 때 출판사에서 부탁하는 몇 건 정도나머지는 시민단체가 하는 행사나 도서관 행사, 혹은 내가 신세진 사람들에게 오는 부탁. 대학에서 강연요청이 오면 여건 닿으면 할려고 한다. 그 정도다. 이런 강연은, 대부분 돈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시민단체 특히 지방에서는 이렇게 사람들 모으면서 회원조직이나 활동조직들을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주 시간 안 맞는 경우 아니면 가려고 한다.


 


강연에서 돈을 버는 방법이 따로 있기는 하다. 이것도 시장이라고 한다면, 대기업 사원연수나 비슷비슷한 경제단체들 모임, 이런 건 돈이 된다. 직업으로 쳐도 이 시장은 한 번 뚫고 들어가면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물론 많은 돈이라고 해봐야 몇 억원대지, 그 이상은 아니다. 이런 건 안 했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얘기 실력도 늘고, 따로 준비할 것도 없는 편안한 강연이다. 그래도이건 내가 싫었다.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책으로도 먹고 살아? 넉넉하지 않아도, 부지런히 하면 세 끼 밥은 입에 들어간다. 강연하면 더 돈 많이 벌지 않아? 그렇게 할 거면, 차라리 그냥 취직하는 게 낫다. 나중에는 몰라도, 아직은 오라는 데가 좀 있다.


 


보람을 포기하고 생기는 돈은, 그렇게 달지 않다. 명분을 포기하고 생기는 실익은, 편안하지 않다.


 


3.


가만히 있으면 누가 알아줘? 책을 내놓고 가장 많이 듣는 얘기다. 좀 돌아다니면서 알리라는. 물론 나도 그런 걸 아주 안 하지는 않지만, 내가 먼저 뭘 하자고 제안하는 일은 거의 없다. 실용적인 이유다. 아주 기발한 거 아니면, 해봤지 별 소용없다. 괜히 힘만 들고, 모양만 빠진다. 그러다보니, 그냥 원칙주의로 사는 게 제일 낫다.


 


좋은 책은 팔리고, 아니면, 좋은 책이 아니다.


 


아주 간단한 원칙만 정하고, 그 정해진 원칙을 어지간해서는 지키는 것, 그게 오래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원칙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는? 그 땐 비겁하게 변명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는 게 낫다. 원칙을 깨는데 익숙해지면, 나중에 존재가 지워진다. 왜 출발했는지, 그 생각 자체가 사라진다.


 


그냥 가만히 있고, 누군가 알아주기를 기다리는 것, 그게 최선의 전략이다. , 이 정도면 전략도 아니라 무대책인데, 그것이 사실은 가장 오래 가는 기본 전략이다. 가만히 있으면 '양서'로 도서관 사서들이 인지를 하고, 도서관에서 좀 사준다. 그거 가지고 돼? 그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버킷 리스트'라는 용어를 사람들이 쓴다. 나는 '버킷 리스트'와는 정반대의 삶을 산 것 같다. 하고 싶은 것, 없다. 되고 싶은 것, 없다. 그 대신 아주 빼곡하게, 하면 안될 일들에 대해서 생각하며 산다. 그리고 대개는 지킨다.


 


최근에 내가 하지 않을 것에 두 가지가 추가로 들어갔다. 방송 진행자와 고정, 그리고 예능 방송.


 


이유는? 그냥 애 보면서 차분히 앉아서 생각하는 삶이 너무 흔들리게 된다. 그리고 불필요한 욕망이 자꾸 생긴다. 화려함을 구하고 살아본 적이 없는데, 속성상, 자꾸 화려함을 구하게 된다. 예능도 아주 안했던 건 아니다. 단기성으로는 한 적이 몇 번 있고, 생방송도 오래 했었다. 하다하다, 아침 방송도 했던 적이 있다.


 


그냥 쭈그리고 앉아서 책 보고, 사람들하고 토론하고, 글 쓰고, 이게 더 생산적이다.


 


4.


다른 저자나 작가들을 만나면 다들 하는 얘기가, 책 시장의 어려움과 시대에 맞지 않는 책의 단점에 관한 것들이다. 아러 아러, 진짜로 그런 얘기가 목까지 나온다. 틀린 야기도 아니고, 이상한 얘기도 아니다. 그러나 책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에서 사회적인 뭔가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매체 중에서, 책이 가장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음주 용어로 하면, '장타자'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예전에는 유명한 장타자였는데, 요즘은 극단적인 단타자로 바뀌었다. 애들 키워봐…)


 


방송으로 치면, 일일방송이 있고, 주간방송이 있다. 이 템포는 진짜로 숨 넘어간다. 모든 것들은 12시간 단위 혹은 24시간 단위로 움직인다.


 


회사는 보통은 월간 단위로 움직인다. 제일 중요한 것이 월간 실적이고, 월간 단위의 회의가 중요한 의사결정체가 된다.


 


공무원들은 보통 주간단위로 움직인다. 별 실적이라는 게 없지만, 주간 회의에서 중요한 것들이 결정된다.


 


국회는? 정치권은 이틀 단위로 움직인다. 보통은 월수금 오전에 최고의원 회의가 있다. 많은 사이클은 그 최고의원 회의에 맞추어진다. 이틀 지난 얘기는, 벌써 과거형이다.


 


주기가 짧아지면 더 다이나믹해질까? 남들 다 아는 걸 자기만 모르는 독특한 문화가 생겨난다. 뭔가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축적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신문도 24시간 단위로 움직이지만, 가끔은 기획기사 같은 것을 한다. 길게 보면 한 달 단위 정도 된다. 언론이 가장 길게 볼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이다. 그것보다 뒤의 얘기를 하면, "그 때 가서 얘기합시다", 이런 얘기를 듣게 된다.


 


MB나 박근혜가 그렇게 죽이려고 했던 것 중의 하나가 TV 다큐가 있다. 길면 두 달, 보통은 한 달에서 한 달 반 주기로 움직인다. 가끔은 6개월에서 1년씩 가는 장기편성이 있기는 한데, 이건 그야말로 특별편성, 해외 장기취재로 4부작, 6부작 같은 것을 할 때의 일이다. 보통의 PD나 촬영감독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책은 짧으면 2, 길면 3~4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사회에 관한 얘기를 하는 매체로는 장타자, 아니 최장타자 정도가 된다. 2년 전에, 2년 후에 필요한 얘기를 생각해서 그 때 움직인다. 2년이 지나도 이 문제는 안 바뀌어! 그럴 때 책 준비가 시작된다. 그게 가능해? 가능하니까 사람들이 책을 내는 것 아니겠는가?


 


보통의 경우, 방송이나 신문은 다람쥐의 덫에 걸린다. 뭔가 많이 한 것 같은데, 사실은 거기서 거기인 경우가 많다. 최장의 호흡은 책이 가지고 있다 (물론 책의 단점은, 아주 일부를 제외하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 그러니까 호흡에 들어가는 에너지도 줄여가면서 최소한의 지출만.)


 


책을 쓰는 것은, 선경지명의 힘에 있지 않고, 버티는 힘에 있다. 누가나 가끔씩은 선경지명의 순간이 온다. 전혀 안 오는 사람은, 아마도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찰라의 순간을 가지고 실제로 책을 준비하고 쓰고, 그리고 누군가 알아봐주는 시간까지 가는 것, 버티는 힘이 사실은 책을 쓰는 기술의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책도 기술의 영역이 조금 있는데, 이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늘게 된다. 그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버티는 힘, 이건 진짜로 초장에 포기하는 사람과 달인의 영역에 가는 사람,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뉘어지는 것 같다.


 


이거 문제다, 생각하고 2~3년을 버티고, 다시 또 2~3년을 버티는 것, 그게 책을 쓰는 노하우의 거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왜 그 지랄을 해? 세상이 지금보다는 나아지기를 위해서 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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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석훈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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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2. 의무사무관 2017.09.12 08:43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렇게 버틸려면 사회에서 뭔가 받은 사람이어야 하겠지요.

    버티라고 만들어준 교수라는 직업도 있고요.

  3. 오류켄 2017.09.13 13:58 신고  Addr Edit/Del Reply

    긴 글 잘 읽었습니다. 책 저자로서 고민이 많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오늘 처음으로 페북보고 왔는데, 앞으로 자주 들르려고요.

2017.09.07 18:16 잠시 생각을


http://www.ibabynews.com/news/newsview.aspx?newscode=201709051748286040007352&categorycode=0010



우석훈 박사 "사교육비 쓰지 말고, 목돈 모아 아이 줘라"40대 늦깎이 아빠가 된 경제학자가 바라본 육아 이야기

  • 기사본문
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7-09-05 18:39:29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한 날 밤,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두 아이가 손을 잡고 자고 있는 모습을 봤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그리고 서로 충분히 사랑할 수 있을 만큼, 사랑을 주고 있는가? 사교육이나 영어유치원, 돈은 돈대로 쓰고 도대체 뭔 짓을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는 것은 천국문과 지옥문을 동시에 여는 것과 같다. 지난 봄, 높은 자리 제안이 왔을 때 1주일 동안 매일 세 번 마음이 바뀌었다. 진짜 인간이 간사하다 생각했다. 결국, 거절했다. 인생에 몇 번 없을 행복한 순간들….”

 

두 아이의 아빠이자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가 전하는 아이 키우는 이야기다.

 

‘88만원 세대’ 저자로 유명한 우 박사는 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강의장에서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라는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낮은 가사참여율, 육아용품의 고가화, 엄마들의 독박육아, 영어 사교육 등에 대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우 박사는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인 영어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큰 아이가 6살이 되면서 어린이집을 보낼지, 유치원을 보낼지, 영어유치원을 보내야할지 고민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유치원이 엄청 좋으면 보내겠는데 라이선스 있는 선생님만 차이가 있지 통합교육이라 누리과정으로 다 같다. 영어유치원은 교육기관이 아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체육활동비가 정부에서 나오지만 영어유치원은 정부의 교육지원이 없다. 앉아만 있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고민하다 어린이집에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대만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과외를 금지하고 있다. 유아 정신병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 3개 생기면 소아 정신과가 1개 생긴다는 말도 있다”고 했다.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영어유치원 보내는 비용으로, 3개월 아이와 엄마가 하와이 가는 게 효과적

 

우 박사는 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출산패턴에 있어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고 분석했다. '결혼한 사람들은 아이를 특별히 더 낳거나 덜 낳거나 없이 비슷한데 실제로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결혼을 안해서'라는 것이다. '결국 결혼율이 출산율의 주요 변수인데 사교육이 큰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우 박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영어유치원 비용을 계산을 해본 결과, “대치동 가서 물어보니 오전 9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1개월에 95만 원, 1시간 더 하면 20만 원 추가, 교재비 등 비용이 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직장이 없어야 가능하다. 아이들을 거점에만 내려주니까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외국어를 배워 언어를 할 수 있는데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비용을 따져보면 3개월 아이랑 엄마가 하와이 가서 지내고 올 수 있는 돈이다. 많은 돈을 들여 효과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차라리 3개월 하와이를 다녀오는 게 효과가 더 있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영어유치원을 열심히 보내는 동안 외국에선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외국에선 과학과 수학을 하는데 우리는 영어만 죽어라 하고 있으니 외국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 주특기가 없는 것, 보병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5~6살 또래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얘들은 리더십 있는 아이가 아니라 리액션이 좋은 얘들이 친구가 많고 인기가 많다. 반장처럼 굴려고 하면 왕따 당하기 쉽다. 말이 리액션인데 이는 공감능력을 말한다”며 “STEM 보다 공감능력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엄마 독박육아…한국 남성 가사참여율 16.52%로 꼴찌 바로 앞

 

우 박사는 나라별 가정 내 남성 가사참여율 데이터를 보여주며 '우리나라 여성의 대부분이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 가사참여율이 제일 높은 나라는 덴마크(43.39%)다. OECD 평균이 31.97%인데 한국 남성 가사참여율은 16.52%로 인도 다음으로 가장 낮다. 대부분 유럽 국가들의 남성노동분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인도(12.82%), 일본(17.90%), 중국(28.00%) 등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로 낮게 나타났다. 

 

우 박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내세우는 영국 등 유럽 국가는 육아의 주체가 국가고 엄마가 지원하는 역할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국가는 육아의 주체가 아니라 엄마가 육아의 주체고 국가는 엄마를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불안함 때문에 사교육비 쓰는 게 아니라 그 돈을 모아 뒀다가 목돈을 한꺼번에 주면 아이가 외국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하거나 필요한 책을 사보는 등 더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을 엄마 혼자 다 하기는 어렵다. 아빠들이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영어유치원 보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이날 우 박사의 강의를 들은 엄마들은 강의에 대한 만족감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특히 강의를 듣고 나니, 영어 사교육과 영어유치원에 대한 고민에서 한층 자유로워졌단 반응들이 나왔다.

 

손주가 있다는 조경애(62) 씨는 “강의에서 실제 데이터로 보여주니까 현실감이 있었다. 손주도 늦은 시간까지 영어 과외를 한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이는 보병이지 않느냐. 과학이나 수학에 좀 더 특화가 될 수 있다면 경쟁력 있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4살 아이의 엄마 윤승희(32) 씨는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영어유치원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박사님 말씀 듣고 영어유치원은 안 보내는 걸로 마음 먹었다. 생각보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가사 참여율이 낮다는 게 수치로 보니 더 체감했다”고 말했다.

 

5살 아이의 엄마 김보람(37) 씨는 “아이가 5살이다. 애기 엄마들과 얘기하다보면 슬슬 가르쳐야 하지 않느냐는 얘길 듣게 되는데 영어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상식적인 정신을 붙들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이가 될 것인지, 어떤 분야를 특화해서 배울 것인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며 강의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혜진(39) 씨는 “아이가 4학년, 1학년으로 좀 커서 강의 듣는 동안 아이들 어릴 때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동안 (사교육 유혹에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온 게 좋은 시간이었구나, 마음을 잘 지켜왔던데 대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받는 느낌이라 감사했다. ‘그래 맞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해’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잘 지켜가야겠단 확고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권현경 기자(hk.kwon@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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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커피소현경 2017.09.10 23:49 신고  Addr Edit/Del Reply

    지금 보고 있어요..제 모습 같습니다~그렇게 많은걸 했는데 결국 제 아들 운동해요..헉..지금은 후회합니다~운동할껄 뭘 그리 많이 시켰나 하죠..방송 너무 잘봤어요~애들은 제 플랜대로 크지 않더라고요~~ㅋㅋㅋ

  2. 플랜이, 가능할까요? ㅠㅠ. 살아있는 것의 시간...

2017.09.04 20:21 낸책, 낼책

<국가의 사기>, 마무리 준비하며 메모

 

1.

지난 해 있었던 총선은, 아마도 지난 10년 동안 내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사건일 것이다.

 

둘째가 아팠고, 총선일을 경계로, 내 삶은 많이 바뀌었다.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아갈지,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하던 일들을 내려놓았다. 둘째 아이가 많이 아프고, 연거푸 폐렴으로 입원한다는 것 외에는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총선이 끝난 다음 날, 제일 처음 만난 사람이 류승환 감독이었다. 꼭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그냥 약속을 잡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뿐이다.

 

그는 그 때 <군함도> 크랭크인을 준비하면서 아주 바빴고, 나는 아무 할 일이 없어서, 진짜로 간만에 한가했다.

 

하여간 그 때 했던 얘기 중에 사기꾼 얘기가 있었다. 우여곡절을 거치고 또 거치다 보니까, 그 얘기가 씨앗이 되어서 자라난 얘기가 <국가의 사기>라는 책이다.

 

2.

처음에는 별로 이 책을 열심히 할 생각이 없었다. 동기도 별로 없었고, 목표점도 뚜렷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가 알게 된 일이 있다.

 

나는, 다단계를 진짜로 싫어한다

 

다단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아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좀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아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나는 다단계도 싫어하고, 다단계 권유하는 사람도 싫어하고, 다단계 권유하는 사람도 싫어한다. 한 마디로, 진짜로 싫어한다.

 

영혼 깊은 곳에서 혹은 무의식 깊은 곳에서부터, 나는 다단계를 싫어한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다단계에 대한 얘기들을 골격으로 하는 책은, 나는 쓸 생각도 없고, 쓸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뭘 싫어하는지, 이렇게 진지하고 깊이, 몇 달을 걸쳐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진짜로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뭘 싫어하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약간은 좀 알게 되었다. 깨달음, 뭐 그런 수준은 아니지만, 나도 잘 모르던 내 안의 생각들을 나도 좀 알게 되었다.

 

나는 다단계를, 정말로 영혼 깊숙한 곳에서부터 싫어한다

 

3.

그 다음은 비교적 순탄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는 몰라도, 뭘 싫어하는지는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 그렇게 살고, 그렇게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으면 뭘 좀 알까? 알긴 뭘 아나결국은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자신과 자신을 구성하는 구조에 순치되거나, 약간 저항하는 척하다가 끌려 가거나, 그런 둘 중의 하나의 삶을 살게 된다.

 

어쨌든 책을 고민하면서, 내가 뭘 그렇게 싫어하는지, 약간은 알게 되었다.

 

매듭을 풀 첫 실마리를 찾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약간은 기계적인 일이 진행된다.

 

4.

만약 아이들 보면서 작업해야 하는 조건이 아니라면 <국가의 사기>는 아마도 대선이 끝나고 여름에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물리적으로도 그렇지만, 대선 이후 몇 달을 지켜보면서 내 생각도 좀 변하였다.

 

, 이거 아닌가벼

 

처음에는 200페이지 안팎의 팜플렛 형식의 책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400페이지를 많이 넘지 않은, 약간 두꺼운 책이 되었다.

 

400페이지? 지금 추세로는 그것도 넘기게 생겼다.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제 거의 마무리한 2장만으로도 어지간한 300페이지 책 하나 나올 분량이다. 이 흐름대로 가면, 500페이지는 가뿐히 넘고, 그대로 밀고 가면 600페이지도 넘게 생겼다.

 

잠시 호흡을 다듬고

 

3장과 4장을 조금 슬림하게, 절을 딱 반으로 덜어내고

 

1장 시작하는 세 개 정도의 절을 일단 날리기로 했다. 정 필요한 내용은, 별도로 나중에 쓸 서문에 일부 살리고.

 

국부론의 <자연이자율> 얘기가 처음에는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날리기로 했다.

 

3, 4장에서 결론과 대안을 써야 하는데, 이미 너무 많은 분량을 1, 2장에서 해먹었다. 잠시 구조조정.

 

5.

1장은 개인은 왜 속는가, 그런 제목을 가지고 있다. 2장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그리고 3장과 4장에서 결론과 대안을 이야기하는, 그런 구조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4장 구조의 책을 아주 선호하게 되었다. 4장일 필요는 없는데, 그렇게 쓰다보니까, 그런 구조가 제일 편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제목은 '국가의 사기'지만 별로 음모론적인 책은 아니다. 내가 또 별나게 음모론을 싫어하기도 하고. 구조 분석과 조직 분석에 더 가깝다. 클랜 개념을 새로 만들었고, 이념 현상이라는 용어를 별도로 정의하였다.

 

해보지 않은 분석인데, 필요한 단계마다 필요한 개념을 만들고, 그렇게 오다 보니까, 이 작업이 은근 재밌다.

 

출판사나 에디터에서는 이 책이 나의 대표작이 될 거라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한국에 대해서 아는 얘기들을 거의 다 털어내기도 했고, 또 내 무의식까지 탈탈 털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얘기들만 쓰는 중이다.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별로 목숨 걸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 뺐다. 남은 얘기들은목숨 걸 가치가 있는, 그 정도로 문제 있는 것들 것.

 

하여간 이제 반환점을 돌고,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간다.

 

3장의 한 개 절 정도, 4장의 한 두개 절 정도, 넣을지 뺄지 고민 중이다.

 

그리고는 달릴 것이다. 구조를 잡고 기본틀을 잡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아고고, 애들 보면서 뭔가 하는 게, 진짜로 힘들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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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사님 매니아를 위한책이랑 따로내주시는건 무리한 부탁이겠죠?

  2. 나중에 성과가 괜찮으면, 이 책은 코맨터리 북을 따로 준비할 생각은 있습니다. 절 하나가 책 한 권 내용은 됩니다. 구상 과정에 대한 코멘터리 해보는 게 로망입니다...

  3. 2017.09.07 13:2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독자2 2017.09.07 17:35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이들이 아프다는 소식이 블로그에 올라오니, 마음이 좋지 않네요 ㅜㅜ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5. 땡이 2017.09.09 23:09 신고  Addr Edit/Del Reply

    선생님 이책을 언제 볼수 있을까요

2017.09.04 16:34 낸책, 낼책

원전 마피아 겨우겨우 끝냈다. 클랜편에는 이제 두 개 남았다. 교육 문제와 과학 분야. 교육 토피아와 박사들의 클랜, 요렇게 이름을 붙였다. 원래도 r&d 분야 넣을 생각이었는데, 최근에 청와대의 과학계 인사 보고 조금 충격 먹었다. 이게, 뭐가 이래. 도대체 반성이라고는, 끌끌. 처음에 국가의 기본 시리즈 구상할 때에는 11권에 '과학과 기술의 경제학'이 들어가 있었다. 이래저래, 사세 불리하야, 흐지부지... 그 얘기를 절 하나에 쑤셔넣을 생각이다. DJ와 노무현 때에 과학기술은 잘 된 거 아냐? 도대체 누가 그런 신화스러운 얘기들을 만들어내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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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4 10:15 낸글




경제학자 아빠의 한푼두푼

우리는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곤히 잠든 아이들 보며 공적 영역의 사랑을 생각하다.

제1177호
등록 : 2017-09-01 22:11 수정 : 2017-09-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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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고 잠든 4살·6살 형제. 우석훈

나는 4살·6살, 두 아이의 아빠다. 밤 11시, 아이들이 잘 자는지 방에 들어가보았다. 형과 동생, 엉망으로 누운 두 아이가 손잡은 채 자고 있었다. 다른 집 아이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가끔 손을 잡고 잔다. 돌 지나 자녀를 따로 재우고 각방을 주는 미국식 육아에선 보기 어려운 모습일 것이다.

손잡고 자는 아이들을 볼 때면 그래도 세상이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낮 시간에 두 형제가 늘 행복하고 편안한 모습만 연출하는 것은 아니다. 형은 자기 장난감을 동생이 만지지 못하게 고집을 피우고, 동생은 손에 쥔 것을 다시 안 빼앗기려 안간힘을 쓴다. 이따금 갈등이 격렬해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아이들에게 손들기 벌을 세운다. 이렇게 형제는 티격태격하며 가장 친한 친구로 나이 들어갈 것이다.

사람의 삶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으로 나뉜다. 사적 영역을 움직이는 최대의 힘은 여전히 사랑일 것이다. 그렇다면 공적 영역을 움직이는 힘은? 한쪽에 돈과 권력이 있고, 다른 한쪽에 정의와 올바름이 있다. 그리고 가끔 재미와 관련된 것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방송 포맷으로 자리잡은 그룹토크, 일명 ‘떼토크’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선에서 재미를 추구한다. ‘공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공과 사의 경계는 모호하고 때로 그것이 숙명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공적 영역에서 우리는 정치, 부당한 권력, 인권과 생태의 문제, 분단 조국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얘기하는 일은 드물다. 공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사랑 이야기는 국가나 자신이 나고 자란 지역, 즉 애국심이나 향토애인 경우가 많다. 애국심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지난겨울 등장한 ‘태극기집회’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고향에 대한 사랑은 새만금 개발처럼 지역 ‘숙원 사업’ 형태로 종종 등장한다. 이것들은 공적 자리에선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삶의 공간에선 그리 간단치 않다. 한겨울 헌법재판소 앞에 선 ‘태극기 할아버지들’ 무리에 나의 아버지가 계셨다. 언젠가 지금 손잡고 자는 저 두 아들이 나에게 ‘급진좌파’ 혹은 ‘생태근본주의자’라고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21세기 들어 경쟁에 대해 무수히 많은 담론이 벌어졌다. 시장주의가 더 강해지면서 경쟁의 효용성 등 위험한 주제를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경쟁의 또 다른 축인 사랑에 대한 얘기는 별로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질문해본다. 우리는 지금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지난겨울 촛불집회가 끝나고, 대선을 치렀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과연 증오·대결하는 시대를 종료하고 더 많이 서로 사랑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가? 끔찍하게 퇴행적인 시대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우린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해야 한다. 미워할 이유를 성토하는 데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시대를 지나, 서로 사랑할 이유를 더 많이 얘기하는 공적 영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손잡고 잠이 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해보는 생각이다.

우석훈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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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3 22:19 본책



광주는 내게 무슨 의미일까?

 

송갑석, <무등산 역사길이 내게로 왔다>

 

1.

광주에 대해서 잘 아는가, 혹시 누가 나한테 물어보면 참 답하기 어렵다. 모른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다고 할 수도 없다.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광주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상에 대해서는, 뭐 전혀 모른다.

 

하여간 진짜 우연하게 책 한 권이 손에 들어왔다. 선물 받은 것이기는 한데, 여기에도 약간의 사연이 생겼다. 어쨌든 이 책을 읽기 위해서 두 아이들을 키즈 카페에 데리고 가서 놀리고, 나는 책을 읽었다.

 

2.

충장로와 금남로에 대학 시절에 처음 가봤다. 광주 민주화운동이 아니었다면 그 이름도 잘 몰랐을 것이고, 또 일부로 그곳에 가서 자고 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임진왜란 초기에 전라도로 가는 길목을 막았던 이치재 전투는 약간은 알고 있다. 권율의 이름이 여기에서 처음 높아진다. 선조는 벌써 도망갔고, 위쪽을 어느 정도 정리한 왜군이 전라도로 넘어오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 전쟁을 극적으로 마친 권율은 하여간 왕에게 승전을 알려야 했다. 여기까지는 마라톤 전투와 크게 다른 얘기는 아니다.

 

이 때 소년이 한 명 자원했다. 옻을 온몸에 발라서 나병환자로 위장하고, 적진을 뚫어 결국 왕에게 승전고를 알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정묘호란 때 계속해서 맹활약했다. 그가 죽고 나서 금남군이라는 칭호를 받게 된다. 이게 금남로그랬나?

 

충장로는 조금 더 짠하다. 26세에 조선 의병을 총괄하는 의병대장이 되었다가 29세에 선조에게 맞아 죽는 바로 그 김덕령의 군호였다.

 

3.

송갑석의 <무등산 역사길이 내게로 왔다>는 무등산의 역사길에 얽힌 이런저런 얘기들을 담은 책이다. 동네에 무슨무슨 올래 하면서, 고만고만한 책들 중 하나 아녀? ,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데 간단한 얘기만은 아니다.

 

송갑석은 전대협 4기 의장이다. , 지금은 엄청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된 줄줄줄, 그런 사람들이 배출된.

 

그렇게 인생이 이후로 순탄하게 풀리지는 않은 것 같고, 대전 교도소와 대구 교도소를 거치면서 5 2개월, 만기 출소를 한다.

 

그런 일이 있었나? 나도 잘 몰랐다.

 

그리고 월요일마다 직장 다니는 형이 그 교도소를 면회하면서 옥바라지를 했다. 그 형님을 내가 조금 안다. 소주 한 잔 하기로 연초에 약속을 했는데, 반 년이 넘도록 소주 한 잔 못했다. 이러다 해 넘기겠다 싶어서, 애기 아빠가 통영도서관 강연에 끼어서, 광주로 갔다. 그리고 광주에서 하룻밤 잤다.

 

그 저녁에, 혹시 송갑석을 아느냐면서 들은 얘기가 바로 이 책 얘기다. 동생 얘기를 하는데, 참 애잔했다.

 

감옥에 있던 동생 얘기를 들을 때만 해도 책이 있는 건 몰랐는데, 나중에 헤어질 때 동생 책이라고 건냈다.

 

이 정도 사연이면, 집에 오자마자 주루루 읽는 게 인간된 처지의 기본 도리인 것 같아서

 

3.

책은 재밌다. 역사를 알면 더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잘 몰라도 우리 또래라면 나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책에 김정호 얘기가 나온다. 아내에게 김정호를 물어보니까, 모른단다. 85년에 죽었으니, 모르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김정호의 할아버지 얘기는 나도 처음 들었다. 판소리의 대가였던 그의 할아버지와 월북 얘기, 그런 건 정말 몰랐다.

 

김정호의 죽음이 나에게도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다. 3 때 죽었는데, 워낙 좋아하던 가수라서.

 

하얀나비' '이름 모를 소녀', 그런 노래들이 있다.

 

그런데 그 이름 모를 소녀와, 김정호는 나중에 진짜로 결혼을 했단다. 그래? 그리고도 33살에 죽었다. 대체적으로 천재들은 짠 것처럼 33살에 죽는다. 소파 방정환도 그 나이다. 심지어 김정호마저!

 

4.

정걸 얘기도 재밌었다. 물론 이건 나만 재밌을 얘기다. 실록에 행주대첩에서 충정 해군들이 배 두 척에 화살을 싣고 와서 행주대첩이 결정적으로 역전승으로 끝나게 되는 얘기가 짧게 나온다. 이 얘기는 초등학교 때 본 얘기이기는 한데, 실록에서 이 이야기를 본 건 작년이다. 1년 전 일인데, 그 다음부터 뭔가 얘기들을 만들어나가보는 중이다.

 

정걸이 고흥 사람이란다. 이순신의 부하였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뭐가 좀 복잡하다. 출생은 고흥이고, 이순신과 일을 했고, 한양성 수복할 때에는 충청도에 있었고잘 싸우는 사람인가 보다.

 

요런 조만조만한 얘기들이 많이 있다.

 

송갑석의 친형은 동생이 감옥에 있을 때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을 읽었는데, 그게 무슨 엄청난 이론서는 아니고

 

그런 고향에 관한 상식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소쇄원은 한 번 가본다고 생각만 하고 아직도 못가봤다.



(송갑석이 감옥에서 서경식의 책을 읽을 때의 열독 허가증... 서경식 형제의 가슴 아픈 사연도 책의 중요한 모티브.)

 

5.

광주는 어떤 도시인가? 광주에 꽤 많이 갔고, 광주 얘기를 진짜 많이 듣기는 했는데, 이 정도로 깊게 광주의 얘기를 본 것은 처음이다.

 

어차피 요즘은 전국이 다 비슷비슷해져서, 경관만 놓고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다. 주상복합에서 젠트리피케이션까지, 겉으로만 보면 다 거기서 거기다.

 

이런 고향 얘기는 안동 사람들이 엄청 한다. 그리고 경상도 지역마다 한 무더기씩 이런 얘기들이 있다. 전북에 가도 엄청 많다. 다 고향마다 사연이 한 무더기이다.

 

광주 얘기는 많이 못 들어본 것 같다. 금남로가 뭔지, 나도 이제야 알았으니.

 

책을 덮고 나니, 이 책이 딱 필요한 사람이 생각났다.

 

안철수

 

그가 광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가 있는지 잘은 모른다. 하여간 그에게 권해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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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박사님 역사책도 내주시면 안될까요? 너무바쁘신거아는데... 너무좋아서리..

2017.08.31 22:23 영화 이야기



마이클 무어의 <다음 침공은 어디?>, 하여간 이건 꼭 봐야 한다는 사람이 내 주변에 많았다.


극장 관객은 2만명 약간 넘는... 도대체 10명이 넘는 내 주변의 이 영화 본 사람들은? 심하게 내 주변이 왜곡되어 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다음 침공은 어디?>를 보면서, 마이클 무어와 싱크로율이 최소 90%는 넘는 것 같다. 게다가 클라이막스 지점쯤에서, 울었다. 이 영화가 울 데가 어디 있다고? 그래도 울었다. 약간은 감동, 그리고 요즘 내 처지를 좀 생각하면서 잠시. 차별이 당당한 우리나라 생각하면서 억울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미국을 반성하면서 유럽 특히 독일이나 프랑스에 관한 책들은 그간 나온 것들이 꽤 있다. 독일의 휴가와 노동강도에 대한 얘기들, 프랑스의 육아와 학교급식...


그 외에도 미국 입장으로 보면 생각할 만한 거리가 좀 있는 것 같은.


튀니지 얘기는 나도 처음 봤다. 튜니지 얘기부터 슬슬 눈가에 눈물이 오르기 시작하고, 아일랜드 얘기나 노르웨이 얘기 나오는데, 정말로 펑펑 울 뻔했다.


겁나게 재밌다...


마이클 무어의 뻔뻐니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이미 성공을 거두었으니까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 건지, 그렇게 뻔뻔하니까 성공을 한 건지.


하여간 안면 딱 깔고 대놓고 뻔뻔질을 해도, 그것이 정당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감독, 마이클 무어!


딜레마가 남는다.


이 정도 재밌고, 이 정도 뻔뻔하고, 이 정도 완성도 높은 다큐 관객이 2만명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유머와 뻔뻐니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깊은 고민에 빠트리게 한 작품이다.


(그리고 튀니지에 가보고 싶어졌다...)


쎈 넘이 독한 맘 먹고 만든 건, 뭐라도 배울 게 있다.


어여들 한 번씩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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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18:14 본책/볼책



시대가 변한다. 물론 매 시대는 바뀐다. 그리고 그렇게 바뀐 시대마다 생각도 바뀌고, 해석도 바뀐다.


<홍사익 중장의 처형>이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도조 히데키에 대한 공부를 좀 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거부터 보라고.


홍사익을 내가 알까? 알긴, 개뿔을 아나.


도조 히데키와 같이 처형당한 일본의 a급 전범 4명 중의 한 명이다. 그리고 조선인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 영친왕과 함께 일본으로 유학 보낸 청년 중의 한 명.


중장까지 올라갔고, 거기에 처형까지.


아우라가 보통 아니다.


1986년 일본 문예춘추에서 발간된 책인데, 이제 번역되어서 나왔다. 직접 산 건 아니라 선물이기는 한데, 어쨌든 내 손에 이 책이 들어온 것도 기적적인 일이다.


그래서 볼 책 리스트에. 주말에 일부라도 펼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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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9 14:47 잠시 생각을


임옥상 개인적 '바람 일다'에 갔다. 일부러 예정을 했던 건 아닌데, 차 한 잔 마실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마침 개인전이 있어서.


일부러 엄청나게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가급적 보려고 하는 편이다. 보면 좀 아나? 자꾸 보면 알까 싶어서.


흙을 소재로 민중적 일상성 같은 것을 모티브로 했다. 그리고 아주 수다스럽다. 하고 싶은 말이 이렇게 많았나?



2008년 촛불집회부터 지난 겨울의 촛불집회까지의 이야기다.


용산참사에 대한 대형작품은 차마 눈 뜨고 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농민집회와 물대포.


댓구 형식의 mb 그림과 박근혜 그림은 좀 참혹하지만 눈길이 끌린다.


'대한민국 재도약의 힘, 창조경제'는 저런 일이 언제 있어나 싶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있다.


이 사건이 예술가의 눈에는 어떻게 비추었을까?


마침 이재용도 나온다.





가끔 개인전에는 화가들의 메모나 작품 노트 같은 게 같이 전시되는 경우가 있다. 난 본작품보다 이렇게 사이드 디쉬가 더 좋았던 경우가 많다. 아주 오래 전에 이수근 전시회에서도 그가 남긴 그림 노트와 자녀들에게 만들어준 그림 책, 그런 게 훨씬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새만금은 임옥상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게 되었는가, 노트 너머로 약간의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새만금에 도요새 난다'


그런 메모가 있었다. 가슴이 약간 먹먹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이런저런 잔상이 가슴 한 가운데.


이겨서 기쁘고 행복하다...


가 아니라, 예술가의 잔상 속에 남은 시대상, 그렇게 가슴에 맺혔다.


2002년에 많은 사람이 외쳤던 "오, 필승 코리아"와는 정반대편의 상이라고 할까? 잠시의 기쁨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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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30 12:5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