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 의정활동 보고 내용이다.

정동영에 대해서 엇갈린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나는 대체적으로 우호적이다. 늘 잘 해주었으면 싶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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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계속사업)
▲새만금 남북도로 착공 364억 확보
▲새만금 동서도로 공사 639억 확보
▲전주-새만금 고속도로 125억 확보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사업 1,530억 확보
▲새만금 신항만 414억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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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후분양제를 중심으로 하는 주택법개정안이나 공정임금법 발의는 굉장히 중요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공정임금법은 나도 시도를 좀 했었는데, 어마어마한 벽에 부딪혀 제대로 논의도 꺼내보지 못했었다. <연봉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에 prevailing wage에 관한 절은, 현실에 부딪힌 아쉬움을 적어놓은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필요성은 충분하지만, 내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런 걸 다시 정동영이 끄집어 낸 것이다. 한국 사회를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법이다. 주목하고 지켜보는 중이다.

그렇기는 한데...

새만금과 관련된 소소하고도 쫀쫀한 내용을 너무 앞에 그것도 너무 많이 내세워서,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새만금 신항, 새만금 공항, 이런 건 고민스러운 내용이다. 노무현 정부는 새만금과 한미 FTA로 지지자들이 반토막이 났었다. 과거에 대한 소소한 내용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북으로 가면 여전히 중요하게 작동하는 현실이다.

소소하고도 쫀쫀한 예산들이, 중요하고도 긴급한 사안들보다 더 위에 그리고 더 크게 배치되어 있다.

연초,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나는 여전히 새만금에 대해서 다른 해법을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믿는다.

2년 전의 일이다. 한국 경제학회에서 비공식적으로, 새만금에 대한 다른 대안을 제시해볼 수 없느냐는 요청이 온 적이 있었다. 실력도 안 되고, 자신도 없어서, 다른 사람이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비겁하게 도망갔었다.

경제학계의 많은 원로들이, 그리고 전북 지역에서도 상당수의 원로들은 새만금에 대한 다른 대안이 제시되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정동영의 새만금 예산안 확보에 대한 의정활동 보고를 읽으면서, 아직도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게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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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모래면 50이다

 

1.

2016 12 29, 진짜로 낼 모래면 50이 될 그런 날이다. 오후에 두 아이 어린이집 하원 시키느라 잠시 주차하고 있다가 문자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황준욱 박사가 오늘 10:50 별세했습니다."

 

그가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은 지난 여름에 들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 오지 않았으면 했다고 했다. 나보다 한 학번 위의 선배이다. 같이 공부했고, 같이 축구도 했다. 그는 진짜 마라도나처럼 축구를 잘 했다. 그리고 요리도 잘 했다. 가끔 내가 아이들한테 양 갈비 같은 것을 양념에 재워서 구워주는 적이 있다. 아이들도, 아내도, 아주 잘 먹는다. 그걸 준욱이형한테 배웠다. 유학생 살림이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은데, 그 양반은 조금 가격이 싼 양고기를 잘 썼다. 그 때 요리법을 배웠다. 그렇게 긴 기간은 아니지만, 총리실에도 같이 근무했었다. 거기 있는 줄 모르다가, 진짜로 우연히 만났다. DJ 시절, 전자정부 만든다고 한참 난리칠 때, 전자정부 담당 전문가로 파견 근무 나왔다. 경제 조직론을 그와 같이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후에도 종종 만났다. 황준욱, 그는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게 많았다. 늘 나에게 뭔가 하자고 했었는데, 나는 늘 별 관심 없다고 했었다. 경제 전문대학원 같은 것을 만들어보고 싶어했고, 혁신형 교육기구 같은 것도 만들고 싶어했다. 나는 그냥, 내가 벌려놓은 일이나마 망가지지 않게 하느라고 늘 정신이 없었고, 새로운 일을 벌릴 여력이 없었다. 그리고 전문 대학원은, 이미 만들어본 적이 있다. 한 번 해 본 일을 또 하는 데 그렇게 매력이 당기지는 않았다.

 

아내와 대학생 아들 하나를 두고, 친구처럼 평생을 살았던 선배가 그렇게 떠났다.

 

2.

친구의 초상에 친구들이 모이는 것은 처음 한 경험은 아니다. 내가 가장 친했던, 내 인생의 친구는 벌써 갔다. 명박 시대, 순실의 시대, 이 기간을 거치면서 좋은 녀석들이 참 많이도 죽었다. 그리고 다들 아깝다. 채 피워보지 못한 천재라고, 시간이 가면서 더 아쉬워지는 사람으로 수의사 박상표가 생각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그가 아깝고, 그래서 더 많이 보고 싶어진다. 광우병 촛불집회 때, 수의사 한 명이 맹활약 한 적이 있다. 그가 박상표다. 그가 그렇게 유명해지기 전에, 대학로 근처에서 낮술을 종종 했다. 그는 아는 게 참 많았다. 삶을 지고 가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 자살했다.

 

마흔이 될 때에도 생각을 많이 했다. 진짜로 많이 했었다. 그 때는 뭘 해야겠다, 어떻게 살아야겠다, 욕망과 윤리 이런 것들 사이에서 삶을 돌아보는 게 그 시절에 많이 했던 생각이다. 이제 나도 낼 모래면 50, 쉰이 돤다. 막상 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순간, 떠나버린 친구들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상징적으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다. 50도 채우지 못하고 떠나간 친구들, 나는 뭔데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가나, 이런 생각도 했던 적이 있었다. 이런 얘기를, 진짜로 낼 모래면 50이 되는 날, 친구들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너나 나처럼, 불규칙하게 대충 막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준욱이 형이 먼저 죽다니, ."

 

빈이 소주 한 잔 기울이면서 한 얘기다. 맞기는 맞는 말이다. 나는 대충 살았다. 그리고 나만큼이나 빈도 대충 살았다. 우리와는 다르게, 황준욱, 그는 부지런했고, 규칙적으로 살았고, 진짜로 열심히 살았다. 말도 잘 하고, 잘 생기고, 사람들도 잘 챙겼다. 그리고 축구도 잘 하고공부도 괜찮게 했다.

 

3.

20대 중반 때, 같이 경제학 공부하던 세 명의 친구가 있었다. 나는 흔한 성씨는 아니지만, 다른 두 친구들에 비하면 희성 축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다. 한 명이 빈, 또 다른 한 명이 옥이었다. 그 시절에는 빈은 결혼을 했었다. 우리는 빈네 집에 가서 밥 먹고, 나오면서 옥이랑 한 잔씩 더 했다. "한국에서 가장 희귀한 성씨는 볍씨", 이런 아재 개그가 우리들에게 따라 다니던 농담이었다. 볍씨가 성으로 있을 리가 없다. 기구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우씨, 빈씨, 옥씨가 파리까지 와서 그렇게 점심, 저녁 같이 먹으면서 어울려 다니는 게 남들 눈에는 기구해보였나 보다. 다들 가는 미국 유학을 안 가고 파리에서 모인 세 명의 희성 경제학도들옥은 변과 결혼을 했다. 희성 시리즈는 아직도 계속 된다.

 

옥은 지방에서 오느라고 늦었고, 빈과 옥의 아내 변, 그렇게 소주 한 잔을 기울였다. 옥은 OECD에 근무하다가 지방대학 교수다 되었다. 빈은, 그냥 민간연구소에서 정년을 맞을까 하는데, 연구소에서 나이 많다고 자꾸 나가라고 해서 고민이 생겼다. 그의 아들은 이제 대학교 2학년이 된다. 우리 집 애들은, 이제 네 살, 여섯 살이 된다. 갈 길이 멀다. 옥은 조금 얌전하게 살았고, 빈과 나는, 대충 살았다. 정열적으로 살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50을 바라보는 지금,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대충 산 거다. 되면 되고, 말면 말고, 재밌으면 하고, 재미없으면 심통 부리고세 친구는 오랫동안 같이 모이지 못하다가 2년 전부터는 좀 자주 모였고, 자주 봤다. 술도 종종 했다. 옥은 이제 주량이 줄었다. 물론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들 보다는 많이 마신다.

 

우리가 그렇게 몰려 다닐 때, 바로 위의 선배가 황준욱이었다. 아직 결정된 것이 거의 없던 20대 경제학도들의 세상이 그렇게 소박하지만 꿈만은 찬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을 어느덧 20년도 더 된 기억으로 돌리며, 상가집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것, 그런 게 50대의 삶이라는 것을 너무 상징적으로 보게 된 것 같다.

 

4.

상가집에서 나와서 빈과 감자탕 집에 들렀다. 소주 한 잔 하지 않고 그냥 집에 가기는 좀 그랬다. 50이 되면 걱정이 줄어들까? 빈은 걱정이 없거나, 걱정이 있어도 하지를 않으면서 살았다. 산업은행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오를 때, 오죽 걱정이 많았겠나. 내 주변에 산업은행 출신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중에 삶이 가장 고달픈 것은 빈이었다. 그래도 그는 별로 걱정하지 않고, 어떻게 되겠지, 그러면서 살았다. 그가 나와 같이 50줄에 들어서면서, 이제는 걱정이 많아졌다.

 

은퇴를 몇 년 앞둔 중앙일보 기자와 만난 적이 있었다.

 

"이대로 정년을 맞는 게, 유일한 꿈이지요."

 

나는 그 얘기를 그냥 흘려 들었다. 중앙일보에서 대충 세상에 맞추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말 하는 정년이라, 그런 약간의 멍멍한 감정 같은 얘기로 들었다. 그는 실제로 정년을 맞았다. 그리고 다시 만났다. 마치 먹고 사느라고 평생 하고 싶은 얘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나도 못했다는 듯이, 진짜로 자유롭게 말하고, 소신 있게 행동했다. 그 시절의 사람들은, 그래도 조금만 소신을 굽히면 정년을 맞기는 했던 것 같다. 내 주변의 친구들 중에서 안온하게 정년을 맞을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제 마음대로 하겠습니다."

 

빈은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 산업은행도 그냥 그만두었고, 공부 주제도 진짜 밥 먹고 살기 힘든 화폐론으로 골랐다. 한 때, 그와 나는 같이 화폐론을 전공했었는데, 나는 심장이 떨려서 박사 논문 주제 정하면서, 그래도 최소한 밥은 먹고 살 수 있는 걸로 바꾸었다. 실제로, 그렇게 바꾼 전공으로 밥은 먹고 살았다. 진짜로 자기 하고 싶은 길로 가겠다며 살았던 빈도, 구조조정 앞에서 떨고 있다. 소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심장으로 그냥 직행하는지 모를 정도로 서늘한 마음이 들었다.

 

5.

나에게는 걱정이 없을까? 물론 나도 걱정이 조금은 있다. 아이들은, 극단적일 정도로 어리고, 통장이 그렇게 두둑한 편도 아니다. 누가 돈 준다고 하면, 나는 그게 그렇게 싫었다. 내가 노동으로 벌은 돈 말고는 진짜로 돈 받기가 싫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딨냐? 공짜는 없다. 돈을 받으면, 결국은 몸을 움직이거나, 이름을 팔아야 한다.

 

50, 이제는 살아온 삶보다 남아있는 삶이 현저히 적은 나이이다. 그리고 사회적 삶으로 생각하면, 잘 해야 10, 억지를 쓰면서 길게 버텨야 20,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수도 없는 나이이다. 50 전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은 진짜로 위험하다. 하던 것을 반복하거나, 반복하는 게 싫으면 약간 개선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말로 많은 용기를 낸다면, 이미 했던 것들이 전혀 새로운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처럼 겁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새로운 조합도 하기가 어렵다. 하던 일을 줄이고, 줄일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줄이고, 그렇게 야주 약간의 일에 집중하는 것, 그 정도가 내가 생각해볼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난 평생 대충 살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충 살려고 한다. 갑자기 내가 열심히 살려고 하면, 말 그대로 '급살' 맞을 것 같다. 무섭다.

 

50년을 돌아보면, 정말로 나는 대충 살았다. 경제학과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연세대학교에 원서를 냈다. 다들 재수해서 무조건 서울대 가야 한다고 했는데, 귀찮았다. 전공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별로 안 했고, 대학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결정한다는 생각도 안 했다. 공직 초기, 내가 서울대 안 나왔다고 "그래서 너는 바보야"라고 틈만 나면 얘기하던 정부 과장이 있다. '케스케이드형 택스'를 아무리 설명해줘도 이해 못하던 공무원이었는데, 나보러 맨날 바보라고 엄청 구박했다. 그래도 그렇게 싫어하지는 않았고, 좀 안스럽게 생각했다. 나중에 뇌물죄로 감옥 갔다. 지나와서 보면, 전공은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니고, 학벌은 더더욱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럼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할까? 내가 알던 공무원 간부 중에서 정말로 열심히 살았던 몇 사람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한 명 빼고는 다 감옥 갔다. 내가 하던 일은, 눈 앞에서 현금이 막 움직이는데, 그 돈도 정말로 규모가 컸다. 내가 다루던 예산이 한참 컸을 때 1 5천억이었다. 그 시절, 나와 동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국가의 발전, 산업의 융성, 경제의 효율성, 그런 건 아니었다. 감옥 가지 않는 것, 그걸 1차 덕목으로 정했다. 우리는, 감옥 가지는 않았다. 내 앞에서 이 일을 했던 사람, 내 뒤에 그 을을 하던 사람, 대부분이 결국 감옥에 갔다. 한 명이 감옥에 안 갔는데, 암으로 정말 일찍 죽었다. 그 시절, 대충 사는 것을 몸에 익혔다. 더 이익을 추구할 수 있고, 더 승진할 수 있고, 더 가질 수 있는 것, 대충 살면서 그런 건 동료들과 수 십년 후의 안주거리로 남겨두는 게 좋다. 그런 게 대충 사는 것이다.

 

앞으로도 대충 살 것이다. 대충 살면 좋은 게, 마음 속에 맺히는 '', 그 딴 게 없다. 어차피 대충 했는데, 잘 되면 정말 운이 좋은 거고, 잘 안되면, 원래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음에 맺힐 게 없다. 그러면 재미 없지 않느냐? 감옥 가는 것보다는 재밌고, 되지 않은 일을 회상하면서 눈물 흘리고 궁상 떠는 것보다도 재밌다.

 

'가늘고 길게', 어느덧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되었다.

 

"나비는 누에고치 속의 번데기 시절을 겪고 껍질을 뚫고 나오는 과정을 통해 날개가 힘을 얻어서 화려하게 날아오를 있다. 만약 나비가 나오기 쉽게 껍질을 뚫어주면 며칠 살지 못한다고 한다."

 

근혜가 이런 허망한 얘기를 해서 우리를 대박 웃긴 적이 있었다. 누에고치 속에 있는 건 나비가 아니라 누에나방이고, 누에나방은 못 난다. 사람에게 너무 길들여져서 날지도 못하다. 누에는 하다 못해 새가 덤빌 때 잎파리 뒤에 숨는 정도로 몸을 뒤척이는 것도 못한다. 도대체 뭔 나비 하는 얘기인지도 모르겠고, 무슨 소리 하는 건지도 모르는 얘기를 근혜는 종종 했다.

 

바로 이 누에가 만든 고치를 사람들이 실로 바꿀 때, '가늘고 길게'가 목표이다. 그리고 그 실로 짠 옷감이 비단이다. 비단실만 그런 게 아니다. 무명이든, 모든 실은 가늘고 길게,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게 언젠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천이 되고, 사람을 따뜻하게도 하고, 멋지게도 하고, 그렇게 되는 거다.

 

한 번도 큰 꿈이 없었고, 한 번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나이 50을 맞게 되었다. 여지껏 대충 살았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살겠다, 이거 이상하다. 그리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대충 살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충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일 모래면 50이 되는 날, 아무 마음도 새롭게 먹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한테는, 이것도 큰 결심이다. 중요한 결심은 물론이고, 소소한 결심도 거의 안 하면서 살았다. 그냥, 소소하게 살아갈 생각이다. 가늘면 길어지는가?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가늘고 길게,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 원래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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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 분석을 위해서는 시대 구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경우, 대통령별로 구분을 하는 게 좀 쉽다. 물론 현실이 그렇게 정부별로 확연하게 갈리지는 않지만, 주요 정책들은 실제 대통령별로 특징을 갖는다.

지금까지 내가 잠정적으로 사용하던 분석틀을 다음과 같다.

YS 시대 - 군사 정권에서 민간 정권으로의 전환기. 서로 공존하기 어려운 정책들이 혼재 되어 있다. 잘 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고.

DJ 시대 - 완화된 신자유주의.

노무현 시대 - 강화된 신자유주의.

여기까지가 '괴물의 탄생'에서 썼던 분류 기준이다.

명박 시대 - '사기꾼의 시대'

'살아있는 것의 경제학'에서 이렇게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내년 봄에 나올 책에서 이걸 좀 더 강화시켜서 '국가의 사기'라는 개념으로 정면으로 다루어볼 생각이다.

근혜 시대 - 순실의 시대

이건 아직 사용한 적이 없는 가설적 내용이다. 지금 하는 사회적 경제 책 분석에서, 어쨌든 근혜가 뭘 했는지, 아니면 뭘 안했는지, 이 분석이 필요해서 가설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근혜 시대가 사기꾼의 시대가 아닌 점은 명확하다. 사기꾼은 자기가 뭘 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근혜는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니까, 사기꾼도 못된다. 조희팔은 자기가 사기 치는지 명확히 알았다. 명박도 알았다. 근혜는 그 급도 못된다.

순실의 시대, 근혜는 뭔가 한 게 없고, 순실은 뭔가 한 게 있다.

순실이 한 것을 결국 역사가 알게 될까?

언론으로 드러나지 않은, 최소한 두 가지 분야에 대해서 알고 있다. 일부는 진행 중에 사건이 터져서 중간에 정지, 일부는 미수에 그친 사건.

순실의 시대는, 결국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깊고 넓은 것 같다.

100년 후의 역사에, 근혜 정부에서 '근혜'라는 이름은 결국 사라지고, '순실'만이 남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 정부'라고 스스로 부르려고 했던 이 시대는, 아마도 '순실의 시대'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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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전환기


1.

올해 3, 둘째가 폐렴으로 병원에 거푸 입원하면서 내 삶도 많이 바뀌었다. 주변에 정신 없이 널려 있던 일들을 내려놓았다. 어떤 건 정리하고, 어떤 건, 말 그대로 그냥 내려놓았다. 내가 누굴까, 글쎄 그런 어려운 질문을 할 겨를이 없었다.

 

내년 3월이면 다시 봄이 된다. 그 때까지는 아이들과 있을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둘째가 아팠던 때부터 1년이 지나서도 아프지 않고 넘어가면, 그 때부터는 좀 움직여 보려고 한다. 아프면? 아프지 않을 때까지, 더 붙어 있는 수밖에 없다. 그 때가 되면, 나는 이제 쉰이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시간이다.

 

2.

마흔이 될 때에는 이것저것, 미리 생각을 좀 많이 했었다. 물론 생각한 대로 살지는 못했다. 그냥 정신 없이 시간이 흘렀다. 아이 둘이 거푸 태어나다 보니, 진짜로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시간은 쏜살과 같이 지나갔다. 머리 속에 남은 것도, 특별하게 남은 기억도 없다.

 

요즘 1주일에 집밖으로 나가는 것은 한 두 번이다. 가끔은 한 번도 안 나갈 때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나는 진짜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혼자 노는 걸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은 뻔하다. 젊은 경제학 박사 몇 명을 보고, 영화 기획하는 2~3명의 동료들을 매주 만난다. 회사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을 몇 사람을 만나고, 에너지 쪽의 오래된 동료들을 가끔 만난다. 이래저래, 열 손가락 안 쪽이다.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좀 더 만나려고 하는데, 이젠 다 지방으로 내려가서 서울에는 남아있는 동료들이 별로 없다. 내 차는 벌써 지난 여름 다른 사람에게 줘버려서, 버스 타고 잠깐 갈 수 있는 곳 아니면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이래저래, 그냥 집에 있는다.

 

둘째는 가을이 되자마자 후두염에 약한 폐렴, 겨울이 되자마자 심한 후두염을 앓았다. 그래도 입원하지는 않고 넘어갔다. 큰 걱정 덜었다.

 

살다 보면, 중간중간에 섭섭한 일도 생기고, 서러운 일도 생긴다. 1년 가까이 그냥 집에 있으니까, 별로 잘 기억도 안 난다. 아주 오래된 동료들이 가끔 보고 싶어지기는 한다. 섭섭해서 헤어졌던 옛 동료들에 대한 생각도, 그냥 애틋함만 남는 것 같다. 그래도 억지로 연락해서 보지는 않는다.

 

'이러니까, 내가 이 양반이 싫었던 거야.'

 

보지 않다 보면 애틋해지는데, 억지로 다시 만나서 예의 악의적인 수다스러움을 참으면서 웃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냥 시간이 가면서, 가슴 속에 먼지처럼 내려앉는 것에 불과하다.

 

3.

1월에 책이 나간다. 이번에는 저자 소개를 바꾸려고 한다. 예전에 쓰던 저자 소개는 너무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바뀐 거라서, 지금 와서 보면 주접스럽다. 요즘 감성으로는, 아주 짧고 드라이한 게 더 좋다. 내가 누구냐, 이걸 설명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공을 들이는 일이, 요즘은 귀찮다. 그리고 스스로 추접스러워 보인다. 내가 누군가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분명히 다른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4.

1월이면 아내가 다시 일을 시작한다. 둘째는 태어나자마자 숨을 못 쉬었다. 아내는 어쩔 수 없이 퇴사를 하고, 아이를 돌봤다. 아내 힘만으로도 벅차서, 나까지 달라 붙어 있었다. 지난 몇 달, 아이를 돌보면서, 아내가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나도 시간을 좀 많이 썼다.

 

아내의 연봉은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꽤 높은 직급이었는데, 그런 자리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아기가 많이 아팠고, 나도 아내도, 삶의 많은 부분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훨씬 단촐해졌고, 조용해졌다. 이 조용해진 삶이, 나는 훨씬 편하다. 뭔가 꼭 해야 하는 일도 없고, 안 하면 큰 일 나는 일도 없다.

 

5.

봄이 되면 뭘 할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몇 달 쉬면서 보니까 경제 다큐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지금 내가 벌릴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잘 준비된 경제 다큐 같은 게 있으면 사회적으로 좋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성공시킬 자신은 없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일 자신도 없다.

 

그래서 아직은 뭐, 특별히 생각해놓은 것은 없다. 아기가 아플지, 안 아플지도 모르는 일인데, 미리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런 건 좀 생각을 해보는 중이다.

 

30대와 40대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다. 더 편안하게, 더 푸근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좀 한다. 내가 피곤해서, 그렇게 못 살겠다.

 

나를 위해서는 더 많이 웃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더 많이 눈물 흘리고, 그렇게 지내고 싶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시간에 맡겨두려고 한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결정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좋든 싫든, 이 겨울, 삶의 중요한 전환기를 보내는 중이라는 것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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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각은 찰나에

 

1.

나이가 50줄에 접어든다. 새로운 생각이 전혀 안 나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가끔, 전혀 새로운 생각을 하기는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생각, 이건 찰나에 지나간다. 혼자 있다 올 수도 있고, 밥 먹다 올 수도 있고, 자려고 누웠다가 올 수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의 지겨운 얘기를 들으면서 딴 생각하다가 불현듯, 새로운 생각이 올 수도 있다.

 

새로운 생각이 나기는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은 찰나이다. 문제는, 그게 언제인지 미리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비를 할 수도 없고, 준비를 할 수도 없다. 그냥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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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다시 하려고 한다….

 

1.

생각을 정리하는 게, 그렇게 한 번에 되는 일은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하다보면, 잠깐 생각이 정리된다. 물론, 그리고 뒤돌아서면 다시 생각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뭐가 맞는 것인지 뭐가 아닌지, 그런 것들이 늘 선명하지는 않다.

 

어쨌든 이 블로그에 '임시 연습장'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그렇게 왔다갔다 하고 덜 정리된 상황에서라도 뭔가 써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이다.

 

참 열심히 썼다. 이런저런 형식 시도도 많이 해보고, 스타일 시도도 해보고.

 

나름대로는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쓰기가 어려워진 것은, 특별한 시대의 흐름이나 그런 변화 문제가 아니라, 아들이 태어난 다음의 일이다. 물리적으로, 진짜로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 자체가 없었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뭔가 쓰기 위해서는 몇 십분이라도 생각을 정리를 해봐야 하는데

 

이런 된장, 생각을 정리하기는커녕, 기계적으로 자판을 쓸 시간도 없었다.

 

그리고 나서는, 방송 한다고 정신 없었고.

 

다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야당 한 가운데로 들어가, 그야말로 2~3일이면 벌써 길다고 하는 여의도의 시간 흐름에 맞춰 가느라고 아무 생각도 없었다.

 

2.

큰 아이가 며칠 전에 세 돌이 지났다. 정확히 3년이 지난 건데, 도대체 그 동안에 뭘 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뭔가 새로운 얘기를 만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중요한 분석을 한 것도 아니고.

 

커피 마시고 담배 피고, 그리고 그냥 시간을 보내는

 

그것 말고 뭘 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이러다 몇 년 아무 생각 그냥 지나가겠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3.

그래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2~3일에 하나씩은 글을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물론 엄청나게 분석적이거나 공을 들이는 글을 쓰기는 어렵다.

 

그래도 뭔가 정리를 하지 않으면, 점점 더 삶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 것 같은 두려움이 잠시.

 

그래서 블로그를 다시 해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슨 엄청난 일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대단히 공들인 그런 걸 할 생각은 아니다. 그럴 능력과 형편도 안된다.

 

그렇지만 약간이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내가 내 삶을 사는 것 같지 않아, 참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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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어려운가 보다.


하는 일은 다 잘 안된다. 안되던 일은 원래 안되고, 잘되던 일도 안된다. 그렇다고 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Lynyrd Skynyrd의 라이브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Free bird...


이걸 곰곰이 보다 보니, 내가 이 노래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2학년, 어느 순간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 인생은 그 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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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도 자 료

담당: 신현호 기재위 수석전문위원 / 연락처: (02) 788-3550

보도시점: 정부발표 (86일 오후 130) 이후

 

2015년 정부 세법개정안 평가

- 정부안은 재정파탄을 지속할 무책임한 개정안 -

- 새정치민주연합 일자리 창출 세제 일부 수용 -

- 법인세는 성역이 될 수 없으며 정상화 되어야 -

 

 

1

총 론

 

박근혜정부는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총259조원의 재원을 마련해야하고, 재임 5년간 48조원을 국세수입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음. 하지만, 세 차례에 걸친 세법개정안은 모두 미사여구만 늘어놓은 채,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조달의 의지를 한 번도 밝힌 바 없음.

 

2013년 개정안

2014년 개정안

2015년 개정안

세수효과

+ 2.49조원

+ 0.57조원

+1.09조원

 

이것은 박근혜 정부가 취임 시점부터 현재까지, 대선공약을 전혀 지킬 의사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임.

 

더욱이 4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의 세수효과 예측은 모두 빗나간 것으로 확인되었음. 올해의 세법개정안은 세수효과를 믿을 수도 없고, 설령 세수효과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재정파탄 상황을 개선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무책임한 세법개정안임. 또한 정부는 세입확충을 위한 종합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수차례 약속한 바 있지만,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완전히 무시되었음.

 

정부의 청년고용증대세제(청년고용1인당 500만원 세제혜택)는 우리당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고용창출세액공제(중소기업 고용1인당 1,000만원 세제혜택)를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긍정적인 면이 있음. 우리당은 심각한 청년실업문제에 실제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향후에도 노력할 것임.

 

재정정상화와 공정조세를 위해 법인세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함. 우리당은 재벌대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율인상, 조세감면정비 및 최저한세율인상을 추진할 것임. 또한 우리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대부분의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아무런 추가부담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임.

 

그 외에도 우리당은 세법개정안 곳곳에 숨어 있는 독소조항들에 대해서는 세법심사 과정에서 철저히 따져서 대응해 나갈 것임 (: ‘원샷법연계로 재벌등에 대한 부당한 세제특혜, 고소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이연 등과 서민들에 대한 지나친 부담 가중).

 

또한 정부 세법개정안 중 합리적인 부분은 적극 협력할 계획임 (: 해외에서 유턴한 기업 세제 혜택 연장, 농어민 면세유 제도 연장, 도서주민 여객선박용 면세유 제도 연장 등).

 

2

정부의 재정파탄·무책임 세법개정안

 

부자감세와 세입확충 없는 박근혜정부 재정운용의 결과는 참담한 상황임.

4년 연속 세수결손이라는 초유의 사태 발생.

- 2012년도 2.8조원, 2013년도 8.5조원, 2014년도 10.9조원.

- 올해도 대규모 세입부족을 예상하고, 5.6조원의 세입경정 추경 요청.

세금이 걷히지 않다 보니 빚을 내서 나라살림을 꾸릴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급증.

- 박근혜정부 3년간 (2013~2015) 재정수지 적자는 82조원 증가.

- 국가채무도 2012년 말 443.1조원에서 2015(추경예산) 579.5조원으로 136.4조원 증가.

- 역대정부와 비교해 볼 때, 동기간 재정수지 적자 폭, 국가채무 증가액 모두 최고치임.

 

정부는 종합적 세수확충 방안 마련을 약속한 바 있음.

512일 연말정산대책 마련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 시 부대의견.

- “정부는 세수기반 확대와 안정적인 세입확보를 위해 종합적인 방안 (법인세 포함)을 검토하여 이를 6월 임시국회에서 조세소위에 보고하고, 조세소위는 이를 논의함.”

2015년 추경 부대의견.

- “정부는 연례적인 세수결손 방지를 위하여 세출구조조정과 함께 세입확충을 위한 모든 방안(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 등)을 마련하고, 국회와 논의하여 대책을 수립한다.”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이 모든 약속을 다 무시하고, 재정파탄을 방지할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는 무책임한 세법개정안임.

매년 세수 예측을 과대평가해온 정부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세법개정안의 2016년도 세수증대효과는 0.5조원, 장기적으로도 연평균 1조원에 불과.

- 이는 4년 연속 발생한 대규모 세수결손(연평균 7조원)을 방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

- 정부·여당이 약속한 세입확충을 위한 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는 전혀 없는 세법개정안임.

대규모 세수결손의 지속으로 정부 정책의 신뢰도는 추락하였고, 정부는 의도적으로 세수를 과대추정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음.

- 이것은 우리나라 재정의 공개시점, 세입추계기관의 독립성 등 제도적 문제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임.

- 새정치민주연합은 재정전망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선진제도를 도입하는 법률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임.

* 전문 전망기관이 재정전망 실시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 정부·의회·국내외 전문가가 협의하여 세입규모 결정 (독일).

 

3

일자리 창출 세제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우리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일자리창출 세제를 부분 수용하였음.

- 정부안 : 청년 고용 1인당 연 500만원 법인세액 공제.

- 새정치안 : 중소기업 신규고용 1인당 연 1,000만원 법인세액 공제.

(윤호중, 조특법)

- 정부·여당이 이제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방향을 수용한 것을 환영하지만, 과거 일자리창출 세제지원을 정부가 일관되기 반대했던 것에 비추어, 이러한 세법개정논의가 형식적으로 흐르지 않고 청년실업 해소에 실제 도움이 되도록 논의에 임해줄 것을 촉구함.

 

기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정치민주연합 세제 종합개혁안

- 우수인력 중소기업 유입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재직근로자의 근무연한에 따른 세제지원 신설. 우수인력의 중소기업 유입 및 재직근로자의 이직 방지하여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 및 경영안정에 기여 (김관영, 소득세법)

- 중소기업 정규직 전환 지원을 위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에 대한 정부지원 위해 일몰 연장 (오제세, 조특법)

-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한도 상향,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제율을 상향 조정하여 지원 확대. 대기업 기본공제는 하향 조정 (설훈, 조특법)

- 중견기업 고용지원 조세특례, 고용지원을 위한 조세특례 제도를 중견기업으로 범위 확대. 중견기업도 중소기업과 같이 고용지원을 위한 조세특례 제도 혜택 부여 (장병완, 조특법)

 

4

법인세 정상화

 

새정치민주연합의 법인세 정상화 방안은 재벌대기업에 대한 최고세율 인상, 조세감면 정비 및 최저한세율 인상의 세부분으로 구성

항목

세법

대상

변경내용

추가세수()

법인세율

법인세법

과표 500억원 이상

22%25%

4.08조원

조세감면

조특법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조세감면중지

4.19조원

최저한세율

조특법

과표 1,000억원 이상

17%->18%

0.25조원

 

 

 

8.52조원

 

법인세 정상화는 다른 것보다 최우선적으로 정상화되어야 함

법인소득과 가계소득

- 법인세는 MB 부자감세로 인해 최고세율이 25%에서 22%로 하락한 이후, 법인세 자체를 성역화한 정부·여당에 의해 한차례도 인상되지 못하고 있음. (반면, 소득세는 2012년 최고세율이 35%에서 38%로 인상된 바 있음)

- 중요 국세 중 소득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주세 등 주로 가계에서 부담하는 세목은 모두 세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법인소득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법인세 세수는 하락하고 있음.

세목

연도별 세수 (단위: 조원)

2012

2013

2014

부가가치세

55.7

+0.3

56.0

+1.1

57.1

소득세

46.4

+2.0

48.4

+5.7

54.1

개별소비세

5.3

+0.3

5.6

+0.2

5.8

주세

2.8

+0.2

3.0

+0.1

3.1

법인세

45.9

2.0

43.9

1.2

42.7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양극화 방지

- 기업 규모별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진하는 법인세 정상화는 모두 소수의 재벌대기업에만 영향을 미칠 뿐 우리 경제의 중추인 대부분의 중견·중소기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음

- 법인세율 인상 대상인 과표 500억원 이상 기업수는 2014417개로 총 55만개 신고법인 중 0.08%에 불과함.

- 또한 조세감면 배제 대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법인세 신고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총 46614개 기업 중 1,521개 기업으로 0.33%에 불과한데, 이들 기업의 감면세액은 5.46조원으로 전체법인의 법인세 감면액 9.33조원의 58.5%에 이르는 극단적 독식 구조임.

5

특혜 세제 대응

 

원샷법’ - 특혜성 사업재편 세제 지원

-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과 연계 추진되는 것으로, 이법은 소위 원샷법이라고 불릴 만큼 사업재편에 대해, 각종 지원을 포괄하고 있음

- 이 법은 법이 표방하는 것과 별개로, 재벌 대기업 총수 일가의 상속 및 회사이익을 사적으로 편취하는데 악용될 우려가 큰 상황임

-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는 정무위원회(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기획재정위원회(세제혜택), 환경노동위원회(고용정책기본법, 고용보험법), 법사위원회(상법)와 함께 원샷법을 종합적으로 엄격한 심사에 임할 것임

 

기타 특혜 및 부작용 우려 세제 역시 철저히 심사에 임할 것임

-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창업자금 과세이연 법위 확대 (30억원 50억원)

- 해외투자활성화를 위한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도입

- 비사업용 토지 양도시 장기보유특별공제 허용 (30%)

6

향후 계획

 

새정치민주연합은 재정파탄을 초래한 정부의 무책임한 세제개편안을 저지하고,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청년일자리 창출과 실질임금의 상승>, <법인세의 정상화>, <세수예측 정확도와 독립성 제고>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각종 세법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하고 통과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할 것임.

 

또한 민주정책연구원(원장 민병두),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의장 정세균, 강철규) 등과 협력하여 중장기 조세개혁안 도출에도 힘쓸 계획임

 

 

2015. 8. 6

 

정책위원회 의장 최 재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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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1.

내가 본 사례이다.

 

첫 출발은 사소하다고 하면 사소하다고 할지도 모르는 성추행 건이었다.

 

내가 이 사건에 주목한 것은, 그것이 정규직 관리자와 비정규직 여성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은 여성의 어머니가 개입해서, 비정규직 여성이 그냥 퇴사하는 걸로 끝났다.

 

이럴 수 있느냐

 

두 가지를 알게 되었다. 이런 일이 최근에 엄청 늘었다. 그리고 이 특정한 개인에게,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멀쩡한 정부기관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내가 더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이런 일이 앞으로 더 빈번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파고 또 파고 들었다.

 

그랬더니, 기가 막힌 일을 더 알게 되었다.

 

행정직원에게 룸쌀롱 접대를 하거나, 하다못해 선물권이라도 준 사람들의 연봉 인상률이 높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평균 혹은 평균 이하.

 

뭐야 이거.

 

2.

그래서 더 살펴보았다.

 

지난 몇 년, 가관이다.

 

기관의 신규임용도 좀 살펴보았다.

 

우와

 

많은 경우 미리 다 미리 정해놓고, 절차만 열었던.

 

정부기관들 얘기이다.

 

도대체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해?

 

3.

그래서 더 상급 기관에 대해서도 좀 알아보았다.

 

내가 요즘 야당에 있어서, 힘은 없어도 기관 관행에 대해서 좀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우와

 

, 진짜, 뭐 이런 게 다 있나

 

4.

임금이 결정되는 과정, 경제학에서는 정말로 simple하다.

 

몇 줄로 정리된다.

 

2015년 한국, 근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제도학파 경제학에서 이런 걸 꽤 본 적이 있는데, 그런 걸로도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4.

룸쌀롱 얘기까지 다 쓰기는 어렵지만, 하여간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연봉에 관한 얘기들을 한 번 정리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제도적인 시각에서 연봉을 보면, 좀 다른 얘기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좀 더 치사한 얘기들을 더하면, 삶이 너무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경제학에서 보통은 '임금론'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진짜로 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최근 한국의 흐름들을 더해서

 

그런 책을 생각한지 좀 된다.

 

이래저래 헤매다가, 이런 얘기들을 모아서 좀 써보려고 한다.

 

고액연봉에서 최저임금까지

 

--- 혹시라도 본인의 연봉 사연에 대해서 댓글 달아주시면 최대한 성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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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영화 <베테랑> 감상문

 

아기 둘 키우면서 극장 가기가 정말 어려워졌다. 정말로 급한 일 아니면 늦더라도 아기들 잠 자기 전에는 집에 들어오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극장 가기가 너무 어려워졌다.

 

영화 <베테랑>, 진짜로 큰 맘 먹고 시사회를 가게 되었다. 사실 좀 미안한 얘기지만, 30분 정도 보고 바로 집에 올 생각이었다. 게다가 시사회가 8 50분에 시작한다. 집에 죽어라고 돌아가야 12

 

그렇게 좀 미안한 마음으로 앉았는데, 결국 끝까지 앉아서 다 보고 나왔다. 시계를 연신 쳐다보면서 초조하게 시간을 봤지만, 어쨌든 중간에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뒤가 궁금했다.  

 

솔직히 얘기하면, <베테랑>의 시나리오 1고를 제일 먼저 본 사람 중의 한 명이 나였을 것이다. 앞 부분과 중간 부분의 상당수는 그 때의 대사 거의 그대로 살아남아 있기는 했지만, 뒷부분은 거의 새로 개비하다시피 싹 다 바뀌어있었고.

 

하여간 그 시절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여유가 없어서 그 작업을 같이 하지는 못했다. 해보고 싶지는 못하는 일은 세상에는 많다.

 

영화 <베테랑>을 감상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류승완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좀 더 그의 농후해진 연출에 맞추어서 볼 수도 있고, 류승완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정두홍의 액션신을 맞춰서 볼 수도 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맹인 검객과 <신세계>의 그 유들유들함이 합쳐진 듯한 황정민을 중심으로 봐도 좋을 것 같고, 새로운 악인 유형이라고 할 수도 있는 유아인을 중심으로 봐도 좋을 듯 싶다. 초고 상태에서의 악인에게서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는데, 유아인이 투입되면서 그야말로 소름 쭉쭉, 안타까움 반. 악인에게서, 잘 좀 해라, 그렇게 해서 해결이 되겠냐, 그런 동정심 유발을 느끼는 별스러운 느낌?

 

경제의 눈으로 본다면, 아쉽기는 하다. 원래 영화가 시도했던 경제의 밑바닥까지 들추어본다는 생각이, 약간은 느슨해진 듯 싶다. 영화 작업에서는 사실 이게 제일 어렵기는 하다. 구조적인 모순을 제대로 배열하면, 바로 다큐가 되어버린다. 그걸 빼고 좀 더 쉽게 가자고 하면, 특수한 개인의 일탈적 상황이 되어버리고

 

하여간 구조와 일탈,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애로 사항이 종종 보인다.

 

지난 몇 번의 류승완 영화는 대체적으로 재밌다. 그리고 연출도, 그야말로 물 올랐다고 할 정도로.

 

반면에 구조와 메시지는 좀 더 단순해졌다.

 

<베를린> 때는 반공영화, <베테랑>에서는 서민이 승리한다

 

뒤집어 얘기하면 단순 메시지의 변주에 좀 더 능통해졌다고 할까? 좋은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치마와리>의 메타구조에서 좀 더 단순하고 편안한 구조로 바뀌었다.

 

하여간 간만에 극장에서 정색을 하고 본 영화인데, 아기 재우러 집에 가야 한다는 아빠의 엉덩이를 끝까지 붙잡아놓았던. 그리고 간만에 영화 분석도 좀 더 해보고 싶어지게 만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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