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책에 대한 단상 2018. 7. 19. 14:09

오늘 점심은 친한 기자랑 밥을 먹었다. 몇 년 동안 못 본 사람들, 요즘 약간 한가해져서 찾아보는 중이다. 하다 보니까 주로 아줌마들하고 주로 밥을 먹게 된다. 진짜 내 주변에 이렇게 여성 동료들이 많았었나? 나도 놀라게 된다. 신문 칼럼 얘기가 나왔다.

"그래도 좀 쓰는 게 영향력 유지에 도움이 되지가 않나요?"

"글쎄요. 책에서 나오는 영향력 말고는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영향력이라.. 몇 년만에 들어보는 단어인 것 같다. 그런 방식으로 생각해본지 너무 오래되는 일이라서. 예전에 시민단체의 싸움에 앞장 설 때는 지면 하나, 방송 하나, 그런 게 너무 중요했다. 그래서 나도 죽기 살리고 버텼던 시절이 있다. 그런데 지금도 그럴까?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제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은 별로 재미 없다. 미래에 대한 얘기, 다른 미래로 가는 방법, 이런 것들이 재밌다. 그걸 위해서 지금 현재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고. 현실에서의 영향력, 별로 재미 없는 방식이다.

내 책을 읽을 독자들과 같이 고민하면서 미래에 대한 얘기를 써나가는 지금의 방식, 나는 딱 좋다. 영향력, 그딴 건 필요없고. 2~3년이든, 4~5년이든, 그 시기에 필요할 것들을 지금 만드는 일, 충분히 보람 있고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나도 이제 50이다. 예전처럼 밤을 새고 전국을 누비면서 현장을 뛰어다는 일, 이제는 그렇게 못한다.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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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초반부의 셋업은 거의 끝나가고, 중반부로 넘어가기 위한 꺾기 들어가는 중이다. 이 책은 내 인생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한국의 사회과학 저자는 또 다른 분야 사람이 느끼기 어려운 보람이 있다. 돈으로 생기는 만족감과는 좀 다른 종류의 느낌이다.

작년에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다. 나는 그냥 차분히 내가 하던 일을 하는 게 가장 큰 애국일 거라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냥 나는 내가 하는 속도대로, 내가 하던 리듬대로, 새로운 생각을 계속 만드는 게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게 사회에 대한 기여도 가장 높은 것 같다.

이대호가 그런 얘기 했었다. "나는 조선의 4번 타자다." 나도 언젠가 그런 얘기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조선의 사회과학 저자다." 아직은 좀 아닌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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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도서관, 농업, 이런 게 요즘 내가 주로 분석하는 것들이다. 직장 용어로 하면, '한데 것', 한직에 있는. 한참 '핫'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것들. 가끔 사회적 논쟁이 바로 벌어지면서 세월호 사건처럼 빨리 책을 쓴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나는 한산한 주제들을 많이 다루었다. 이런 것이 당시로서는 미래 논의이기도 하지만, 경쟁이 없어서 소위 '나와바리 경쟁'이 없다. 나는 원래도 내 전공, 니 전공, 이러면서 나와바리 싸움 하는 거 아주 극도로 싫어했다. 88만원 세대 때에도, 한 데 것 중의 한 데 것이었나. 청년 얘기, 이런 걸 누가 볼란가, 그랬었다.

나도 tv를 본다. 내가 고민하고 분석하는 얘기들은, tv에 절대 나오지 않는다. 신문에도 거의, 아주 가끔만. 도서관 얘기, 이런 거 거의 안 나온다. 농업 경제학, 택도 없고. 그래서 좋다. 한산하고 조용하게 작업할 수 있어서.

tv를 보는 게 나쁘지는 않지만 tv만 보고 있으면 정말 바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새로운 것은 tv에는 없다. 맨날 '미래'를 얘기하지만, 진짜 미래는 tv에는 한 컷도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먹는 거는, 엄청 나온다... 대부분, 너무 달게 양념을 해서. 한국 사회, 촛불 집회 이후로, 어쩌면 양념 과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같은 음식을, 이 양념, 저 양념, 굵은 후추, 가는 후추, 백후추, 이렇게 양념만 바꿔가면서 먹으라고 한다. 좀 다른 거 먹고 싶을 때, 그냥 맵게 해서 먹으면 안 될까? 요즘 청와대에서 나오는 거 보면, 오래된 메뉴들을 그냥 설탕, 고추가루, 겨자, 양념만 바꿔가면서 먹으라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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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파주에 갔다가 운전하고 집으로 왔다. 내가 하는 일들이 뭐 특별히 잘 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기분 나쁠 일들도 조금씩은 있다. 그래도 집에 오는 길에 간만에 기분이 좋았다. , 별 일은 없다.

 

그냥 동료들과, 지금 하는 일을 좀 천천히 하자고 얘기했을 뿐이다. 좋다고 한다. 그럼 된 거다.

 

좀 빨리 하자, 좀 열심히 하자, 이런 말을 안 한지 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세상의 많은 일들은, 빨리 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특히나 뭔가 만드는 일은, 제 시간에만 해도 잘 하는 것인 경우가 많다. 너무 늦지만 않아도 다행이지, 빨리 한다고 될 일은 별로 없다.

 

열심히 하자, 마찬가지다.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나? 열심히 하자고 해봐야, 아무 일도 안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괜히 입만 아프다. 그리고 서로 갈구는 느낌 들어서, 기분 안 좋다.

 

50대 에세이를 끝내고 나면서, 내 생각도 좀 바뀌고, 성격도 좀 바뀐 것 같다.

 

지공어지간하면 천천히. 물론 괜히 시간을 끌지는 않지만, 조급해서 빨리 하려고 하는 것은 이젠 가급적이면 안 하려고 한다.

 

엄청난 전략이나 전술 같은 것을 가지고 이렇게 지공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내 속도대로, 내 호흡대로 움직이는 것, 그리고 더 늦어져도 문제가 없게 설계를 하는 것, 나는 그런 게 즐겁다. Slow but sure.. 한 때 윈도의 캐치프레이스였던 이 표현이 요즘 내 생각과 비슷하다.

 

시간은 가급적 천천히, 무리하지 않게 잡고, 동료들을 믿는 것, 이게 요즘 내가 일하는 방식이다. 2년 전인가, 두산이 엄청 잘 했다. 김태형 감독에게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봤다. 뭐라뭐라, 막 그랬다. 그러면 공격은요?

 

칭찬 많이 해주는 수 밖에요.”

 

공격은 워낙 변수가 많아서, 그냥 칭찬해주는 수밖에 없다는. 그게 그 해 우승한 감독의 비법이었다.

 

뭔가 만드는 일이, 야구로 치면 공격과 같다.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공정 돌리듯이 그냥 돌린다고 해서 뭔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제일 애매한 게, 뭔가 나오기는 나오는데 불량품과 표준품 사이에 애매하게 걸려 있을 때. 버리기도 그렇고, 고쳐서 뭔가 하기도 그렇고.

 

요즘 가끔 사람들이, 왜 그러구 사느냐고 얘기를 한다. 뭔가 좀 폼 나는 것을 기대한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그럴 때 이렇게 대답을 한다.

 

제가 이제 겨우 50입니다.”

 

그렇다. 난 아직 쉰 밖에 안 되었다. 한두 턴, 뭔가 엄청나게 더 재밌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걸 그냥 폼 잡는 데 쓰고 싶지는 않다. 다른 사람들 기준으로 하면, 난 아직 10년의 여유가 더 있다. 천천히, 정말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데 내 시간을 쓰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빨간 모닝 타고 파주에서 집에 오는데,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하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서 결국 포기한 일들이 있다. 경제 다큐..

 

사세 미약하여. 하면 좋은 일이기는 한데, 나나 내 주변 동료들이나, 아직은 그런 걸 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 어주 먼 미래의 일로.

 

마시따 밴드의 돌멩이, 요즘 가사가 가슴 속에 팍팍 박힌다.

 

구르고 또 굴러서 멍 투성이가 되도

세상끝에 홀로서 당당히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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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원 정도 준다는 강연 세 개에 못 가는 이유를 달아서 메일 세 개를 썼다. 딱 눈 감고 가면 300만원인데. 그런데 그 딱 눈 감고를 못하니까, 숨도 좀 돌릴 새가 있는 50대를 내가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저것 돈 준다고 다 처먹고 살았으면, 나는 벌써 헤어나올 길 없는 어느 dead end에서 헤매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세상, 돈이 다가 아니다.

text와 관련된 일 아니면 안 한다. 작은 시민단체에서 조그맣게 시작하는 '거대한 출발', 이런 명분이 없는 일도 잘 안 한다. 돈이 없으면 조금 불편하지만, 명분이 없으면 많이 불편하다. 그리고 욕심 때문에 하는 일은, 겁나게 불편하다.

그래도 10분 사이에 300만 원을 허공으로 보내고, 커피라도 한 잔. 누가 나 괜히 만 원만 주면 좋겠다... 꽁으로 들어오는 돈도 가끔 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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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맘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아홉수, 진짜로 죽을 것 같이 힘들었다. 그래도 그 시간 동안 내가 잘 한 게 하나 있다면.. 내 시간의 흐름대로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는 것. 더 하고 싶은 게 있거나, 질러가고 싶은 게 없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가 생각한 원래의 흐름대로, 그냥 천천히, 못 견딜만큼 더디게 지냈다. 뭐든지 후다닥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고, 수많은 변화와 기회들이 생겨나는 상황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올드하다'는 그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뚜벅뚜벅 가게 되는 것. 뭐든 하나하나 직접 내 손으로 만들지 않으면, 결국은 올드해진다. 그리고 일일이 만드는 것에 시간이 들지 않을 수 없다.

40대에 너무 막 살았다는 글을 얼마 전에 썼다. 사실 막 살려고 막 산 것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도와줬고, 좋은 조력자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다. 그 때는 몰랐다. 그 시절에 한 건, 내가 한 게 아닌 게 많다. 그냥 나도 끼어있었던 것을, 내가 뭔가 했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뿐. 뭔가 엄청? 그건 착각일 뿐이다.

그 막 살았던 40대에 건진 것이 없지는 않다. "내가 하면 다르다", 이런 생각은 완전히 버렸다. 내가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과는 덜 나오고, 결국 초조해지고,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 술 처먹고. 그렇다고 남한테 신경질 낼 처지도 아니니까, 또 혼자서 술 처먹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 흐름대로 가는 지금의 이 호흡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

(뭐 좀 빨리 좀 내놔보라고 주변에서 온통 난리다. 나는 그냥 내 호흡대로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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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실마리를 잘 찾은 날은, 어쩜 좋아, 나 천잰가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엉키면?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그렇다. 내가 하는 일이 대체로 너저분하다. 써놓은 거 다 날리고, 오늘 다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았다. 느낌 좋다. 어쩜 좋아, 나 천잰가봐. 다시 요지랄을. 한국에 직장 민주주의가 오는 날... 요절할 뻔했던 어떤 천재가 50에 대오각성해서, 한국의 직장 민주주의에 관한 책으로 첫 발을 떼다.. 요렇게 기록될지도. 요런 너저분한 생각이라도 계속하지 않으면 사회과학 저자로 버틸 수가 없다. 야구도 계속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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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정책은 좌우가 결국 비슷한 지점으로 수렴한다. 현실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렇다고 그 논쟁과 논의 과정을 생략하고 먼저 가운데에 가 있으려고 하면 안철수가 된다. 돌고 돌아서 사람들의 선택과 타협의 결과로 거기에 가야지, 나는 여기로 올 줄 알았어, 먼저 거기에 가면 정치인 안철수가 된다.

책을 쓰는 것은 정치와는 정반대의 과정인 것 같다. 논리이든 감정이든, 극한에 갈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생각 혹은 한 가지 감정으로 얘기가 최대한 전개되면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극한까지 추구하는 것이 책의 정신인 것 같다. 감안해서 읽거나 타협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이 극한까지 가는 경험을 제시하는 것, 그래서 독자는 책을 읽게 된다. 지금은 그렇다. 적당히 타협하는 글은 신문만 펼치면 사설에서 매일 볼 수 있다.

샤르트르는 까뮈가 너무 세속적이라고 비난하고는 했다. 그렇지만 까뮈도 사유의 세계에서 극한까지 상황을 몰고 간다. 이방인이 그랬고, 페스트도 그랬다. 그게 극한이고, 그런 일은 잘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독자도 않다. 그렇지만 만일 벌어진다면 당신은 무슨 선택을 하겠는가? 이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나는 지독할 정도로 극한까지 질문을 끌고 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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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에세이에서 뻔뻐니즘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있다. 책도 그렇지만 뭔가 만드는 일에는 다 공통적으로 이게 필요한 것 같다. 책은 대표적으로 그렇다. 공부해서 책을... 그렇게는 못 한다. 이미 아는 것을 쓰는 것이지, 그 때부터 공부해서, 그렇게는 못 한다. 공부는 평소에 그리고 작업 시작하기 전에. 책 쓰면서 할 수 있는 것은 몇 개 항목의 업데이트, 수치 작업과 확인 그리고 인터뷰를 통한 현실 검토, 그 정도다. 내 안에 이미 있고,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것이다. 책을 쓰면, 뭘 모르는지는 확실히 알게 된다. 쓸 수 없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아는 것만 쓰는 것이다. 아무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잠깐 뻔뻔해지는 수밖에 없다. 내가 제일 잘 알아, 뻔뻔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잠시 뻔뻐니즘 속으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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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이제 특별한 변동 없이, 거기서 거기인 인생이 될 것 같다. 뭐 엄청나게 해봐야 특별히 더 영광스러울 것 같지도 않고, 별 거 안 해도 소소한 일들은 하고 있을 것 같고. 워낙 특별한 일이 없을 거라서, 50권째 책 내고는 작은 잔치라도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출판기념회 같은 건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할 계획이 없다. 그래도 작은 잔치 정도는... 지금 속도로는 이번 정권에는 좀 어려울 것 같고, 다음 정권 초중반 정도에 걸릴 것 같다. 책 데뷔한지 15년은 넘어야 할 것 같고, 20년까지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옆에서 사람들이 기왕 하는 거 백 권 채우라는데, 그렇게까지 하려면 정말 70까지 책 쓰는 건데, 그건 좀 어려울 것 같고. 그게 좋을 것 같지도 않고. 하여... 50권 째에는 조촐하게 잔치라도 한 번 하기로 했다. (더운 일요일 오후, 땀 찔찔 흘리면서 이상한 생각이나 하고 있다. 드랍아웃과 '워라밸'에 관한 항목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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