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민주주의 4장은 '오너 리스크 혹은 오너 민주주의'라는 제목을 달았다. 오너가 빠가일 때 민주주의 체계를 갖추지 못한 직장이 어떻게 위기에 봉착하는가.. 그런 얘기다. 얘기 자체는 하나마나한 얘기다.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서 그렇지. 틀은 그렇지만.. 1번 타자로 수소차 모시기로 했다. 수소차가 어떻게 회사 차원의 리스크를 넘어 지역 차원 그리고 심지어 청와대 인선까지 영향을 주어 바야흐로 국가 리스크가 되었는지. 요 장에는 정몽구를 비롯해서 강타자들 모시려고. 그리고 옛날 얘기 말고 현 정부의 현재진행형 문제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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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에세이, 오늘 2쇄 찍는답니다. 책 잘 파는 사람들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 일이지만, 저는 그래도 많은 분들에게 고맙습니다. 계속 책을 쓸 수 있고, 새로운 주제를 계속 찾을 수 있게 해준 많은 분들에게 이 기회를 들어 다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저는 '3부 리그 등판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한국에서 사회과학 저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3부 리그에서 계속 등판하는 것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현역으로 계속 뭔가 만들고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기만 합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에게 거듭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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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1장 5절은 '선배, 후배, 군대냐, 조폭이냐', 이렇게 제목을 달았다. 한국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것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빠지는 것은 딱 두 가지. 젠더 문제 그리고 선후배 문화. 언제 봤다고 선배, 후배 따지고, 나이 한 두살 가지고 엄청나게 가오잡는 거, 이젠 참지 못할 정도로 웃기고 후진적이다. 이게 군대냐, 깡패냐. 이게 사회 전역의 문화가 되다 보니까, 이제 방송사 공채도 끝났는데, TV에만 나오면 선배님, 선배님.. 이젠 불편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선후배 문화는 더 강해진다. 민주주의에 역행한다... 개혁대상인 곳, 이런 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선후배 문화가 엄청 강한 순서대로다. 법원, 정당, 언론 그리고 대기업.. 마지막으로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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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원고를 버리고 새로 시작할 때, 사실 맘이 편치는 않다. 88만원 세대 때는 크게 버린 것만 세 번이었다. 소소하게 버린 것들은 셀 수도 없고. 제일 많이 버린 것은 '솔로 계급의 경제학'.. 이건 다 쓴 걸 세 번 버렸다. 방향도 많이 바뀌었고.. 이 책은 잘 안 팔렸다. 시간도 많이 썼지만, 결과도 안 좋았다. 마음에 상처로 남았다. 그렇지만 배운 건 많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썼다는 생각은 지금도 들지 않는다. 최근에 가장 성과가 좋은 책은 사회적 경제 책이다. 이 책도 1장까지는 아니지만 세 번을 다시 출발했다. '88만원 세대'를 빼면 제일 많이 팔린 책은 '불황 10년'이다. 이 책은 한 번에 달렸다. 내 책 중에 처음 만 부를 넘어간 책은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이 책도 한 번에 달린 책인 데다가 실제 집필에 들어간 시간이 3주가 채 안 된다. 그 대신 내내 밤 새면서 달렸던 책이다. '괴물의 탄생'도 한 번에 달렸다. 그건 준비 기간이 워낙 길었다.

나도 책 쓴 기간이 벌써 10년은 넘어갔다. 털고 새로 출발하는 게 어색하거나 이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번에 새로운 것도 있다.

털고 새로 시작할 때, 보통은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다음 날 깨어나면서 결정을 했다. 술 마실 때는, 에라 모르겠다, 맑은 정신에 결정하자... 그리고 속 쓰리다고 고통 받으면서 새로 쓰기로 결정을 한다.

직장 민주주의 1장을 새로 쓰기로 하면서, 처음으로 술 안 처먹고 결정을 했다.

지금 쓴 게, 골격으로는 나쁘지 않다. 새로 쓴다고 더 잘 쓴다는 보장은 없다. 그저 살짝 맘에 안 들 뿐이다. 이 주제 가지고 이보다 잘 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그럴 정도는 된다. 그래서 버리는 게 더 마음 아프다.

그러나 나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 늘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 현실이 바뀔까, 나에게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좀 어렵다.

그래서 새로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실은 안 바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도 안 바뀔 것 같으면, 그런 죽어라고 뭔가 쓸 이유가 없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내 눈에는 이 정도면 뭐라도 좀 바뀔 것 같은데, 사세 미약하야 현실에 미치지 못한... 지금 쓴 건 그 수준은 아니다.

현실은 시궁창이라도, 나는 늘 아름다운 저 먼 곳을 바라보고 산다. 그게 아니면, 굳이 책을 쓰고 있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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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뒷골목. 전에는 전깃줄 나오는 사진은 아예 찍지도 않았다. 50이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가난한 동네에 전깃줄 가리지 않은 골목 같은 것은 상상 속에만 있다. 이걸 피하려고 일부러 프레임 조정하고 그런 것도 좀 아닌 것 같아서, 이제는 전깃줄에 과감하게 렌즈를 들이댄다. f13으로, 내가 일반적으로 쓰는 조리개값도 더 깊은 값으로. 장마 중간에 잠깐 나온 푸른 하늘이 그래야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아파트에 가리지 않은 시원한 풍경, 서울에 그딴 건 없다.

성북 교회. 구름 속으로 나오는 해가 장마 사이 잠깐 나온 맑은 공기를 분위기 있게. 순전히 우연히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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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건 성북 교회 망한 사진. 기왕에 구름 사이로 해가 잠깐 나온 거, 프레임을 조절해서 제대로 해까지 정면에 넣어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동네 전체까지 실루엣으로 변하고, 밝은 해와 어두운 동네가 너무 프레임 자체로 대비되게 되었다. 선과 악, 갑자기 이런 다크한 분위기로 사진이. 원래는 장마 사이에 잠시 개인 하늘이 나온 게 귀엽고 풋풋해 보였으면 좋겠다는 게 의도였는데, 갑자기 다크한 사진으로. 의도치 않게 교회가 뭘 엄청 잘못한 것처럼 보이고, 갑자기 드라큘라가 어디서 튀어나오겠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듯. 밝은 마음으로 경쾌한 사진을 기대했는데, 의도치 않게 몇 배나 다크한 사진이. 그래서 일단 망친 거. 해는 보이는데, 밝은 마음이 들지가 않는다..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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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에서 노무현 정부와 직장 민주주의의 관계 평가하는 절을 쓰는 중이다. 이게 참, 피하고 싶은 절이다. 그런데 분석하다 보니까, 이 시기에 벌어진 일들이 역사적 맥락으로 보니까 너무나 결정적이었다는. 진짜 내가 하는 작업이 인기 없고, 욕 먹기나 딱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금 상황을 개선하려면, 어디서 뭐가 꼬인 건지, 그걸 짚어야 해법이 첫 단추가 나오게 된다.

조선 시대에 아마 이런 걸 쓰려고 하면, 진짜 자기 목은 물론 식구들 목까지 다 걸고 써야 했을 것 같다. 선대왕 업적에 대한 재평가... 이야, 무섭다. 내가 아마 전공이 사학이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이름으로 그 5년간 벌어진 일들만 가지고 족히 책 한 권은 넘을 것 같다.

전인권은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렇게 노래했다. 그래도 지금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그렇게 둘 수가 없다. 정책과 사랑은, 다른 것 같다... 비도 오는데, 비와 당신, 이런 노래나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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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수없이 고치기는 할 거지만, 일단은 직장 민주주의는 익숙한 4장 구조 대신, 5장 구조로 잡았다. 일단 시작하고, 또 수없이 고치게 될 것이다...

들어가는 말
1장, 가족이라고 우기는 군대
2장. 사장님 나빠요
3장. 부장님 나빠요
4장. 고통의 외주화
5장. 더 많은 뮤턴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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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색이 들어가는 중이다. 내 삶에도 요렇게 고운 색이 들어가면 좋겠다.)

 

요즘 나는 늘 감사하며 산다

 

50대 에세이는 나에게는 오래 기억될 책일 것 같다. 책을 쓰기 시작한 처음과 마무리지었을 때, 내 생각도 변했고, 나도 변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책으로 먹고 살고 싶어 하겠는가? 실제로는 전세계적으로 10 만명 될까 말까 할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추정은 쉽지 않다. 100 명이 넘는다는 설이 있고, 그렇게까지는 안된다는 설이 있다. 많이 잡아도 2~3백 명 내외일 것 같다.

 

그 안에 들어간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고, 감사한 일이다. 더군다나 사회과학에서는그저 감사할 뿐이다. 동토의 왕국 같은 척박한 한국의 사회과학에서 책으로 먹고 살기에, 정말로 너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저 감사드릴 뿐이다.

 

<국가의 사기> 쓰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 나는 좀 더 멀고 긴 시간에 걸친 이야기들 그리고 남들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 그런 얘기들을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나에게는 보람이기도 하고, 또 고마움에 대한 표시일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시대의 과제는 무엇일까? 사실 지난 10, 내가 쓴 많은 책들은 당장 눈 앞에 있던 문제들을 드러내고, 이건 좀 아니다, 그런 얘기들에 관한 것이었다. 세상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 내가 있었다.

 

지금은 좀 더 넓게 보면서, 정말로 필요한 것, “이거 아니다보다는 이 쪽으로 가자”, 그런 얘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한다.

 

탈토건에 관한 얘기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압승 이후 이 문제가 풀릴 것인가? 여전히 누군가는 다른 대안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같은 이유로, 기본소득에 관한 얘기도 조금 더 해보려고 한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50대 에세이가 급해서 글을 쓰던 시절에서, 좀 더 편안하고 긴 생각으로 글을 쓰던 시절로 나누게 되는 분기점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조급하게 한다고 해서 덜 하는 것은 아니고, 폼 나는 일을 안 한다고 해서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나는 좀 더 드러나지 않는 생산자의 위치로 가려고 한다. 중계, , 이런 것보다는 이론이든 방향이든 혹은 모델이든, 이런 것을 만드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생산자, 프로듀서, 이런 세상으로 조금 더 가려고 한다. 화려하지는 않다. 그러나 결과물이 생겨나기는 한다.

 

50대 에세이를 마무리 짓고 나서, 확실히 내가 조금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살면서 또 몇 번 더 바뀌게 될 것 같다. 그건 그 때 일이고지금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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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신경 써 주신 덕분에 50대 에세이가 무사히 나왔습니다.

매번 책 나오면 조그맣게 독자 티타임 한 번씩 합니다.

저자로서, 최소한의 고마움을...

장소는 출판사에서 대관을 해주셨는데, 마시는 건 현장에서 알아서 ^^. 15분 정도 예상.

6월 30일 (토) 오후 3시

빨간 책방 3층, 서울 마포구 독막로 27

 

 https://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3521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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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왠지 사회학이나 정치학 느낌이 든다. 그리고 딱딱해진다. 어쩐지 내 일 아닌 것 같고. 그래도 중요한 얘기는 중요한 얘기다.

 

처음 이 주제를 접했을 때, 좀 주저한 것이 사실이다. 어딘가 올드하고, 이래야 한다하는 훈계조를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지사형 글쓰기, 이젠 좀 지겹다. 시대가 변하고, 트렌드도 변했다. 비분강개형, 사람들에게 무거움만 준다. , 그래도 효과가 있으면 의미가 있는데, 이젠 효과도 별로 없는 것 같다.

 

<88만원 세대> 초고 쓰고 그 김에 같이 쓴 책이 <조직의 재발견>이었다. 두 책은 같이 나갔다. 조직의 재발견은, 이론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책이다. 그래도 성과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직장 민주주의는 조직의 재발견위에 세우는 책이다. 기업을 조직론으로 접근하는 것, 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접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13579로 가는, 좀 묵직한 방식이 과연 지금 이 시대에 직장 민주주의를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가장 적합한 방식일까, 이런 생각을 몇 달째 하는 중이다.

 

좀 더 파격적이고, 가끔은 웃을 수 있는, 그런 형태가 좋지 않을까 싶기도.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 전체 구조는 물론이고, 문장도 많이 손을 보면서 해야 한다. 물론 효과만 있다면,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는 것은 아무 문제도 아니다. 나는시간이 많다.

 

좀 점잖게 않아서 이론적인 것을 짚어보고 싶은 독자와, 이런 얘기 한 번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정보로, 세상에 이런 것도 있다,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아직도 갈등 중이다. 자고 일어나면 생각이 바뀐다

 

10년 전에는 읽으면서 눈물이 왈칵, 그런 게 나한테는 좋아 보였다. 요즘은, 대박 웃음은 아니더라도, 미소라도 좀 지으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우는 건, 나에게 좋아 보이지가 않는다. 이런 걸 고민하는 건,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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