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은 책도 재밌게 읽었고, 신문에 서평도 썼었다. 그가 정치를 하기로 했다고 했을 때, 그래도 잘 하기를 기원했다. 국민의힘으로 간다고 발표가 났을 때에도,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최고위원 나왔을 때에는 좀 그랬다. 누구를 위해서 왜 정치를 하는지는 사라지고, 보여주기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그랬다.

고발장 사건으로 녹취록이 복원되면서, 정치인으로서 김웅은 이제 끝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뭐가 아쉬워서 그런 양아치짓을 했을까 싶다. 책이 거짓인가, 그의 삶의 거짓인가?

마음이 잠시 심난해져서, 간만에 칼라스의 아리아들을 틀었다. 푸치니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가 흘러나온다. 나는 김웅의 책과 글들을 좀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 권의 짧은 단상만을 남기고 흘러갈 것 같다.

서글프다. 아디오스, 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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