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박물관.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밖에서 놀려고 했는데, 둘째가 꼭 가고 싶다고 졸라서. 여기는 언제 가도 잘 논다. 큰 애가 마음 속에 되고 싶은 것들을 정했다. 야구선수, 축구선수, 발레리노, 군인 그리고 경찰... 나는 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친척들은 전부 내가 육사 간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 그 시절에는 육사 아니면 서울대 법대, 이게 아저씨들의 로망이었다. 나는 그냥 국문과 가면 될 것 같았고, 점수도 딱 거기 맞춰서 고만큼. 그랬더니 해준 거 아무 것도 없던 친척 아저씨들이 그거 안된다고 완전 생난리를. 그럼 국문과 대신 사학은 어떠냐고. 펄펄 난리들. 대학교 입학금 없던 유럽 같았으면 아마 그냥 국문학과 갔었을 것 같다. 그 시절에는 인류학 같은 그런 고급 학문은 전혀 몰랐다.
대학에서 뭘 전공하느냐가 살아가는데 영향을 얼마나 미칠까? 점점 더 별 상관 없는 것 같다. 나는 학부 1학년 때 했던 생각을 지금도 하는, 약간 드문 경우인 것 같고.
뭘 해도, 아니 아무 것도 안 해도 행복해지는 데 아무 지장 없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것, 그게 내가 한국 사회에 가지고 있는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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