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민주주의 책은 3쇄 간다고 연락이 왔다. 부수로는 별 의미는 없는데, 그저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 정도.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너무 힘들다고 해서, 힘든 티도 못 낸다.

내일은 '차이나는 클라스' 녹화가 있다. 할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하기는 했었다. 하거나 말거나, 사실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를 위해서,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런 한 마디를 보태는 정도의 생각으로.

나이를 먹으니까 몸만 너무 무거워지고, 실속은 없고. 한 발 떼기가 너무 힘들어진다. 천천히 가더라도 어디론가, 그리고 조금이라도 미래를 위한 방향으로 가고 싶다. 맘만 그렇고, 한 발 떼기가 너무너무 힘들다.

처음 글 쓰기 시작하면서 'C급 경제학자'라고 포지션을 잡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게 잘 한 것 같다. 어차피 메이저와는 거리가 멀고, 본장에서 뭔가 한다는 긴장감과는 거리가 먼. 남들 신경 쓰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어차피 C급이라, 차분히 뭔가 만드는 길이 나다운 것 같아서 좋기는 하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지금 나처럼 사는 게 참 답답할텐데.. 성격상 원래 화려한 것을 즐기지는 않는다. 어수선하고 번잡스러운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작년에 밀려온 책까지, 올해는 다섯 권이 계획이었는데,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작년 말에 농업 경제학 마무리를 못해서 2월까지는 갈 것 같다. 그리고 청소년 독서 에세이 한 권 쓰고, 젠더 경제학까지가 올해 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되는 대로..

도서관 책은 필라델피아에서 책 머리를 쓰려고 하는데, 올해도 필라델피아 갈 여력이 안 생길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내년으로..

머리 좋은 사람들이 열심히 뛴다. 생각해보니, 어느덧 나도 나이를 먹었고,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이런 삶에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좋은 일이다. 오라는 데도 없고, 가고 싶은 데도 없고. 이렇게 조금씩 마무리 짓다보면, 나도 환갑이 올 것 같다. 진중권이 유시민에게 나이 얘기하는 데, 그건 좀 그렇다. 어차피 조만간 다 환갑줄인데..

나는.. 그냥 당분간 쓰던 책이나 잘 마무리하는 게, 내 능력상 최대치인 듯싶다. 누가 미워하는 것도 귀찮고,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이거다 저거다 하는 것도 여력 안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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