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조정..

낸책, 낼책 2024. 7. 7. 21:43

2년 전에 아버지 돌아가시면서 작년까지 이런저런 일이 생겨서 책을 못 냈다. 내 삶도 늘 편안하거나 안온한 것만은 아니었다. 어쨌든 책 쓰기 시작하면서 책을 2년이나 못 낸 것은 처음이었다. 

내년 일정을 조금 조정했다. 지금 쓰는 책들과 연이어서 쓰려고 했던 젠더 경제학을 다시 한 번 더 뒤로 미루기로 했다. EU 선거와 연이어 생겨난 프랑스의 국회 해산과 총선들을 해석하기에는 나도 시간이 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대선과 맞물려, 그야말로 일본을 제외한 많은 나라들의 글로벌 현상 같이 되었다. 어차피 늦은 거, 좀 더 사건들이 분명해질 때까지 시간을 갖고 기다리기로 했다. 

<호모 콰트로스>는 사실 3권으로 구상이 되었는데, 내 인기도 워낙 없고, 사정이 그렇게 만만치가 않아서 3권을 다 쓸 자신이 없었다. 영 안 팔리면 한 권 내고 치워버릴 생각도 있었다. 사실 책이 손에서 떠나고 나면 저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안 되면, 그냥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도 형편이 그렇게 엉망진창은 아니라서, 2권을 쓸 수 있게 되었다. 1, 2권은 사실상 붙어서 하나의 얘기이고, 3편은 조금 더 떨어져 있어서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쓰려고 한다. 

앞에 책들이 무난히 끝나면 겨울에는 2권을 쓰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1권 준비하면서 대략적인 약사를 정리해 놓아서,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1권  때는 정말 맨땅에 헤딩 스타일이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첫 장면도 생각해 놓은 게 있다. 아직 주요 설정은 시작도 안 했지만.. 시간이 약이다. 

보통 소설 쓰고 나면 일정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몇 년에 한 번, 그렇게 했는데, 이번에는 붙여서 동거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청년들의 사랑 이야기다. 원래는 올 여름에 할 생각이었는데, 앞의 책들이 늦어져서 그렇게 하지는 못했고. 

동거 얘기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얘기라서, 한없이 뒤로 미루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연달아서 소설 두 권 마무리하면, 농업 경제학하고 젠더 경제학이 남는다. 그것도 내년에는 어느 정도 가닥을 잡으려고 한다. 

일이 준비한 순서대로, 크게 늦어지지 않게 진행되면, 후년에는 드디어 이승만 얘기를 할 차례가 되었다. 둘째가 그때는 6학년이 되는데, 크게 아픈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부산에 좀 길게 체류를 하면서 이 작업을 하려고 한다. 기초 자료 조사해야 할 게 좀 많다. 

대충 이승만 얘기까지 쓰고 나면, 나도 환갑이다. 그 뒤에는 뭘 할지, 어떻게 살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 놓은 것은 없다. 생각해둔 것도 없다. 그냥 그때까지는 하기로 한 것을 일정대로 하면서 조용히 살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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