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다 보면, 갑자기 머리가 휙 돌아서 기가 막힌 전환점을 쓰게 되는 순간이 있다. 피가 확 돈다. 그런 게 한 열번 쯤 와야 책이 된다. 이런 흐름의 디테일은 미리 계산할 수가 없고, 기획할 수도 없다. 좀 전에 그런 순간이 왔다. 오 예..

조직관리하는 사람들이나 마케팅하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만드는 순간만의 매력이나 쾌감 같은 게 있다. 도저히 미리 계산할 수 없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빈 구멍을 채우기 위해서 뭔가 생성되는 순간.

물론 이런 게 엄청난 돈이 되지도 않고, 기가 막히다고 평가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야말로 디테일 설계에서 어벙벙한 공간을 메꾸는 디테일을 만드는 순간. 그래도 이런 게 꽉 쪼여져서 만들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것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난 이런 게 좋아서, 관리직 같이 돈 만지고 힘 쓰는 길로 가지 않았다.

어디다 얘기하기도 어렵다. 무슨 문제를 해결했는지 설명을 하려면, 앞뒤로 복잡한 얘기를 하도 많이 해야 해서. 그리고 전체적인 맥락에서만 중요한 거지, 그 context를 벗어나면 아무 것도 아닌 얘기가 된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기쁜 순간을 1년에도 몇십 번 만난다. 그래서 내가 아직 쓰러지지 않고, 웃고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생, 돈은 진짜 별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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