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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05 DAC 3
  2. 2021.09.04 강수돌, 농업에 관하여.. 1
  3. 2021.09.02 빨간색 아반떼 얘기 빼다.. 3
  4. 2021.08.31 굽은 나무가.. 1
  5. 2021.08.29 에스콰이어.. 6
  6. 2021.08.27 해금 살롱.. 4
  7. 2021.08.22 은퇴 이후의 삶.. 2
  8. 2021.08.18 10대 책시장.. 2
  9. 2021.08.16 미성숙과 원전 보수 7
  10. 2021.08.10 공기업 유감.. 5

dac는 digital-analogoe-converter이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이건 번역어가 없다.

cd에서 디지털 신호를 읽으면, 자체 dac로 디지털을 아날로그 소리로 전환시켜 주는 작은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이 dac를 외부에서 하면 소리가 좋아, 아니 달라진다. 나는 예전부터 이렇게 들었다.

그런데 오래된 기기들을 새로 꺼내서 설치했는데, 내가 쓰던 dac가 완전 맛탱이가 간 사실을.. 다른 건 오래 되어도 고쳐가면서 쓰면 되는데, 이건 국산을 샀더니 고칠 데가 이제는 없게 되었다.

결국 부랴부랴 musical fidelity의 초미니 dac를 급히.. 내가 가진 인티가 뮤피 a3다. 뮤피 소리를 워낙 내가 좋아하기도 했고. 그래서 cd 문제는 해결.

다음에 해결한 문제가 블루투스. 윈도 10에서 aptx만 되고, aptx hd는 설정할 방법이 없는 듯 싶다. 블루투스 리시버와 송신기 다 사기로.. 결국 aptx hd 코덱 내장된 최신형으로 다 샀다. 이때부터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여간 이래서 일단 cdp 문제와 블루투스 모두 해결.

근데 뮤피 dac에 광케이블이 두 개 들어간다. 블루투스 리시버에도 나름 자기들이 열심히 설계한 dac가 있다고 엄청 광고한다. 영국 회사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도 자기네 dac를 판다.

블루투스도 디지털 신호인 것은 마찬가지라서 외장 dac에서 처리할 수가 있다. 그래서 연결했는데, 이게 안 된다. 연결이 되면 신호 램프에서 파란 불이 들어오는데, 먹통이다.

며칠 동안 우울했다. 내가 물건을 잘 못 샀나, 아니면 설정이 틀렸나..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머리를 쥐어 뜯는 며칠을 보냈다. 물론 소리는 잘 나오는데, 그래도 기왕에 산 dac를 블루투스에 연결해보는 일을 못 한다고 하니, 은근히 존심 상하고.

일요일 오전, 잠시 쉬는 김에 노는 광케이블 꺼내서 다시 시도..

별의별 짓을 다 했다. 블루투스 리시버 매뉴얼도 샅샅이 뒤져서, 이게 원래 자체 dac단을 거치도록만 되어 있고, 바이패스 하는 기능은 없는 물건인지.. 매뉴얼은 그렇게까지 자세하지 않다. 제조사 홈페이지도 뒤졌다.

안 되는가벼, 내가 아는 상식이랑 요즘 새로운 양식의 상식은 다른가벼.. 막 포기하고 커피 끓여서 글 고치려고 하는 순간.

블루투스 리시버를 껐다켰다. 그랬더니 테스트용으로 물려놓은 take five가 흘러나왔다. 오 예..

이유는 모르는데, 블루투스 리시버의 외부 송출 신호 아날로그와 디지털 변경 스위치가 껐다 켜야 활성화되는. 이런.. 이 정도 되는 최신식 디지털 기기에서도 껐다 켜야 하는 일이 ㅠㅠ.

하여간 컴 -> 블루투스 송신기 (사운드 블래스터 제품) -> 블루스터 수신기 (zen 제품) -> 외장 dac (뮤지컬 피델러티 제품), 요렇게 넘어가는 영 지랄맞은 조합이 발생하게 되었다.

스트리밍 음원을 이번에 전면적으로 flac으로 바꿨다. 이론적으로는 인간 가청 범위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렇게 큰 변화가 느껴질 것은 아니기는 아닌데, 소리가 훨씬 더 단정해진다.

하여간 뮤피의 외장 dac가 불루투스 신호를 받는데 겨우겨우 성공하면서.. 2000년에 처음 뮤피 앰프 샀던 시절의 그 느낌이 아스라히 났다. 그때는 스피커가 jbl이었다. zen이라는 블루투스 리시버에 달려 있는 dac도 형편 없는 물건은 아니다. 그 소리도 괜찮았다. 사실 그게 별로였으면, 벌써 난리를 쳐서라도 해법을 찾아냈을 것인데, 그것도 들을만해서 그럭저럭 잘 듣고 있었다.

2001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렵던 시기였다. 그때까지는 그냥 사운드 블래스터, 흔히 사블이라고 부르는 컴용 오디오 기기의 미니 기기들 가지고 듣고 있었다. 그때도 잘 들었다.

그 시절에는 국무조정 실장이 김호식이었다. 총리 이한동, 국무조정 실장 김호식 그리고 나중에 산업부 차관이 된 오영호가 국장이던 시절, 내 인생에서 상사 라인이 가장 잘 맞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기후변화협약 2차 종합계획이라는 것을 그때 만들었다.

이한동이 대선 출마한다고 총리 그만두고, 장상 총리 서리가 오던 시기에 위의 라인들이 다 바뀌었다. 그 와중에 국무조정 실장으로 김진표가 오게 되었다.

그 시절에 돌아버릴 것 같은 마음으로 방황하다가 처음 산 것이 뮤지컬 피델러티 a3 앰프였다. (오래 되어서 내부가 꽤 부식된 놈을 이번에 다시 살렸다.)

그렇다고 주말에 음악을 들으면서 편하게 쉬었냐, 그런 건 아니다. 어머니가 일요일이면 빨리 결혼하라고 집으로 와서 달달 볶았다.

토요일 저녁에 일찍 자서 밤 12시에 출발해서 강진이나 목포 같은 데 갔다가 아침 먹고 돌아오는 주말 여행을 하면서 그 시간을 보냈다.

그 시절에 김진표와는 도저히 일을 못 하겠다고 판단을 하고, 사직서를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때 썼던 앰프가 뮤피다.

그렇게 해서 총리실 근무를 마쳤고, 사람들이 조언해준 대로, 바로 그만두지는 않고, 좀 있다가 그만두는..

에너지관리공단은 다음 해에 사직서를 냈다. 그 사이에 김진표는 노무현 정부의 인수위원회를 쥐락펴락했다. 인수위원회에 산업계 자문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니미럴, 나중에 명박 때 차관을 하게 되는 양반 통해서 연락이 왔다. 싫어요, 그리고 3월에 사직서 내고, 월급쟁이 시절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2001년에 뮤피로 음악을 들으면서 결정한 대로, 거의 그 시절의 설계대로 20년을 살았다. 책 쓸 준비는 3년 동안 하고, 2005년에 첫 책이 나왔다. 유일하게 설계대로 안 된 건, 아내와의 결혼이다. 아내는 정부 기관 부장하고 결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만두면서 소득이 없는 시기를 몇 년을 보냈더니.. 아내는 고생 엄청 했다.

뮤피 dac를 통과하고 나니까, 2001년에 총리실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던 시절에 들었던 그 소리결이 흘러나왔다. 일요일 아침, 오래된 재즈 틀어놓으니까, 20년을 거슬려, 나에게 너무 익숙한 그 뮤피의 소리가..

dac는 보통의 경우 칩 하나로 처리되는 일이다. 컴으로 cd 들으면 당연히 이렇게 처리하는데, 나도 사무실에 있을 때에는 이렇게 컴 cd로 이어폰 끼고 음악 잘 들었다. 그걸 별도의 외장 dac로 바뀌면, 소리가 엄청 좋아지느냐.,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아날로그의 세계로 들어오면, 소리결이 바뀌기는 한다. 그때부터는 그냥 취향의 세계다.

셋팅 클리어.. 이렇게 해놓고 제일 처음 들은 노래가 엘라 피츠제럴드의 lullaby of birdland. 이 오래된 녹음을 꼭 이렇게까지 해놓고 들을 필요가 있느냐.. 그것 참 답하기 어렵다.

드는 김에 빌리 할러데이, 이런 거 몇 곡 듣고 나니까, 생각이 좀 차분해졌다.

좌파 에세이에서 일단 뺐던 박현채, 정운영 얘기 등 오래된 좌파들의 노스탈지아에 관한 얘기를 다시 넣기로 했다.

지금 좁은 고양이랑 같이 쓰는 방에는 턴테이블 놓을 자리도 없어서, lp는 당분간 쓰기 어렵다. 그 대신 그래도 무손실 음원에 가까운 flac으로 바꾸면서, 윈도 10이 제공하지 않는 aptx hd 코덱을 쓰기 위해서 몇 주간 생난리를 쳤다.

내 안에서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것들, 나를 움직이게 만든 것들, 그런 얘기가 빠지면 결국 내 안의 완결성이 무너진다. 나도 감동하지 못하는 얘기가 누구 마음에 다가가겠느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얘기들, 내가 멋지다고 생각한 얘기들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좌파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남은 시간 동안에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 조금은 더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dac 하나를 놓고 생나리를 치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삶,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을 까먹었다는 생각이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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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 선생의 농업에 관한 글이다.

문득 이런 얘기 하는 사람들도 이제 다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법에 경자유전의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임차농이 절반을 넘어섰다. 당연히 직불금이 엄한 사람들에게 간다.

이 정도 문제를 푸는 것도 못 하는 것이 이 시대다. 워낙 굳어버려서, 이제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또 하는 것처럼 들릴 뿐이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9040300035?fbclid=IwAR3-mQUh390tw-ni7ZexIcdTMiQ5PD2aweLnhYhJKvjii-IguuOmnmiDioA 

 

[세상읽기] 도둑맞은 농촌, 정의란 무엇인가?

미국 토양학자 프랭클린 킹은 1909년경 조선, 일본, 중국을 방문하면서 흙을 유심히 관찰했다. ...

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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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에세이 수정 중이다. 앞부분을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재미 없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좀 있어서, 앞부분을 가능한 한 슬림하게 만드는 중이다. 

눈물을 머금고 1장 끝에 나오는 ‘빨간색 아반떼’ 절 하나를 통으로 들어냈다. 프랑스 공산당 얘기와 로베르 위가 거기 들어가 있고, 박현채와 정운영 얘기도 거기 있었다. 로베르 위 얘기는 재밌기는 한데, 한국에서는 익숙한 얘기도 아니고, 좀 슬픈 얘기이기도 하다. 내 책 인생에서 한 번쯤은 박현채 선생과 정운영 선생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는데, 여기가 딱 그 자리라고 생각했다. 

자리는 거기가 맞기는 한데, 좌파 얘기도 버거운데, 박현채는 또 누구고, 정운영은 또 누구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빼기로 했다. 

벽에 대고 얘기하는 기분이다. 그래도 벽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는 마음으로, 벽에 대해 얘기할 때에는 정말 최소한의 얘기만을.. 

그렇게 책으로 치면 15페이지 정도를 한 방에 들어냈다. 채식주의 얘기도 거기 들어가 있었는데, 이건 나중에 뒤에서 진짜로 채식주의를 좀 키워서 넣는 걸로. 아 참, 카톨릭과 기독교 얘기도 거기 들어가 있었는데.. 모르겠다. 내가 지금 카톨릭 얘기까지 다룰 처지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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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수영장 강사 중의 한 명이 확진이다. 수영장 문 닫았고, 언제 다시 열지 모른다는 문자 왔다. 그 시간에 강습 받은 사람들은 검사 받으라고 한다. 동네 수영장에서 확진자 나온 건 처음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 애들 데리고 수영장 갔었다. 하이고. 전후방이 따로 없다. 시껍했다. 

팬데믹 얘기 가지고 며칠 전에 jtbc 다큐에 인터뷰를 했고, 오늘 낮에는 연합뉴스 tv에서 인터뷰 했다. 안 그래도 좀 정신 없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출판사 생각하면 또 그냥 모른 척 하기도 어려워서 억지로 시간을 내서 나갔다. 

책이나 다큐나, 정말 인기 없는 매체들이기는 하다. 사람들이 틈틈이 비웃는다. 뭐하러 그런 걸 하고 자빠졌냐고들 말한다. 등 돌리고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재미 없는 주제로 "놀자"고 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당분간은 더 버티려고 한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게 내 얘기가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차분히 앉아서 니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좀 정리도 좀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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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콰이어..

낸글 2021. 8. 2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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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해금살롱이라는 그룹의 곡을 들었다. 오매나야.. 딱 이거다 싶었다. 

우선 cd가 한 장 있어서 cd부터 샀다. 사는 김에 매번 뒤로 미루기만 하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ost도 같이. 

이런 그룹이 얼마나 갈까 싶어서, 내가 할 수 있는 팬질이 뭐가 있나 잠시 생각을 해봤다. 국악도 손 놓은지 너무 오래 되어서, 사실 요즘 활동하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정말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튜브 동영상에 응원의 댓글을 달았다. 이것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팬질을 하고는 싶은데, 뭘 해야 좋은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채리 필터의 '낭만고양이'를 아주 좋아했었다. mb 때 kbs 파업할 때인가, 지지 연설을 한 적이 있었다. 내 잠깐 앞에 채리필터가 왔었다고.. 하이고, 직접 볼 기회였는데. 

하여간 내가 작은 힘이나마 팬으로서 뭘 도울 수 있는지는 좀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한다. 

현재로서는 택도 없는 일이지만, 언젠가 국악 방송 같은 데에서 현대적 의미에서 국악 소개하는 방송 같은 거 하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하는 일이 딱 만나는 거라면, 내 경우에는 그런 거다. 실제로 그런 게 실현될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내가 정말로 그런 고민을 했을 때에는 mb 정권 때였다. 게다가 청와대 홍보수석인가, 나한테 완전히 열 받아서 "입 좀 다물어라", 그렇게 여러 루트로 경고를 막 보내던 시절이라서, 실제로 현실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mb 청와대가 여기저기 막 연락하다가, 막내 동생한테도 연락을 햇었나보다. "저도 형 거의 못봐요", 동생은 그러고 말았다고 한다. 

국악과 관련해서 책도 몇 권 준비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래저래 mb와 박근혜를 거치면서 여건이 너무 안 좋아서 결국 내려놓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내 주변 인간들이 대부분 국악하거나 음악하는 사람들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야말로 불우한 근현대사를 지내다보니까,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게. 지금 내 주변에는 경제학 하는 인간들이 한 무더기, 연극과 영화하는 인간들이 약간명.. 

CD 한 장 구매하면서, 나도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대한 생각을 잠시 했다. 이제 다시 연주회에 오르기에는 악기 손에서 내려놓은지도 너무 오래 되었고, 또 다시 집을 나이도 지났다. 

그래도 팬으로 사는 거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젊은 음악가들이 자기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그런 정도의 일은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https://youtu.be/VPURLTafz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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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여름 방학이 오늘로 끝이다. 올 겨울 방학은 내년 1월에 시작해서 봄방학까지 붙여서 그냥 두 달간 계속 가는 모양이다.

어쨌든 방학이 끝나고, 내일부터는 좀 사정이 나아질 것 같다.

지금 쓰는 방은 야옹구 방에 내가 무단으로 들어와서 쓰는 중이다. 원래 내 방은 진작에 애들이 침실로 쓰는 중이고.

2012년에 이사를 왔는데, 그뒤로 나는 대충대충 지냈다. 드디어 큰 맘 먹고, 이 방에 오디오를 놓기로 했다. 고양이 털로 엉켜 있던 앰프들부터 일단 수리 맡기기로.

뮤지컬 피델러티 인티 앰프는 거의 초창기에 샀던 앰프인데, 볼륨 노브가 그 사이 맛탱이가 갔다. 리모컨도 사라져서 그냥 폐기할까 했는데, 연초 극적으로 리모컨이 케이블 사이에서 나왔다. 다시 살리기로. 사실 용산에 가지고 가서 손 봐달라고 하면 간단한 일인데, 워낙 무거워서 들고 나가기가 영 엄두가 나지가 않았던.

한동안 잘 쓰던 진공관 앰프도 하나 있는데, 이것도 진공관 쪽에 메롱이라.. 이것도 가지고 오면 손 봐줄 데가 있다. 그것도 10몇 년만에 여기저기 먼지 닦으면서, 진짜 지나간 내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턴테이블 다시 운용하기에는 장소가 비좁다. 이건 공간 만드는 차원에서 책장들 위로 올라갔다. 그대신 블루투스 리시버에 dac 달린 걸 하나 주문했다.

거의 10년만에 방에 다시 음악 들을 준비를 하는 건, 나도 뭔가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필요해서 그렇다. 결혼하기 전에 한참 헤매고 있던 시절, 대인기피증도 점점 더 심해지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던 시절이 있었드랬다.

그때 음악을 열심히 들었다. 스피커를 좀 모았고, 앰프도 거기 맞춰서 약간은 구색을 맞추어놓았던.

아이들 태어나면서, 이건 뭐.. 사운드바에 cd 달린 소형 기기로 애들 동요 틀어주면서 그렇게 살았다.

내년도 출간 일정을 전면적으로 조정하면서 도서관 경제학을 맨 앞으로 놓았다. 젠더 경제학은 대선 이후로.. 그 대신 원래는 거기 넣을려고 생각했던 핵심들을 좌파 에세이에 끌어다 썼다.

이제 애들 개학도 하겠다, 나도 곧 개학이다. 도서관 경제학에 대한 준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방에서 음악 들을 수 있는 장치부터..

나도 내 인생의 마지막 카드를 던질 순간이 온 것 같다. 오래 전부터 도서관 경제학의 첫 페이지는 필라델피아에서 쓰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사실 이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첫 모티브 등 대부분이 필라델피아 얘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꼭 그렇게 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많은 일에는 제식과 같은 일들이 있다. 이건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우리는 도서관이 뭔지 모른다."

이게 오래 전부터 생각한 도서관 경제학의 첫 문장이다. 나도 뭔지 몰랐었다.

그 얘기를 하기 위해서 앰프부터 고치러 나갈 준비를 하는 게, 뭔가 앞뒤가 맞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뭐든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서..

예전에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오페라 dvd를 산 적이 있다. 앞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보는 시도를 몇 번을 했는데,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중간중간에 아는 데들 보고, 넘겨 보고.. 이러지 말고, 처음부터 진짜 한 번 보자고 했는데, 늘 밤 늦게 시작하니까 결국 중간에 자버린.

최근에 해금살롱이라는 밴드의 음악을 우연히 들었다. 아, 진짜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던.

사회니 경제니, 이런 복잡한 얘기들에 대해서 더 이상 내가 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오면..

최근의 국악하는 사람들 만나서 그런 얘기들 정리하면서 나머지 여생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파 보다도 더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듯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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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jbc에서 팬데믹 관련된 다큐 인터뷰를 부탁해서 한다고 그랬다. 책 관련된 내용이면 마냥 안 한다고 하기도 좀 그래서. 머니투데이는 청약 통장 문제와 분양 시스템 개편에 관해서.. 이것도 <국가의 사기> 때 크게 다루었던 문제다. 

이래저래 8월달은 애들 방학이고, 나도 책 마무리해야 하고 해서 다 비워놨더니, 방송인터뷰들이 빈 공간을 다 채워버렸다. 강연을 다 비웠는데, 한동안 10대 얘기들을 많이 할 거라서 고등학교 강연만 받는 중이다. 그것도 다 할 수는 없고, 정말 최소한으로만. 

방송 인터뷰도 그닥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없는 약속이 있다고 거짓말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아서. 망했다. 그 와중에 국책 연구소 한 군데에서 발제해주기로 한 것까지.. 

몇 년 책과 서점 돌아가는 형편에 그닥 관심 두지 않고 살았더니, 그새 10대 출판 시장이라는 게 완전히 없어져버린 것 같다. 요즘 10대들은 책을 안 본다는 게 정설이 되었는데, 따로 10대들에게 책을 노출하는 서점 페이지도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 같다. 

큰 변화는 엄마가 책을 사주는 게 한비야 이후로 한동안 유행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것도 끝난 것 같다. 10대들이 책은 거의 안 보는데, 특히나 엄마가 사준 책은 절대 안 본다는 게 또 다른 정설이다. 

좌파 에세이 마무리하면서 10대들과 책에 관해서 한 번 살펴봤는데, 마케터들 반응은 절망적인 것 같다. 일단 1보 후퇴. 어쨌든 이런 상황을 보면서, 고등학교 강연은 일단 가능하면 자주 가보기로. 본다고 무슨 방법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빈도수를 늘리면 뭐라도 새로운 생각이 날지도 모르니까, 횟수를 늘리는 수밖에. 

전체적으로 내년 출간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제일 큰 건 이래저래 뒤로 밀렸던 도서관 경제학을 내년 첫 책으로 하기로 한 것. 젠더 경제학은 그 뒤로 미루었다.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필라델피아 방문 일정을 이리저리 미루고 있었는데, 올 겨울에 그냥 혼자라도 갔다오기로 했다. 애들은 백신이 없어서, 애들 데리고 가려면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내년에는 도서관과 학교의 사서 선생님들 관련된 얘기들을 많이 하려고 한다. 10대들이 책을 덜 보는 건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독서가 내려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건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팬데믹 영향이 있다고 해도, 10대 출판시장 붕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 

책을 읽고, 책을 지키는 일들이 원래는 보수들이 신경 많이 쓰는 일들인데, 우리나라는 어캐 된 건지, 보수들이 10대 얘기나 책 얘기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보수의 미덕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보수의 미덕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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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숙과 원전 보수

낸글 2021. 8. 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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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공기업들이 욕을 먹지. 자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회사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현장 파악해서 전달만 해달라는 건데도, 비정규직은 쏙 빼먹는.

별 갖지도 않은 선민의식으로 스스로가 뭔가 된 것처럼 생각하는 개떡 같은 차별 의식, 이게 창피한 일인 건지나 알까?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08102000001?fbclid=IwAR2qjBeeTwUyenM-E98L0jhJSc3Q_wuFee6EDEPpQfD5ajLyvY0tYmSG1xQ 

 

[단독]백신 우선접종 대상자 명단 요청에 ‘정규직’만 제출한 발전 공기업들

정부가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발전소 노동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을 추진하는...

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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