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책 수정 마쳤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새로 집어넣은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졌고, 데이터도 좀 보강을 하게 되었다. 구하기 어려운 자료를 구해 넣은 것도 있고.

이번 책은 특히 마무리가 아주 어려웠다. 이런저런 일정들도 있었지만, 흐름을 놓쳐서, 한동안 고치는 일을 하지 못한 기간도 좀 있었다. 책 작업을 괜히 하지 못한 건, 나도 처음이었다. 

마지막 순간에 에필로그를 새로 썼다. 부제가 바뀌어서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고, 그 동안에 새로 하게 된 생각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마루에서 쓰던 스피커가 이유는 모르는데, 유닛이 하나가 망가졌다. 다행히 재고가 있어서 가지고 오면 고칠 수는 있다고 하는데. 원래 박스는 벌써 버려서, 배송은 안 된단다. 들고 가서, 다 고쳐지면 들고 오는 수밖에 없다. 책 수정 끝나면 하려고 미루어둔 일들이 이래저래 좀 많다. 며칠은 그런 잡일들을 좀 처리하면서 쉴까 한다. 막판에 무리했더니, 왼쪽 눈 실핏줄이 터졌다. 눈이 따꼼따꼼하다. 이래저래 며칠 쉬어야 한다. 복잡한 일은 안 하고, 그동안 밀린 소일이나 하면서 시간을 좀 보낼 생각이다. 

다음 책은 원래 죽음 에세이라는 컨셉으로 노년과 죽음 비즈니스 같은 걸 다룰 계획이었다. 사실 초고는 진작 끝났는데, 이걸 하면서 노년에 대한 자료들을 새로 정리하다보니.. 상당 부분을 저출생 책에 뜯어다 넣었다. 이래저래 많이 보강도 하고, 고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차피 나와야 하는 시기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뒤의 책과 순서를 바꾸면서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가지기로 하였다. 

뒤의 책과 순서를 바꾸면서 코로나 전에 내려고 했던 도서관 경제 책이 앞으로 나오게 되었다. 원래는 도서관 경제랑 책에 관한 책을 별도로 따로따로 하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 책의 위기가 더 커지면서.. 그냥 한 책으로 묶기로 했다. 

도서관 책이 끝나고 나면, 한동안 영 어덜트를 위한 일련의 책들을 몇 권 쓰게 된다. 미루어졌던 10대용 책을 시리즈로 경제 책부터 몇 권 하게 된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 집 큰 애가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본격적으로 어린이 시절이 아니라 10대 시절을 보내게 된다.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를 기반으로, 몇 개의 주제를 정리해볼 생각이다. 

도서관 경제학은 준비하기 시작한지 꽤 된다. 이래저래 밀리고 밀려서 지금까지 오기는 했는데, 어쩌면 오히려 더 잘 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도서관을 푸대접하는 정권은 이전에는 없었다. 진보와 보수가 지금까지 암묵적으로 합의하던 것은 도서관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인데, 그게 사회적으로 깨졌다. 어이 없는 인간들이 집권을 했다는 생각이. 그런 얘기를 본격적으로 좀 더 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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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새로 나오면 제 페북이랑 블로그 보시는 분들과 아주 조촐하게 독자 티타임을 합니다. 2년 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2년만에 책 나오는 거라서, 아주 간만이기는 합니다만.

이것도 일종의 루틴 같은 것이 되었네요. (보통 10여분 정도 오십니다. 그냥 댓글 달아주시면 행사 준비할 때 좀 도움이 되겠습니다.)

이번에도 책 나온 출판사 1층의 작은 방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투유드림이라는 웹툰 제작사의 카페테리아입니다. 

6월 22일 토요일 3시 투유드림 1층 카페테리아. 서울시 성북구 종암로 63 1층

지하철 이용시: 6호선 고려대역 2번 출구로 나와, 출구 방향으로 직진. 왼쪽으로 보이는 숭례초등학교를 지나 조금만 직진하시면 됩니다.
버스 이용시: 숭례초교 정류장에서 하차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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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펀딩..

낸책, 낼책 2024. 5. 8. 16:50

알라딘에서 진행 중인 북펀딩은 무사히 1차 목표를 넘겼습니다. 다 여러분들이 조금씩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도 북펀딩이라는 것은 처음인데, 뭐.. 그냥 사람들 믿고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네요. 

1권을 이번에 내게 되었는데, 사실 어떻게 될지 몰라서 2, 3권은 불투명한 상태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이 정도면 2권까지는 낼 수 있지 않을까, 내년 일정을 조금씩 조정해보는 중입니다. 

사회과학 책은 약간의 사명감과 약간의 의무감을 가지고 쓰는 중이지만, 소설은 그렇게 사명과 의무로 하기에는 좀 무리입니다. 워낙 해보고 싶은 얘기라서 새로운 얘기를 만드는 일도 하기는 하는데, 그 작업 하는 동안에는 다른 작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완전히 다른 세계의 얘기를 하는 거라서,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적어도 정서는 그렇습니다. 

다시 한 번 도와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를 올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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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책 서문을 새로 썼다. 순서가 좀 뒤집히기는 했는데, 그 동안 죽음 에세이 초고를 쓰면서, 내가 많이 변했다. 생각도 많이 변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계획도 많이 변했다. 

중국어도 배우기로 했고, 일본어도 배우기로 했다. 20대 이후로는 어학은 거의 공부한 적이 없다. 독일어 조그만 더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여유가 나지 않는다는 핑계로 그냥 미루어 두었었다. 

프랑스에서 박사 과정 마무리하기 직전에 있었던 일이다. 암으로 죽어가던 전직 프랑스 외교관 집에 초대를 받아서, 하루 밤 자고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이 양반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외국어 공부한 것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언어 몇 개까지, 7개 국어를 아주 능통하게 했다. 자기도 경제학 공부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문학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재주가 아주 많은 사람이었는데, 결국 말만 배우고 삶을 마무리하게 되었다고. 

내가 불어하는 거 보니까, 앞으로도 언어 몇 개는 더 배우려고 할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말은 2~3개 하면 충분한데, 자기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아서, 배우고 배우고 또 배웠다고 했다. 인생이 긴 줄 알았는데, 막상 죽는 순간이 되니까, 어학 공부하면서 인생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나도 그때 느낀 게 좀 있었다. 사실 그때 좀 찔렸다. 원래는 7개 정도 언어를 배울 생각이 있었다. 그때 안 배워두어서 후회했던 것은 포루투갈어.. 브라질 연구를 좀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읽기가 너무 힘들어서 결국 포기. 

그렇게 살았는데, 죽음 에세이를 쓰면서 중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 짧은 일본 여행을 하면서, 일본어도 배워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내가 중국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무식해도 이렇게까지 무식한 줄 몰랐다가, 크게 충격을 받았다. 내가 다른 사람 보다 잘 하는 것은 딱 한 가지다. 호기심이 많은 거였다. 사실 지금까지도 필요에 의해서 공부를 한 적은 거의 없고, 호기심이 생기면 그걸 찾아보면서 공부를 하게 된 거였다. 

아직 알고 싶고, 살펴보고 싶은 게 많이 있다는 것을 50대 중반에 알게 되었다. 중국 역사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고, 일본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어졌다. 중국 연수도 갈 생각이다. 

책이라는 게 그렇다. 책을 한 권 쓰고 나면, 인생이 변한다. 알고 모르는 것의 경계선에 있게 되고, 자신이 살아온 삶,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한 번을 다 뒤집어보게 된다. 그냥 아는 얘기 쓰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는 책이 되지가 않는다. 논리와 내용만 가지고 책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감정이 들어가야 하고, 감정이 진짜로 생겨나기 위해서는 그 얘기가 가짜 얘기라서는 안 된다. 내가 배운 것은 그런 거다. 

죽음 에세이는 특별히 더 그런 게 많았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다 보니까,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이 부정확했거나, 임시 방편 같은 지식인 경우도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50대 중반이다. 그렇지만 한 턴 더 공부할 기회는 남아있는 것 같다. 별로 하는 일은 없는 시간을 지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변화도 없는 것은 아니다. 30대 초반에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이후로는 가장 큰 변화가 요즈음 있었다. 

습관대로 살다가, 습관처럼 나이를 먹고,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변한 내 생각을 저출생 책에 좀 반영을 하려고 한다. 어쨌든 뭔가 배우고 싶고, 뭔가 알고 싶다는 변화는 좋은 변화다. 나이 먹고 새로 뭔가 배우는 게 다 귀찮아지고, 하기 싫어질 수도 있다. 나는 아직 그런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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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88만원 세대> 시리즈 디자인할 때, 후반부에 있던 책 중의 하나가 “방송과 언론의 경제학”이었다. 이래저래 사정이 생겨서, 시리즈를 마무리하지 못하게 되었다. 마침 그 시기 즈음에 종편이 생겨났는데, 종편 얘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묻었다. 

한동안 잊고 있던 이 얘기가 다시 생각난 것은 kbs를 그만둔 이후의 최경영 유튜브에 가기 위해서 운전하고 가던 중이었다. 이제는 정말로 공중파와 유튜브 사이의 구분점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런 변한 상황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도 생각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한겨레 출판사에 계약을 해놓고 취소된 책이 하나 있는데, 내년 말쯤 이 주제를 다루면 어떨까, 그런 마음이다. 요즘은 아는 기자도 별로 없다. 그 동안 시간이 많이 지났고, 같이 작업했던 기자들이 때로는 은퇴하거나, 아주 나이가 많아졌다. 인터뷰도 새로 하고, 조사도 새로 하기는 해야 한다. 

전에 마지막으로 신문을 봤던 건 요미우리 영자판이었다. 처음에는 재밌게 봤었는데, 노안이 심해져서 신문 보기가 어려워졌다. 그래도 꽤 도움을 받아서, 아직 나오면 다시 볼 생각이다. 

한동안 신문을 안 보다가, 큰 애가 신문 보고 싶다고 해서 몇 달 전부터 다시 신문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요즘은 다시 신문을 안 본다. 신문 끊을까? 그래도 좋다고 했다. 잠시 생각을 해봤다. 제목이라도 보라고 했고, 둘째도 신문을 보라고 했다. 보겠다고 한다. 

그냥 혼자 생각을 해봤는데, 지금 어린이들은 신문을 대충 보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경쟁력이 생길 것 같았다. 얕은 속셈이다. 텍스트에 익숙해지는 것은, 미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신문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언론이 강한 나라가 선진국이다.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도 언론이 존재하는 사회를 물려줄 것인가, 이제 그런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종이 신문이 주는 매력이 있지만, 종이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결국은 지불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여간 언론 문제를 본격적으로 돈의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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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에세이 쓰는 동안에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보통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새벽 시간에 워낙 능률이 좋아서, 그렇게 한 것도 있지만, 그게 자연스러웠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그렇게 새벽 시간을 쓰기 때문에 술 한 번 마시면 사실 타격이 컸다. 술 먹고는 글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그냥 하루치 일을 못하게 된다. 그래서 뭔가 기념할 날, 뭔가를 마무리한 날, 그런 날 주로 술을 마신다. 일하지 않아도 되는 날.

죽음 에세이를 쓰면서, 진짜로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아닌데, 저녁 먹고 나서는 잠이 쏟아져 바로 잤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났다. 몇 달을 그렇게 지냈다. 

예전 박사 논문 쓰던 시절에 그런 사이클로 몇 년을 살았던 적이 있다. 그때는 집에 오자마자 자기 시작해서, 새벽에 일어났다. 시간은 얼마 없고, 읽어야 할 것은 많고, 미방 등 수학 문제도 풀어야 했다. 절대 시간이 부족하니까, 극단적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했다. 

그 후로는 그렇게 한 적이 없었는데, 죽음 에세이 쓰는 기간에 다시 그 시절의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적지 않은 책을 썼는데, 그 동안에 생활 패턴이 바뀐 적은 없었다. 

죽음 에세이 초반 좀 지났을 때, 이 책의 셋업이 잘못 구성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톤도 너무 무겁고, 내가 겪은 얘기를 중심으로 셋업을 만들었는데.. 명사 에세이라는 책 분야가 있기는 한데, 나는 그런 명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 에세이집을 냈을 때에는, 이런 방식으로 했었다. 그때는 내가 명사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그 언저리 어디엔가는 걸쳤던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쓰는 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지금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그냥 어린이 둘 키우는 아빠일 뿐이다. 한동안 이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사람들이 나의 일상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시절의 습관이 남아서, 죽음 에세이의 셋업이 되었다. 

그걸 다 들어냈다. 죽을 때까지, 절대로 잊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명사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삶에 끼어 있던 거품이 아직도 덜 빠진 것 같다. 사실 죽음이라는 주제가 그런 걸 깨닫게 해준 것 같다. 다루기 어려운 주제에 너무 설렁설렁 습관처럼 들어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다시 읽고, 데이터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나도 위기를 많이 겪었다. 책 쓰고 망한 적도 많지만, 그래도 위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근데 처음으로 위기라는 생각을 했다. 셋업을 잘못 설정했다는 생각은 처음 했다. 그리고 더 큰 건, 그게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때 책을 그만 쓸까 하는 생각을, 데뷔하고 처음 했다. 

그래서 정말로 그만 두려고 했다. 남은 계약들이 몇 권 있지만, 그만하기로 하면, 계약금 다시 주면 되는 일이기는 하다. 행정적으로는 말이다. 아마 지금 내 통장이 넉넉한 상황이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 셋업도 제대로 형성시킬 수 없는 상황이면, 책은 그만 쓰는 게 맞다. 

그냥 일정대로 책을 쓰기로 다시 생각한 것은, 며칠 후의 일이다. 그때 하고 있던 분석이 우울증과 치매였다. 이 분석들은 내 능력 이상으로 잘 되었다. 그리고 마침 그때 보고 있던 드라마가 <대명풍화>였다. 명에 대해서 내가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절감했다. 모르는 게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많다. 좀 모르는 것과 생판 모르는 것은 좀 다르다. 명나라에 대해서 정말로 내가 너무 몰랐다. 명 초기에 순장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100일 정도 이 민족이 북경을 포위했다는 정도만 어렴풋이 알았는데, 처들어온 게 어떤 나라인지도 몰랐다. 북경 갔을 때, 자금성도 안 보고 왔다. 북경성 담벼락이 그렇게 높다는데, 그것도 안 보고 오다니! 

모르는 건 문제가 없다. 모르는 걸 알고도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어를 배우기로 마음을 먹었고, 북경도 가보기로 했다. 타이완도 가볼 생각이다. 익숙하지 않은 건 익숙해지면 되고, 모르는 건 공부하면 된다. 

그렇게 죽음 에세이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때쯤 저녁 무렵이면 잠이 쏟아져서 곯아떨어졌다. 일찍 잤으니까 일찍 깼다. 책을 쓰면서, 이렇게 긴장이 올라간 적이 없었다. 워낙 어려운 주제라서 그렇다. 그리고 내 꼴도 꼴이 아닌 상황이다. 그냥 이 모든 것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직은 어려운 거 분석할 때, 보람이 느껴진다. 그리고 뭔가 의미 있는 결과를 찾아내면 행복하기도 하다. 아직은 좀 더 배울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죽음 에세이 본문을 마쳤다. 날려버린 셋업에 들어간 내용 일부는 서문이라는 형식에 넣었다. 그렇게 새로 쓴 서문도 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날리고 새로 썼다. 새로 쓴 게 훨씬 낫다. 톤을 어느 정도는 정했다. 

어제까지는 쉬었고, 오늘부터 새로 죽음 에세이 고치기 시작한다. 어제는 일부러 술 때려 마시고 늦잠도 잤다. 다시 늦잠 자는 스타일로 가려고 한다. 저녁 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은 긴장감을 높이는 데에 좋기는 하다.

제일 큰 문제는 밤 10시에 하는 저녁 수영을 못 가는 일이다. 하이고. 무엇보다도 긴장도를 그렇게 높이면 일상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집중해야 하는 순간이 있기는 하지만, 계속 그렇게 지내면 제 명에 못 산다. 텐션을 좀 떨어뜨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장도를 너무 높이면, 웃음이 나오기 어렵다. 명랑도 힘들다. 인상 쓰고 최선을 다 하는 것,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고, 그렇게까지 해서 성과를 만드는 건 별로다. 나는 그런 삶과 이별하기로 했다. 저녁에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것, 그것도 내 스타일 아니다. 그렇게 계속 지내면, 없던 암도 새로 생길 것 같다.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이번에 느낀 게 많다. 지금도 살살 살지만, 앞으로는 좀 더 살살 살 생각이다. 그 대신 습관처럼 생각하고, 습관처럼 느끼고, 그렇게는 안 하려고 한다. 너무 열심히 살면, 모든 것이 패턴화 되고, 그 패턴 안에 들어가서 새로운 것을 못 찾고, 익숙한 방식으로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래봐야 힘만 들지, 좋을 게 아무 것도 없다. 

조금 더 설렁설렁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지금부터 죽음 에세이, 고치기 시작한다. 조금 더 웃을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게 목적이다. 날려버린 셋업도 다시 구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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