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돈만 가지고 될까?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닌 듯싶다.

 

여름이 막 오자 마자 일요일 오전에 애들 데리고 길을 나섰다. 마침 분수.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이게 될 일이 아니다.

 

결국 둘째는 물 흠뻑 뒤집어쓰고, 울었다. 큰 애는 좀 더 놀고 싶다는데, 여벌로 가지고 간 옷이 없어서 서둘러 귀가.

 

둘째는 한참 아팠었다. 그리고 올 봄, 태어나서 처음으로 폐렴 없이 넘어갔다. 둘째 뛰어노는 것 보면 나는 마냥 행복하다. 살면서 이런 순간을 몇 번이나 만나겠나 싶다. 일상이라는 것은, 고통의 모습을 잠시 감추고 억지로 평범한 얼굴을 꺼내 보이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힘들고, 괴로운 판단 앞에 서 있는 것, 그게 우리의 일상일 것이다. 그래도 잠시 웃고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삶이 괴로운 것만은 아니다.

 

누구나 분수는 본다. 일상적으로 본다. 그렇지만 자기 아이가 분수에서 노는 모습을 보는 일은 평생 몇 번 없을 것 같다. 잡고 싶어도 지나가는 것이, 역시 일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가치를 잘 모르게 된다. 나라고 알았을까? 글쎄, 나도 잘 몰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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