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모르지..'에 해당되는 글 675건

  1. 2018.05.15 사과꽃
  2. 2018.05.13 책과 레고블록
  3. 2018.05.13 서오릉 산책
  4. 2018.05.11 어른들의 얘기 1
  5. 2018.05.11 젊은 날의 공포...
  6. 2018.05.11 멘토
  7. 2018.05.07 흰 철쭉
  8. 2018.05.01 책 서술을 위한 30개 요소, 직장 민주주의
  9. 2018.05.01 가장 좋은 직장과 가장 나쁜 직장 5
  10. 2018.05.01 나의 50대

 

사과꽃. 30미리 접사렌즈. 예전 살던 집 마당에는 꽃이 참 많아서 그 때는 접사 진짜 많이 찍었었다. 백사실 계곡에도 자주 갔었고. 몇 년만에 접사 렌즈 집어 들었는데, 사실 어떻게 찍는 건지 그 사이 많이 까먹었다. 사과꽃을 본 건, 몇 년 전이 처음이다. 사실, 볼 일이 별로 없다... 올해 사과꽃이 필 때면 지리산의 후배 사과 농장에 꼭 간다고 철썩 같이 다짐을 했는데, 막상 아무 생각 없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다가 사과꽃 계절이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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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는 앉아서 만화책 보고 있고, 둘째는 머리 묶고 레고 블록 하고 있다. 우리 집이 늘 행복한 것은 아니다. 소리 지르고 혼내고, 울고... 그런 순간들이 하루에 몇 분씩 있다. 그 시간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 50미리 렌즈. 얘가 다루기는 힘들어도, 가끔씩 느낌 있는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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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해야 할 급한 일이 생겼다. 아내랑 교대로 애들하고 시간을 좀 보내기로. 오전에는 아내가 애들 데리고 교보문고 갔다왔다. 오후에는,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서오릉 산책길을 가기로 했다. 둘째는 오늘 태어나서 가장 많이 걸었다. 큰 애도 나중에는 발이 아프다고 했다. 들어간 돈은, 내 입장료만 천 원. 애들은 무료. 맷돼지 나온다는 표지판 덕분에 아이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재밌게 걸을 수 있었다. 한 두개만 재밌는 게 있어도 아이들은 지겨워하지 않는다. 그 재밌는 게 어른들 눈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게 문제. 보석 같이 찬란한 나이들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이 시절이 잊혀지고 지워진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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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원혜영 의원하고 한참 통화를 했다. 기분이 확 좋아졌다. 사람들은 원혜영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하여간 겁나게 웃기는 사람이다. 그 해석이 약간 해석을 해야 웃기는 웃음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가 아는 한국인 중에서는 원혜영만큼 통쾌한 웃음을 주는 사람은 없다.

그 웃음의 여운이 하루 종일 갔다. 블로그에 '지랄한다 싶었다'라는 제목의 폴더를 새로 만들었다. 요즘 내가 애들 키우다 보니, 너무 언어 순화해서, 고운 말 바른 말만 쓰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도 뭔가 바른생활 증후군 같은 데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나꼽살 등, 방송도 너무 많이 했다. 자꾸 언어순화하고, 바른 말 고운 말 그러나 답답한 말, 이런 말만 하고 있었다. 정신 건강에 안 좋다.

하여... 매일은 아니더라도, 며칠에 한 번씩은 '지랄한다 싶었다' 폴더에 짧은 글들을 좀 써보려고 한다.

성인들의 얘기라는 게 우리에게 너무 없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게 어른들의 얘기는 아니다. 어른들의 얘기가 너무 없으니까, 나이 처먹고 나면 결국 퇴행 현상들이 벌어지는 거 아닌가 싶다.

프랑스의 스탠딩 코메디를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이게 좀 어른들 얘기다. 반드시 섹스 코드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정치 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다 맞다고 하는데, 그게 과연 그래? 이 얘기를 정색을 하고 하면 재미 없다. 찰지게 욕을 좀 섞어야...

우리가 요즘 하는 유머라는 게 뻔하다. 순실이 욕 아니면 박근혜 욕. 순실의 시대가 끝나고 나니, 유머가 아예 사라져버렸다. 준표는 순실이 따라갈려면 멀었다. 맨날 한국당 욕만 하는 게, 이게 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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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로 공포를 느꼈던 것은 한 번인 것 같다. 동구가 무너지고 동독의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택시 운전수가 되었다는 짧은 신문 기사.

그게 내 인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바게트 만드는 학교를 다닐까 생각했다. 제대로 하려면 담배를 끊어야 한단다. 그건 곤란하지. 그래서 보석 세공을 배울까 했다. 이 눈으로는 택도 없다는. 마지막으로 고미술 복원을 배울까 했다. 내 무딘 손가락으로는 역시 입학시험도 통과 못 할...

학위를 받기는 받겠는데, 먹고 살기는 힘들겠다고 거진 포기한 상태. 그 때 진짜로 무서웠었다. 어차피 굶어죽을 거, 하고 싶은 거나 하자고 자포자기 상태로, 전혀 돈 되지 않을 분야로 박사논문을 썼다. 후회는 없다.

그리하여 많은 것을 포기하고, 굶어죽어도 좋다고 생각.

그 시절의 나를 지금 돌아보면, 병신 육갑하네... 잘 처먹고 잘 놀고 살았다. 50이 되었다. 자칫하면 똥돼지로 50을 보내게 생겼다는 두려움에 만보기를 켜고, 이틀째 꼬박꼬박 만보 채워서 걷는 중이다.

굶어죽기는 커녕, 자꾸 배에 살이 붙어서 고민스럽게 되었다. 전혀 쓸 데 없는 공포를 가지고 몇 년간 시름시름, 센티멘탈 블루스.

그래서 난 20대에 낭만이나 아름다운 추억과 기억, 그런 게 거의 하나도 없다. 병신이지... 안해도 되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면서 살았다. 그걸 내려놓고 나니,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냥 아저씨가 되었다. 디룩디룩, 살이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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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나는 멘토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다. 평등한 인간들이 뭐가 그리 잘났다고 누구는 멘토고 누구는 멘티냐. 지랄한다 싶었다. 허울좋은 껍데기만 남은 도제 시절의 관습일 뿐이다. 삶 앞에 인간은 다 평등하다. 멘토라고 나섰던 사람들의 일부는 나도 좀 안다. 자기 삶이 풍전등화인데, 무슨 멘토라고 썰래발을. 어휴 무셔라. 그저 인생 앞에 최소한의 예의라도 서로 지키면서 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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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미리 매크로 렌즈. 흰 철쭉, 접사도 몇 장 찍었는데, 그냥 일반 거리에서 찍은 게 훨씬 잘 나왔다. 순전히 빛이 좋아서 그렇다. 여기는 그냥 골목이다. 그리고 잘 관리되지 않은 골목의 계단이라, 전체적으로 칙칙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피어오른 흰 철쭉은 빛을 잘 받아서 찬란하도록 화사하다. 봄, 언제나 세워놓고 싶은 시간이다. 그러나 잠시 일부러 멈추어서 보지 않으면, 그냥 사람을 놀리듯이 잠시 쳐다보고 도망가버린다.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지 않은 빛, 그 빛은 언제나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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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로 일단 요렇게 잡아 보았다...

 

요소 30

1) 취업 엇갈린 통보

2) 군대식 서열 구조

3) 서비스 정신 백화점 높임말 고객님 어쩌죠? 찾으시는 상품이 품절된 상태세요

4) 아침 7시에 출근하는 현대 중공업 부장님

5) 미쳤어, 내가 왜 결혼 해 – 20대 대리 여성

6) 내가 여길 그만둬야겠어 퇴준생

7) 퇴직 직원 핸드폼 요금 대납하는 회사 성골과 진골 그리고 육두품

8) 나는 아빠다

9) 영혼을 팔아야지

10)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 20대의 사교육 보호와 50대의가족 같은 회사

11) 회사는 당신에게 뼈를 묻으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12) 군대에서도 자꾸 나가라고 한다 직업 군인의 비애

13) 경찰도 자꾸 나가라고 한다 경찰대를 유지할 것인가

14) 여기는 한국 아닌 것 같아 정말 작은 기업

15) 우리 회사는 너무 민주화된 것 같아요 한겨레 기자

16) 공을 세우면 금방 잘리고, 가만히 있으면 바로 잘리고국정원

17) ‘질서줄 서의 차이 일을 하는데 왜 줄을 서야 해?

18) 한국에서 가장 좋은 직장과 가장 나쁜 직장

19) 대한항공 조씨

20) 탈 대로 다 타시오, 타다 말진 부지 마소 태움의 세계

21) 일주일에 세 번 일하는 사람들

22) 건물주가 청소년의 꿈이 된 나라 우리 아버지를 사랑하기가 어렵다

23) TV에 아내가 절하는 기업, 삼성 돈 앞에서는 영혼도 인사한다

24) 요즘 기자들, 파이팅이 없어! – 조선일보편

25) 회식도 일이야 니나 많이 처묵으라!

26) 의사결정을 어떻게 내릴 것인가 수직형/수평형, 집중형/분산형

27) 연봉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일하는 만큼만 주면 되남?

28) 우리 회사는 복지가 끝내 줘 국가의 일을 기업이 대신하는 나라

29) 어린이집 교사의 임금은? – 복지를 증오하는 나라

30) 직장 민주주의가 최고인 곳? –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31) 총무부 직원의 성희롱 사건 특수의 특수, 총무의 왕국 그리고 비정규직 연구원

32) 오성과 한음 한음 같은 친구를 가져본 사람은

33) and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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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도 슬슬 인터뷰 작업 일정을 짜야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경찰, 직업군인, 국정원, 이런 데도 한 번씩은 인터뷰할 생각이구요.


이 기회에,


1) 한국에서 가장 좋은 직장

2) 한국에서 가장 나쁜 직장


요렇게 하나씩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직장은 어디일까요?


예전에 제 친구들은 한국은행을 꼽았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다가,, 막상 한국은행 선배를 만나고 나서 생각이 싹 바뀐. 뭐야, 이건.


좋은 직장은 리스트가 몇 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나쁜 직장은?


임금표를 보고 월급순으로 하면 아파트 경비원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하위 직급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위에 복지 관련된 직업들이 나옵니다.


이건 순전히 임금으로만 본 거구요.


진짜로 한국에서 가장 나쁜 직장은?


저도 안 던져본 질문입니다.


의견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말로 재밌는 생각을 던지신 분에게는, 후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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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친한 후배가 왜 정치 안하느냐고 물어봤다.

"내가 왜?"

정적이 흘렀다. UN 협상가 시절에는 선거에 나갔다. 그리고 됐다. 내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청와대에서 하라고 지시를 했다. 적극 참여... DJ 시절이었다.

한국에서는 딱 한 번 선거에 나갈 생각을 했었다. 송파구청장. 그 시절에는 송파에 살았고, 또 풀뿌리 모임에도 약간은 참여를 하고 있었다. 그건 의미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인생에는 더 중요한 일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강남 좌파라고 기자들이 지랄들을 했다. 돈 좀 많으면서 그런 소리 들으면 억울할 건 없는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 마침 건강도 아주 안 좋아졌다.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면서 송파구를 떠났다. 이사를 가면서 정치는 물론이고, 출마에 대한 생각도 접었다.

그 때 이사 간 집에서 <모피아>까지 썼다. 그리고 지금 집으로 이사왔다. <불황10년>이 지금 사는 집에서 쓴 책이다.

둘째가 아프면서 내 삶이 많이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고민했던 것은 지방의 도시발전 관련 공기업 사장 제안이 왔을 때다. 그 때는 진짜 고민이 많았다. 지방으로 이사가는 것도 이사가는 거지만, 한 번은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1주일을 고민하고 안 한다고 답을 했다. 그 순간이, 정부나 정부 근처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고민했던 순간인 것 같다. 대선 전의 일이다. 그 때 마음을 먹었다.

재밌는 일, 보람있는 일 그리고 행복한 일, 이런 거 아니면 안 한다고. 돈 되는 일은? 물론 돈 안 되는 일도 한다. 돈만 보면서 뭔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제 어깨싸움의 세계에서 나왔다. 어깨싸움 안 하고도 보람 있고 즐거운 일은 세상에 많다. 나도 이제 50이다. 뭔가 새로운 일을 하면서 마음이 뜨거워지고 도전의식이 마구마구 생기고, 그런 나이는 지났다.

지금 사는 거, 편안하고 좋다. 나한테 뭘 해야 한다고 그러는 사람도 없고, 나도 꼭 해야 하는 그런 게 없다. 그렇다고 해서 삶이 무의미하지는 않다. 꼭 뭘 해야 삶이 의미가 있고, 그런 건 아닌 듯 싶다. 이렇게 나는 나의 50대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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